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성이 쉴 새 없이 말을 이어가던 그때 운전기사가 브레이크를 밟았다.“진 대표님, 도착했습니다.”진하성의 얼굴에 어리둥절한 기색이 역력해졌다.‘벌써 도착했다고? 접대하던 호텔에서 별장까지 가려면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하는데.’의아해하며 창밖을 내다보고서야 진호 그룹인 걸 알아챘다.“나 오늘 밤은 집에서 잘 건데. 회사에서 안 자.”그 말인즉슨 기사더러 그의 별장까지 데려다 달라는 뜻이었다.기사가 다시 한번 권태혁을 힐끗 쳐다보았다. 권태혁이 딱 두 글자를 내뱉었다.“내려.”말투에 거역할 수 없는 위압감이 실려 있었다.“야, 너 진짜 이러기야?”진하성이 불만을 터뜨리려던 찰나 권태혁이 한층 더 무거워진 목소리로 말했다.“두 번 말하게 하지 마.”진하성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독한 놈, 나중에...”으름장이 채 끝나기도 전에 권태혁이 기사에게 출발을 지시했다.진하성은 말문이 막혀버렸다.권태혁이 이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친구인데 진짜 온세아 때문에 그와 등을 돌리려는 것일까?‘온세아한테 진심이구나, 너.’...진하성이 차에서 내린 후 뒷좌석에 온세아와 권태혁 단둘만 남았다.두 사람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 안에 무거운 침묵이 맴돌았다.차에 타서부터 온세아는 줄곧 창밖만 보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지금도 여전했다.“아까 많이 마셨어?”권태혁이 먼저 정적을 깨고 물었다.온세아가 권태혁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심드렁하게 고개를 저었다.“별로 안 마셨어요.”접대 자리라 술이 빠질 수는 없었지만 대부분 진하성이 알아서 막아주었다. 대표이자 전 형부로서 꽤 의리 있는 행동이었다.진하성의 곁에 있으면 온세아는 딱히 손해 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별로 안 마셨다면서 왜 계속 머리를 주물러?”권태혁이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조금 전부터 계속 온세아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눈에 담고 있었다.그 말에 온세아가 멈칫했다. 그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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