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 끝나고, 세상은 셰어하우스 식구들을 ‘영웅’이라 칭송했다. 도망자 신세에서 국민적 관심사가 된 그들의 삶은 180도 바뀌어 있었다. 셰어하우스 앞에는 매일같이 취재진과 팬들이 몰려들었고, 우체통은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격려 편지와 선물로 넘쳐났다. 폐허를 복구하고 이제야 좀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들의 기대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었다.“아빠, 오늘도 학교 앞에 기자들이 있었어. 나보고 사진 한 번만 찍자고 하는데… 무서웠어.”저녁 식사 시간, 여름이가 밥그릇을 만지작거리며 입을 뗐다. 여름이의 말에 네 아빠들의 표정이 동시에 굳어졌다. 강태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줄 알았어. 우리가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게 화근이었어. 여름이 학교 생활까지 방해받을 줄이야.”“이제 좀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이게 무슨 영웅 대접인지… 차라리 쫓길 때가 마음은 편했지.” 유준이 혀를 찼다. 그는 이제 기업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 달라는 수많은 의뢰인 때문에 하루 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살아야 했다. 이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의 기술력이 세상에 알려지자, 출처를 알 수 없는 기관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라는 이름의 압박이 들어오고 있었다.평온했던 셰어하우스는 이제 ‘일상이 된 전쟁터’가 되어 있었다. 밖에서는 대중의 관심이, 안에서는 각자의 커리어를 향한 사회의 요구가 그들을 조여오고 있었다. 변호사 사무실을 낸 태준은 더했다.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JS그룹 사건 같은 거창한 정의를 바라는 게 아니라, 저마다의 사사로운 욕망과 억울함을 들고 찾아왔다.그러던 어느 날, 태준의 사무실에 아주 낯선 손님이 찾아왔다. 화려한 옷차림도, 기자들의 카메라를 든 것도 아닌, 낡은 코트를 입은 중년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태준의 책상 앞에 조용히 앉아, 떨리는 손으로 사진 한 장을 꺼내 놓았다.“이태준 변호사님, 당신들이 5년 전 셰어하우스에 모이기 전… 아주 오래전 이야기를 하나 알고 싶습니다.”태준은 낯선 여인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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