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금은 뜰 한가운데 서 있었다. 이따금 미풍이 불어오는 가운데, 그녀는 방 안에서 들려오는 욕설을 들으며 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한참을 듣고 있자니 마침내 욕설이 멎었다.잠시 후, 배예경이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며칠 보지 못한 사이 그의 턱에는 수염이 덥스룩하게 자라 있었고, 헝클어진 머리칼에 눈가도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하지만 조원금을 응시하는 시선만큼은 그녀의 속내를 꿰뚫어 보려는 듯 지나치게 날카로웠다."내게 시집온 것이, 진정 네 뜻이었단 말이냐?""그렇습니다."그녀가 왕부로 시집온 것은 확실히 자발적인 결정이었다. 하지만 배예경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유지영을 보살피기 위함이었다.배예경이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원금아, 우리 다시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느냐?""제가 비록 조씨 가문의 적녀는 아니나, 예전에 선왕비 마마를 모신 적이 있지요."조원금의 서늘한 목소리는 마치 비수처럼 배예경의 가슴 정곡을 찔렀다.그 말에 배예경의 걸음이 흠칫 멈췄다."그 시절 당신은 의기양양하여 선황의 총애를 믿고 그 누구도 안중에 두지 않았습니다."배예경을 바라보는 조원금의 시선에는 경멸과 비웃음이 가득했다."첩을 애지중지하느라 정실을 멸시하고, 여씨가 선왕비 마마를 핍박하도록 방조했지요. 그 여자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는 당신도 다 알고 있지 않았습니까."배예경의 얼굴에 서려 있던 기대감은 경악으로 바뀌었고, 이내 수치심과 분노로 일그러졌다."아니, 그럴 리 없다. 너는 분명 그 사람과 무척 닮았거늘…….""제가 비록 조씨 가문의 핏줄은 아니나, 조씨 가문과 일말의 연이 있어 용모가 선왕비를 닮았습니다. 마음씨 고우신 선왕비 마마께서 곁을 내어 저를 거두어 주셨지요."조원금이 차분하게 대꾸했다.그녀는 배예경이 어찌하여 그토록 훌륭한 선왕비를 내버려 둔 채 여씨 같은 자를 마음속 깊이 품고 아꼈는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었다.배예경은 마른침을 삼키더니, 허리를 굽혀 아예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뻔뻔한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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