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꼴찌팀의 독종 감독님이 나한테만 집착한다: Capítulo 81 - Capítulo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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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이거 진짜야? 진짜 유럽에서 언니 데려가려고 공문 보냈대?" 민아름이 문을 부수듯 열고 들어오며 태블릿 화면을 보였다. 아름의 눈은 경악과 부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뒤이어 들어온 지혜진 역시 유니폼 가방을 내려놓지도 못한 채 굳은 표정으로 서윤을 바라보았다.  "서윤 언니, 축구협회 기술위 노인네들이 지금 난리가 났대요. 채리안 데려올 때는 자기들이 돈 썼는데, 언니는 역으로 유럽에서 거액의 이적료를 제시하니까 윗분들 계산기가 미친 듯이 돌아가는 중이래요." 혜진의 말대로였다. 자국 리그의 선수가 유럽 빅클럽으로 이적하는 것은 협회로서도 거대한 업적이었다. 그동안 기존 주전 파벌과 채리안을 비호하며 서윤을 견제하던 기술위원회의 기류가 이 제안 한 장으로 인해 완벽하게 뒤집어지고 있었다. 자본과 세계적인 명성 앞에서는 그 알량한 파벌의 벽도 순식간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법이었다.  "다들 조용히 하고 훈련 준비나 해. 아직 구단이랑 정식으로 얘기된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서윤이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하려 애썼지만, 이미 후배들의 마음은 크게 동요하고 있었다. 혜진은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며 라커룸으로 향하는 통로로 걸음을 옮겼다. 복도는 이미 취재진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그때, 통로 중간의 전술 분석실 문이 열리며 백태오 코치가 걸어 나왔다. 평소의 여유롭고 장난기 가득했던 미소는 간데없고, 그의 얼굴 역시 찌푸려져 있었다. 태오는 혜진이 다가오자 자연스럽게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구석의 작은 비품실 안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코치님, 왜 이러십니까? 남들이 보면 어쩌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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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욱이 먼저 정적을 깨뜨렸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 운동장에서의 그 호통치던 폭군 감독의 음성이 아니었다. 아주 낮고 가라앉은, 마치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무거운 돌덩이를 끌어올리는 듯한 자연스럽고도 가똔 음성이었다.  "조건이 아주 좋더군. 레이븐스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야. 네 연봉도 지금의 세 배를 제시했어. 스페인 리그의 전술 성향은 네 그 정교한 레지스타 리듬을 펼치기에 더없이 완벽한 무대지. 감독으로서 이 서류에 사인을 안 하면 난 직무유기다." 도욱은 서류를 손가락 끝으로 툭 치며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그를 계속 지켜봐 온 서윤의 눈에는 그의 커다란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서윤을 비추고, 그녀를 더 넓은 무대로 보내야 하는 감독의 전술적 이성과, 한 여자로서 그녀를 절대 빼앗기고 싶지 않은 남자의 날 것 그대로의 독점욕이 그의 안에서 전대미문의 전쟁을 벌이고 있음이 분명했다.  서윤은 테이블 위에 놓인 도욱의 커다란 손 위로 자신의 작은 손을 가만히 겹쳐 올렸다. 거칠고 굳은살 박인 그의 손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자, 도욱의 신체가 순간적으로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어졌다.  "오빠." 서윤이 아주 나직하고 달콤한 목소리로 사적인 호칭을 부르자, 도욱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은은한 조명 아래로 그의 깊은 눈동자 속에서 거친 불꽃과 지독한 갈증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매번 경기 후에 후미진 곳으로 끌고 가 소유권을 각인시키며 키스하던 맹목적인 행동 대신, 한 여자의 미래와 자신의 사랑 사이에서 처절하게 고뇌하는 남자의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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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풍 전의 조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페메니노의 이적 제안을 공식적으로 거절했다는 소식은 한국 축구계를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협회 행정동은 아침부터 몰려든 축구 기자들과 에이전트들의 항의성 문의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유럽 명문 구단이 제시한 역대 최고 수준의 이적료와 수십 억에 달하는 연봉을 단칼에 걷어찼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댓글 창은 왜 황금 같은 기회를 발로 차버렸냐는 비난과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는 의문으로 터져 나갔다.  기술위원장 역시 이른 아침부터 서윤의 숙소 앞을 서성이며 그녀를 설득하려 애썼다. 자국 리그의 선수가 스페인 무대로 진출하는 것은 협회의 거대한 치적이자 외교적 성과였기에 노인네들의 마음은 급할 수밖에 없었다. 위원장은 서윤이 방에서 나오자마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서류를 내밀었다. "한 주장, 정말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나. 이건 자네 개인의 영예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여자 축구의 역사가 바뀌는 일이네. 강도욱 감독이 자네를 붙잡으려고 무슨 수작이라도 부린 건가? 만약 구단의 압박이 있다면 협회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해 주겠네." 위원장의 다급한 질문에 서윤은 차분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녀의 눈동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맑고 단단했다.  "구단의 압박은 없었습니다.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선택입니다. 지금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븐스에서 감독님의 전술을 완성하는 것이며, 당장 눈앞에 다가온 동아시아컵 최종 라운드에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더는 이 문제로 제 전술 집중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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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오의 직설적이고도 다정한 격려에 혜진은 가슴이 터질 것처럼 세차게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늘 오지랖 넓은 코치라고 생각했는데, 이 삭막한 파주의 훈련장 위에서 오직 자신만을 온전히 믿고 배후를 받쳐주는 그의 존재는 혜진의 발밑에 그 어떤 방패보다 단단한 용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정말 코치님은 사람 부끄럽게 만드는 데 무슨 재주가 있으신 것 같아요. 알았으니까 이 손 좀 놓으세요, 감독님이 보십니다." 혜진이 볼을 붉히며 손을 빼내려 했지만, 태오는 나직하게 웃으며 그녀의 손가락을 가볍게 한 번 더 꽉 쥔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훈련 끝나고 숙소 복귀하면 내 방으로 와요. 북한 주전 미드필더들의 고질적인 역동작 데이터를 비디오로 보여줄 테니까. 다치지 말고 마저 뛰고 와요, 내 사랑스러운 미드필더." 태오의 청량한 직진 고백을 등 뒤로한 채, 혜진은 축구화 스터드로 잔디를 강하게 내리찍으며 다시 훈련장 중앙으로 질주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더는 그 어떤 두려움도, 망설임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야간 자율 훈련까지 모두 끝나고 시계 바늘이 밤 10시를 가리켰을 때, 파주 NFC의 전체 조명들이 하나둘 꺼지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거친 압박 속에서 몸을 던졌던 선수들은 피로에 지쳐 빠르게 숙소로 복귀했고, 사방에는 지독하리만큼 고요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서윤은 오늘 훈련 중에 나타났던 패스 미스의 궤적을 복기하기 위해 홀로 2층의 메인 전술 분석실로 향했다. 어두컴컴한 복도를 지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넓은 분석실 안에는 대형 모니터의 푸른 불빛만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서윤이 의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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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꼴찌팀의 독종 감독님이 나한테만

서윤의 우렁찬 외침에 아름과 혜진이 함성으로 답했다. 그들의 눈앞에는 아시아 최고의 왕관을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결전의 전장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레이븐스의 엔진은 이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신화의 고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 강철의 조율사   동아시아컵의 최종 라운드가 치러지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상공은 터질 듯한 열기로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남북 더비이자 이번 대회 우승컵의 향방을 가릴 마지막 결전이었다. 6만 관중이 뿜어내는 함성은 거대한 해일이 되어 스탠드를 집어삼켰고, 본부석에 정렬한 양 팀 선수들의 얼굴에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서늘한 살기가 감돌았다. 기자석의 노트북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카메라의 렌즈는 일제히 대한민국의 10번 한서윤에게 고정되었다. 세계적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천문학적인 제안을 거절한 그녀의 발끝이 과연 자국 리그에 남은 선택을 증명할 수 있을지, 온 세상이 숨을 죽인 채 지켜보고 있었다. 협회 기술위원들은 저마다 무거운 표정으로 평가서를 쥔 손에 힘을 주었고, 벤치 조끼를 입은 채리안은 입술을 바짝 말린 채 전방을 응시했다. 서윤은 심장 박동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느끼며 왼쪽 팔목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비록 지금은 레이븐스의 완장 대신 국가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살결을 스치는 바람 속에서 그녀는 여전히 팀의 중심을 잡는 지휘관이었다. 발목의 상태는 완벽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터치라인 너머를 바라보았다.  공식 자문위원 자격으로 대한민국 벤치 뒤편에 서 있는 강도욱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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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배들의 견제와 파벌의 벽 속에서 외로운 도전을 이어오던 레이븐스의 삼인방이, 마침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주역으로서 아시아 최고의 무대를 지배해가고 있었다.  서윤은 후배들의 어깨를 다독여주며 고개를 들어 벤치를 바라보았다. 오길상 감독은 주먹을 번쩍 들며 환호하고 있었고, 기술위원들은 경탄 어린 표정으로 서윤의 이름 옆에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려 넣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편, 도욱은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서 있었지만, 그의 차가운 입가에는 세상 그 누구보다 찬란하고 깊은 자부심이 서린 미소가 아스라이 걸려 있었다. '잘했다, 한서윤. 넌 내 최고의 선택이다.'  그의 무언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서윤의 귓가를 울리는 듯했다. 서윤은 입술을 꽉 깨물며 다시 중원의 중심을 잡았다. 선제골을 내준 북한은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광기 어린 총공세를 퍼부었다. 그들은 동점 골을 넣기 위해 피지컬의 한계를 시험하듯 더욱 거칠고 예리하게 한국의 중원을 압박해 왔다. 전반전에 힘을 아꼈던 북한의 주전 공격수들이 무서운 속도로 한국의 포백 라인을 몰아붙였다.  "라인 내려! 미드필더진 뒤 공간 커버해!" 오 감독의 지시와 함께 대한민국의 수비진에 비상이 걸렸다. 후반 15분, 북한의 날카로운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이 벌어졌고, 흘러나온 세컨볼을 상대 미드필더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한국 수비수의 몸을 맞고 굴절되며 골망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1-1. 동점 골이었다. 경기장은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해졌고, 북한 응원석에서 거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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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놈들이 내 방으로 다시 전화를 걸어왔더군. 이적료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 하면서." 도욱의 목소리는 지독하리만큼 낮고 가라앉아 있었다.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향해 호령하던 폭군 감독의 위엄 대신, 오직 자신의 곁에 남기로 한 여자의 가치를 온 세상이 인정하는 것을 지켜본 남자의 깊은 본심이 묻어났다.  "그래서, 오빠는 뭐라고 하셨어요? 또 거절했어요?" 서윤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그의 셔츠 깃을 조심스러운 손길로 반듯하게 정돈해 주었다.그녀의 손가락 끝이 도욱의 단단한 쇄골 부근을 가볍게 스칠 때마다 미세한 열기가 피어올랐다. 도욱은 나직하게 웃으며 메달을 쥐고 있던 손으로 서윤의 하얀 손을 가만히 감싸 잡았다. 부서질 듯한 손악귀의 압력 대신, 서로의 온기를 온전히 공유하는 포근하고도 묵직한 손길이었다.  "내 대답은 처음부터 같았다. 한서윤, 네 발끝이 만들어내는 그 레지스타의 리듬은 수백 억의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넌 내 전술의 심장이기도 하지만, 내 인생 전체를 통틀어 유일하게 내 곁에 두고 싶은 여자니까.스페인이든 어디든 널 내어줄 생각은 추호도 없어. 오늘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네 플레이는 완벽했다. 내 여자가 아시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걸 보면서, 내 심장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어."  그의 거침없고도 다정한 선언에 서윤은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먹먹한 카타르시스와 안정감을 느꼈다. 경기장 안에서는 누구보다 냉혹한 독종 폭군이지만, 이렇게 단둘이 남겨진 어둠 속에서는 자신의 모든 피로와 불안감을 완벽하게 지워주는 성벽 같은 남자였다.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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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메인 전술 회의실의 대형 모니터에는 다음 주말에 치러질 리그 21라운드 상대인 메가 타이거즈의 포메이션이 띄워져 있었다. 그들은 현재 리그 2위로, 레이븐스가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었다. 회의실 상석에 앉아 있는 강도욱 감독은 여전히 날카롭고 서늘한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짙은 네이비 색상의 수트를 완벽하게 차려입은 그는 단상 앞으로 걸어나와 지휘봉으로 화이트보드를 거칠게 두드렸다.  "동아시아컵 우승 따위는 오늘부로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라." 도욱의 묵직한 중저음이 실내를 순식간에 동결시켰다. 국가대표팀의 영광에 취해 있던 선수들의 눈빛이 그의 호령 한 번에 단숨에 날카로운 독기로 바뀌었다. 공적인 장소에서 그는 철저하게 감정을 배제한 폭군 감독의 정석이었다.  "메가 타이거즈는 북한 대표팀보다 압박의 강도는 낮지만, 전방 공격수들의 개인 기량과 골 결정력이 리그 최고 수준이다. 우리가 중원에서 단 한 번이라도 패스 미스를 범하면 그 순간 실점으로 이어진다고 봐야 해. 전술의 핵심은 중원에서의 확실한 볼 소유와 템포 조절이다. 주장 한서윤." "네, 감독님."  서윤이 허리를 곧게 펴며 그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 수많은 카메라 앞이나 기술위원회의 압박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그녀의 눈동자가, 오직 도욱의 시선 앞에서만 기분 좋게 요동쳤다. "네가 오늘 경기의 지휘관이다. 파주에서 스페인 놈들의 오퍼를 받느라 눈이 높아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레이븐스의 리듬은 여전히 정교해야 해. 상대 미드필더진이 전방 압박을 올 때 무리하게 턴 동작을 가져가지 말고, 혜진이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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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제안 거절하고 돌아왔을 때, 솔직히 당장이라도 널 내 방에 가두고 아무 데도 보내지 않고 싶었어." 도욱의 낮고 차가운 숨결이 서윤의 아랫입술을 스치듯 닿았다. 거친 독점욕의 각인이 아닌, 그녀의 선택에 대한 무한한 고마움과 사랑이 가득 담긴 진심 어린 음성이었다.  "협회 노인네들이 내 방 문을 부술 것처럼 항의해도 내 안에서는 오직 네가 남겠다는 그 한마디만 종일 맴돌았어. 한서윤, 넌 내 최고의 레지스타이기도 하지만 내 목숨을 쥐고 있는 유일한 여자야. 그러니까 내 앞에서 그렇게 예쁘게 웃으면서 투정 부리지 마. 감독으로서의 이성이 순식간에 마비되니까." 그의 거칠면서도 애절한 고백에 서윤은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의 깊은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서윤은 그의 단단한 어깨에 두 손을 얹으며 든든하게 미소 지었다.  "오빠가 뒤에서 이렇게 단단한 성벽으로 버티고 서 있는데 내가 어딜 가겠어? 난 강도욱의 전술 안에서 공을 찰 때 가장 행복해. 그러니까 주말 메가 타이거즈 경기에서도 위에서 눈 크게 뜨고 똑똑히 봐요. 내가 왜 오빠의 사령관인지 그라운드 위에서 다 부숴버릴 테니까." "그래. 누구 앞에서도 기죽지 마라. 네 배후는 내가 완벽하게 지킬 테니까."  도욱은 서윤의 하얀 이마에 자신의 입술을 아주 조심스럽고도 깊게 꾹 눌렀다. 굳은살 박인 그의 입술이 살결에 닿는 감각은 그 어떤 격렬한 키스보다 훨씬 더 묵직한 진심과 영원한 신뢰를 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더 긴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서로를 향한 완벽한 사랑이 담긴 시선을 나눈 뒤 헤어졌다. 이제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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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꼴찌팀의 독종 감독님이 나한테만

선글라스를 끼고 있던 도욱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고, 아이스크림을 먹던 태오 역시 동작을 멈춘 채 얼어붙었다. 구단의 수장과 수석 코치, 그리고 팀의 주장과 핵심 미드필더가 비밀 데이트 현장에서 정면으로 충돌한 초유의 사태였다. 사방에 지독할 정도로 어색하고 서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서윤은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져 발끝만 쳐다보았고, 혜진은 아예 고개를 돌려 먼 산을 바라보았다. 도욱은 헛기침을 크게 하며 선글라스를 고쳐 썼고, 이 기괴한 침묵을 먼저 깨뜨린 것은 역시나 넉살 좋은 백태오 코치였다. "하하하! 감독님! 여기서 뵙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오늘 하늘이 유난히 푸르다 했더니, 레이븐스의 중심이 여기 다 모여 있었네요?" 태오가 어색하게 웃으며 다가오자, 도욱은 팔짱을 낀 채 매서운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았다.  "백 코치, 오늘 데이터 분석실에서 스페인 리그 압박 강도 보고서 마무리한다고 하지 않았나? 왜 여기 서 있는 거지?" 도욱의 서늘한 질문에 태오가 식은땀을 흘리며 혜진의 눈치를 살폈다. 혜진은 대선배이자 무서운 감독의 등장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서윤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도욱의 옆구리를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쿡 찔렀다.  "오빠, 아니 감독님. 오랜만에 주말 휴가인데 코치님이랑 혜진이한테 너무 그러지 마요. 우리도 산책하러 온 거잖아요." 서윤이 나직하게 타이르자 도욱은 못 말리겠다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풀었다.공적인 경계선 뒤에 숨겨두었던 어색함이 가라앉자, 태오는 이 팽팽한 텐션을 축구인의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기발한 제안을 던졌다. 그들의 바로 옆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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