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41 - Chapter 50

100 Chapters

제41화

가족들은 온세아의 존재조차 오래전에 잊은 듯했다.‘나랑 무슨 상관이라고.’“축의금 아끼지 말고 넉넉히 해.”구형민이 특별히 강조하며 카드 한 장을 내밀었다.“이건 내 몫이야. 나중에 장모님께 네 몫이랑 같이 전해드려.”결혼 후 구형민이 온세아에게 돈을 준 게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만 온세아를 위해서가 아니라 온아정이 시댁 앞에서 당당하게 고개를 들기를 바라서라는 사실이 씁쓸했다.어쨌거나 온아정이 재벌가인 진씨 가문에 시집가는 것이니 말이다.혼수가 적으면 시댁에서 무시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구형민은 온아정을 위해 지극정성을 다했다.“내일에 너의 친정으로 가자. 도울 게 있으면 돕고.”구형민의 목소리에 열정이 넘쳤다.온세아는 대꾸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다시 속옷을 빠는 데 집중했다.구형민이 이토록 노골적으로 온아정을 걱정한다면 그녀도 굳이 숨길 이유가 없었다.‘다른 남자의 속옷을 빠는 걸 보라고 하지, 뭐. 들키면 다 털어놓으면 돼.’그는 온아정의 결혼식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한참 동안 늘어놓은 뒤 자리를 떴다. 얘기하는 내내 온세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온세아가 마음속에 맺힌 울분을 토해내듯 저도 모르게 힘을 주어 빨았다. 다 빨고 나서야 권태혁의 속옷에 작은 구멍이 난 걸 발견했다. 도저히 다시 입을 수 없는 상태였다.결국 새 속옷을 사다 주기로 마음먹었다....이틀 뒤 온아정의 결혼식 날이 밝았다.온씨 가문 저택이 이른 아침부터 시끌벅적했고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어머니 성해연은 온세아가 시집갈 때보다 훨씬 더 흥분한 모습이었고 심미란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딸 온아정이 진씨 가문의 며느리가 된다는 사실에 온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세등등했다.평소 엄격하기만 했던 아버지 온철환조차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손님들을 맞이했다.1년 전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쓸쓸한 분위기였던 온세아의 결혼식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인 풍경이었다.요즘 젊은이들답게 특별한 결혼식을 원했던 그들은 예식장에
Read more

제42화

다행히 구형민과 성해연의 관심이 온통 온아정에게 쏠려 있었다.온세아와 권태혁의 시선이 공중에서 몇 초 동안 부딪쳐도 그들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그럼에도 온세아는 수많은 하객 앞에서 그와 ‘눈빛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두려워 서둘러 시선을 돌려버렸다.권태혁의 두 눈 깊은 곳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쳤다. 지루한 결혼식장에서 예기치 않게 온세아를 마주쳐 묘한 희열을 느꼈다.오늘 밤 온세아는 아이보리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올렸다. 메이크업을 옅게 해서 청순함까지 깃들어 있었다.튀지 않으려는 의도가 역력했지만 압도적인 미모와 독보적인 분위기 때문에 이미 권태혁을 포함한 뭇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하지만 온세아의 옆에는 다른 남자가 서 있었다. 온세아가 구형민과 함께 있는 모습을 권태혁은 처음 봤다.제대로 된 소개는 없었지만 그가 온세아의 남편 구형민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문득 마음속에 씁쓸함이 밀려왔다.특히 그를 보자마자 도망치듯 시선을 피하는 온세아의 행동이 그를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권태혁의 미간에 짙은 상실감이 서렸다.바로 그때 쨍그랑 하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온아정이 분을 이기지 못하고 술잔을 바닥에 내던진 것이었다.예식 시간이 다 되었건만 신랑 진하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온아정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깎였다.어릴 적부터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온아정은 이런 굴욕을 견디지 못했다.진하성의 부모에게 달려가 따져 물으려던 그때 다행히 옆에 있던 들러리 친구들이 그녀를 말렸다.온철환이 심미란에게 온아정을 달래라고 손짓한 뒤 진하성의 부모에게 다가갔다.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성해연과 구형민 모두 온아정을 무척이나 걱정했다. 구형민은 아예 핑계까지 대고 온아정에게 달려갔다.성해연 또한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신랑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아정이가 화날 만도 해. 이건 아정이랑 우리 온씨 가문의 체면을 완전히 짓밟는 거잖아.”“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진하성 씨 꼭 올 거예요.”온세아가 차분하게
Read more

제43화

“여기 있었네.”술을 마시고 있는데 온세아의 귓가에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취기가 오른 눈으로 돌아보니 뜻밖에도 오빠 온석원이었다.“나한테 무슨 할 얘기라도 있어?”온세아가 맥없이 물었다.오늘이 온아정의 결혼식 날이라 온 가족의 관심이 신부에게 쏠려 있었다. 온씨 가문의 외동아들인 온석원은 평소에도 제멋대로인 성격이라 온아정의 체면조차도 종종 무시하곤 했다.“당연히 좋은 일이 있어 그러지. 가자. 오빠가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온석원이 온세아의 팔을 잡고 예식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조금 전 술을 꽤 마신 탓에 온세아의 발걸음이 휘청거렸지만 그래도 정신은 또렷했다.“어디 가는데? 오늘 언니 결혼식이야. 너무 멀리 가면 안 돼.”그녀는 온석원과 달랐다.온석원이 온씨 가문의 하나뿐인 아들이라 온철환과 심미란은 온아정을 아끼는 것만큼 아들을 아꼈다.그가 결혼식에 빠지든 말든 아무도 뭐라 할 사람이 없지만 사랑받지 못한 둘째 딸인 온세아는 함부로 할 자격이 없었다.온세아가 예식장으로 돌아가려 발버둥 쳤지만 온석원이 손목을 놓아주지 않았다.“내 친구가 너 보고 싶대.”온석원이 온세아를 끌고 인적 없는 정자로 향했다. 그곳에 온세아가 너무도 잘 아는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오랜만이야, 온세아.”양천호가 입꼬리를 올리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선량함과는 거리가 먼, 재벌가 망나니들 중에서도 질이 나쁘기로 소문난 악질이었다.집안의 권세를 믿고 온갖 악행을 일삼았다. 예전부터 온세아를 눈여겨보았으나 몇 번이나 실패했고 결국에는 할아버지가 그를 해외로 내쫓아버렸다.“언제 돌아왔어?”양천호를 보자마자 온세아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술기운이 싹 가셨다.“귀국하자마자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왔지. 이 정도면 온씨 가문의 체면을 꽤 세워준 거 아니야?”양천호가 다가오며 음흉한 시선으로 온세아를 훑어보았다.불안감이 온세아의 가슴을 짓눌렀다.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며 온석원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지만 온석원은 이미 온데간데없었다.오빠라는
Read more

제44화

양천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권태혁의 주먹이 양천호의 얼굴에 정확히 꽂혔다.속수무책으로 당한 양천호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온세아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그때 권태혁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따라와.”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이 차갑기 그지없었고 말투에 거절을 용납할 수 없다는 기색이 담겨 있었다.말을 마치고는 온세아의 허리를 감싸 쥐고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바닥에 넘어진 양천호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권태혁 저 자식 여자한테 관심이 없었던 거 아니었어? 내 손에 들어온 여자를 가로채다니.’하지만 상대가 권태혁이라 양천호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도 권태혁을 두려워하는 건 마찬가지였다....권태혁에게 이끌려 호텔 밖으로 나온 후 온세아가 손을 놓으려 했다.“이제 좀 놓아주시겠어요?”권태혁이 손을 살짝 놓자 품 안에 가뒀던 부드러움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가 아쉬움을 억누르며 걱정스레 물었다.“괜찮아? 다친 데 없어?”온세아가 고개를 저으며 감사를 표했다.“없어요.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권태혁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끔찍한 일을 당할 뻔했다.그가 얼굴을 찌푸리고 물었다.“대체 어쩌다가 양천호를 건드린 거야?”상류 사회 바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였기에 양천호가 어떤 인간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양천호에게 걸린 여자는 대부분 좋은 결과가 없었다.온세아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누가 절 팔았어요.”권태혁이 곧장 물었다.“누가?”‘감히 누가 이 여자를 팔아넘겨?’온세아의 얼굴에 조롱 섞인 미소가 지어졌다.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친오빠가 그랬다고 어떻게 말해?’“아무것도 아니에요. 전 이만 가볼게요.”서둘러 자리를 뜨려는 온세아의 모습에 권태혁이 바로 다시 그녀를 붙잡았다.“다시 돌아가겠다고?”“언니 결혼식에 참석해야 해서요.”권태혁의 두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온아정이 세아 씨 언니야?”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저희 언니를 아세요?”“몰라. 그냥
Read more

제45화

‘여기서 이렇게 쓸데없는 얘기나 하고 있으면 어떡해?’권태혁은 당장 자리를 떠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웬일인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입에서 그도 생각지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가자. 집까지 데려다줄게.”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거절했다.“대표님께 폐를 끼칠 수는 없어요. 혼자 택시 타고 갈게요.”설령 호랑이 굴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집은 혼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권태혁이 굳은 표정으로 온세아를 뚫어지게 쳐다봤다.“그 차림으로 혼자 택시를 타겠다고?”온세아는 그녀의 차림이 어때서라고 반박하려 했다. 그런데 아래를 내려다본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양천호가 거칠게 잡아당긴 바람에 드레스의 깃 부분이 길게 찢어져 있었다.옷매무새는 이미 엉망이었고 가려져야 할 풍만한 가슴이 아슬아슬하게 드러나 있었다.순식간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온세아가 두 팔로 가슴을 감싸 안으며 몸을 움츠렸다.“이제 와서 가리는 건 너무 늦지 않아? 이미 볼 거 다 봤어.”권태혁의 깊은 두 눈에 짓궂은 미소가 스쳤다.“대표님!”온세아가 눈을 커다랗게 뜨고 노려보았다. 그런데 두 볼이 더 붉게 달아올랐다.그녀가 뭐라 더 말하기 전에 권태혁이 입고 있던 정장 재킷을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널찍한 재킷이 온세아의 아찔하고도 아름다운 몸매를 다 가려주었다.이 상황에서 온세아는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그때 운전기사가 권태혁의 롤스로이스를 몰고 입구 쪽으로 왔다.권태혁이 직접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 온세아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운전기사에게 주소를 말하려던 찰나 뜻밖에도 권태혁이 먼저 그녀의 집 주소를 말했다.온세아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돌아봤다. 그녀의 집 주소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차 안,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흘렀고 분위기가 어색하기 그지없었다.온세아는 창밖을 내다보면서 한시라도 빨리 집에 도착하기만을 바랐다.그때 온세아의 휴대폰 벨 소리가 적막
Read more

제46화

권태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만져보니 어때? 마음에 들어?”온세아가 전기충격이라도 받은 듯 황급히 손을 떼더니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채 사과했다.“죄... 죄송해요.”권태혁이 어둠이 내리깔린 눈빛으로 온세아를 빤히 쳐다봤다.“나를 슬쩍 만진 건 세아 씨인데 왜 세아 씨 얼굴이 더 빨개지는 걸까?”머릿속이 윙 해진 온세아가 다급히 해명했다.“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그저 권태혁의 몸 위에서 빨리 일어나려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당황한 나머지 그의 가장 은밀하고 예민한 부위를 만지고 말았다.권태혁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의미심장하게 속삭였다.“어차피 처음 만지는 것도 아닌데 설령 고의였다고 해도 괜찮아...”그의 입술이 온세아에게 닿을 정도로 가까워 뜨거운 숨결이 고스란히 전해졌다.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움찔 떨었다. 겁먹은 고양이처럼 폴짝 뛰듯이 일어났다. 아직 병도 채 낫지 않아 이런 노골적인 유혹을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하지만 너무 서둘러 일어난 바람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차 천장에 세게 부딪혔다. 온세아가 고통스러워하며 머리를 감싸 쥔 채 다시 권태혁의 허벅지 위로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또다시 그의 그곳을 건드렸다.남자의 거칠고 낮은 신음이 들려왔다.이젠 귓불까지 새빨개졌고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당장이라도 권태혁의 몸 위에서 내려오고 싶었지만 그가 허락하지 않았다.“가만히 있어.”권태혁이 온세아의 허리를 잡고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온세아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 말을 잇지 못했다.‘이 자세로 무릎 위에 계속 앉아 있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게다가 대표님의 몸이 반응하기 시작한 게 느껴져.’권태혁의 몸이 굳어지더니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온세아가 다시 주저앉았을 때 하마터면 이성을 놓아버릴 뻔했다. 몸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욕망이 그녀의 몸짓 한 번에 무섭게 고개를 들었다.‘이 여자는 대체 무슨 재주가 있길래 날 이토록 속수무책으로 만드는 거야?’
Read more

제47화

온세아가 서둘러 차 문을 열고 내렸다. 허둥지둥 도망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는 권태혁의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손바닥에 여전히 온세아의 가느다란 허리에서 느껴지던 부드러운 감촉이 남아 있었다.권태혁은 요즘 들어 온세아를 품에 안고 침대 위로 거칠게 밀어붙이는 꿈을 자주 꾸곤 했다. 꿈에서 깨어나면 욕실로 달려가 차가운 물로 열기를 식혀야만 했다.그런데 찬물로 씻어내도 소용없을 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온세아를 생각했다. 특히 온세아가 출근하지 않았던 지난 며칠 동안 눈에 보이지 않으니 더욱 미칠 것만 같았다.권태혁의 시선이 뒷좌석에 떨어져 있는 정장 재킷에 머물렀다. 조금 전 온세아의 몸을 감싸주었던 옷이었다.그가 긴 팔을 뻗어 재킷을 집어 들었다. 옷감 사이사이에 온세아의 은은한 살 냄새가 배어 있었다.재킷을 코에 대고 숨을 깊게 들이마신 순간 억눌러왔던 욕망이 위태롭게 일렁거렸다....온세아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머니 성해연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그녀는 몸이 좋지 않아 중간에 먼저 집으로 왔다고 적당히 둘러댔다. 친오빠인 온석원 때문에 양천호에게 몹쓸 짓을 당할 뻔했다는 사실은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왜냐하면 성해연의 마음속에서 그녀의 위치가 온석원과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설령 온세아가 성해연의 손에 자랐고 온석원은 태어나자마자 심미란에게 보내졌지만 말이다.성해연이 온석원을 낳지 못했더라면 온철환은 그녀에게 명분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심미란의 미움을 받으면서도 온씨 가문에 붙어 있을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온석원의 존재 덕분이었다. 그래서 성해연은 온석원을 낳은 걸 영광으로 생각했다.어릴 적부터 심미란과 성해연은 온석원을 끔찍이 아꼈다. 온석원이 온세아를 괴롭혀도 성해연은 못 본 척 방관했다. 오히려 왜 오빠의 심기를 건드려 매를 버느냐고 온세아를 나무랐다.온세아는 이 집안에서 그녀와 온석원이 어떤 존재인지 뼈저리게 느끼며 자랐다.어머니에게 말해봐야 편이 되어
Read more

제48화

온세아는 업보라는 것이 이토록 빨리 돌아올 줄은 몰랐다.그녀가 구형민과 결혼했는데도 온아정은 계속 그와 은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심지어 밤도 같이 자주 보냈다.그런데 뜻밖에도 온아정이 결혼하자마자 진하성에게 버림받았다. 그녀도 드디어 남편에게 버림받는 기분이 어떤지 맛보게 되었다.하지만 이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했던 성해연은 휴대폰 너머로 진하성을 향한 독설을 멈추지 않았다.그날 밤 온아정이 신랑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바람에 구형민이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성해연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눈물만 흘렸다.다음 날 아침 온세아는 일어나자마자 온아정이 지난밤 결혼식에서 진하성에게 망신당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신혼 첫날부터 아내를 버린 진하성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온아정에게 자업자득이라고 욕했다.과거 온아정과 구형민이 키스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았었는데 사람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다들 온아정을 동정하지 않았고 업보라 생각했다.조롱 섞인 댓글들을 보며 온세아가 피식 웃었다.어젯밤 권태혁이 온세아에게 휴가를 반납하고 출근하라고 했다. 아침을 먹고 출근룩으로 갈아입은 뒤 집을 나섰다....“대표님.”온세아가 노크 후 조심스럽게 대표실 문을 열고 들어가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권태혁이 때마침 화상 회의 중이라 눈빛으로 그녀에게 말했다.“저 서류들 전부 정리해.”온세아가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린 곳에 무려 50c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서류 더미가 쌓여있었다.‘저렇게나 많아?’그녀의 사무실로 가져가려고 조심스레 품에 안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그만 실수로 서류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망했다.’뒤섞여버린 서류들을 보며 온세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대표님... 죄송합니다.”권태혁의 서늘한 눈동자가 온세아에게 향하자 다급하게 사과했다.그가 화상 회의를 잠시 멈추고 그녀에게 다가갔다.“여기서 정리해.”그러고는 쪼그리고 앉아 바닥에 흩어진 서류들을 줍기 시작했다.온세아의 실수로 벌어진 일인데
Read more

제49화

권태혁의 시선이 모든 걸 꿰뚫을 것처럼 강렬했고 주변의 공기마저 희박해지는 것 같았다.갑자기 호흡이 거칠어진 온세아가 서둘러 시선을 피했다.그런데 놀랍게도 권태혁이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훤칠한 키의 그가 온세아의 앞에 서서 그녀의 턱을 살며시 치켜올렸다.“왜 피해?”두 사람의 거리가 서로의 숨결이 엉킬 정도로 지나치게 가까워졌다.온세아의 두 눈이 급격하게 흔들렸고 말도 더듬었다.“대표님이 저의 미모에 푹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실까 봐요...”권태혁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내가 빠지는데 세아 씨가 왜 겁을 먹어?”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세아 씨를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그의 잘생긴 얼굴이 코앞까지 다가왔고 그의 기운이 온세아를 촘촘히 에워쌌다.사무실 안의 온도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온세아의 머릿속에 이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수위의 상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얼굴이 화끈거렸고 숨결도 뜨겁기 그지없었다. 온몸이 타오르는 듯한 열감에 휩싸여 당장이라도 권태혁을 덮치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한참 동안 권태혁을 빤히 쳐다보던 온세아가 눈을 깜빡이다 마침내 진심을 내뱉었다.“제가 대표님을 잡아먹을까 봐 그래요.”예상치 못한 대답에 권태혁이 멈칫했다. 온세아는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 깨달았다.‘세상에나. 속마음을 그대로 다 말해버린 거야? 속으로만 생각했어야지, 입 밖에 꺼내면 어떡해.’“대표님, 그게...”당황한 온세아가 변명하려는데 권태혁이 그녀의 턱을 잡고 흔들었다.“부끄러운 줄도 모르고.”온세아는 말문이 막혀 버렸다.권태혁이 잡고 있던 손을 떼고 온세아의 옆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앉았다.두 사람의 옷자락이 아슬아슬하게 맞닿았다. 조금만 움직여도 그의 품에 안길 것만 같은 거리였다.온세아가 긴장한 나머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미 흐트러진 호흡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그녀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불만 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렸다.“대표님이 먼저 말씀하셨잖아요.”“응?
Read more

제50화

권태혁이 검은 눈동자로 온세아를 빤히 쳐다봤다.“오늘 밤에 우리 집으로 오라고 하면 올 거야?”온세아는 순간 머리가 윙 했다.‘오늘 밤에 대표님 집으로 오라고? 무슨 뜻이지?’온세아가 붉은 입술을 달싹이며 대답하려던 찰나 권태혁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통화 버튼을 누르자 스피커 너머로 남자의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오늘 밤 요트 파티가 있는데 잊지 말고 와.”“안 가.”권태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하자 진하성이 잔뜩 심술이 난 목소리로 투덜거렸다.“또 안 온다고? 내가 요즘 열 번은 넘게 부른 것 같은데 어쩜 한 번을 안 오냐? 대체 뭘 하느라 그리 바쁜데?”권태혁이 어두운 목소리로 귀띔했다.“일이 바빠서 짬이 안 나. 너도 이제 결혼했으니까 웬만하면 자중해.”그러자 진하성이 전혀 개의치 않았다.“내가 원해서 한 결혼이 아니라는 거 너도 알잖아. 게다가 온아정 그 여자랑은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게 하나도 없어. 본인이 못 견디겠으면 먼저 이혼하자고 하겠지, 뭐...”권태혁과 가까이 있어 온세아가 진하성이 내뱉는 말을 거의 다 듣고 말았다.‘처음부터 언니랑 결혼하기 싫었었구나. 어쩐지 신혼 첫날부터 사라지더라니. 언니가 견디지 못하고 먼저 이혼을 꺼내길 바랐던 거였어.’권태혁이 전화를 끊고 다시 온세아를 바라보았다.생각에 잠겨 있던 온세아가 갑자기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고개를 들었다가 권태혁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와 마주쳤다.순간 조금 전 그가 했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오늘 밤에 대표님 집으로 올 건지 물었지, 참.’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 권태혁이 먼저 몸을 돌려 책상으로 향했다. 그러고는 내선 전화를 걸어 비서에게 점심 식사를 주문하라고 했다.온세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쨍그랑.온세아가 온씨 가문 본가에 발을 들이자마자 위층에서 온아정의 욕설과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결혼식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났지만 진하성은 단 한 번도 온아정을 찾지 않았다. 참다못해 친정으로
Read more
PREV
1
...
34567
...
10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