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Chapter 101 - Chapte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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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전원 출동! 셰어하우스 특수 학예회 공작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10월의 초입.하늘초등학교 1학년 3반 교실 뒤편 게시판에는 커다란 단풍잎 모양 알림장이 붙어 있었다.[2학기 하늘 꿈나무 학예발표회 안내]개인 또는 가족 단위 연극/연주/퍼포먼스 무대주제: 나의 가장 소중한 꿈과 가족1학기 장기자랑 때 음향 사고와 폭풍 댄스로 강당을 뒤집어놓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2학기 학예회가 찾아온 것이었다.“아빠! 이번 학예회는 연극이래! 나 동화 속 공주님 역할 하고 싶은데, 아빠들이 왕자님이랑 악당 연기해 주면 안 돼?”학교에서 돌아온 여름이가 책가방을 팽개치며 눈을 반짝였다.거실에서 차를 마시던 태준, 마당에서 두부와 원반던지기를 하던 강태, 세탁기 건조기 필터를 청소하던 이수, 코딩 작업 중이던 유준이 일제히 동작을 멈추었다.“연극…?” 강태가 굵은 목소리로 침을 꼴깍 삼켰다. “여름아, 삼촌은 몸으로 치는 건 자신 있는데, 대사 외우는 건 사설 요원 시절 브리핑할 때 빼곤 해본 적이 없다만…”“무슨 소리야, 강태 형. 연극의 핵심은 무대 연출과 조명, 그리고 완벽한 동선 제어지.” 유준이 뱅드림 조명 레이아웃 프로그램을 켜며 안경을 고쳐 썼다. “내가 무대 효과 3D 시뮬레이션 돌려볼게.”태준도 젠틀하게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동화 연극이라… 법정에서 배심원들을 설득하던 내 발성과 전달력을 보여줄 때가 왔군.”이수는 주머니에서 소형 연막탄(?) 대신 연극용 수제 무대 소품 도면을 꺼내 들었다. “공주님이 등장할 마차랑 왕관 제작은 내 전문이지. 강철 파이프랑 합판으로 튼튼하게 만들어 주마.”옆에서 백숙 재료를 손질하던 의경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다들 무슨 영화 찍으러 가세요? 아이들 학예회라니까요!”연극 제목은 [숲속의 공주님과 네 명의 기사단].여름이가 주인공 공주님, 그리고 네 아빠가 공주님을 지키는 네 명의 기사 역을 맡았다. 문제는 아빠들의 지나친 프로 의식과 ‘직업병’이었다.대본 연습 첫날부터 거실은 연극 무대가 아니라 작전 회의실로 변했다.“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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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붉은빛 공작 작전 — 셰어하우스 김장 대소동

늦가을의 차가운 바람이 담장을 넘어오기 시작한 11월의 주말.셰어하우스 마당에는 평소와 전혀 다른 의미의 ‘거대한 전투’를 준비하는 장비들이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마당 한가운데 쌓인 배추 100포기와 무, 그리고 커다란 고무 대야 세 개.의경이 머리에 두건을 둘러매며 장군처럼 마당 한가운데 섰다.“자, 다들 집중하세요! 오늘은 올해 셰어하우스의 식탁을 책임질 가장 중요한 날, 바로 ‘김장하는 날’입니다! 한 포기도 허투루 다뤄선 안 돼요!”네 아빠와 여름이, 그리고 마당을 뛰어다니던 두부까지 일제히 침을 꼴깍 삼켰다.“배추 100포기라…” 강태가 비닐 앞치마를 목에 걸며 터질 듯한 팔근육을 불끈해 보였다. “의경 씨, 치대고 섞는 힘쓰는 일은 다 저한테 맡기십시오. 절구질부터 배추 나르기까지 전담하겠습니다.”“강태 씨, 힘만 세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양념 비율과 치대는 속도가 균일해야 배추가 짓무르지 않는다니까요.”의경이 웃으며 빨간 고무장갑을 나눠주었다.한편, 테크니컬한 작업(?)을 선호하는 이수와 유준은 김장 과정에 자신들만의 전문성을 접목하기 시작했다.이수는 레이저 온도계와 저울을 꺼내 들었다. “절임 배추의 염도 측정 완료. 3.5% 염수에서 정확히 12시간 절여졌으니 최상의 상태야. 양념 속을 넣을 때는 배추 잎 한 장당 정확히 45g씩 도포해야 균일한 발효가 일어나지.”유준은 스마트폰 태블릿에 ‘김장 발효 예측 프로그램’을 켜두고 있었다. “김치냉장고 내부 온도를 스마트 홈 시스템에 연동해 뒀어. 초기 숙성 온도는 1.5도로 설정하고, 3일 뒤에 0도로 자동 전환되게 프로그래밍했으니까 김치 아삭함이 1년 내내 유지될 거야.”태준은 젠틀하게 명품 트레이닝복 위에 빨간 비닐 앞치마를 두르고, 배추 속으로 들어갈 갓과 파, 무채를 썰기 시작했다. 법정에서 판결문을 작성하던 정교한 손놀림으로 칼질을 하자, 착- 착- 착- 착- 하는 경쾌한 소리가 마당에 울려 퍼졌다.“오, 태준 형님 칼질 소리가 예술인데?” 강태가 탄성을 질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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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추운 겨울날 찾아온 햇살 — 여름이의 아홉 번째 생일 작전

차가운 겨울바람이 창문을 기분 좋게 두드리던 12월의 어느 날.‘여름’이라는 이름 때문에 다들 여름에 태어났을 거라 오해하곤 하지만, 여름이는 추운 겨울날 태어났다. 삭막하고 시린 계절에 찾아와 식구들의 삶에 온기를 더해주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었다.그리고 다가오는 주말은 여름이의 아홉 번째 생일이었다.여름이가 학교에 간 사이, 셰어하우스 거실에서는 작전명을 ‘프로젝트 썬샤인(Project Sunshine)’으로 명명한 비밀 대책 회의가 열렸다.“여름이가 올해 생일 선물로 받고 싶다는 걸 비밀리에 알아냈습니다.”유준이 보안 코딩창 대신 켜둔 노란색 메모장을 펼치며 나지막이 입을 뗐다. “주간 도서관에서 집어 들었던 동화책 페이지와, 유튜브에서 검색했던 영상 기록을 트래킹해 본 결과… 정확도 99.8%로 ‘분홍색 스케이트화와 겨울 야외 아이스링크 투어’입니다.”“스케이트화라…” 태준이 젠틀하게 안경을 쓸어 올렸다. “그렇다면 아이스링크를 통째로 대관하는 건 어떤가? 아이가 안전하고 자유롭게 탈 수 있도록 말이지.”“태준 형님, 대관은 너무 티 납니다!” 강태가 굵은 팔뚝을 불끈쥐며 반대했다. “여름이는 또래 친구들이랑 북적북적 스케이트 타고, 떡볶이랑 오뎅 국물 사 먹는 걸 훨씬 좋아합니다. 현장감과 낭만이 중요하죠!”이수도 품속에서 소형 측량기와 도면을 꺼내 들었다. “야외 아이스링크면 얼음 표면 마찰계수랑 빙질 관리가 핵심이야. 여름이가 넘어져도 아프지 않게 특수 엉덩이 보호대랑 무릎 보호대를 수제 제작하겠어. 안감은 최고급 거위털로 넣어서 보온성까지 완벽하게.”의경이 웃음을 터뜨리며 따뜻한 유자차를 내왔다. “다들 서프라이즈 파티 케이크는 저한테 맡기세요. 여름이가 제일 좋아하는 딸기가 가득 들어간 3단 수제 생크림 케이크를 만들 테니까요.”두부도 알아들었다는 듯 ‘멍-!’ 하고 힘차게 짖으며 꼬리를 흔들었다.생일 당일 아침.아무것도 모르는 여름이가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열고 나오자, 거실은 온통 분홍색 풍선과 파스텔톤 가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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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지붕 위의 산타 요원들 — 셰어하우스의 첫눈과 크리스마스

12월 24일 성탄절 전야.새벽부터 조용히 내리기 시작한 눈은 아침이 되자 셰어하우스의 기와지붕과 마당을 하얗게 덮었다. 마당으로 뛰어든 두부는 생전 처음 보는 흰 눈이 신기한지 코를 박고 킁킁거리다가, 강아지 특유의 엉뚱함으로 눈밭을 뒹굴며 멍멍 짖어댔다.“아빠! 첫눈이다! 진짜 크리스마스에 눈이 왔어!”분홍색 패딩을 입고 마당으로 나온 여름이가 소리를 지르며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했다. 두부도 꼬리를 펠러처럼 돌리며 여름이 곁에서 발자국 도장을 꾹꾹 찍었다.창가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네 아빠의 눈빛이 스르륵 그윽해졌다.하지만 감상도 잠시, 여름이가 마당에서 두부와 눈싸움을 하는 동안 거실에서는 [작전명: 레드 노즈(Red Nose)]가 은밀하게 개시되었다.“자, 다들 주목.” 태준이 산타 모자를 살짝 고쳐 쓰며 젠틀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 “오늘 밤 임무는 단 하나다. 여름이와 두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완벽한 성탄절을 선물하는 것. 실수나 흔적은 용납하지 않는다.”“걱정 마십시오 형님.” 강태가 빨간색 거대한 산타 복장을 펼쳐 들었다. 복장이 상체 근육 때문에 터질 듯 팽팽했지만, 강태의 표정만큼은 특수 침투 작전을 앞둔 대원처럼 비장했다. “제가 오늘 밤 지붕을 타고 내려와 진짜 산타클로스의 거친 매력을 보여주겠습니다.”“강태 형, 지붕 타고 내려오는 건 너무 위험하고 둔탁해.” 이수가 지붕 구조도와 와이어 드론 장비를 체크하며 건넸다. “내가 지붕 위에서 눈꽃 조명 연출이랑 루돌프 썰매 음향 효과를 완벽하게 세팅할게. 무소음 와이어로 선물 상자 내려보내는 시스템도 이미 테스트 끝났어.”유준은 컴퓨터 모니터 대신 산타 모자를 쓴 채 스마트 홈 통합 제어반을 조작하고 있었다. “트리에 달린 1만 개의 LED 꼬마전기 비트 맞춰서 점등되도록 프로그래밍 완료했습니다. 거실용 3D 가상 눈 내림 효과랑 루돌프 발소리 사운드도 스피커망에 분산 배치해 뒀고요.”의경은 주방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통구이 칠면조와 크리스마스 깅어브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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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희망을 품은 바다 — 겨울 바다 일출 여행

크리스마스 지나고 눈송이가 녹아내릴 무렵, 셰어하우스의 거실 달력은 어느덧 마지막 한 장만을 남겨두고 있었다.“아빠, 우리 새해에 진짜 바다 가?”거실에 앉아 두부의 털을 쓸어 넘겨주던 여름이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지난 여름, 시골 피서에서 돌아올 때 유준이 중얼거렸던 “다음엔 바다로 가자”라는 약속을 네 아빠는 잊지 않고 있었다. 이번에는 단순히 바다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새해의 첫 일출을 함께 맞이하기 위한 동해안 겨울 바다 여행이었다.“당연하지. 우리 여름이가 좋아하는 겨울 바다인데.” 태준이 안경을 올려 쓰며 다정하게 웃었다.“좋았어! 이번엔 내가 동해안 도로 지형이랑 해돋이 최적 스팟 좌표 다 따놨다!” 유준이 태블릿을 튕기며 신나게 외쳤다. “새해 첫 해가 가장 크게 보이는 해안가언덕이야. 사람도 적고 시야도 확 틔어있지.”“가서 해돋이도 보고, 갓 잡은 싱싱한 방어회랑 여름이 좋아하는 대게도 실컷 먹고 오자고.” 강태가 여름이의 분홍색 귀마개와 두부의 겨울용 점퍼를 트렁크에 실으며 특유의 듬직한 미소를 지었다.이수 역시 혹시 모를 바닷바람의 추위에 대비해 휴대용 온열 팩과 특수 보온 텐트를 차량 후방에 야무지게 적재했다.“출발합시다, 셰어하우스 특수 해돋이 공작대!”3시간을 달려 도착한 동해안은 짙푸른 바다와 하얀 파도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볼을 스쳤지만, 시원하게 트인 풍경에 식구들의 가슴이 뻥 뚫리는 듯했다.두부는 모래사장을 밟자마자 신이 나서 멍멍 짖으며 여름이와 함께 나란히 뛰어다녔다.“우와아-! 바다다! 아빠, 바다가 엄청 파랗고 예뻐!”여름이가 바닷물 근처로 달려가자, 네 아빠는 약속이라도 한 듯 일렬로 서서 조용히 호위 태세를 갖추었다.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강태가 빛의 속도로 여름이를 안아 올렸고, 이수는 바닥의 미끄러운 이끼 바위를 체크했다. 전직 최정예 요원들의 과도한 미착 감시에 의경이 뒤에서 혀를 찼다.“아이고, 바닷물이 여름이 신발에 좀 젖는다고 큰일 안 납니다! 좀 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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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윷판 위의 특수 작전 — 셰어하우스의 설날 대소동

새해 첫날 아침, 셰어하우스 거실에는 사골을 폭 고아낸 구수한 냄새와 노릇노릇한 지단 향이 진동했다.의경이 정성껏 끓여낸 떡국 그릇에는 얇게 썬 흰 떡과 손수 만든 만두, 알록달록한 계란 지단과 소고기 고명이 정갈하게 올려져 있었다. 두부의 그릇에도 무염 살코기가 들어간 전용 특식 떡국(?)이 올려졌다.“다들 떡국 한 그릇씩 드시고 나이 한 살 더 드세요!” 의경이 따뜻하게 미소 지으며 상을 내왔다.“우와, 만두 진짜 크다!” 여름이가 숟가락을 들고 신나게 떡국을 오물거렸다.네 아빠도 정갈하게 숟가락을 들었다.“의경 씨 떡국은 언제 먹어도 명품이군.” 태준이 안경을 올려 쓰며 국물을 삼켰고, 강태는 그릇을 통째로 들고 마시듯 떡국을 비워냈다.“자, 떡국도 다 먹었으니… 이제 새해 전통 행사를 시작해 볼까?”태준이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슬그머니 거실 마루 한가운데 커다란 멍석을 깔았다. 그리고 그 위에 묵직한 오동나무 윷가락 네 개와 말판을 놓았다.바로 셰어하우스 전통의 [새해 맞이 셰어하우스배 윷놀이 대항전]이었다.우승 상품은 의경이 직접 적은 ‘1주일 청소 및 설거지 면제권’과 ‘여름이가 직접 만든 소원 쿠폰’.여름이의 소원 쿠폰이라는 말에, 네 아빠의 눈빛에 순식간에 차가운 승부욕의 불꽃이 번졌다.팀은 제비뽑기로 결정되었다.[A팀]: 태준 & 강태 (전직 검사 & 전직 행동대원 / ‘무력과 지략’ 팀)[B팀]: 이수 & 유준 (보안 전문가 & IT 해커 / ‘하이테크 분석’ 팀)[해설 및 심판]: 의경, 여름이, 그리고 두부“윷놀이는 단순한 확률 게임이 아니다. 기세와 정교한 계산이 승패를 가르지.”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를 튕기며 말판의 최단 이동 경로와 모·윷이 나올 확률 밀도 함수를 화면에 띄웠다.“후후, 유준아. 데이터는 현실의 변수를 다 담지 못하는 법이다.” 태준이 젠틀한 미소를 지으며 윷가락을 손에 쥐었다.첫 던지기는 태준의 차례.딱-!태준이 신사적인 폼으로 윷을 던지자, 윷가락 세 개가 뒤집히고 하나가 엎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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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복(福)을 담은 만두와 윷판 위의 리벤지 매치

윷놀이 대항전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설날 오후, 셰어하우스 거실 마루에는 은은한 참기름 향과 고소한 만두소 냄새가 번져 나갔다.아침에 끓여 먹은 떡국에 넣었던 만두가 호평을 받자, 의경이 저녁에 먹을 튀김만두와 만둣국용 만두를 다 함께 더 빚어보자고 제안한 것이었다.“자, 이번엔 손끝의 정교함을 겨루는 2차전입니다! 만두 피 예쁘게 짓는 사람이 복을 제일 많이 받는 거래요.” 의경이 동그랗게 반죽된 만두 피와 촉촉한 만두소를 소반 위에 놓았다.만두 빚기라는 뜻밖의 세부 미션에,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본능이 다시금 발동했다.“정교함이라…” 태준이 손을 깨끗이 씻고 다정하게 만두 피를 들었다. 법률 서면을 봉인하듯 만두 피 테두리에 물을 살짝 묻히고 정중앙에 만두소를 정확히 올려놓은 뒤, 정갈하게 접어 주름을 잡았다. 빚어진 만두는 마치 전시회에 놓인 도자기처럼 균형 잡힌 자태를 자랑했다.“오, 태준 형님 만두는 꼭 규격품 같네요.” 강태가 탄성을 지르며 자신의 거대한 손에 만두 피를 올렸다.하지만 행동대원 출신 강태의 악력은 만두 피에 비해 너무 강했다. 소를 듬뿍 넣고 꾹 누르자마자 만두 피가 톡 터지며 고기소가 옆으로 삐져나왔다.“어라? 소가 너무 과했나…” 강태가 당황해 손가락으로 양옆을 막아서려 하자, 옆에 있던 두부가 ‘멍-!’ 하고 짖으며 꼬리를 쳤다.“강태 삼촌! 만두가 옆으로 터졌어! 돼지 만두 됐어!” 여름이가 배를 잡고 자지러졌다.“괜찮다 여름아, 이건 삼촌 특제 ‘대용량 왕만두’다. 소가 많아야 제맛이지.” 강태가 뻔뻔하게 터진 부위를 만두 피 조각으로 땜빵하며 허허 웃었다.한편, 오전에 윷놀이에서 패배했던 ‘하이테크 분석 팀’ 이수와 유준은 만두 빚기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렸다.이수는 주머니에서 소형 캘리퍼스(치수 측정기)를 꺼내 만두 피의 두께를 측정했다. “밀가루 반죽의 인장 강도를 고려했을 때 만두소의 최적 중량은 28.5g이야. 접는 주름의 각도는 정확히 15도를 유지해야 찔 때 터지지 않아.”유준도 옆에서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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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2학년이 된다는 것 — 아빠들의 새 학기 비밀 작전

설 연휴가 지나고 차가운 겨울바람 끝에 조금씩 미지근한 봄기운이 섞여 들기 시작한 2월 말.셰어하우스 거실 한구석에는 초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는 여름이의 새 교과서들과 분홍색 책가방, 그리고 새로 산 학용품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아빠, 2학년 되면 반도 바뀌고 친구들도 새로 만나는 거지? 1학년 때처럼 재미있을까?”거실 마루에 앉아 알록달록한 네임 스티커를 새 공책에 붙이던 여름이가 약간은 설레고, 약간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두부는 옆에서 네임 스티커 종이를 코로 툭툭 건드리며 꼬리를 쳤다.여름이의 작은 혼잣말 하나에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가 즉각 반응했다.“걱정할 것 없다, 여름아.” 태준이 안경을 젠틀하게 고쳐 쓰며 다정한 목소리로 아이의 머리를 쓸어 넘겨주었다. “2학년이 되어도 우리 여름이는 누구보다 훌륭하게 잘 해낼 테니까. 법학에서도 새로운 학기는 늘 새로운 기회와 발전을 의미하지.”“맞다, 여름아! 혹시라도 이상한 애가 괴롭히거나 하면 삼촌한테 바로 말해라.” 강태가 거대한 팔근육을 불끈하며 씩 웃었다. “삼촌이 바로 학교 앞으로 가서 체력 단련실 교관 포스로 든든하게 지켜줄 테니까!”“강태 씨, 학교 앞에 가서 그러시면 아이들이 무서워서 피해요…” 의경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따뜻한 보리차를 내왔다.하지만 입으로는 “걱정 없다”고 여름이를 안심시킨 아빠들이었지만, 정작 여름이가 방으로 들어간 뒤 거실에서는 [작전명: New Grade(새 학기)] 회의가 긴급 소집되었다.1학년 입학 때도 그랬듯, 아이의 환경이 바뀌는 것은 이 유별난 아빠들에게 거의 국가급 보안 미션이나 다름없었다.“2학년 3반 담임선생님 성향 파악은 끝났나?” 태준이 엄숙하게 물었다.“완료했습니다.” 유준이 스마트폰 패드를 튕기며 신속하게 브리핑했다. “올해 부임하신 이현우 선생님. 아이들 자율성을 존중하시고 과제는 적당한 편. 학부모 소통용 앱 계정 세팅도 제 서버랑 연동해 둬서 알림장 올라오는 즉시 0.1초 만에 네 분 폰으로 푸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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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봄맞이 대청소와 의외의 보물 상자

3월의 햇살이 셰어하우스 마당의 잔디를 포근하게 감싸기 시작한 주말 아침.겨울 묵은 떼를 벗겨내고 새봄을 맞이하기 위해 의경이 거실 한가운데 머리띠를 두르고 섰다.“자, 다들 기상하세요! 오늘은 셰어하우스 전체 봄맞이 대청소의 날입니다! 창고부터 다락방까지 싹 비우고 먼지 털어낼 거니까 다들 비장하게 준비하세요!”여름이는 꼬마 먼지털이를 들고 “청소 작전 개시!”를 외쳤고, 두부도 신이 나서 여름이 뒤를 쫓아다니며 왈왈 짖었다.네 아빠도 정갈하게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임무 분담에 나섰다.강태 & 이수: 대형 가구 이동 및 창고, 다락방 고물 정리유준 & 태준: 거실 및 유리창 청소, 스마트 가전 필터 교체“이수야, 저 깊숙한 창고 구석부터 털어내자.” 강태가 거대한 체구로 창고 문을 활짝 열어제꼈다.셰어하우스 창고 깊은 곳에는 그동안 쌓여 있던 옛 물건들과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상자들이 가득했다. 이수가 특수 랜턴을 켜고 먼지를 털어내며 상자들을 하나씩 마당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그때, 다락방 가장 안쪽 구석을 정리하던 강태의 손에 뽀얗게 먼지가 쌓인 자그마한 오동나무 상자 하나가 걸려들었다.“어? 이건 뭐지? 태준 형님, 예전에 집 살 때 있던 물건입니까?”태준이 안경을 고쳐 쓰며 다가와 상자를 살폈다. “글쎄, 우리가 처음 이 집을 매입했을 때부터 있던 고물 상자 같은데… 잠긴 것 같지는 않군.”마당에서 먼지를 털던 식구들이 모두 오동나무 상자 주변으로 모겨들었다. 여름이와 두부도 궁금한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짝 다가앉았다.끼이익-태준이 상자 덮개를 조심스럽게 열자,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물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낡은 빛바랜 흑백 사진 몇 장과 수제 목각 인형, 그리고 빛바랜 노란색 편지 봉투.“우와… 아빠, 이거 진짜 보물 상자야?” 여름이가 탄성을 질렀다.유준이 돋보기로 흑백 사진을 살폈다. “이 집을 처음 지었던 옛날 주인 할아버지 가족사진인 것 같은데요? 수십 년 전 청송 마을 시절 사진 같아요.”사진 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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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셰어하우스 식물원 작전 — 마당에 찾아온 초록빛 봄

대청소를 마친 뒤 윤이 반짝반짝 나는 마루에 앉아있던 여름이가 턱을 괴고 마당을 지그시 바라보았다.“아빠, 마당이 깨끗해지긴 했는데… 조금 허전한 것 같아. 알록달록 꽃도 있고, 뜯어먹을 수 있는 상추나 방울토마토 같은 것도 있으면 진짜 예쁠 텐데!”여름이의 귀여운 혼잣말에 네 아빠의 스페셜리스트 안테나가 다시금 쫑긋 세워졌다.“텃밭과 화단이라…” 태준이 안경을 고쳐 쓰며 다정하게 응수했다. “자연을 가꾸는 것은 아이의 정서 함양과 생명 존중을 배우는 데 아주 훌륭한 교육이지. 내일부터 시작해 볼까?”그렇게 주말 아침, 셰어하우스 마당에서는 [작전명: 초록빛 마당(Green Yard)]이 전격 개시되었다.화원 단지에서 수소문해 온 최고급 흙과 알록달록한 꽃모종, 그리고 방울토마토, 상추, 깻잎, 블루베리 묘목이 마당으로 끊임없이 실려 들어왔다. 두부는 고소한 흙냄새가 좋은지 코를 박고 킁킁거리다가, 발로 흙을 파헤치며 신나게 꼬리를 쳤다.“두부야, 흙을 다 파헤치면 모종을 못 심잖아!” 여름이가 까르르 웃으며 두부를 제지했다.이번 작전에서도 네 아빠의 직업병(?) 같은 전문성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가장 먼저 이수는 소형 토양 산도 측정기와 일조량 측정기를 꺼내 들었다. “담장 쪽은 일조량이 하루 6시간 이상 확보되니까 방울토마토와 블루베리 배치가 최적이야. 토양 PH 농도 6.5로 맞추기 위해 유기물 비료 투입 비율을 계산해 뒀어.”유준은 마당 화단용 자동 스프링클러 시스템을 직접 설계해 설치했다. “스마트 홈 앱이랑 연동해 뒀습니다. 토양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새벽 6시에 자동으로 미세 분사 물주기가 가동됩니다. 여행을 가도 화초가 마를 일은 없죠.”가장 힘든 밭갈이와 대형 화분 이동은 역시 강태의 몫이었다. 강태는 거대한 체구로 가볍게 삽질을 하며 단단했던 마당 구석의 흙을 보드랍게 일궈냈다.“강태 씨, 삽질하는 모습이 꼭 진지 구축하는 공병대원 같아요!” 의경이 냉복분자차를 내오며 웃음을 터뜨렸다.“의경 씨, 흙이 좋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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