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어스름이 깔리고 하나둘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강주혁은 서늘한 달빛을 받으며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그의 앞에는 온몸이 꽁꽁 묶인 남자가 무릎을 꿇은 채 연신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강 대표님, 제발, 제발 제 아들만은 살려주세요!”강주혁의 부하가 유모차를 밀어붙이자, 바퀴가 강둑 끝자락에 아슬아슬하게 멈춰 섰다.“진실을 말해. 그럼 살려주지.”남자의 눈에 극심한 공포가 스쳤다.“강 대표님,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모른다고?”강주혁이 비릿하게 웃었다.“셋까지만 센다. 그 안에 나를 만족시킬 답이 안 나오면 네 아들은 영원히 못 볼 줄 알아.”강주혁은 사시나무 떨듯 떠는 남자의 얼굴을 응시하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셋...”“둘...”유모차가 강물 쪽으로 기울어지려는 찰나, 남자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처절하게 울부짖었다.“말하겠습니다! 다 말할게요!”“고별회 때의 저주 영상, 절벽 추락, 전시회장 화재 사건까지... 전부 최명희와 한지영 모녀가 꾸민 자작극입니다! 제 아들이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데, 그들이 병을 고쳐주겠다고 약속해서... 한소희 씨는 아무 죄도 없습니다!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남자는 바들바들 떨며 자신의 휴대폰을 내밀었다.“여기 그 모녀와 주고받은 대화 내역이 다 있습니다. 강 대표님, 저도 정말 어쩔 수 없었습니다...”휴대폰을 건네받은 강주혁이 아무 음성 파일이나 하나 클릭하자, 한지영의 표독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저주는 당연히 독할수록 좋지. 그래야 한태준이랑 강주혁이 한소희한테 화풀이를 할 거 아냐? 어차피 내가 진짜 불치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야.”“한소희가 내일 절에 갈 거야. 그때 네가 그년을 기절시켜서 절벽 끝으로 끌고 가. 그다음은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가서 내 전시회장에 불 좀 질러줘. 단 한 장도 남김없이 싹 다 태워버려야 해. 강주혁이 한소희한테 완전히 정떨어지게 만들 거니까...”음성을 들을수록 강주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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