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 해가 중천입니다. 오늘 아침엔 의회에서 상소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러 올 텐데, 계속 이러고 계실 겁니까?” “의회 따위, 내가 알 바 아니야. 지금 내 눈앞에 당신과 내 아이가 숨 쉬고 있는데, 그 한미한 귀족들의 주절거림이 무슨 상관이지.” 테오도르는 로젤린의 턱을 잡아 돌려 자신을 보게 만들었다. 붉은 눈동자에는 어제 황궁 온실을 약탈했을 때의 잔인함은 간데없고, 오직 아내를 향한 맹목적인 갈증만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는 로젤린의 입술을 삼키듯 덮쳤다. 밤새 그녀를 품에 안고서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듯, 집요하고도 부드럽게 얽혀드는 입맞춤이었다. “당신은 이제 전장에 나갈 필요 없어. 피비린내 나는 검 대신, 내가 가져다주는 이 달콤한 요람 안에서 나만을 위해 존재하면 돼. 당신의 전장은 이제 이 침대 위이고, 당신의 주군은 오직 나 하나뿐이다.” 테오도르의 고백은 달콤한 연서라기보다는 피로 쓴 계약서에 가까웠다. 로젤린은 그의 목을 감싸 안으며 그가 내뿜는 용의 열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7년 동안 전장을 누비던 제국의 사냥개에게 찾아온 이 지독한 과보호는, 그녀의 영혼까지 옭아매는 화려한 사슬이었다. --- 침실 밖 거실로 나오자, 어제 약탈해 온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금빛 사과’가 은제 쟁반 위에 정성스럽게 깎여 놓여 있었다.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아예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히고는, 손가락으로 사과 한 조각을 집어 그녀의 입가에 대어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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