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일이 온세아의 손을 덥석 잡았다. 사교적인 예의를 벗어난 악력이었다.온세아가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빼내려 했지만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옆에 있던 이채린이 그 모습을 보고 서둘러 상황을 수습하려 나섰다.“부장님, 사실 온 비서는 얼굴도 예쁘지만 업무 능력이 훨씬 더 뛰어나답니다. 이따가 온 비서더러 이번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에 대해 설명해드리라고 할까요?”전봉일이 껄껄 웃었다. 끈적한 시선이 여전히 온세아에게 고정되어 있었는데 물건의 값어치를 매기듯 아래위로 훑어봤다.“좋지. 아주 좋아. 아, 반말해도 괜찮지? 딱 봐도 나보다 어리니까.”“네, 그럼요.”사실 이 자리에 직접 나올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온세아를 보자마자 바로 흥미가 동했다.접대 자리인 만큼 술이 빠질 수 없었다.이채린의 원래 계획은 전봉일의 비위를 적당히 맞추며 기분 좋게 취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면 원하던 계약도 자연스럽게 성사될 테니까.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전봉일의 주량이 이채린보다 훨씬 셌던 것이었다.독한 술을 한 병 마시자 평소 주량이 셌던 이채린조차 머리가 핑핑 돌기 시작했다.“채린아, 그만 마셔.”온세아가 옆에서 이채린을 말리자 전봉일도 한마디 거들었다.“그래, 채린 씨. 많이 취한 것 같은데 저기 소파에 가서 좀 쉬어. 여긴 세아 씨만 있으면 돼.”이채린이 그의 더러운 속내를 모를 리 없었다.‘날 쫓아내고 세아를 독차지하려는 수작이잖아. 네 뜻대로 되게 내버려 둘 순 없지.’그녀가 정신을 차리려 애를 썼다.“취했다니요. 제가 한 잔 더 올리겠습니다, 부장님.”이채린이 또 한 잔을 억지로 마시는 걸 본 온세아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마침 그때 온세아의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핑계로 잠시 룸 밖으로 나왔다.권태혁의 전화인 걸 보고는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여보세요?”권태혁의 목소리가 평소처럼 다정했다.“왜 영상 통화 안 받아?”평소 이 시간에는 항상 영상 통화를 했다.오늘 하루 종일 눈코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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