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는 거지?”완안아란은 기척도 없이 앞서 걸어가는 진상궁의 등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하지만, 진상궁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묵묵히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그렇게 처음 보는 꼬불꼬불한 길을 한참이나 따라가자, 짙은 녹음에 둘러싸인 아담한 처소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누추하지만, 안으로 들어오시지요.”진상궁은 조용히 손을 내밀어 아란을 안으로 청했다.완안아란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처소 안으로 발을 들였다.문을 들어서는 순간, 짙은 풀 향기가 먼저 코끝을 감싸안았다. 그 사이로 은은한 사향과 침향이 뒤섞여 흘러나와, 마치 현실과 동떨어진 신비로운 공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을 자아냈다.진상궁은 아직도 얼굴에 울음기가 가시지 않은 완안아란을 부드러운 손길로 다독이며 의자에 앉혔다.그러고는 작은 술병 하나를 가져와 은잔에 투명한 액체를 찰랑이도록 따른 뒤, 조용히 아란의 앞으로 밀어주었다.향긋하면서도 코끝을 알싸하게 파고드는 향에 완안아란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게 무엇이냐?”“기분을 풀어주면서 몸의 이완을 돕는 술이옵니다, 공주마마.”아란은 잔을 든 채 당황스러운 눈으로 진상궁을 올려다보았다. 창문 너머로는 여전히 뜨거운 정오의 햇살이 가득 들이치고 있었다.“밤도 아니고, 이리 훤한 대낮에 왜 이런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냐? 난 낮술 따위는 마셔본 적이 없다.”불안함이 묻어나는 당돌한 반문에 진상궁은 소리 없이 나직한 웃음을 흘렸다.그녀는 아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아란을 지그시 바라보았다.“공주마마, 대연의 황제는 낮과 밤을 따져서 여인을 품지 않사옵니다.”“……!”“그자가 원한다면, 그때가 언제든 사냥개처럼 달려들게 만들어야 하지요. 낮이든 밤이든, 황제의 눈길이 마마에게 머무는 그 찰나가 바로 매혹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진상궁의 목소리가 뱀처럼 매끄럽게 아란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아란의 손에 들린 잔을 가볍게 감싸 쥐었다.“황제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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