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아는 이상한 기분을 도무지 떨칠 수 없었다. 그녀의 학력과 경력, 외모를 생각하면 번듯한 직장 하나 구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그러다가 한 인사팀 팀장에게 전화하고서야 마침내 그 해답을 찾았다.온세아가 업계의 어느 회사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거물급 인물을 건드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거물이 온세아를 채용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했다.그 말을 듣자마자 온세아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바로 권태혁이었다.‘날 자기 회사로 돌아오게 하려고 이러는 거야?’권태혁이 이렇게까지 속이 좁은 남자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런 비열한 수로 사람을 몰아넣다니.순간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날 저녁 이채린이 저녁을 먹으러 온세아의 집에 왔을 때 온세아가 이 일을 모조리 털어놓았다.“뭐? 권태혁이 네가 면접 본 회사들에 다 손을 써서 널 뽑지 말라고 했다고?”이채린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회사 대표라는 사람이 하기엔 너무 쪼잔한 짓이었다.“응.”온세아가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이상하네. 대체 왜 그런 짓을 하는 건데?”온세아가 분석했다.“십중팔구 내가 굽히고 다시 찾아가게 만들려는 수작이겠지.”이채린의 눈빛이 묘하게 변했다.“설마 너랑 계속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거 아니야?”“그 관계랑 무슨 상관이야? 내 말은 날 다시 회사로 부르고 싶어 하는 거 아니냐는 뜻이었어.”이채린이 반박했다.“네가 무슨 대체 불가능한 인재도 아니고 비서 하나 그만뒀다고 회사가 안 돌아가겠어?”온세아의 예쁜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친구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내일 직접 찾아가서 물어봐야겠어.”...권일 그룹 대표실.창밖에 어둠이 짙게 깔렸다.오늘 밤도 늦게까지 야근 중인 권태혁이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미간을 주물렀다.“대표님, 커피요.”새로 온 여비서가 노크하고 들어오더니 의도적으로 허리를 깊이 숙이며 가슴골을 훤히 드러냈다.권태혁은 요염한 모습의 비서를 힐끗거리고는 비서가 내미는 커피를 받지 않고 무뚝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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