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꼴찌팀의 독종 감독님이 나한테만 집착한다: Capítulo 91 - Capítulo 100

105 Capítulos

91

그날 저녁, 네 사람은 호수공원 근처의 최고급 한우 전문점의 아늑한 룸에 자리를 잡았다. 승자인 도욱은 조금의 양보도 없이 메뉴판에서 가장 비싼 특수부위와 꽃등심을 아낌없이 주문했다. 마블링이 화려하게 박힌 고기가 달궈진 불판 위에서 치익 소리를 내며 익어갈 때마다 고소한 냄새가 룸 안을 가득 채웠다. 태오는 지갑을 만지작거리며 눈물을 삼켰지만, 고생한 혜진의 접시 위에 익은 고기를 먼저 얹어주는 다정함을 잊지 않았다.  "혜진 선수, 많이 먹어요. 오늘 다리 쓰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내 지갑은 얇아졌지만 혜진 씨가 맛있게 먹으면 그걸로 만족해요." "치, 누가 챙겨달라고 했습니까? 코치님이 내기하자고 해놓고 지니까 속상해서 그런 거죠." 혜진이 퉁명스럽게 뱉으면서도 태오가 준 고기를 입에 넣으며 배시시 미소 지었다.  도욱 역시 잘 익은 등심 한 점을 서윤의 접시 위에 부드러운 손길로 놓아주었다. 주변의 시선이 차단된 조용한 룸 안에서, 네 사람은 시원한 음료 잔을 부딪치며 다가올 메가 타이거즈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백 코치, 오늘 내기는 졌어도 내일부터 전술 분석실 복귀하면 메가 타이거즈 포백 라인 동선 철저하게 쪼개 놔라. 이번 경기는 우리 선두권 진입의 분수령이다." 도욱이 고기를 씹으며 자연스럽고 묵직한 어조로 지시하자, 태오는 금세 진지한 지휘관의 눈빛으로 돌아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십시오, 감독님. 오늘 고기 값의 대가는 메가 타이거즈의 전술적 파멸로 갚아드리겠습니다. 이미 혜진 선수와 서윤 주장의 교차 압박 데이터는 완성해 두었습니다." 
Ler mais

92

삐익! 주심의 거친 휘슬 소리와 함께 드디어 전반전의 막이 올랐다.  경기는 초반부터 레이븐스의 완벽한 주도하에 전개되었다. 동아시아컵을 거치며 아시아 정상의 클래스로 완전히 각성한 서윤의 중원 조율은 그야말로 예술의 경지였다.메가 타이거즈의 미드필더 두 명이 거칠게 압박을 들어왔지만, 서윤은 몸을 부드럽게 돌리는 바디 페인팅 한 번으로 그들을 허무하게 따돌렸다. 공은 서윤의 발끝을 떠나 자석처럼 혜진에게 전달되었고, 혜진은 태오 코치의 데이터대로 상대의 허점을 찌르는 정교한 전진 패스를 전방으로 뿌렸다.  "아름아, 지금이야!" 서윤의 날카로운 외침과 동시에 수비 라인 끝에 걸쳐 있던 민아름이 폭발적인 가속도로 오프사이드 라인을 완전히 허물었다. 아름의 폭발적인 스피드는 메가 타이거즈의 거구 수비수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전반 18분, 서윤이 중원에서 찔러 넣은 칼날 같은 스루패스가 메가 타이거즈의 포백 라인을 완벽하게 관통했다. 공을 이어받은 아름은 무서운 속도로 페널티 박스 안쪽까지 치고 들어갔다. 상대 골키퍼가 각도를 좁히며 뛰어나왔으나, 아름은 침착하게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출렁! 전반 초반에 터진 레이븐스의 선제골이었다. 1 대 0. 레이븐스 아레나가 터질 듯한 환호성으로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와아아아! 넣었어! 서윤 언니 패스 진짜 미쳤다!"  아름이 골을 넣자마자 코너 플래그로 달려가 하트
Ler mais

93

아름이 서윤의 유니폼을 손이 터질 듯이 꽉 쥐며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동아시아컵 우승의 주역이자 레이븐스의 가장 날카로운 화살촉이었던 후배가 무차별적인 폭력 앞에 무참하게 꺾여버린 순간이었다. 서윤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눈물이 고였지만, 주장의 의무로 입술을 깨물며 메디컬 팀을 향해 손을 미친 듯이 흔들었다.  "의사 선생님! 빨리요! 들것 들고 빨리 들어오세요!" 터치라인 근처, 강도욱 감독의 얼굴은 평소의 차가움을 넘어 지독할 정도로 살벌한 악귀의 형상으로 굳어 있었다. 난간을 쥐고 있던 그의 거대한 손아귀는 핏줄이 터질 듯이 솟구쳐 올랐고, 대기석의 플라스틱 가림막을 거칠게 내리치며 부숴버릴 듯한 독기가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자신의 전술적 페르소나이자 아끼는 선수가 고의적인 파울로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이한 모습을 보며, 도욱의 안에서 잠자고 있던 폭군 감독의 잔인한 본능이 깨어났다.  백태오 코치 역시 혜진이 상대 선수들과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급하게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태오는 혜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그녀를 진정시켰지만, 그의 눈빛 역시 평소의 다정함을 잃고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결국 의료진에 의해 들것이 들어왔고, 아름은 산소마스크를 쓴 채 눈물을 흘리며 구급차로 이송되었다. 경기장 안의 관중들은 최성희와 메가 타이거즈를 향해 역대급 야유와 고함을 퍼부었지만, 레이븐스 벤치에 드리운 거대한 절망의 그림자는 쉽게 가두어지지 않았다. 아름이 실려 나간 자리는 너무나도 거대했다. 레이븐스의 전술은 서윤의 조율과 아름의 폭발적인 침투가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였다. 가장 정교한 화
Ler mais

94

 자책감이라는 거대한 괴물이 서윤의 숨통을 조여왔다. 서윤은 자신의 손가락 끝이 미치도록 떨리는 것을 숨기기 위해 유니폼 바지 주머니를 꽉 쥐었다. 눈물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지독한 죄책감이 그녀의 영혼을 까맣게 태워버리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병원 로비의 TV 화면에서는 메가 타이거즈 구단과 최성희의 뻔뻔한 언론플레이가 실시간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응급실 뒤편 브리핑룸에서 메가 타이거즈의 감독이 마이크를 잡고 안하무인 격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거친 볼 경합 과정이었을 뿐입니다. 최성희 선수는 공을 걷어내려다 잔디에 미끄러진 것이며, 고의성은 전혀 없었습니다.레이븐스 구단이 이번 돌풍으로 과도하게 흥분하여 우리 선수를 파울 유도범으로 몰아가는 여론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합니다. 최성희 선수의 레드카드 퇴장 처분 역시 과도한 판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였다. 화면 속 최성희는 구단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그저 혀를 차며 귀찮다는 듯 손을 휘두를 뿐이었다. 피해자인 아름이가 수술대에 오르는 그 순간에도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권위와 파벌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그 비열한 모습에 레이븐스 구단 프런트와 팬들은 분노로 치를 떨었다.  밤 11시가 넘었을 때, 아름은 마취제를 맞고 간신히 잠들었다. 병실 안의 정적을 견디지 못한 서윤은 슬그머니 방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복도 끝,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차갑고 어두운 비상구 계단으로 향했다. 두꺼운 철문이 닫히며 병원의 백색 소음이 차단되자, 서윤은 참았던 눈물을 한꺼번에 쏟아내며 콘크리트 계단 구석에 주저앉았다. 무릎을 가슴팍까지 끌어당겨
Ler mais

95. 꼴찌팀의 독종 감독님이 나한테만

"앗…… 코치님." 혜진이 깜짝 놀라며 밀어내려 했지만, 태오는 더욱 힘을 주어 그녀의 작은 체구를 온전히 감싸 안았다. 언제나 데이터와 장난기 어린 태도로만 일관하던 코치였지만, 지금 혜진을 안아주는 그의 가슴은 지독하리만큼 단단하고 뜨거웠다. 사방이 가로막힌 은밀한 분석실 안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거칠게 얽혀들었다.  "억지로 강한 척 안 해도 됩니다, 지혜진 선수. 내 앞에서는 그냥 울고 싶으면 울고, 힘들면 투정 부려요. 혜진 씨가 중원에서 오늘 얼마나 독사처럼 뛰었는지 내 모니터가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오늘 패배는 전술의 실패가 아니라 상대의 비열한 범죄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그 예쁜 얼굴 찡그리면서 울지 마요. 내 마음이 찢어질 것 같으니까." 태오의 낮고 청량하면서도 진심이 가득 담긴 고백이 혜진의 귓가에 닿자, 그녀는 결국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태오의 리넨 셔츠를 꼭 쥐었다. 언제나 차가운 시선과 파벌의 벽 속에서 외로운 독종으로 살아왔던 그녀에게, 오직 자신만을 온전히 바라보며 완벽한 정서적 안식처를 자처하는 남자의 존재는 그 어떤 전술 보고서보다 더 큰 구원과 위로가 되고 있었다.  태오는 혜진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내일부터 메가 타이거즈의 고질적인 수비 허점과 약점 데이터를 먼지 한 톨까지 다 털어내서 혜진 씨 발밑에 바치겠습니다. 우리 돌아올 최종전에서 완벽하게 복수하고, 끝난 뒤에 내가 약속했던 근사한 데이트 가요. 알았죠?" "치…… 코치님 지갑 거덜 날 줄 아세요." 혜진이 태오의 품에 얼
Ler mais

96

회의가 끝나고 시작된 오후 훈련은 그야말로 피와 땀이 뒤섞인 지옥도였다.서윤은 전방에서 공을 지켜내며 타이밍을 재는 가짜 구번의 움직임을 익히기 위해 수십 번을 넘어지고 다시 일어났다. 혜진 역시 2선에서 폭발적으로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셔틀런 훈련을 반복하며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은 고통을 견뎌냈다. 터치라인에 선 도욱의 불호령은 평소보다 배는 더 거칠고 날카로웠지만, 선수들은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고 잔디 위를 달렸다. 부러진 화살촉의 슬픔을 잊기 위한 레이븐스의 유일한 방식은 오직 압도적인 승리뿐이었다.  야간 자율 훈련까지 모두 끝나고 시계 바늘이 밤 11시를 가리켰을 때, 클럽하우스의 메인 조명들이 서서히 꺼졌다. 하루 종일 거친 훈련으로 지친 선수들은 숙소로 복귀해 빠르게 잠자리에 들었고, 사방에는 지독하리만큼 고요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혜진은 홀로 텅 빈 웨이트 트레이닝장에 남아 마지막 스쿼트 기구를 붙잡고 있었다. 낮 동안 침투 타이밍이 반 박자 늦었다는 도욱의 지적이 가슴에 맺혀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는 중이었다.땀이 비 오듯 흘러내려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무렵, 트레이닝장의 육중한 철문이 열리며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백태오 코치였다. 태오는 한손에 갓 조리된 따끈한 떡볶이와 튀김 상자를 들고, 다른 한손에는 시원한 음료를 든 채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혜진 선수, 내가 다치지 말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했는데 기어코 몸을 이 지경으로 만들고 있네요. 오늘 훈련 데이터 보니까 근육 피로도가 이미 임계점을 넘었습니다. 당장 기구 내려놓고 이쪽으로 와요."  태오가 평소의 장난기 어린
Ler mais

97

도욱은 가만히 손을 뻗어 마우스를 쥐고 있던 서윤의 하얀 손 위를 자신의 커다란 손바닥으로 가만히 덮어 잡았다. 굳은살 박인 그의 단단한 온기가 서윤의 손등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 안자, 서윤은 가만히 긴 숨을 내쉬며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그를 바라보았다. "독종처럼 혼자 여기서 또 밤을 새우고 있군. 내 전술이 그렇게 신뢰가 안 가나, 한서윤?"  도욱의 목소리는 지독하리만큼 낮고 자연스러웠다. 감독으로서의 무거운 위엄을 내려놓고, 오직 밤새 자신을 위해 몸을 던진 여인을 향한 애틋함과 숨 막히는 독점욕이 뒤섞인 음성이었다. 도욱은 마우스를 쥔 서윤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고쳐 잡으며 화면 위의 가상의 전술 선을 천천히 그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신체가 틈도 없이 밀착되며 서윤의 귓가에 그의 뜨거운 숨결이 닿았다.  "어려워할 거 없다. 네가 미드필더 라인으로 내려올 때 상대 수비수가 쫓아오면 혜진이에게 원터치로 내주고, 쫓아오지 않으면 네가 직접 돌아서서 슈팅 각도를 잡으면 돼. 네 발끝이 가진 그 정교한 리듬이라면 스페인 명문 구단 수비진도 찢어발길 수 있어. 고작 국내 리그 센터백들 앞에서 겁먹지 마라." 도욱의 명석하면서도 든든한 조율에 서윤은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몽글한 카타르시스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경기장 안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폭군이지만, 이렇게 단둘이 남겨진 어둠 속에서는 자신의 모든 불안감과 피로를 완벽하게 지워주는 가장 단단한 성벽이었다. 서윤은 고개를 살짝 돌려 그의 깊은 눈동자를 똑바로 응시했다. 은은한 모니터 불빛 아래로 그의 눈동자 속에서 서윤을 향한 거친 갈증이 일렁이고 있었다. "겁 안 먹었어, 오빠. 그냥 내가
Ler mais

98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그린 파이터즈의 미드필더진은 서윤을 향해 거친 전방 압박을 감행했다. 그들은 서윤이 공을 잡고 돌아서지 못하도록 신체 접촉을 극대화하며 무식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도욱이 설계하고 서윤이 완성한 플랜 C는 저들의 얕은 예측을 비웃듯 완전히 다른 궤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윤은 전방에 박혀서 상대 센터백들과 몸싸움을 벌이지 않았다. 그녀는 공이 후방에서 출발하는 순간, 오히려 미드필더 라인까지 한참을 걸어 내려오며 자신의 자리를 통째로 비워버렸다. "야! 한서윤 어디 가? 잡아 쫓아가?" 상대 중앙 수비수가 당황하며 소리쳤다. 전방에 있어야 할 스트라이커가 중원까지 내려가 공을 받아내니, 수비수 입장에서는 그녀를 따라 라인을 올려야 할지 제자리를 지켜야 할지 순간적인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수비 라인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지금 이 타이밍인가?' 서윤은 내려오는 탄력을 이용해 후방에서 날아온 공을 원터치로 측면으로 돌려놓았다. 상대 센터백 한 명이 결국 서윤의 움직임에 낚여 라인을 깨고 앞으로 튀어나온 그 짧은 찰나의 순간, 수비 벽의 배후에 거대한 하프스페이스가 열렸다. "혜진아! 잘라 들어가!" 서윤의 날카로운 호령이 경기장을 찢어발겼다. 중원에서 도끼처럼 버티고 있던 지혜진이 무서운 속도로 폭발적인 슬라이딩 침투를 시작했다. 백태오 코치와 밤을 새우며 정밀하게 조율했던 바로 그 침투 동선이었다.  공은 서윤의 발끝을 떠나 자석처럼 궤적을 그리며 튀어나온 수비수의 키를 넘겨 혜진의 발앞에 정확하게 떨어졌다. 혜진은 망설임 없이 공을
Ler mais

99

"오늘 경기, 완벽한 사령관이었다." 도욱의 목소리는 지독하리만큼 낮고 가라앉아 있었다. 운동장에서 냉정하게 호령하던 감독의 위엄 대신, 자신의 곁에 남아 레이븐스의 전술을 기적으로 완성해가는 여인을 향한 짙은 갈증과 사랑이 가득 묻어나는 남자의 음성이었다.  "아름이가 빠져서 저 수비수 놈들이 널 만만하게 보고 거칠게 들어올 때도... 넌 내 도움 없이도 저들의 성벽을 네 발끝으로 완벽하게 무너뜨렸지. 한서윤, 네가 없는 레이븐스의 그라운드는 이제 상상하기도 싫다. 넌 내 인생을 통틀어 유일하게 내 곁에 묶어두고 싶은 여자야." 그의 거침없고도 자연스러운 애정 표현에 서윤은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먹먹한 카타르시스와 안정감을 느꼈다.  경기장 안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독종 폭군이지만, 이렇게 단둘이 남겨진 어둠 속에서는 자신의 모든 피로와 상처를 완벽하게 지워주는 성벽 같은 남자였다. 서윤은 가만히 고개를 들어 그를 향해 생긋 미소를 지었다. "나 잘했지, 오빠? 오빠가 매일 밤 분석실에서 저들의 수비 동선 하나하나 다 쪼개서 내 머릿속에 넣어줬잖아. 내가 여기서 무너지면 강도욱의 축구가 가짜가 되는 거니까, 이를 악물고 뛰었어. 아름이가 병실에서 보고 있을 텐데 부끄러운 언니가 되기는 싫었거든. 다음 경기 메가 타이거즈 최종전에서도 나 주전으로 믿고 올릴 거지, 오빠?" 서윤이 달콤한 호칭으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사적인 반말로 나직하게 속삭이자, 도욱의 짙은 눈썹이 거칠게 꿈틀거렸다. 그녀의 자연스러운 투정과 애교가 그의 이성을 사정없이 흔들었음이 분명했다. 도욱은 땀과 진흙으로 범벅이 된 서윤의 가녀린 어깨를 자신의 넓고 단단한 가슴팍으로 조심
Ler mais

100. 꼴찌팀의 독종 감독님이 나한테만

팀의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잃었다는 절망은, 어느새 그 무기를 꺾어버린 자들을 향한 가차 없는 적개심과 끈끈한 결속력으로 승화하고 있었다. 클럽하우스 마당을 채운 선수들의 다짐은 그 어떤 전술 훈련보다 더 단단하게 레이븐스의 배후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아름이를 기숙사 방에 바래다주고 나온 오후, 훈련장 구석의 벤치에는 묘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지혜진은 전방 침투 훈련의 후유증으로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얼음주머니를 허벅지에 대고 있었다. 그때 타이밍 분석표를 든 백태오 코치가 슬그머니 그녀의 옆자리에 걸터앉았다. 태오는 평소의 장난기 어린 눈빛 대신, 혜진의 멍든 다리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얼음주머니를 건네받아 혜진의 허벅지 위를 조심스러운 손길로 꾹꾹 눌러주기 시작했다.  "오늘 2선 침투 타이밍은 지난 경기보다 0.2초 빨라졌습니다. 감독님이 요구하신 플랜 C의 궤적에 거의 완벽하게 진입했어요. 하지만 혜진 선수 근육 상태가 엉망이네요. 속상하게 진짜." 태오의 낮고 다정한 어조에 혜진은 괜히 고개를 돌리며 운동화 끈을 매만졌다. 연인이 된 이후로도 여전히 그의 노골적인 염려는 혜진의 서툰 마음을 자꾸만 붉게 물들였다.  "코치님, 저 진짜 괜찮다니까요. 아름이 돌아온 거 보셨잖아요. 지금 다리 아픈 게 문제가 아니에요. 무조건 메가 타이거즈 수비진을 찢어놓아야 해요." "아름이의 복수도 좋고 우승도 좋은데, 내 눈에는 지혜진이라는 선수가 다치지 않는 게 제일 먼저입니다. 축구장 안에서는 맹수처럼 뛰더라도, 내 앞에서는 제발 몸 좀 아껴요. 주말에 최종전 끝나면 내가 진짜 맛있는 거 사주면서 하루 종일 간호해 줄 테니까
Ler mais
ANTERIOR
1
...
67891011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