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521 - Chapter 530

578 Chapters

제521화

진하성의 스포츠카가 금세 근처 대형 쇼핑몰에 도착했다.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진하성이 온세아를 데리고 곧장 해외 명품 여성복 매장으로 향했다.원래는 옆에서 옷을 고르는 것만 거들 생각이었으나 진하성이 아예 온세아에게 직접 입어보라고 권했다.여기까지 온 이상 거절하기도 난감했다. 그렇게 수십 벌의 옷을 피팅하게 되었고 진하성은 온세아가 입어본 옷을 모조리 구매했다.온세아는 속으로 그의 새 여자친구가 그녀와 체형이 비슷한 모양이라고 생각했다.마지막으로 투피스를 입고 피팅룸을 나선 온세아가 고개를 든 순간 권태혁과 딱 마주치고 말았다.권태혁이 검은색 코트에 최고급 원단의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정교하게 조각한 듯한 수려하고 뚜렷한 이목구비에서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고 온몸에서 강렬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가 풍겼다.어느덧 일주일 넘게 얼굴을 보지 못했다.백화점에서 권태혁과 다시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랐다.권태혁은 여전히 훤칠하고 잘생겼으며 완벽해 보였다. 다만 몰라보게 수척해져 있었다.‘최근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며칠 못 본 사이에 왜 저렇게 초췌해졌어?’진하성이 팔꿈치로 권태혁을 툭 치며 싱글벙글 웃었다.“벌써 왔어?”권태혁이 그를 싸늘하게 흘겨봤다.이어 깊고 짙은 눈동자가 온세아에게로 향했다.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그의 시선에 온세아는 온몸이 다 불편해졌다.‘눈빛이 왜 저래? 누가 보면 내가 씻을 수 없는 잘못이라도 저지른 줄 알겠어. 우린 이미 끝났고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닌데 왜 저렇게 쳐다보는 거야?’그때 직원이 계산서를 진하성에게 건넸다.“고객님, 이분이 입으신 투피스 1억 8천만 원입니다.”가격을 들은 온세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세상에나. 옷 한 벌이 2억 가까이 되다니.’그녀는 당장 피팅룸으로 돌아가 옷부터 갈아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행여 흠집이라도 내면 물어낼 재간이 없었다.게다가 이 옷은 진하성이 새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이었기에
Read more

제522화

진하성이 입을 삐죽거렸다.“그냥 널 차버린 걸 가지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권태혁이 아무 말이 없자 진하성이 다시 한번 타일렀다.“남자라면 마음이 넓어야지. 부하 직원한테 차였다고 이렇게 뒤끝이 길어서야 되겠어?”그제야 권태혁이 고개를 돌려 그를 쏘아보았다.“너 지금 얘 편드는 거야?”진하성이 가슴을 쫙 펴고 맞섰다.“그래도 내가 전 형부인데 편 좀 들면 안 되냐? 지금 네 친구로서 경고하는데 세아 씨 괴롭히지 마.”권태혁의 얼굴이 한층 더 어두워졌고 두 눈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베어버릴 수 있다면 눈앞의 진하성은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꺼져.”권태혁이 무섭게 으르렁거렸다.그 험악한 기세에 진하성이 잠시 움찔했지만 여전히 가지 않고 뻔뻔하게 자리를 지켰다.잠시 후 온세아가 옷을 갈아입고 피팅룸에서 나왔다. 진하성과 권태혁이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성 씨, 대표님. 전 이만 가볼게요.”온세아가 두 사람에게 인사한 뒤 자리를 뜨려 했다.“세아 씨!”진하성의 부름에 온세아가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볼일 더 있어요?”그가 웃으며 제안했다.“이왕 만난 김에 다 같이 밥이나 먹는 게 어때요?”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거절하려고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그녀와 권태혁의 관계가 이미 끝난 지 오래였다. 이제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아무 관계도 아니었기에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진하성이 거절할 틈을 주지 않았다.“전 형부 체면을 봐서라도 거절하진 않겠죠?”그가 대놓고 전 형부라는 호칭까지 들먹이는 바람에 온세아는 차마 거절할 방도가 없었다.그런데 그녀가 대답하기 전에 권태혁이 먼저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 온세아의 시야에 그의 차가운 뒷모습만 남았다.누가 봐도 온세아를 멀리하는 태도였다.‘권태혁도 나랑 한 식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싶지 않겠지.’온세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진하성이 웃으며 어색해진 분위기를 수습했다.“저 녀석은 신경 쓰지 말고
Read more

제523화

커다란 체구의 권태혁이 룸 안에 떡하니 앉아 있었던 것이었다.“안 오겠다며?”진하성이 의아한 얼굴로 묻자 권태혁이 서늘한 눈빛으로 그를 흘겨봤다.“내가 언제 안 오겠다고 했어?”생각해보니 안 오겠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 그저 쌩하니 뒤돌아 가버렸을 뿐. 하지만 말도 없이 여기까지 올 줄은 정말 몰랐다.머쓱해진 진하성이 코를 훌쩍였다.“이왕 온 거 같이 먹자, 그럼.”세 사람이 자리에 앉았고 진하성이 요리와 술을 주문했다.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룸 안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갔다.온세아와 권태혁 사이에 앉은 진하성은 가시방석에 앉은 것만 같았다. 평소 그답지 않게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콜록.”그가 헛기침을 크게 했다.하지만 온세아와 권태혁 모두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때 종업원이 노크하고 들어와 요리를 식탁 위에 세팅했다.“일단 먹자.”진하성의 말에도 권태혁이 꿈쩍도 하지 않자 이번엔 온세아를 보며 물었다.“이 레스토랑 괜찮죠?”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분위기가 참 좋네요.”진하성이 미소 띤 얼굴로 소개했다.“여기 사장이 동양의 고전 미학을 사랑하는 프랑스계 후손이거든요. 안목이 워낙 뛰어나서 인테리어도 아주 품격 있어요.”온세아가 주변을 둘러봤다.“정말 훌륭해요. 이런 곳은 어떻게 아신 거예요?”진하성이 옆에 앉은 권태혁을 힐끗 쳐다봤다.“전에 태혁이가 데려와 줘서 알았어요. 이 집 사장이 태혁이 친구거든요.”그녀의 시선이 권태혁에게 향했다. 공교롭게도 그 역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친 순간 화들짝 놀란 온세아가 황급히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권태혁의 두 눈이 깊게 가라앉았고 준수한 얼굴이 차갑게 굳어 있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읽어낼 수가 없었다. 그저 묵묵히 식사에만 집중할 뿐이었다.온세아도 조심스럽게 포크를 들었다.식사 도중 진하성이 갑자기 온세아에게 물었다.“태혁이네 회사에서 나왔으면 우리 회사로 오는 건 어때요?”온세아가
Read more

제524화

온세아의 시선이 진하성에게 향했다.“네?”진하성이 이미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갑자기 회사를 그만둔 것도 그렇고 아까 룸에서도 서로 말 한마디 안 섞었잖아요. 두 사람 싸운 거 맞죠?”온세아가 입술을 깨물었다.“사실 싸운 것도 아니에요.”그가 참지 못하고 캐물었다.“그게 싸운 게 아니라고요?”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던 온세아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권태혁과 싸웠다기보다 각자 원래 자리로 돌아간 것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교류 없이 지내는 게 일상이 될 터.눈치 빠른 진하성은 온세아가 말하기 곤란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대신 다정한 말투로 덧붙였다.“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연락해요.”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마워요.”그의 차가 온세아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앞에 멈춰 섰다.“데려다줘서 고마워요.”온세아가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자 진하성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별말씀을. 잠깐 올라가서 앉아 있다가 가면 안 될까요?”그녀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졌다. 진하성이 갑자기 이런 요구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오늘 비록 많은 대화를 나눴고 명목상 전 형부이기도 했지만 그와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그게...”온세아가 어떻게 거절할지 망설이던 그때 진하성이 그녀의 속마음을 읽은 듯 웃음을 터뜨렸다.“농담이니까 부담 가질 것 없어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나도 새 여자친구 만나러 가야겠어요.”속으로는 아쉬움이 스쳤지만 그 감정을 꾹 눌러 담은 채 아무렇지 않게 핑계를 댔다.온세아도 그제야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진하성이 기분 나빠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그녀가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안녕히 가세요. 운전 조심하고요.”“걱정해 줘서 고마워요.”진하성이 입가에 미소를 띠고 대답한 뒤 조수석 문 앞에서 차 뒤편으로 가더니 트렁크를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쇼핑백 십여 개를 꺼냈다.“이거 다 세아 씨 줄게요.
Read more

제525화

그러고는 진하성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알았어요. 그럼 하성 오빠라 부를게요.”진하성이 다시 운전석에 타서 차를 후진시킨 뒤 온 길을 따라 되돌아갔다.온세아가 그 자리에 서서 진하성을 배웅했다.그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아파트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온세아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열쇠로 집 문을 열었다. 그런데 막 들어가려던 그때 커다란 손 하나가 문틀을 턱 짚었다.거센 힘에 밀린 온세아가 뒷걸음질 쳤다. 고개를 들어보니 서늘한 압박감을 내뿜는 커다란 체구의 누군가가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태혁 씨?”놀란 온세아가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권태혁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아까 룸에서 같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우리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거지?’온세아의 머릿속이 순간 새하얘졌다. 바로 그 순간 권태혁이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그에게서 풍겨 오는 익숙하면서도 서늘한 남자의 향기가 온세아의 감각을 사로잡았다.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벗어나려 몸부림쳤지만 권태혁이 꽉 끌어안은 바람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온세아가 고개를 들어 권태혁의 날카로운 턱선을 노려보았다.그러자 권태혁이 고개를 숙이고 온세아와 눈을 맞췄다.“왜 하성이랑 같이 있었어?”그녀가 덤덤하게 대답했다.“카페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왜요?”권태혁이 계속 캐물었다.“그래서 같이 쇼핑하고 밥까지 먹은 거야?”그의 말투가 뭔가 이상했다. 온세아가 권태혁의 뭐라도 되는 것처럼 질투에 휩싸여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미 완전히 끝난 사이였다.“태혁 씨도 옆에 있었잖아요.”온세아가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나랑 진하성이 어떻게 지냈는지 똑똑히 봤으면서 왜 이러는 거야?’권태혁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나한테 눈길 한번 안 줬어.”그녀는 어이가 없었다.‘고작 그걸 따지려고 집 앞에서 기다렸던 거야? 그리고 내가 눈길 한번 안 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우리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온세아가 차갑게
Read more

제526화

온세아가 대답했다.“네. 안 했어요.”그녀를 괴롭히던 병은 이제 거의 나은 듯했다. 구형민과 이혼한 뒤로는 병이 도진 적이 없었다.권태혁이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온세아를 빤히 응시했다.“평소에 생리적인 욕구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어?”온세아는 순간 멍해졌다. 기가 차서 말이 다 나오지 않았다.‘무슨 소리야, 이게? 생리적 욕구 해결이라니?’“그건 제 사생활이에요.”온세아가 싸늘하게 대꾸했다. 그런 것까지 권태혁에게 시시콜콜 보고할 의무는 없었다.바로 그때 권태혁이 그대로 몸을 숙여 온세아를 압박해 왔다.“권태혁... 읍...”그의 입술이 온세아의 붉은 입술에 닿았다. 짧은 비명조차 집어삼킨 권태혁은 흡사 굶주린 맹수처럼 온세아의 입안을 강하게 파고들며 탐닉했다.입술을 빨아올리고 핥는 건 물론이고 혀끝으로 원을 그리며 휘저었다.권태혁의 입맞춤이 격렬하면서도 어지러웠다.그동안 쌓아온 모든 그리움을 이 입맞춤에 담아 쏟아붓는 것만 같았다.온세아가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밀어내려 했지만 몇 번을 시도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미 헤어진 사이인데 갑자기 나타나 이런 짓을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권태혁의 거친 압박에 온세아는 입술이 따끔거릴 정도로 아파 왔다.그사이 권태혁은 그리움이 병이 된 듯했고 턱에 거뭇거뭇한 수염이 돋아나 있었다. 그 거친 감촉이 온세아의 연약한 피부를 자극했다.고통이 밀려온 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권태혁에게 먹힐 듯 입을 맞추느라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고 익숙하고 진한 남자의 체취가 코끝을 찔렀다.점점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성이 완전히 마비된 건 아니었다.‘대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러는 거야? 우린 이미 끝났는데.’온세아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권태혁의 품 안에서 거칠게 몸부림쳤다.그러자 권태혁이 커다란 몸으로 온세아를 벽에 단단히 밀어붙였다. 그러고는 손으로 온세아의 엉덩이를 움켜쥐더니 그대로 번쩍 들어 올렸다.권태혁의 단단한 허리와 복부가 온세아의 다리
Read more

제527화

권태혁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내 눈엔 겉과 속이 다른 것밖에 안 보여.”온세아가 바로 반박했다.“아니거든요... 읍...”그런데 말을 끝내기도 전에 권태혁이 또다시 입술을 훔쳤다.그녀가 두 눈을 커다랗게 치켜떴다. 권태혁의 거친 키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이건 너무 심하잖아. 이미 다 끝난 마당에 제멋대로 입을 맞추고 어루만지고. 대체 날 뭐로 생각하는 거야?’온세아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들어 권태혁의 뺨을 내리쳤다.짝.적막한 공간에 매서운 소리가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권태혁의 두 눈이 서늘하게 가라앉았고 이를 꽉 악물었다. 온몸이 굳어버린 몇 초를 틈타 온세아가 권태혁의 품에서 빠져나왔다.“피곤하네요. 이만 돌아가 주세요.”그녀가 차갑게 식은 얼굴로 그를 내쫓았다.권태혁이 입을 꾹 다문 채 복잡한 눈빛으로 온세아를 응시했다. 그러다가 잠시 후 끝내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렸다.온세아는 재빨리 문을 잠가버리고는 문에 등을 기댄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한참이 지나서야 간신히 진정되었다.오늘 밤 권태혁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찾아왔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그 어떤 가능성도 없다는 것만큼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길고 긴 불면의 시간 끝에 간신히 잠이 들었다....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온세아가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세아야, 오늘 저녁에는 본가로 와서 밥 먹어.”어머니 성해연이었다.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성해연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다정했다.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온세아는 속이 다 메슥거렸고 본능적인 불쾌감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예전 같았으면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기뻐했을 텐데 지금 온세아에게 남은 감정이라곤 혐오감뿐이었다.왜 이토록 거부감부터 드는지 온세아도 잘 알지 못했다. 어쩌면 성해연이 그녀에게 안겨준 실망감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일지도.“가고 싶지 않아요.”온세아가 단
Read more

제528화

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저 사별했다는 천정수를 나한테 소개해주겠다는 뜻이야? 무슨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 있어?’“여사님,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요.”어이없어하는 온세아를 보며 심미란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모르겠다고? 그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줄게. 세아 넌 이혼했고 회장님도 마침 사별하셨으니 두 사람이 짝을 지으면 딱 맞지 않겠니?”온세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심미란을 쳐다봤다.“실례지만 회장님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죠?”천정수가 허허 웃으며 직접 자기소개를 했다.“올해로 쉰여섯이 됐어. 아, 나보다 어리니까 말 놓아도 괜찮지?”심미란이 거들고 나섰다.“쉰여섯이면 뭐 그리 많은 것도 아니지. 아직 환갑도 안 되셨어.”온세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환갑도 안 됐으니 나이가 많은 게 아니라고?’그녀가 코웃음을 쳤다.“이제 20대인 저더러 50대 남자를 만나라고요? 나이 차이가 서른 살 가까이 나는데요?”‘제정신이야? 아무리 구형민과 이혼한 사실을 알았다 해도 이렇게 팔아치우듯 시집보내려 들어? 그것도 내일모레 환갑인 늙은이한테?’이건 명백히 온세아를 짓밟으려는 의도였다.온아정이 옆에서 고소해했다.“세아야, 요즘은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부부가 대세인 거 몰라? 아빠 엄마가 소개해주신 천 회장님은 너한테 과분한 분이셔.”온세아가 퉁명스럽게 반박했다.“그렇게 생각한다면 언니가 시집가지 그래?”그 말에 온아정이 멈칫했다가 이내 뻔뻔하게 대꾸했다.“아쉽게도 천 회장님은 나한테 관심이 없으셔. 가고 싶어도 못 가.”천정수가 온세아에게 추파를 던졌다.“나 세아 씨한테 첫눈에 반했어. 세아 씨 어머니가 보여준 사진을 보자마자 단박에 마음에 든 거 있지?”그 말을 들은 순간 온세아는 소름이 돋았다. 세상 어느 누가 환갑을 바라보는 노인네에게 관심이 있겠는가?게다가 저런 징그러운 시선으로 쳐다볼 때마다 온세아는 토할 것만 같았다.온석원이 옆에서 슬쩍 거들었다.“그래도 천 회장님 연세가 좀 많으시긴 하죠.”
Read more

제529화

말을 마친 온세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려 하자 온철환이 뒤에서 소리를 질렀다.“나중에 후회하지 마.”온세아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돌렸다.“이 결혼을 승낙하는 게 영원히 후회할 일이죠.”그러고는 원망이 가득 담긴 눈으로 성해연을 노려보았다.“엄마, 저 정말 엄마한테 실망했어요.”전화 왔을 땐 오늘이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기일이라는 소리만 했다가 결국은 또 심미란과 온철환과 함께 그녀를 팔아넘기려는 속셈에 동조했다.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온세아가 가슴속에서 들끓는 고통을 억누르며 차갑게 돌아섰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온철환과 심미란이 이러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이미 익숙해진 일이었다. 하지만 친어머니마저 그들을 돕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대체 왜?’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성해연은 늘 온철환과 심미란의 편에 서서 자기 딸을 괴롭혔다. 왜 하나뿐인 친딸의 편을 한 번도 되어주지 않는 것일까?가끔 성해연이 정말 그녀의 친어머니가 맞는지 진심으로 의심스러울 때가 있었다.주차해 둔 차 앞에 다다른 온세아가 차에 타려던 그때 뒤에서 온석원의 목소리가 불쑥 들려왔다.“세아야, 잠깐만.”온세아가 발걸음을 멈췄다.최근 온씨 가문 사람들 모두가 온세아를 몰아세울 때 유일하게 온석원이 나서서 그녀의 편을 들어줬다.다만 안타깝게도 온석원이 온씨 가문의 후계자이긴 해도 능력이 턱없이 부족해 아직 가문의 기둥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여태껏 온주 그룹을 정식으로 물려받지도 못했으니 실질적인 후계자라 부르기엔 무리가 있었다.현재 온씨 가문의 모든 실권은 여전히 온철환이 쥐고 있다. 그러니 아들인 온석원이 나서서 그녀를 감싸준들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오빠, 무슨 일이야?”온세아가 왈칵 쏟아지려는 감정을 억누른 채 온석원을 돌아봤다.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진 걸 본 온석원이 걱정스럽게 물었다.“너 괜찮아?”온세아가 씁쓸하게 웃었다.“익숙해, 이젠.”온
Read more

제530화

온석원이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그럼 더더욱 헤어질 이유가 없잖아. 권태혁의 눈에 들어보려고 안달 난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데 굴러들어온 복을 제 발로 차버렸어?”온세아가 입을 삐죽거렸다.“안 헤어지면 어떡해? 언제까지고 그렇게 떳떳하지 못한 관계로 지낼 순 없잖아.”“떳떳하지 못하면 어때서?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천하의 권태혁인데.”온세아는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혀버렸다.온석원의 말인즉슨 수치심 따윈 버리고 권태혁에게 납작 엎드려 빌붙으라는 뜻이었다. 그런 짓은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었다.“오빠 진짜 내 친오빠 맞아?”그녀가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자 온석원이 타이르듯 말했다.“내가 친오빠니까 이렇게 현실적으로 말해주는 거지. 이혼한 여자가 권태혁처럼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기 쉬운 줄 알아?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려도 모자랄 판이라고.”온세아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이혼한 게 뭐 어때서? 이혼녀는 평생 아무도 안 데려가고 무조건 돈 많은 남자한테 빌붙어야 한다는 법이 있어?”그녀는 온석원이 이혼녀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여자가 이혼하면 뭐 갈 곳이 없어?’온석원이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줏대도 있고 자존심 강한 건 알겠는데 제발 현실을 직시해. 구형민이랑 이혼한 거 세상에 다 까발려지고 나면 기댈 곳 하나 없어서 이리저리 치이고 괴롭힘당할 게 뻔해. 진짜 부모님 손에 이끌려서 그 늙은 천정수한테 시집가고 싶어서 이래?”물론 온세아도 그런 늙은이에게 시집가는 건 싫었다. 그리고 온석원이 그녀를 걱정해서 하는 소리란 것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아는 것과 직접 실행에 옮기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곧 환갑을 바라보는 천정수에게 팔려 가는 것만큼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나도 싫어. 절대 시집 안 가!”정 안 되면 훌쩍 떠나버리면 그만이었다. 이곳을 떠날 계획도 진작에 세워두고 있었다.온석원이 말했다.“아버지가 널 가만히 놔두실 것 같아? 아버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거
Read more
PREV
1
...
5152535455
...
58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