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551 - Chapter 560

578 Chapters

제551화

권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 마음에 들어?”오늘 밤이 두 사람의 첫 데이트였기에 온세아에게 장미꽃을 선물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온세아가 장미 꽃다발을 품에 안고 말했다.“마음에 들긴 하는데 다음부터는 이런 거 주지 말아요.”꽃을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 온세아 역시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좋아한다고 해서 꼭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아니었다.오늘 밤 권태혁과의 데이트를 승낙했다고 해서 두 사람이 정말로 진지한 연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현재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권태혁이 장미꽃을 선물하는 건 썩 어울리지 않았다. 온세아가 덥석 받기에도, 거절하기에도 난감했다.온세아가 꽃다발을 안은 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급 세단이 계속해서 앞으로 달리다가 고가도로를 지나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갔다.정확히 어디로 가는 건지 온세아는 묻지 않았고 알지도 못했다. 그저 차에 가만히 앉아 권태혁과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두 사람 사이에 과연 조금 더 발전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걸까?온세아가 정신을 차렸을 때 차는 이미 고속도로를 벗어나 변두리의 한적한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창밖에 이미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가로등 불빛은 희미했고 도로 양옆으로 논밭만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저 멀리 드문드문 켜진 농가의 불빛만이 어스름하게 보일 뿐이었다.온세아는 본능적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정말 데이트하려고 데리고 나온 거 맞아? 혹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려는 건 아니겠지? 설마 외진 곳으로 꾀어내서 몹쓸 짓을 한 다음에 죽이려고?’“저기...”온세아가 겁먹은 얼굴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고는 권태혁을 돌아보면서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다.“왜?”권태혁이 고개를 숙인 채 이메일에 답장을 쓰고 있었다. 고개도 들지 않고 무심하게 묻자 온세아가 입술을 꾹 깨물고 되물었다.“대체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예요?”원래는 묻지 않으려 했지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소
Read more

제552화

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밥 먹는 곳.”온세아와의 첫 제대로 된 데이트인 만큼 그녀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문을 밀고 들어가자 마당이 나타났다. 조약돌이 깔린 오솔길을 따라 통나무집 안으로 들어섰다.내부는 전부 배나무 원목으로 만든 식탁과 의자로 꾸며져 있었다. 벽에 유화가 걸려 있었고 일정한 간격마다 예쁜 화초들이 생기를 더하고 있었다.“여기 분위기 진짜 좋네요.”들어오자마자 온세아의 두 눈이 반짝였다.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권태혁이 꽤 공들여 고른 장소라는 게 단번에 느껴졌다. 조용하고 쾌적하며 누구의 방해도 받을 일 없는 곳이었다.“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권태혁이 환하게 웃어 보였다.곧 식당 주인이 직접 나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고 이곳만의 특선 요리들을 추천해 주었다.그가 특선 메뉴를 모조리 다 주문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식탁 위에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요리들이 올라왔다. 하나같이 정말 먹음직스럽고 독특해 보였다.온세아가 예전에 먹어본 적 없는 생소한 요리들이었다.“이것들은 다 뭐예요?”그녀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묻자 권태혁이 웃으며 답했다.“전부 이 지역 특산물들이야. 특별한 조리법을 써서 식감이 아주 색다를 거야.”온세아가 반신반의하며 젓가락으로 음식을 조금 집어 맛을 보았다. 순간 온세아의 두 눈이 번쩍 뜨였다.“진짜 맛있어요.”권태혁이 웃으면서 온세아에게 음식을 집어줬다.“많이 먹어. 여기 식재료들 전부 다 자연산이야. 무공해 유기농 식품이라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온세아가 차려진 모든 음식을 조금씩 다 맛보았다.권태혁이 이어서 이곳의 특제 술을 추천했다.“이건 사장님이 직접 담근 과실주인데 도수도 높지 않고 아주 향긋해서 여자들이 마시기에 딱 좋아.”말을 마치고는 온세아의 잔에 직접 술을 따라주었다.온세아가 먼저 한 모금 홀짝였다. 달달한 맛에 참지 못하고 연거푸 몇 모금을 더 마셨다.그러다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꽤 많은 양을 마셔버렸
Read more

제553화

말을 마친 뒤 권태혁이 자리를 떴다.그제야 침대에서 일어난 온세아가 씻고 주방으로 내려갔다. 권태혁이 정말로 먼저 자리를 잡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오늘도 진호 그룹으로 출근해?”그가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온세아를 빤히 응시하며 물었다.“네.”온세아가 식사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권태혁이 계속 걱정하면서 질문을 이어갔다.“일은 할 만하고?”그녀가 여전히 아침 식사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덤덤하게 대답했다.“할 만해요.”그녀를 바라보는 권태혁의 눈빛이 얼마나 뜨거운지 온세아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때 권태혁이 불쑥 손을 뻗어 그녀의 가냘픈 손을 움켜쥐었다.“혹시라도 즐겁지 않으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와.”그제야 온세아가 고개를 들어 권태혁을 쳐다봤다.시선이 맞닿은 찰나 온세아는 그의 눈 속에 담긴 진심을 읽었다. 그는 빈말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고마워요. 하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 없을 것 같네요.”진호 그룹에는 그녀를 뒤에서 봐주는 진하성이 있었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별일이 없었다.무엇보다 권태혁이 왜 온세아를 부르는지 그 이유를 너무나 잘 알았다.그와 다시 잠자리 파트너 관계로 돌아갈 수 없기에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온세아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재빨리 식사를 마쳤다.“잘 먹었어요. 어젯밤 돌봐주신 것도 감사해요.”인사를 마친 뒤 곧장 현관으로 향하려던 그때 권태혁이 갑자기 그녀를 불러 세웠다.“우리 가능성이 있어?”온세아가 멈칫했다.“네?”권태혁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단단히 고정되었다.“너도 이제 이혼했잖아. 그렇다면 우리도 다시...”“안 돼요.”그녀가 단호하게 말을 자르자 권태혁의 얼굴이 눈에 띄게 일그러졌다.“이유가 뭔데?”권태혁은 이제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모두 사라졌기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함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온세아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이유는 많아요. 경제력, 지위, 신분, 우리가 처한 환경까지... 애초에 우리는 어울리는 사이가 아니
Read more

제554화

‘날 위해 변하겠다고?’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고백이었다.남자에게 있어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바꾼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필요 없어요.”온세아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태혁 씨가 날 위해 뭘 바꿀 필요는 없단 말입니다.”사실 그가 바꿀 수 있는 게 없었다. 어떤 인연은 시작되는 순간 이미 결말이 정해져 있으니까.어울리지 않는 관계는 아무리 애를 써도 어긋나기 마련이고 두 사람에겐 결코 해피엔딩이란 존재할 수 없었다.권태혁이 깊고 그윽한 눈빛으로 한참 동안 온세아를 바라보았다. 그 말에 담긴 온세아의 진심을 읽은 듯했다.실망감도 밀려오고 상처도 받았지만 온세아를 몰아세우는 대신 필사적으로 감정을 억눌렀다.“이따 기사더러 데려다주라고 할게.”온세아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권태혁은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벌써 몇 번이나 권태혁을 거절했기에 자존심이 무참히 짓밟혔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다.그저 두 사람 사이에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정말로 권태혁과 시작하게 된다면 온세아 역시 마음이 흔들릴 게 틀림없었다. 기대하게 되고 의지하게 되고 자꾸만 설렐 것이다.하지만 두 사람에겐 결과가 없었다. 결국 속상해하고 실망하게 되는 건 불 보듯 뻔했다.희망이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이다.온세아는 한 남자에게 남은 인생을 걸고 싶지 않았다.구형민과의 결혼과 이혼이 고통을 안겨줬지만 적어도 다시 시작할 용기만큼은 남아있었다.하지만 권태혁과 시작했다가 끝이 난다면 그때는 정말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고 다시 일어설 기운조차 남아있지 않을 것 같았다.사랑이란 남자들에게는 그저 한순간의 일이었다. 마음이 식어버리면 발을 빼면 그만이니까.하지만 여자들에게는 평생을 벗어나지 못할 지독한 대가일 수도 있었다.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충분히 계산을 마쳤다고 믿었다. 하지만 혼자 식사를 마치고 별장을 나와 권태혁이 보내준 차에 올라탔을 때 온세아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나름대로 감
Read more

제555화

권태혁이 온세아를 단번에 발견했으나 아는 체하지 않았다. 예전처럼 그녀와 시선을 맞추지도, 심지어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온세아의 마음속에 일말의 서운함조차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하지만 먼저 권태혁을 거절한 것도, 끝까지 그와 함께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린 것도 그녀였다.이제 와서 무슨 자격으로 화를 낸단 말인가?온세아가 한숨을 내쉬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권태혁과 그의 일행이 이미 두 사람이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진하성에게 인사를 건넸다.자리에 앉은 후 그들은 가벼운 휴식을 취하며 사업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늘 진하성이 온세아를 데리고 만나려던 고객 역시 이 무리 안에 있었다.그가 그 고객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온세아는 내내 곁을 지켰다.하지만 왠지 딴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다. 권태혁이 그들과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햇살이 권태혁의 얼굴을 비추자 뚜렷한 이목구비에 한층 더 차갑고 날카로운 기운이 감돌았다.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권태혁에게 아부하기 바빴다. 그러나 권태혁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온몸에서 타인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서늘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온세아는 내심 그를 신경 쓰고 있었다. 권태혁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에게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 진작에 그녀를 마음에서 지워버린 것처럼.이제 권태혁에게 온세아는 그저 아무 상관 없는 낯선 타인일 뿐인 듯했다.이게 온세아가 원했던 바가 아니던가?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걸까?종업원이 차를 내왔다.자기 생각에 깊이 빠져 있던 온세아가 그만 실수로 찻잔을 엎고 말았다. 그 바람에 뜨거운 찻물이 그녀의 옷에 튀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종업원이 화들짝 놀라며 연신 사과했다.진하성도 다가와 걱정스럽게 묻자 온세아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화장실에서 대충 수습을 마친 뒤 골프웨어로 갈아입었다.아까 있던 휴게실로 돌아가 보니 사업 얘기를 나누던 남자들이 이미 대화를 마치고 필드로 나갈 준비를
Read more

제556화

‘저 두 사람 언제까지 저러고 있을 셈인 거야? 고작 골프채 휘두르는 자세를 저렇게까지 오래 가르쳐야 해?’예전에 가르쳐 달라고 먼저 다가오는 여자들이 수두룩했어도 진하성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었다.그런데 왜 온세아만 만나면 저렇게 지극정성으로 변하는 걸까?‘설마... 하성이도 세아한테...’권태혁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한 가지 가능성이 뇌리를 스친 순간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저도 모르게 두 사람의 지나치게 밀착된 몸 위로 꽂혔다.얼굴이 갈수록 일그러졌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짜증이 가슴속에서 훅 치밀어 올랐다.원래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억누르고 있었다.온세아를 보지 않으려고, 신경 쓰지 않으려고, 엮이지 않으려고 애썼다.하지만 지금 그 억눌렀던 감정의 둑이 다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권태혁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지더니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온몸에서 음울하고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진 대표님, 오늘 데려오신 여자친구분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분위기도 있으시고 예전에 만나셨던 분들보다 훨씬 낫습니다.”누군가 온세아를 눈여겨보더니 불쑥 진하성에게 다가가 웃으며 아부를 떨었다.온세아는 당연히 진하성이 여자친구가 아니라 수행 비서라고 정정해줄 줄 알았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되레 입꼬리를 씩 올렸다.“보는 눈이 있으시군요.”흠칫 놀란 온세아가 의아한 눈으로 진하성을 쳐다보았다. 이 말은 온세아가 그의 새 여자친구라는 걸 인정한 셈이나 다름없었다.진하성에게 제대로 줄을 댔다고 생각한 남자가 몹시 기뻐하며 계속 그 화제를 이어갔다.“대표님, 두 분 정말 선남선녀가 따로 없어요.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입니다...”온세아의 이마에 어느새 식은땀이 맺혔다.만약 이 남자가 온세아와 진하성이 과거 처제와 형부 사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며칠 뒤에 자선 모금 행사가 있어요. 대표님께서 여자친구분과 함께 참석해 주시기를 기대해도 되겠습니까?”남자가 틈을 놓치지 않고 은근슬쩍
Read more

제557화

어쩐지 권태혁이 마지막으로 남긴 그 시선에 복잡한 의미가 가득 담겨 있는 것 같았다....다음 날 저녁.온세아가 야근을 조금 하다가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차를 가지러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막 차 문을 열려던 그때 무언가가 매서운 바람을 가르며 온세아를 향해 사납게 날아왔다.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무방비로 당하고 말았다.짝.온세아의 하얀 볼에 붉은 손가락 자국 다섯 개가 선명하게 찍히면서 찌릿한 통증이 밀려왔다.“빌어먹을 년!”온아정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온세아의 앞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당장이라도 온세아를 산 채로 씹어 먹을 듯한 표정이었다.온세아가 눈을 가늘게 뜨고 미쳐 날뛰는 온아정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그러고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곧바로 손을 들어 온아정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온아정이 붉게 부어오른 오른쪽 볼을 감싸 쥐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온세아를 쳐다보았다.“뻔뻔하게 형부한테 꼬리 치는 년이 감히 언니를 때려?”온세아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내가 언제 형부한테 꼬리 쳤어?”온아정이 가방에서 사진 뭉치를 꺼내더니 온세아에게 거칠게 집어 던졌다.“네 눈으로 직접 봐.”온세아가 바닥에 흩어진 사진들을 주워 빠르게 훑어보았다.지난번 골프 클럽에서 진하성이 온세아에게 골프를 가르쳐 주던 장면들이 낱낱이 찍힌 사진이었다.온세아도 그날 두 사람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깝다고 생각하긴 했었다. 사진으로 보니 훨씬 가까워 보였다.온아정이 이렇게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것도 이해는 되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아정이 온세아에게 다짜고짜 따져 물을 자격이 있는 건 아니었다.“떳떳한 사람은 굳이 변명하지 않아. 난 해명할 거 없어.”온세아가 싸늘하게 말했다. 단 한 글자도 더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너 진짜 걸레 같은 년이구나.”온아정이 삿대질하며 육두문자를 퍼부어대자 온세아가 일침을 가했다.“내가 어떻든 넌 날 훈계할 자격 없어. 진 대표님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건 차치하고
Read more

제558화

차에 치여 바퀴 아래 깔려버릴 것 같던 절체절명의 순간 누군가 온세아의 팔을 잡고 확 끌어당겼다.“괜찮아요?”남자의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닿고 나서야 온세아는 정신을 번쩍 차렸다. 진하성이 그녀를 구한 것이었다.조금 전 온세아는 온아정에게 밀려 차에 치여 죽을 뻔했다.아무리 배가 달라도 자매인데 온아정이 이토록 자신을 증오하고 심지어 죽이고 싶어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괜찮아요. 고맙습니다.”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하지만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그 바람에 온세아는 한동안 그녀를 안은 진하성을 밀어내지 못했다.그 광경을 목격한 온아정이 단단히 자극을 받은 듯했다.두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고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지더니 온세아에게 손가락질하며 악에 받친 목소리로 소리쳤다.“내 남편한테서 떨어져!”흠칫 놀란 온세아는 그제야 아직도 진하성의 품에 안겨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당황해하며 황급히 그의 품에서 벗어났다.하지만 온아정은 거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온아정의 눈에는 온세아가 연약한 척하며 진하성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다시 말해 불쌍한 척하며 그녀의 전남편에게 꼬리 치려 한다는 것이었다.분노가 극에 달한 온아정이 온세아의 뺨을 후려치려고 다시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런데 누군가 허공을 가르던 손을 덥석 잡았다.“작작 좀 해.”진하성이 싸늘하게 가라앉은 얼굴로 온아정을 노려보았다.온아정이 입술을 파르르 떨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하성을 쳐다보았다.“뭐? 내가 뭘 어쨌는데? 지금 나 몰래 더러운 짓거리나 하고 있는 건 너희 둘이잖아... 솔직하게 말해. 언제부터였어? 우리가 이혼하기 전부터 둘이 눈 맞은 거 아니야?”갈수록 감정이 격해진 온아정이 마지막에는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아까도 말했지만 진 대표님이랑 나 아무 사이도 아니야.”온세아가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그러나 머리끝까지 화가 난
Read more

제559화

“온세아 이 빌어먹을 년아! 뻔뻔한 짓을 저질러 놓고 발뺌을 해? 오늘 아주 끝장을 내주마!”화병이 날 정도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풀 길이 없었던 온아정은 온세아를 혼내주겠다며 다시 달려들었다.어릴 적 온세아가 말을 듣지 않거나 심기를 거스르면 온아정은 항상 분이 풀릴 때까지 손찌검하곤 했었다.지금도 그때와 다를 바 없다고 여겼다.그런데 두 사람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말았다. 온세아 역시 예전처럼 마음대로 쥐고 흔들 수 있는 만만한 혼외자 여동생이 아니었다.온아정이 온세아에게 다가가기 전에 진하성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보안 요원들이 그녀를 가로막았다.“뭐 하는 거야? 이거 놔. 내 가정을 파탄 낸 저 상간녀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온세아, 감히 네 형부한테 꼬리를 쳐? 절대 가만 안 둬...”온아정이 극도로 흥분하며 악을 썼다.마침 지하 주차장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온세아의 명예가 처참하게 짓밟힐 뻔했다.보안 요원들이 온아정을 끌고 나간 뒤에야 비로소 조용해졌다.온세아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차에 오르려던 그때 진하성이 온세아를 불러 세웠다.“집까지 데려다줄까요?”온세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혼자 갈 수 있어요.”더 이상 그에게 폐를 끼칠 수는 없었다.온아정이 이렇게까지 오해했으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치겠는가?앞으로 진하성과도 거리를 둬야 할 것 같았다....며칠 뒤 자선 모금 행사.온세아가 순백의 드레스 차림으로 진하성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그날 밤 정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진하성과 온세아의 자리가 맨 앞줄로 배정되어 있었다.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마자 아는 얼굴과 마주쳤다.온세아의 바로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다름 아닌 권태혁이었다. 주최 측이 의도한 자리 배치인지는 알 수 없었다.자리에 앉은 뒤 온세아가 극도로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진하성과 권태혁의 가운데 앉은 그녀는 진퇴양난에 빠진 기분이
Read more

제560화

온세아는 어안이 벙벙했다.‘내가 언제 기부했어? 게다가 100억씩 두 번이나? 나한테 그럴 만한 큰돈이 없는데.’하지만 이내 상황을 파악했다. 권태혁과 진하성이 온세아의 이름으로 대신 기부한 게 틀림없었다.진하성이야 어찌 됐든 현재 직장 상사이고 오늘 행사도 그와 동행한 것이니 온세아의 이름으로 기부한 건 어느 정도 이해되었다.하지만 권태혁은? 대체 무슨 속셈으로 그런 것일까?“더 기부하실 건가요?”온세아가 아무 말 없이 서 있자 관계자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녀가 몸에 지니고 있던 보석을 빼서 건넸다.“네, 기부할게요.”그들이 대신 낸 것은 그들의 일이었다. 온세아는 스스로의 힘으로 조금이라도 마음을 보태고 싶었다.이 보석들은 온세아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던 것들이었다. 이것을 기부하면 요양원 신축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터.기부 접수처를 나온 온세아가 고개를 들었을 때 마침 권태혁과 딱 마주쳤다.그가 온세아에게 카드 한 장을 내밀었다.“이 카드 안에 있는 돈 전부 기부하고 방금 기부한 보석들 도로 찾아와.”온세아가 권태혁을 흘긋 쳐다봤다.“그럴 필요 없어요. 이미 다 기부했는데요, 뭐.”무엇보다 그 보석은 온세아의 것이었고 자기 물건을 기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의 카드를 쓴단 말인가? 온세아가 그와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말을 마친 온세아가 자리를 뜨려는데 권태혁이 온세아의 팔을 잡고 다시 곁으로 끌어당겼다.“요즘 왜 자꾸 날 모른 척해?”그가 짙게 가라앉은 눈동자로 온세아를 뚫어지게 응시하며 물었다.최근 두 사람은 거의 연락하지 않고 지냈다. 권태혁이 연락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떤 핑계로 연락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행여나 먼저 연락했다가 온세아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권태혁은 단 한순간도 온세아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온세아가 싸늘하게 말했다.“요즘 바빠서요. 태혁 씨도 날 모른 척했잖아요.”지난번 골프 클럽에서 마주쳤을 때 권태
Read more
PREV
1
...
535455565758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