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시작한다. 오늘은 11대 0 전술 훈련이다. 너를 중심으로 모든 패스가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해. 단 한 번의 미스라도 나오면 오늘 훈련은 밤까지 이어진다."오전 훈련이 시작되자 선수들은 다시 지옥으로 초대받았다. 도욱은 평소보다 세 배는 더 가혹하게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특히 서윤에게는 단 1센티미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다."서윤! 고개 들어! 3번 위치에 있는 아름이가 안 보여? 시야가 좁아지면 넌 그냥 공 차는 기계일 뿐이야!"도욱의 호통이 경기장을 울렸다. 민아름과 김정희 등 동료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윤과 도욱을 번갈아 살폈다. 지난 경기 승리 후 분위기가 좋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감독의 독기는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서윤 언니, 감독님 오늘 왜 저러셔? 꼭 언니한테 화풀이하는 사람 같아."민아름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서윤은 묵묵히 고개를 저으며 다시 운동장을 달렸다. '지켜야 하니까.' 그가 자신을 이토록 거칠게 다루는 이유를 알기에 서윤은 비명을 지르는 근육을 억누르며 더 높이 뛰어올랐다.오후에는 전술 영상 분석이 이어졌다. 어둠침침한 분석실 안, 스크린의 빛만이 선수들의 얼굴을 비췄다. 도욱은 다음 경기 상대인 「스틸 윙즈」의 수비 라인을 분석하며 서윤의 역할을 강조했다."스틸 윙즈는 수비 간격이 매우 좁다. 여기서 너희가 할 일은 하나다. 서윤이가 공을 잡는 순간, 좌우 윙어들이 중앙으로 침투하며 수비를 유인하고, 그 틈을 타서 서윤이가 반대편으로 롱패스를 찌르는 거다. 『공간 창출의 마술』, 그게 이번 전술의 핵심이다."도욱의 손가락이 스크린 위를 바쁘게 움직였다. 서윤은 그의 목소리에 집중하려 애썼지만, 좁은 공간에서 느껴지는 그의 존재감이 자꾸만 신경을 자극했다. 그의 낮은 중저음은 분석실의 공기를 진동시켰고, 서윤은 그 진동이 자신의 심장까지 닿는 것 같았다.훈련이 모두 끝나고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향했을 때, 서윤은 오늘도 홀로 남아 뒷정리를 자처했다. 흩어진 축구공을 하나둘 가방에 담고 있을 때,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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