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기사에게 미친 대공님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Chapter 91 - Chapter 100

125 Chapters

91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자신의 품 안으로 더욱 단단히 끌어당기며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거칠게 묻었다. “제롬, 당장 흑랑 기사단을 이끌고 에드먼드의 저택을 포위해라. 그 가문의 핏줄을 이어받은 자는 단 한 명도 살려두지 마라. 내 아내와 아이의 요람을 더럽히려 한 죄가 무엇인지 제국 전체에 똑똑히 보여주겠다.” “비전하와 전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제롬과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외치며 알현실을 나갔다. 귀족파의 잔당들과 배신자 에드먼드가 꾸민 마지막 음모는 대공 부처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 처참하게 파멸했다. ---  “로젤린… 당신은 정말로 위험해. 내 안의 괴물을 잠재우는 것은 오직 당신뿐이다.” 테오도르는 그녀의 아랫배 위에 커다란 손을 얹은 채 나직하게 속삭였다. 쿵, 쿵, 쿵. 자신들의 완벽한 승리와 다가올 제국의 봄을 축복하듯 힘차게 울리는 용의 심장 소리가 대공궁의 고요한 밤하늘에 잔잔하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 황금빛 울음소리   수도 엘라도르를 뒤흔들던 핏빛 숙청의 폭풍이 지나간 자리는 기묘하리만치 평온했다. 반역을 도모했던 귀족파의 거두들은 모두 지하 감옥 깊은 곳에 격리되었고, 그들의 영지와 가문은 대공비의 서늘한 선언대로 철저하게 몰수되어 황실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공궁을 둘러싸고 있던 삼엄한 긴장감은 어느새 달콤한 평화로 채워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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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테오도르는 그녀의 곁에서 자신의 순수한 황금빛 마력을 부드러운 실의 형상으로 자아내어 로젤린의 체내로 불어넣었다. 그녀의 정화 마나와 자신의 화염이 서로를 상하게 하지 않도록, 지극히 정밀하고도 조심스럽게 조율하는 손길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창밖의 어둠이 걷히고 새벽의 푸르스름한 기운이 대공궁의 창가를 물들일 무렵, 침소 중앙에 설치된 마법 진이 눈부신 은백색 빛을 발산하며 유기적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마마! 조금만 더 힘을 내십시오! 아이의 머리가 보입니다!" 산파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로젤린은 마지막으로 체내의 모든 기백을 끌어올렸다. 그녀의 손목에 감긴 마력 사슬이 깨어질 듯 강렬하게 맥동했다. 그리고 순간, 침소 내부의 모든 마기가 완벽하게 정화되는 듯한 청량한 파동과 함께, 대공궁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차고 맑은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응애, 응애. 그것은 단순한 아기의 울음소리가 아니었다. 아이가 첫 호흡을 내뱉는 순간, 아기의 몸에서 시작된 찬란한 황금빛 마력 폭풍이 실체화되어 침소 천장을 향해 뻗어 나갔다. 테오도르의 파괴적인 용의 화염과 로젤린의 서늘한 정화 마나가 가장 완벽한 비율로 융합된, 신비롭고도 압도적인 빛의 줄기였다.  "출, 출산하셨습니다! 대공 전하, 비전하! 아주 건강하고 아름다운 공주님이십니다!" 산파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하지만 기쁨에 겨워 소리치며 아이를 깨끗한 모피 담요에 감싸 안아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방 안을 가득 메웠던 삼엄한 긴장감은 아기의 울음소리 한 번에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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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여기사에게 미친 대공님이 나를

"고맙다, 로젤린. 내게 이런 천사를 선물해주어서. 당신과 내 딸을 위해서라면 나는 신의 정원이라도 주저 없이 약탈할 준비가 되어 있어." "당신의 지독한 과보호라면 기꺼이 평생을 함께 받아들이겠습니다, 나의 전하."  로젤린은 그의 넓은 가슴에 기댄 채, 아기 침대 안에서 은은한 황금빛 마력을 뿜어내며 잠든 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외부의 음모와 사교계의 폭풍은 모두 대공의 발치 아래 짓밟혔고, 이제 세 가족이 된 대공가의 대공궁 안만큼은 지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달콤한 낙원이었다.    * 붉은 눈과 황금빛 장벽   대공궁의 내실은 깊은 밤의 정적 속에 잠겨 있었다. 만년설 목재로 정교하게 짜인 아기 침대 주변에는 제국의 보물고에서 공수해 온 최상급 정화 마석들이 은은한 은백색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침대 위에서 쌔근쌔근 숨을 쉬며 잠든 아기는 세상 그 어떤 보석보다 사랑스러웠다. 로젤린의 고귀한 은빛 머리칼을 빼다 박은 머리와, 잠결에 오물거리는 작은 입술은 대공궁에 찾아온 기적 그 자체였다.  로젤린은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아 그 평화로운 광경을 바라보았다. 출산의 피로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음에도, 소드 마스터의 예민한 감각은 아기의 체내에서 흐르는 독특한 마나를 선명하게 느끼고 있었다. 파괴적인 용의 화염과 칼리스 가문 고유의 서늘한 정화 마나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피어오르는 맥동. 그것은 대륙의 그 누구도 가지지 못한 위대한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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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방법은 하나뿐이에요! 조카의 마나 파동을 매형의 코어가 ‘적’이 아닌 ‘동반자’ 혹은 ‘자신’으로 인지하게 만들어야 해요! 누님의 피와 마나를 매개체로 삼아, 세 사람의 체내 마력 순환을 하나로 묶는 ‘삼중 혈맥 동기화 결계’를 펼쳐야 합니다!” 노아의 외침에 로젤린의 은빛 눈동자가 단호하게 빛났다.  “당장 그 마법 진을 전개해라, 노아.” “하지만 누님!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몸으로 대공의 거대한 마력을 받아들이면 누님의 마나 회로가 버티지 못하고 파괴될 수도 있어요! 정말로 괜찮겠습니까?”  노아가 애타게 물었으나 로젤린은 비릿하게 웃으며 자신의 손목을 그어 선혈을 흘려보냈다. “내 남편과 내 아이를 지킬 수 있다면, 마나 회로 따위 몇 번이고 부서져도 상관없다. 감히 누구 앞에서 지체하는 거냐?” 로젤린의 매서운 호통에 노아는 눈물을 훔치며 서둘러 바닥에 거대한 은빛 마법 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제롬과 흑랑 기사단은 침소 외곽을 포위하며 혹여나 외부로 유출될 마력 파동을 차단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방어막을 펼쳤다.  로젤린은 피가 흐르는 자신의 손을 뻗어, 스스로를 찌른 채 피를 토하던 테오도르의 거친 오른손을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기 침대 안에서 울고 있는 딸의 작은 손을 잡았다. “테오도르, 나를 보세요. 내 안으로 당신의 화염을 쏟아부으십시오. 내가 전부 받아내어 정화할 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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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바스락. 침대 머리맡에 앉아 있던 테오도르의 거대한 신형이 순간적으로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의 손에는 대륙 전역에서 공수해 온 최고급 실크 천과 북부 산 모피로 제작된 아기 기저귀가 들려 있었다. 제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그의 창백한 손가락은, 지금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고위험 마법 폭탄을 다루듯 지극히 조심스럽고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콰드득. 하찮은 마찰음과 함께 최고급 실크 기저귀가 테오도르의 손끝에서 무참하게 찢어발겨졌다. 그가 가진 초월적인 용의 완력이 아기 기저귀라는 연약한 물건 앞에서 제대로 조율되지 못한 탓이었다. 테오도르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찢어진 천 조각을 바라보았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완벽한 용의 세로 동공으로 찢어진 채 극도의 당혹감과 공포로 물들어 있었다.  이게 대체 벌써 몇 번째인지 셀 수도 없었다. 아기 침대 안에서 은은한 황금빛 마력을 뿜어내며 쌔근쌔근 잠든 딸아이는 손가락 하나조차 부러질 것처럼 작고 연약했다. 테오도르는 자신의 거친 손길이 혹여나 딸의 여린 살결에 상처라도 남길까 봐 온몸의 근육을 극한으로 긴장시키고 있었다. 전장에서 수만 명의 적진을 돌파할 때도 이토록 땀을 흘린 적은 없었다.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자리를 잡고 누워 있던 로젤린은 그 한심하면서도 눈물겨운 광경을 바라보며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출산의 여파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소드 마스터로서의 예민한 감각은 남편이 느끼는 극도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읽어내고 있었다. 로젤린은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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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같은 시각, 수도 엘라도르의 가장 깊고 어두운 지하 멸망한 고대 신전의 잔재 속에서는 검은 로브를 깊게 눌러쓴 인물들이 모여 있었다. 남쪽 바다의 전투와 수도의 숙청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심연의 눈 잔당들이었다. 그들의 중앙에는 웰링턴 후작과 가짜 성녀 이벨리나가 남긴 타락한 마석의 파편들이 기괴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잔당들의 수장은 검은 안개가 자욱하게 낀 마법 진을 내려다보며 음산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대공이 아내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혈맥을 동기화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했더군. 세 사람의 영혼과 마나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면, 그것은 강력한 결계인 동시에 외부의 독을 주입하기 가장 완벽한 통로가 되는 법이지." 그의 말에 옆에 서 있던 주술사가 검은 액체가 소용돌이치는 저주의 쐐기를 마법 진 중앙에 내리꽂았다.  파지직. 불길한 보랏빛 스파크가 튀어 오르며, 마법 진을 통해 은밀한 저주의 파동이 수도의 지맥을 타고 대공궁을 향해 뻗어 나갔다. 그들이 준비한 것은 용의 코어를 직접 타격하는 일반적인 저주가 아니었다. 세 사람이 동기화된 마력의 연결 고리를 역추적하여, 대공의 내면에 도사린 야수의 본능을 서서히 오염시키고 광기를 극대화하는 지독한 뒤틀림의 저주였다.  세 사람의 결속이 단단할수록 저주는 더 깊숙이, 그리고 더 은밀하게 침투할 터였다. 앞으로 수일 내에 저주의 독소는 테오도르의 영혼을 완벽하게 잠식하여, 그가 다시금 자신의 손으로 아기를 죽이려 들도록 만들 것이 분명했다. 심연의 눈 잔당들의 사악한 계략은 그렇게 대공가를 향해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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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단순한 피로가 아니다. 테오도르의 코어 내부에서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싹트고 있어.'  로젤린은 속으로 자문하며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았다. 세 사람의 영혼과 마나를 하나로 묶어둔 황금빛 마력 사슬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지난밤 아기와 테오도르의 마찰을 막기 위해 전개했던 삼중 혈맥 동기화 결계의 흔적이었다. 로젤린은 테오도르의 손을 꼭 쥐며 자신의 서늘한 정화 마나를 그의 체내로 흘려보냈다. "제 정화의 기운을 받아들이세요. 조금은 편안해질 것입니다." 로젤린의 마나가 테오도르의 혈관을 타고 흐르자, 폭주하려던 용의 코어가 순간적으로 잔잔해졌다. 테오도르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녀의 목덜미에 고개를 묻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알지 못했다. 대공궁의 지하 깊은 곳, 심연의 눈 잔당들이 지맥을 통해 주입한 저주의 독소는 바로 이 동기화된 사슬을 타고 역으로 침투하고 있었다. 로젤린이 순수한 마음으로 보내준 정화 마나는, 저주의 독소가 테오도르의 코어 가장 깊은 성역까지 아무런 저항 없이 침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치명적인 도화선이 되고 있었다. 정화의 기운이 테오도르의 내벽을 부드럽게 이완시킬 때마다, 검은 저주의 쐐기는 그의 영혼을 더 깊숙이 잠식해 들어갔다.  오후가 되자 대공궁의 집무실에는 부기사단장 제롬과 황실 마법사단장 노아가 새로운 보고서를 들고 찾아왔다.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힌 채 상석에 버티고 앉아 있었다. 그의 한쪽 팔은 로젤린의 허리를 옭아매듯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그녀를 철저하게 감추려는 독점욕의 발로였으나, 오늘따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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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바뀐 색과 현신하는 괴물  수도 엘라도르의 밤은 깊었으나, 대공궁의 침소 안을 감싼 공기는 숨이 막힐 듯한 한기와 뜨거운 열기가 기괴하게 뒤섞여 일렁이고 있었다. 심연의 눈 잔당들이 주입한 저주의 독소는 세 사람을 하나로 묶어둔 삼중 혈맥 동기화 사슬을 타고 이미 테오도르의 영혼 가장 깊은 곳까지 침식해 들어간 상태였다.  테오도르는 요람 옆에 주저앉아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의 전신은 핏줄이 터질 것처럼 붉게 도드라져 있었고, 가슴팍에 새겨진 용의 문양은 검붉은 빛을 토해내며 미친 듯이 날뛰고 있었다. 심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용의 코어가 마침내 인간의 이성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을 넘어 지나치게 각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죽여라. 네 왕좌를 위협하고 네 존재를 지워버릴 포식자다. 저 정화의 핏줄을 당장 찢어발겨라.' 뇌리를 난폭하게 헤집는 사악한 저주의 환청은 이제 테오도르의 인지 능력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백야의 태양처럼 기괴하게 번뜩이며 완벽한 야수의 세로 동공으로 찢어졌다. 그에게는 이제 요람 안에서 잠든 사랑스러운 딸아이가 자신을 파멸시키려는 거대한 괴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테오도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발을 디딜 때마다 바닥의 카펫이 검게 타들어 가며 재가 되었다. 그의 손끝에서 응축된 황금빛 화염은 검붉은 오염의 마기와 뒤섞여 대륙 전체를 불태워버릴 듯한 파괴적인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크으으… 으아아악!"  테오도르는 자신의 본능을 억누르기 위해 입술이 터져라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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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 안의 아기는 마침내 무서운 기운이 사라지자 울음을 그치고 조용히 숨을 쉬기 시작했다. 로젤린은 흑색으로 변해버린 자신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테오도르 속의 용이 인간의 형태로 빠져나갔다. 그 괴물이 수도 밖으로 사라졌어.' 로젤린은 속으로 자문하며 쓰러진 남편의 가슴에 귀를 대었다. 쿵, 쿵, 쿵. 폭주하던 거친 고동은 사라졌으나, 용의 코어가 빠져나간 테오도르의 심장 소리는 지극히 유약하고 위태롭게 뛰고 있었다.  소란을 감지한 부기사단장 제롬과 황실 마법사단장 노아가 박살 난 문을 밀치며 허겁지겁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들은 침소 내부의 처참한 참상과, 서로 머리색이 완벽하게 뒤바뀐 대공 부처의 모습을 목격하고 마른침을 삼키며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누, 누님! 머리색이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그리고 매형은 왜 은발이…!" 노아가 안경을 치켜올리며 비명을 질렀고, 제롬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제롬 경, 노아. 당장 대공궁의 전역에 최고 경계령을 내리세요. 테오도르 속의 용이… 사람의 모양으로 탈출했습니다. 그 괴물을 찾아야 합니다."  로젤린의 서늘하고도 단호한 명령에 제롬은 즉시 무릎을 꿇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가며 세 가족을 지켜왔던 대공비의 새로운 전장이, 이제 제국 전체를 무대로 막을 올리려 하고 있었다. 위태로운 운명의 소용돌이가 그들을 향해 무섭게 몰아치기 시작했다.    * 어둠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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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주술사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들은 그가 저주에 굴복해 아내를 죽이고 황궁을 부수고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눈앞의 사내는 지나치게 차분했고, 그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평소의 대공보다 훨씬 더 불길했다. 안개가 완전히 걷히고 사내의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 주술사 수장의 가슴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극도의 공포가 피어올랐다.  그의 눈동자는 인간의 선홍빛이 아니었다. 완벽한 황금빛 용의 세로 동공을 한 채, 만물을 재로 만들어버릴 듯한 잔혹한 파괴욕을 내뿜고 있었다. 사내의 전신에서 흘러넘치는 검붉은 마기는, 대공이 평소에 쓰던 황금빛 화염보다 훨씬 더 원초적이고 사악한 멸망의 기운이었다. "하찮은 쥐새끼들이 감히 누구를 향해 주둥이를 놀리는 거냐?"  괴물의 목소리가 지하 궁전 전체를 압착하듯 무겁게 짓눌렀다. 그의 음성은 테오도르와 똑같았지만, 전신을 얼려버릴 듯한 기괴한 울림이 섞여 있었다. "네놈이 테오도르 대공이 아니라면…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설마 코어 속의 용이 직접 현신하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주술사 수장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리쳤다. 괴물은 비릿하게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의 발걸음이 닿는 바닥마다 검은 마법 진이 처참하게 깨어지며 조각났다. "나를 도구로 삼아 가소로운 인간들의 권력다툼을 벌이려 했던 죄, 그 대가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마." 괴물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탁’ 별도의 주문도 없이 뿜어져 나간 검붉은 화염 줄기가 순식간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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