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영은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끗 보았다. 소유하의 큰오빠, 소준혁은 막 가업을 이어받은 터라 책임이 막중했다.“주말엔 제대로 쉬어야지. 이렇게 모이기 힘든데 일은 그만해.”이승제가 말했다.소준혁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자리를 옮겨 앉았다.“그래, 주말엔 제대로 놀아야지. 강산아, 와서 카드 치자.”지강산은 술잔을 들고 몸을 비스듬히 창가에 기댄 채 창밖으로 점점 사라지는 저녁 빛을 바라보며 담담히 대답했다.“큰형 불러서 해.”구석에서는 지태일이 바른 자세로 앉아, 뜻이 맞는 또 다른 친구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 강직하고 차가운 얼굴은 생각에 잠겨 한층 깊어 보였고, 미간에는 주름이 잡혀 있었다.“바둑 두고 있어.”지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강산 곁으로 가더니 그의 팔을 붙잡고 큰 찻상 옆으로 끌고 가 눌러 앉히며 말했다.“둘째 오빠, 우리랑 좀 놀아 줘.”지강산은 술잔을 내려놓고 몸을 앞으로 숙여 패를 집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패를 섞으며 말했다.“그래, 너랑 놀아 줄게.”저쪽에서는 강직하기로 소문난 나이 많은 두 형이 바둑을 두고 있었고, 이쪽에서는 지강산, 지은영, 소준혁, 이승제가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그 자리의 유일한 여자였던 지은영은 유난히 사랑을 받았다. 모두가 그녀에게 맞춰 주었고, 지강산 역시 당연히 그녀 뜻을 따라 주었다.소유하는 원래 소준혁을 따라오려 했지만, 지강산이 한마디 했다.“걔가 오면 난 안 갈 거야.”그래서 소유하는 데려오지 않았다.지강산과 지태일은 평소 명원에 살지 않았다. 가끔 집에 와 부모님을 뵙고 친구들과 모일 뿐이었다.사람들은 패를 주고 받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며칠 동안 고민하던 일을 지은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떠보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오빠들, 내 친구 하나가 정말 골치 아픈 일을 겪었는데, 의견 좀 물어보고 싶어.”소준혁이 바닥에 나온 초피 한 장을 집어 자신의 패와 맞추며 말했다.“말해 봐. 무슨 일인데.”지은영은 자신의 패에서 비 피 한 장을 내려놓으며, 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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