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권태혁이 낮은 목소리로 온세아를 달랜 뒤 이내 의사에게 말했다.“꿰매주세요.”화들짝 놀란 온세아가 다급하게 외쳤다.“꿰매기 싫어요. 선생님, 약만 먹으면 안 될까요?”통증에 무척이나 예민한 온세아였다. 어려서부터 약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절대 주사를 맞지 않았다. 그러니 꿰매는 건 생각도 한 적이 없었다.“이런 상처는 꿰매지 않으면 안 돼요.”응급실 의사가 웃으며 그녀를 달랬다.“환자분, 무서워하지 말아요. 남자친구가 여기 있잖아요.”‘남자친구? 대표님을 말하는 거야?’의사에게 오해라고 설명하려던 그때 의사가 또 말했다.“남자친구 앞에서 애교를 부리긴 해야죠.”온세아의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이 선생님 너무 눈치 없는 거 아니야? 상사를 남자친구로 착각한 것도 모자라 남자친구 앞에서 아픈 척하며 애교를 부리는 줄 알다니. 난 정말 아픈 게 무섭고 꿰매는 게 무서운데 말이야.’“선생님, 그게 아니라...”온세아의 말이 끝나기 전에 의사가 그녀에게 마취제를 주사했다. 이어서 소독하고 꿰맬 준비를 했다.온세아는 의사의 손놀림을 넋 놓고 쳐다보다가 너무 무서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꿰매기 시작했을 때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고 등도 곧게 펴졌으며 이마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바늘이 피부에 닿은 순간 온세아는 눈앞이 캄캄해졌다.그때 권태혁이 뒤에서 손을 뻗어 그녀의 눈을 가렸다.시간이 그대로 멈춘 듯했고 공기마저 얼어붙었다.오롯이 권태혁에게서 나는 소매 끝의 향기가 온세아의 뇌리를 단숨에 휩쓸었고 그의 손바닥 온기가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온세아의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봉합을 마친 후였다.권태혁도 손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의 온기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2, 3초 뒤에야 온세아는 세 바늘 모두 꿰맸음을 깨달았다.의사가 컴퓨터 앞에서 처방전을 작성하며 하루 정도 입원하여 관찰할 것을 권유했고 주의 사항을 몇 가지 당부했다.응급실을 나서며 권태혁은 간호사가 밀고 온 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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