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녀 자신만 알았다. 아무도 없는 구석에서 자신이 얼마나 지쳤는지. 말 한마디 하기 싫을 만큼 지치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날 만큼 지쳤다. 가끔 크게 울기도 했지만, 왜 우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괴로웠다.의뢰인에게 잇달아 승리를 안겨 줄 때마다 그들의 감사 인사, 고마운 눈빛, 감동의 눈물도 더는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마음속에는 아무 파문도 일지 않았다. 그녀는 예의상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상대에게 몇 마디 격려의 말을 건넸다.이 품위 있는 자신은 마치 그녀의 얼굴을 쓴 가면 인간 같았다. 진짜 자신은 아니었다.예전에는 ‘산송장’이 무엇인지, ‘꼭두각시’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제는 절실히 알았다.인생은 모든 의미를 잃었고, 살아 있어도 왜 살아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세상도, 풍경도, 사람도, 사물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심지어 어머니가 아플 때조차 그녀는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남은 것은 책임과 의무뿐이었다.어머니가 쓰러진 날은 마침 올케가 아이를 낳은 날이었다. 간호사가 아이를 안고 나와 딸이라고 말하자, 어머니는 갑자기 쓰러졌다.처음에는 어머니가 남아선호 때문에 화가 나 쓰러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날부터 어머니는 이유 없이 열이 나기 시작했고, 며칠 입원 치료 끝에 겨우 열이 내렸지만 퇴원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또 열이 났다. 혈액검사, 골수검사, 각종 검사를 해도 병인을 찾지 못했다.결국 한아름의 어머니가 와서 한아름의 산후조리를 돌보았다.허태윤은 원래 게으르고 게임 중독이 심했으며 일도 하지 않았다. 집에서는 산후조리 중인 아내와 아이를 돌보지 않았고, 병원에서도 아픈 어머니를 돌보지 않았다. 매일 휴대폰을 들고 방송을 켜 놓고 게임을 하며 쉴 새 없이 잡소리를 쏟아냈다.허서령은 매일 로펌과 병원을 오가며 일도 하고 어머니도 돌봤다. 바쁠 때는 간병인을 고용해 병원에서 어머니를 돌보게 했다.밤 8시, 하루 일을 끝낸 허서령은 저녁도 먹지 못한 채 병원에 도착했다. 오정화는 침대 위에서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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