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여기사에게 미친 대공님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Chapter 61 - Chapter 70

125 Chapters

61

테오도르의 목소리가 바다 전체를 울렸다. 그는 암초 중앙으로 착지하며 거대한 불꽃 폭풍을 일으켰다. 사제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불꽃 속으로 소멸했다. 로젤린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제단 중앙에 박힌 보랏빛 수정을 향해 검을 내리쳤다.  『성검의 일격: 부서지는 파도』! 청색 마나가 응축된 검날이 수정을 정면으로 강타했다. 콰앙! 하는 굉음과 함께 수정이 산산조각 나며 갇혀 있던 마력이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괴수들을 조종하던 노래가 멈췄고 바다를 뒤덮었던 안개도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정이 파괴되는 순간 최후의 발악처럼 거대한 충격파가 로젤린을 덮쳤다. 마력의 과부하로 인해 그녀의 몸이 공중으로 튕겨 나갔다. "로젤린!" 테오도르가 비명을 지르며 그녀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는 추락하는 로젤린을 공중에서 낚아채 제 품에 가뒀다. 두 사람은 함께 차가운 바닷속으로 빠져들었다.  물속은 암흑 그 자체였다. 로젤린은 차가운 물살 속에서 의식을 잃어갔다. 그때 따뜻하고 강렬한 기운이 그녀의 입술을 통해 흘러 들어왔다. 테오도르가 자신의 마나를 그녀에게 직접 주입하고 있었다. 물속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테오도르의 붉은 눈동자는 공포와 집착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그는 로젤린의 허리를 부서질 듯 껴안으며 그녀를 수면 위로 끌어 올렸다.  "하아… 하아…!" 수면 밖으로 나온 로젤린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테오도르는 그녀를 안은 채 근처의 잔해 위로 올라섰다. 그는 흠뻑 젖은
Read more

62

"현재 함대 내 모든 장교의 소지품과 서신을 검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명확한 증거를 남긴 이는 없습니다. 세이렌의 노래에 당했던 병사들 중 일부가 기억에 혼선을 겪고 있다는 점이 의심스럽습니다." 한스의 보고에 로젤린은 미간을 좁혔다. '기억의 혼선이라?' 그것은 단순한 마법의 부작용일 수도 있었으나, 누군가 의도적으로 기억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녀는 갑판 위에서 훈련 중인 기사들을 내려다보았다. 빈터발트의 정예들이었으나, 보이지 않는 적의 위협은 그들의 사기를 갉아먹고 있었다. "노아는 어디 있지?" "마법사 구역에서 밤새 정화 마석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주군의 상태가 걱정되어 한숨도 자지 않은 모양입니다." 로젤린은 노아를 찾으러 발걸음을 옮겼다. 마법사 구역은 각종 약초 냄새와 마력의 잔향으로 가득했다. 노아는 초췌한 얼굴로 복잡한 마법 진을 그리고 있었다. 누나가 다가오는 것을 느낀 노아가 반색하며 고개를 들었다. "누님! 몸은 괜찮아요? 매형은요? 또 폭주한 건 아니죠?" "다행히 안정되었다. 노아, 네게 부탁할 일이 있다. 어제 세이렌의 노래에 노출되었던 자들 중 유독 기억이 불분명한 이들의 마력 궤적을 전수 조사할 수 있겠니?" "마력 궤적을요? 누님은 누군가 마인드 컨트롤 주술을 썼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심연의 눈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내부의 배신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모르게 이용당하는 자가 있다면 그게 더 큰 문제니까." 노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즉시 마력 탐지
Read more

63

로젤린은 그의 품에 안긴 채 타오르는 보급선을 바라보았다. 서부로 가는 길은 예상보다 더 피비린내 나는 길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등에 업힌 제국의 운명과, 자신을 향해 미친 듯이 타오르는 이 남자의 심장을 위해서라도. "전열을 정비한다. 배신자의 잔당들을 모두 색출해라.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로젤린의 단호한 선언과 함께 함대는 다시 남쪽을 향해 나아갔다. 수평선 너머로 저무는 해는 마치 앞으로 흘려야 할 피를 예고하는 듯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 배신자의 낙인과 붉은 눈의 맹약   타오르는 보급선의 잔해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밤바다의 정막을 찢고 있었다. 보급선 갑판 위, 차가운 바닷바람이 뺨을 스쳤지만 로젤린은 열기 때문에 땀방울이 맺히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눈앞에는 흑랑 기사단의 십부장, 카셀이 노아의 마법 결계에 갇힌 채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테오도르의 마력에 의해 턱뼈가 으스러진 그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꺽꺽거리는 괴성만을 내뱉었다.  '카셀, 네가 어떻게….' 로젤린은 허탈함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카셀은 7년 전 칼리스 백작가가 멸문지화를 당할 때 끝까지 살아남아 그녀를 따랐던 충직한 부하 중 한 명이었다. 그런 그가 심연의 눈에 매수되어 아군을 향해 마력 폭탄을 터뜨렸다는 사실은 로젤린의 심장을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을 안겨주었다.  테오도르는 로젤린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놓치지 않았
Read more

64

 테오도르는 로젤린의 손목에 자신의 마력으로 만든 황금빛 사슬을 다시 한번 형상화했다. 실체가 없는 빛의 고리였으나, 그것은 로젤린이 자신에게서 멀어질 수 없음을 알리는 각인이었다. 지휘실에는 제롬과 한스, 그리고 노아가 모여 있었다.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흑랑 기사단 내부의 배신은 그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카셀이 말한 사원은 라그나 항구 근처의 무인도인 '침묵의 섬'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고대 제국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이죠." 노아가 지도를 가리키며 설명했다. 로젤린은 지도를 유심히 살폈다.  "남쪽 항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해류가 급격히 빨라지는 구간이 있다. 그곳을 통과하면 바로 침묵의 섬이야. 제롬, 함대 전체에 전령을 보내라. 이제부터는 그 누구도 믿지 마라. 식사부터 보초 서는 순서까지 전부 재편성한다." 로젤린의 단호한 명령에 기사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노아, 카셀이 죽기 전에 말한 '성녀'에 대해 조사해봐라. 이벨리나가 정말 심연의 눈과 손을 잡은 것인지 확인해야 해." "이미 조사 중이에요, 누님. 이벨리나는 파문당한 뒤 남부 대륙으로 도망쳤다는 기록이 있어요. 그녀의 신성력이 심연의 마력과 결합했다면 정말 골치 아픈 적이 될 거예요."  로젤린은 검자루를 꽉 쥐었다. 성녀 이벨리나. 과거 테오도르의 약혼녀 후보로 거론되며 로젤린을 괴롭혔던 여인이었다. 그녀가 다시 나타났다는 사실은 이 원정이 단순한 토벌을 넘어 개인적인 악연의 정산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었다. 
Read more

65. 여기사에게 미친 대공님이 나를...

전투가 끝난 후,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안아 들고 선실로 향했다. 그는 기사들의 경배나 노아의 걱정스러운 시선 따위는 가볍게 무시했다. 오직 제 품에 안긴 여인의 안위만이 그의 온 세상이었다.  선실 문이 닫히자마자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넓은 침대 위로 밀어눕혔다. 그의 거친 숨결이 로젤린의 얼굴 위로 쏟아졌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욕망과 독점욕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전하, 이제 안전합니다. 군사들의 상태를 확인해야…." "내가 가지 말라고 했을 텐데? 왜 자꾸 내 말을 어기고 위험한 전장으로 뛰어드는 거지?"  테오도르의 손가락이 로젤린의 입술을 거칠게 뭉개듯 문질렀다. 그의 손길은 다정함보다는 상대를 완전히 소유하겠다는 강박에 가까웠다. 그는 로젤린의 갑옷 버클을 하나씩 풀어내며 그녀의 부드러운 셔츠 너머로 살결을 더듬었다. "당신이 다칠 때마다 내 심장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정말로 온 세상을 불바다로 만들고 싶어진단 말이야. 나를 미치게 만들지 마, 로젤린." "저는 소드마스터입니다, 테오도르. 그렇게 쉽게 부서지는 인형이 아니에요."  로젤린이 그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하자, 테오도르는 낮게 으르렁거리며 그녀의 입술을 집요하게 삼켰다. 숨이 막힐 듯한 밀월이 좁은 선실 안을 가득 채웠다. 로젤린은 그가 주는 지독한 무게감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눈을 감았다. 그가 내뿜는 용의 열기가 그녀의 체내로 흘러 들어와 기묘한 충만감을 선사했다. 한참 동안의 격정적인 시간이 흐른 뒤, 테오도르는 로젤린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댄 채 가라앉은 숨을 내쉬었다. 그의 손은
Read more

66

잠시 후, 테오도르의 얼굴에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함께 전보다 백 배는 더 짙은 광기 어린 집착이 피어올랐다. 그는 로젤린을 부서질까 두려운 유리 인형처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원정은 중단이다. 전원 회군한다." "전하! 적들이 코앞에 있습니다!" 제롬이 경악하며 말렸으나 테오도르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내 아이와 내 아내보다 중요한 건 이 세상에 없어. 적들 따위는 내가 혼자 가서 전부 재로 만들어버릴 테니, 로젤린은 지금 당장 침소로 돌아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 테오도르의 극단적인 아내 바보의 전조 증상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로젤린은 그의 목을 감싸 안으며 앞으로 펼쳐질 나날들이 결코 평탄치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하지만 그의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행복의 고동을 느끼며, 그녀 또한 조용히 미소 지었다.   * 유리로 빚은 사냥개  기함 윈터 라이온 호의 지휘실을 감돌던 공기는 일순간에 얼어붙었다. 지도를 짚고 있던 제롬의 손이 허공에 멈췄고, 검자루를 잡고 있던 한스의 어깨가 딱딱하게 굳었다. 마력 측정기를 들고 있던 노아는 자신이 방금 내뱉은 말이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뒤늦게 깨달은 듯, 하얗게 질린 얼굴로 테오도르의 눈치를 살폈다.  정작 소문의 중심이 된 로젤린은 자신의 아랫배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단단하고 평평한 복부였다. 하지만 그 안쪽 깊은 곳에서 잔잔하게 일렁이는 이질적인 마나의 파동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용의 심장이 가진 거칠고 뜨
Read more

67

선실 문이 닫히자마자 테오도르는 로젤린을 넓고 푹신한 침대 위로 조심스럽게 눕혔다. 그는 마치 그녀가 조금만 힘을 주면 깨져버릴 고대 도자기라도 되는 양, 손가락 하나하나를 지극히 정성스럽게 다루었다.  "내 다리가 부러진 줄 아는 걸까?" 로젤린이 침대에 누운 채 툴툴거리자, 테오도르는 그녀의 은색 갑옷 버클을 하나씩 풀어내며 낮게 속삭였다. "걸으면 배에 무리가 가. 당신은 전장에서 구르느라 몸을 돌보는 법을 몰라. 그러니 이제부터는 내가 당신의 손과 발이 되어줄 거야."  그의 손길은 평소의 거친 독점욕과는 달랐지만, 그 안에 담긴 집착의 농도는 훨씬 짙었다.테오도르는 로젤린의 갑옷을 전부 벗겨내고 부드러운 실크 셔츠 차림으로 만든 뒤,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의 커다란 손이 로젤린의 아직 평평한 아랫배 위로 조심스럽게 내려앉았다.  화끈거리는 열기와 함께 테오도르의 눈동자가 다시금 선홍빛으로 물들었다. 그의 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작은 생명의 박동에, 그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믿기지 않아. 이 안에 나와 당신의 아이가 숨 쉬고 있다니. 로젤린, 당신은 정말로 나를 완벽하게 구원할 작정인 건가?" "제가 당신을 구원한 게 아니라, 이 아이가 우리에게 찾아온 것입니다. 테오도르, 그러니 너무 불안해하지 마세요."  로젤린은 그의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테오도르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손바닥에 자신의 얼굴을 비벼대며 갈증을 달랬다. 그의 지독한 애착은 이제 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있었다. 그는 로젤린의
Read more

68

선실로 돌아온 테오도르는 잠든 로젤린의 곁에 누워 그녀의 배를 살며시 쓸어내렸다. "걱정 마, 로젤린. 우리 아이와 당신의 평화는 내가 완벽하게 지켜낼 테니까." 그의 나직한 맹세가 밤바다의 파도 소리 묻혀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지독한 소유욕과 과보호 속에서, 제국의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봄이 조금씩 잉태되고 있었다.   * 요람을 뒤흔드는 폭풍  기함 윈터 라이온 호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대공비의 선실은 이제 바다 위의 요새이자 화려한 감옥으로 변모해 있었다. 사방의 벽에는 침묵의 섬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한 마기를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해 최고급 정화 마석들이 촘촘히 박혀 은은한 은백색 빛을 내뿜었다. 바다의 거친 출렁임조차 선실 내부로는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테오도르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선체 하부에 설치한 충격 완화 마법 진이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 덕분이었다. 로젤린은 침대 머리에 놓인 푹신한 실크 쿠션에 기대어 앉아 자신의 아랫배를 가만히 어루만졌다. 평소라면 단단한 가죽 제복과 철제 갑옷에 조여져 있었을 몸이었으나, 지금은 테오도르가 대륙 전역에서 공수해 온 가장 부드러운 실크 셔츠 한 장만을 걸치고 있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 끝을 통해 아랫배 깊은 곳에서 일렁이는 미세한 마나의 맥동이 전해졌다. 그것은 전장에서 느끼던 파괴적인 마력도, 칼리스 가문의 서늘한 정화의 힘도 아니었다. 두 사람의 기운이 가장 완벽한 형태로 녹아들어 만들어낸, 작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한 생명의 신호였다. &n
Read more

69

그것은 소유자의 정화 마나를 극대화하여 방출할 수 있는 고대의 유물이었다. 노아는 안경을 치켜올리며 열정적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누님이 직접 마나를 쓰지 않아도 돼요. 이 성물에 누님의 각인을 조금만 연결해 두고, 매형의 용의 화염을 촉매로 삼아 기함의 마력포를 통해 발사하는 거예요. 그러면 누님의 몸에 무리를 주지 않고도 침묵의 섬을 가로막고 있는 보랏빛 결계를 단번에 파괴할 수 있어요." 노아가 설명을 마치며 로젤린의 침대 곁으로 한 걸음 다가서려 하자, 테오도르의 붉은 눈동자가 매섭게 빛났다. 그의 손가락 끝에서 황금빛 스파크가 파지직 소리를 내며 튀었다.  "처남, 선을 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내 아내에게 그렇게 가까이 다가가지 마라." "매, 매형… 저는 그냥 성물의 연결 선을 보여주려고 한 건데… 너무 가혹하셔요." 노아는 억울한 듯 중얼거렸지만, 테오도르의 장난 없는 기세에 서둘러 뒤로 물러섰다. 로젤린은 테오도르의 손등을 찰싹 때리며 그를 나무랐다.  "전하, 노아는 제 동생이자 황실 마법사 단장입니다. 질투를 하셔도 상황을 보며 하십시오." "내 여자에게 다가오는 모든 수컷은 경계 대상이다. 그게 동생이든 혈육이든 상관없어."  테오도르는 들으라는 듯 로젤린의 손가락 마디마디에 입을 맞추며 독점욕을 과시했다. 노아는 짐짓 벽면의 그림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제국의 지배자가 아내의 임신 한 번에 대륙 최강의 팔불출로 거듭나는 과정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Read more

70

"괜찮다고 몇 번을 말씀드려야 믿으시겠습니까, 전하? 저는 멀쩡합니다. 아이 역시 당신의 마력을 받고 오히려 한층 더 안정을 찾은 것 같아요."  로젤린은 그의 손목에 감긴 자신의 손에 힘을 주며 나직하게 대답했다. 그녀의 말에 테오도르의 표정이 순식간에 부드럽게 풀어졌다. 그는 로젤린의 평평한 아랫배 위로 자신의 손을 조심스럽게 겹쳐 올렸다. 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미세한 마나의 흐름은 이제 두 사람의 삶을 완벽하게 묶어버린 단단한 사슬과 같았다.  "다행이군. 만약 이 아이가 당신을 아프게 하거나 위태롭게 만든다면, 나는 내 자식이라 할지라도 용서하지 않았을 터이니." "전하, 제 자식에게 무슨 그런 무서운 말씀을 하십니까?"  로젤린이 미간을 좁히며 그를 나무랐지만, 테오도르는 비릿하게 웃으며 그녀의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그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여린 살결을 지긋이 누를 때마다 묘한 전율이 로젤린의 척추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의 집착은 아이가 생겨난 이후로 더욱 맹목적이고 광적인 형태로 변모하고 있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오직 당신뿐이야, 로젤린. 이 아이 역시 당신이 내게 준 선물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뿐이지. 당신이 없는 세상 따위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  테오도르는 로젤린의 셔츠 깃을 살짝 걷어내고 그녀의 쇄골 귀퉁이에 끈적한 입맞춤을 남겼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닿는 곳마다 붉은 낙인이 새겨지는 듯했다. 로젤린은 그의 흑발을 손가락으로 받아내며 눈을 감았다. 정녕 이 남자의 품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에는 이미 명확한 대답이 내려져 있었다. 그녀
Read more
PREV
1
...
56789
...
13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