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아우라 대표실. '더 문' 2층의 폭발적인 열기와 길게 늘어선 줄을 내려다보던 진우의 비릿한 웃음에 지수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강도진을 옥죄어 오는 300억 투자 연장 압박과 200억 RV은행 대출 만기. 그러나 도진의 머릿속에서 완전히 잊혀진, 하지만 그에게는 파멸의 결정타가 될 무기가 하나 더 남아있었다. 지수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며 입가를 부드럽게 올려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강도진이 잊고 있는 게 하나 더 있어요. '영원한 사랑' 디자인의 재계약 기간이 다가온다는 걸요."지수의 상큼하면서도 단호한 대답에 진우의 눈매가 유쾌하게 호선을 그렸다."또 한차례 폭풍이 다가오고 있었군요. 그래서, 이번엔 얼마나 올릴 거죠?"지수는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천천히 기울여 차를 한 모금 마셨다. 통유리창 너머로 제이아우라의 향수를 사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룬 매장 속 사람들을 무심하게 바라보며, 그녀는 덤덤하지만 서늘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이젠 제가 만들 여력이 있는데, 아까운 내 새끼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길 수 없죠. 거기다 강도진은 에메랄드 광산까지 욕심을 내고 있으니…… 핑크 다이아몬드는 이제 그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않겠어요?"도진에게 빼앗겼던 자신의 분신이자 최고 히트작, '영원한 사랑'을 이번 기회에 CB로부터 완전히 회수하겠다는 지수의 냉정한 결심이었다. 핑크 다이아몬드 신화에 가려진 채 남미 광산이라는 허황된 늪으로 걸어 들어가는 도진의 앞날에, 지수는 이미 완벽한 퇴로 차단선까지 구축하고 있었다.늦은 저녁, 서초구의 한 조용한 빌라촌.유진의 집 안은 거실 가득 감도는 구수한 차돌된장찌개 냄새와 따스한 주황빛 조명으로 가득 차 있었다. 착한 동생 유현이 저녁을 먹으러 온다는 연락에, 유진은 일찍 퇴근해 유현이 좋아하는 반찬들을 정성껏 차려두고 기다리던 참이었다."어 왔어? 어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