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팀의 독종 감독님이 나한테만 집착한다》全部章節:第 21 章 - 第 30 章

75 章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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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욱은 약속한 20분이 지나자마자 가차 없이 교체 사인을 보냈다. 서윤은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돌아왔다. 도욱은 수건을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며 나직하게 읊조렸다."잘했다. 내 심장."그 한마디에 모든 고통이 눈 녹듯 사라졌다.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였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을 때, 구단 홍보팀장 박수진이 라커룸으로 들이닥쳤다. 그녀의 손에는 서윤과 도욱이 어젯밤 감독실에서 함께 있는 사진이 들려 있었다."강 감독님, 그리고 한서윤 선수. 이 사진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구단 규정에 선수와 감독의 사적 만남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는 거 아시죠?"수진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라커룸의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동료 선수들은 당황하며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그건 전술 보완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박 팀장님은 훈련장까지 감시하는 게 업무입니까?"도욱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수진은 코웃음을 쳤다."전술 보완을 서로 껴안고 합니까? 이 사진, 이사회에 이미 보고됐어요. 내일 오전 중에 두 분 다 소환 조사받게 될 겁니다. 특히 한서윤 선수는 이번 일로 화이트 타이거즈 이적은커녕 영구 제명까지 고려될 수도 있어요."서윤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자신 때문에 도욱의 커리어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밀려왔다. 그때, 도욱이 서윤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수진을 똑바로 응시했다."조사는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착각하지 마세요. 이 사진이 증명하는 건 내 부도덕함이 아니라, 당신들의 비열함입니다. 선수를 협박해서 이적시키려던 녹취록, 나도 가지고 있거든."도욱의 반격에 수진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뭐, 뭐라고요?""내 선수를 건드린 대가는 혹독할 겁니다. 박 팀장님."도욱은 서윤을 이끌고 라커룸을 나왔다. 복도를 걷는 그의 발걸음은 여전히 단호했지만, 서윤은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것을. 그는 지금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었다.주차장에 도착하자 도욱은 서윤을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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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팀장님은 서윤 선수에게 리그 명문 팀인 「화이트 타이거즈」로의 이적을 종용하며, 가지 않을 경우 구단 내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구단의 이익을 해치고 선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 아닙니까?”“증거 있습니까? 근거 없는 모함은 법적 대응을 부를 겁니다!”박수진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는 도욱이 설마 정말로 증거를 가지고 있을 거라곤 생각지 못한 듯했다. 그때, 도욱이 주머니에서 작은 녹음기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어제 스틸 윙즈와의 경기 전, 박 팀장님이 제 집무실로 찾아와 한 제안입니다. 들어보시겠습니까?”녹음기에서 재생된 목소리는 선명했다. 박수진의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강 감독, 영리하게 생각해요. 한서윤만 넘겨주면 이사회에서도 당신 연봉 인상안 바로 통과시켜 줄 거야. 걔 하나 때문에 당신 커리어 망칠 거야? 적당히 사진 몇 장 찍어서 스캔들 터뜨리기 전에 알아서 기라고.]회의실 안이 순식간에 술렁였다. 박수진의 얼굴은 순식간에 흙빛이 되었다. 구단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박수진을 노려보았다.“박 팀장, 이게 사실인가?”“그, 그건… 그냥 감독님을 설득하려고 한 말이지, 진심이 아니었습니다!”박수진이 변명하려 애썼지만, 도욱은 가차 없었다.“이사회 여러분, 저는 레이븐스의 재건을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서윤이라는 걸출한 재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구단의 핵심 간부가 타 구단과 결탁해 선수를 빼돌리려 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자 사적인 관계를 운운하며 감독과 선수를 흔드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구단 운영입니까?”도욱의 반격은 치밀하고도 강력했다. 그는 단순히 자신들을 변호하는 것을 넘어, 이사회의 부조리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만약 이 시간 이후로도 한서윤 선수나 저에 대한 근거 없는 추문이 이어지거나 부당한 징계가 내려진다면, 저는 이 녹취록을 포함해 그동안 박 팀장이 저질러 온 전횡을 언론에 공개하겠습니다. 저는 잃을 게 없습니다. 하지만 레이븐스의 이미지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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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쓰지 마라. 이겨내야 할 과정이다.”“감독님, 제가 주장을 다시 맡으면 안 될까요? 제가 주장이 되어서 아이들의 마음을 다시 돌려볼게요. 감독님이 주시는 편애가 아니라, 제가 실력으로 얻어낸 신뢰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서윤의 제안에 도욱은 의외라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주장은 왕관을 쓰는 자리다.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 고꾸라질 텐데?”“견딜게요. 감독님이 가르쳐주신 독종의 정신으로요.”도욱은 서윤의 결연한 눈빛을 보며 천천히 주머니에서 낡은 주장 완장을 꺼냈다. 그리고는 서윤의 왼쪽 팔에 직접 완장을 채워주었다. 손가락 끝이 서윤의 팔뚝에 닿을 때마다 묘한 전율이 일었다.“좋아. 그럼 내일 훈련부터 증명해 봐. 네가 편애의 주인공이 아니라, 이 팀의 진정한 리더라는 걸.”도욱은 서윤의 완장을 툭툭 쳐주고는 돌아섰다. 서윤은 팔에 감긴 노란색 완장을 꽉 쥐었다. 이것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이었고, 도욱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증명해야 할 자격이었다.다음 날 새벽, 서윤은 평소보다 한 시간 더 일찍 운동장에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운동장 한복판에 커다란 화이트보드를 세워두었다. 보드 위에는 선수 한 명 한 명의 장점과, 자신이 그들에게 어떤 패스를 보내고 싶은지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선수들이 하나둘 모여들자 서윤은 그들 앞에 섰다.“다들 들어줘. 나 감독님한테 편애받는 거 맞아. 하지만 그 편애를 우리 팀 전체의 승리로 돌려주고 싶어. 내가 레지스타인 이유는 나 잘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를 빛나게 하기 위해서야. 오늘 훈련에서 내가 보내는 패스가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욕해도 좋아. 하지만 한 번만 내 발끝을 믿어줘.”서윤의 진심 어린 호소에 선수들의 눈빛이 조금씩 흔들렸다. 그 뒤에서 도욱은 팔짱을 낀 채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입가에 아주 희미한, 하지만 확신에 찬 미소가 걸렸다.폭풍의 눈을 지나온 레이븐스는 이제 더 거대한 파도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사랑은 그들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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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욱은 터치라인에 서서 그 광경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서른하나. 축구 선수로서는 은퇴를 고민하거나 이미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할 나이.그는 서윤의 나이인 스물다섯에 유럽 무대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었다. 하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모든 것을 잃었던 그에게, 지금 저 그라운드에서 필사적으로 달리는 서윤의 모습은 잃어버린 자신의 조각을 찾는 과정과도 같았다.'그래, 서윤아. 그렇게 증명하는 거다. 네가 왜 나의 유일한 선택인지.'도욱은 시계를 확인하며 휘슬을 불었다."오전 훈련 종료. 전원 휴식."선수들은 그대로 잔디 위에 주저앉았다. 서윤 역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물을 들이켰다. 그때, 유진이 수건을 목에 건 채 서윤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머뭇거리다가 물병 하나를 서윤에게 던져주었다."…패스는 좋더라. 아까 그 상황에서 나한테 줄 줄은 몰랐어.""네가 가장 좋은 위치에 있었으니까. 난 그냥 내 할 일을 한 거야."서윤의 담담한 대답에 유진은 묘한 표정을 짓더니 툭 뱉었다."감독님이 너만 챙기는 거, 솔직히 아직도 기분 나빠. 근데 네 실력까지 부정하진 않을게. 대신 다음 경기에서 실수하면 그땐 정말 가만 안 둬."유진이 츤데레 같은 말을 남기고 떠나자, 서윤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완벽한 화해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동료로서의 신뢰는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다.오후에는 구단 내 물리치료실에서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가 있었다. 서윤은 순서를 기다리며 복도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때 치료실에서 나오는 도욱과 마주쳤다. 도욱은 서윤의 상태를 살피듯 그녀의 무릎과 발목을 훑었다."주장 완장 차니까 몸이 더 무거워진 것 같군.""무거운 만큼 더 단단해지고 있어요. 감독님 덕분에요."서윤이 웃으며 대답하자, 도욱은 주위를 살핀 뒤 목소리를 낮췄다."스물다섯이면 한참 응석 부릴 나이인데, 넌 너무 일찍 철이 들었어. 축구장 밖에서까지 주장의 무게를 견디려고 하지 마라.""감독님은요? 서른하나면 아직 젊으신 나이인데, 왜 그렇게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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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역습훈련장의 아침은 여느 때보다 소란스러웠다. 개막전 승리와 이사회의 압박을 이겨낸 레이븐스의 기세는 무서운 속도로 달아오르고 있었다.서윤은 완장을 고쳐 차며 그라운드 중앙에 섰다. 스물다섯, 축구 선수로서 가장 뜨겁게 타올라야 할 이 시기에 그녀는 생애 처음으로 '팀'이라는 거대한 유기체의 심장이 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아름아, 왼쪽으로 더 벌려! 혜진아, 공 받으러 내려올 때 상대 수비수 위치 확인하고!"서윤의 지시는 이제 팀원들에게 잔소리가 아닌 승리의 공식으로 들렸다. 지혜진과 민아름은 서윤의 지휘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였고, 레이븐스의 패스 워크는 강도욱 감독이 원하던 정교함을 갖춰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도 서윤의 시선은 자꾸만 터치라인 너머,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도욱에게 향했다.젊은 감독 강도욱. 그는 평소에도 독종이라 불릴 만큼 냉정했지만, 오늘따라 그의 주변을 감도는 공기는 유난히 시리고 날카로웠다. 그의 시선은 훈련장이 아닌, 구단 건물 입구에 세워진 낯선 검은색 승용차에 고정되어 있었다.훈련이 잠시 멈춘 사이, 그 차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잘 재단된 수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는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도욱에게 다가갔다. 도욱의 미간이 깊게 파였다. 서윤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저 남자가 도욱의 평정심을 뒤흔드는 '과거'의 조각이라는 것을."오랜만이네, 강도욱. 여전히 이런 진흙탕에서 구르고 있을 줄은 몰랐어."남자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벼려진 칼날 같은 조롱이 섞여 있었다. 도욱은 대답 대신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쏘아보았다."최현성,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닐 텐데.""왜 이래, 옛 동료끼리. 내가 이번에 「블랙 발키리」 감독으로 부임했거든. 인사도 할 겸, 우리 구단주님이 레이븐스와 연습 경기를 제안하셔서 말이야. 꼴찌 팀한테 자선 사업 좀 하라는 뜻이지."블랙 발키리. 리그 부동의 1위이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명문 구단이었다. 최현성은 도욱과 같은 시기에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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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꼴찌팀의 독종 감독님이 나한테만 집착한다

서윤은 조심스럽게 도욱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그의 커다란 손은 차가웠지만, 서윤의 손길이 닿자 미세하게 온기가 도는 것 같았다."토요일 경기, 이길 수 있어요. 감독님의 전술과 우리 실력이면 충분해요. 그러니까 너무 겁내지 마세요.""겁낸다고? 내가?""네. 지금 감독님 눈에 두려움이 가득해요. 과거의 자신을 투영하지 마세요. 우린 감독님이 아니에요. 우린 레이븐스고, 우린 지지 않아요."서윤의 단호한 위로에 도욱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보이지 않는 선 위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뜨겁게 얽혔다. 도욱은 손을 뒤집어 서윤의 손을 꽉 맞잡았다."넌 항상 내 계산을 빗나가게 하는구나.""감독님 전술의 유일한 변수가 저라면서요. 이번에도 그 변수를 믿어보세요."도욱은 서윤의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이마에 갖다 댔다."그래… 이번 한 번만 더 믿어보지. 네가 내 심장이라는 걸."그의 낮은 고백에 서윤의 심장이 요동쳤다. 축구장이라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오직 두 사람만이 공유하는 이 정적은 세상 그 무엇보다 뜨거운 구원처럼 느껴졌다.토요일, 드디어 블랙 발키리와의 연습 경기가 열렸다. 레이븐스의 홈 구장이었지만, 상대 팀의 이름값에 눌려 관중석은 이미 블랙 발키리의 팬들로 가득 찼다. 최현성은 거만한 자세로 도욱에게 악수를 청했다."준비는 됐나? 90분 뒤에 네 표정이 어떨지 벌써 기대되는데.""말은 경기 끝나고 해라."도욱은 차갑게 악수를 거절하고 벤치로 향했다. 그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마지막 지시를 내렸다."오늘 경기의 목표는 하나다. 우리가 누구인지 세상에 알리는 것. 블랙 발키리의 화려함에 쫄지 마라. 그들은 귀족 축구를 하지만, 우린 밑바닥에서 올라온 독종들이다. 전술은 『철저한 고립』이다. 한서윤을 중심으로 상대를 늪으로 끌어들여라."삐익-!심판의 휘슬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었다. 블랙 발키리는 명성대로 강력했다. 그들의 패스는 빠르고 정확했으며, 공격수들의 개인 기량은 레이븐스 수비진을 순식간에 무너뜨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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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은 거칠게 어깨를 밀어붙이는 상대를 오히려 이용해 중심을 무너뜨렸다. 그리고는 전방으로 패스하는 척 발목을 비틀어, 가장 먼 곳에 있는 윙어에게 한 번에 길게 공을 뿌렸다. 자로 잰 듯한 롱패스였다.“뭐야? 저 거리에서 정확히?”최현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서윤의 패스는 블랙 발키리의 수비 라인을 단숨에 바보로 만들었다. 공은 민아름의 발끝에 자석처럼 달라붙었고, 레이븐스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상대는 리그 1위 팀이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복귀하며 아름의 길목을 차단했다.다시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시간은 무정하게 흘러 후반 40분을 지나고 있었다. 선수들의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고, 지혜진은 종아리에 쥐가 난 듯 절뚝거렸다.“교체 준비해!”최현성이 여유롭게 주전 공격수를 새로 투입하며 레이븐스를 비웃었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블랙 발키리에게 레이븐스의 투혼은 그저 잠시 스쳐 가는 소동일 뿐이라는 태도였다.그때, 도욱이 서윤을 불렀다.“서윤아! 5분 남았다. 전술 7번으로 전환해. 네가 직접 전진해!”전술 7번. 그것은 레지스타인 서윤이 수비 라인을 버리고 직접 골문 앞까지 침투하는, 가장 공격적이고 위험한 도박이었다.만약 공을 뺏기면 뒷공간은 완전히 뚫리게 되지만, 서윤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녀는 도욱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폭발적인 스피드로 중원을 가로질렀다.“한서윤이 올라온다! 잡아!”블랙 발키리 수비진이 당황하며 서윤에게 달려들었다. 서윤은 거친 태클을 가볍게 피하며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도달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폐는 타들어 가는 통증을 보냈지만, 그녀의 시야에는 오직 하나, 상대의 골대만이 선명했다.마지막 순간, 최현성의 지시를 받은 수비수가 서윤의 다리를 노리고 깊은 태클을 들어왔다. 고의적인 반칙이었다.“아!”서윤은 공중으로 붕 떴다가 거칠게 바닥으로 추락했다. 경기장의 모든 관중이 숨을 죽였다. 도욱은 참지 못하고 그라운드 안으로 한 발자국 발을 내디뎠다. 그의 주먹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꽉 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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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도욱의 과거. 부상과 은퇴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어둠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있었다. 서윤은 휴대폰을 꽉 쥐고 옆에 있는 도욱을 쳐다보았다. 도욱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어둠을 응시하고 있었다. ‘당신이 어떤 과거를 가졌든 상관없어요. 이번엔 내가 당신을 지킬 거니까.’  서윤은 속으로 다짐하며 그의 손을 더 꽉 잡았다. 폭풍은 이제 막 지나간 줄 알았으나, 더 거대한 파도가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레이븐스의 심장은 이제 멈추지 않는다. 독종 감독과 그의 심장이 써 내려갈 기적의 제2막이, 그렇게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뜨겁게 예고되고 있었다.   * 칼날 위를 걷는 진실   승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이른 새벽, 서윤은 훈련장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포털 사이트 스포츠 면을 장식한 것은 어제의 기적 같은 승전보가 아니었다. [단독] 레이븐스 강도욱 감독, 유럽 시절 ‘영구 제명’ 위기였나? 부상 은퇴 뒤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  자극적인 헤드라인 아래에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가득했다. 도욱이 유럽 리그에서 뛰던 시절, 단순한 부상이 아니라 동료 선수와의 폭행 시비에 휘말렸으며 도박 사이트와 연루되어 조기 은퇴를 종용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출처는 익명의 구단 관계자. 서윤은 박수진 팀장의 비릿한 미소를 떠올리며 휴대폰을 쥔 손을 부르르 떨었다. '거짓말이야. 그럴 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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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건 감독님 무릎이지, 감독님 영혼이 아니잖아요. 제가 증명할게요. 감독님의 축구가 얼마나 고결한지. 그러니까 도망치지 마세요. 감독님이 없으면 저도 공 안 차요." 도욱은 서윤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손길은 지독하게 부드러웠고, 또 애절했다. "넌 너무 눈부셔서, 내 어둠이 널 삼킬까 봐 겁이 나." "그럼 제가 감독님의 어둠을 다 비춰드릴게요. 제 심장은 감독님이 불어넣어 준 거니까, 감독님을 위해서만 뛸 거예요."  서윤은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댔다. 도욱은 참았던 숨을 토해내며 그녀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두 사람 사이의 정적은 이제 슬픔이 아닌, 서로를 향한 단단한 맹세로 채워지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서윤은 훈련장에 모인 선수들 앞에 섰다. 그녀의 팔에는 평소보다 더 선명하게 주장 완장이 빛나고 있었다. "다들 들어. 감독님에 대한 기사는 우리를 무너뜨리려는 비겁한 공격이야. 감독님이 우리를 위해 뭘 하셨는지 잊었어? 우리를 축구 선수로 만들어준 건 그분이야. 난 감독님을 믿어. 믿지 못하는 사람은 지금 이 훈련장에서 나가." 서윤의 서슬 퍼런 선언에 선수들은 숙연해졌다. 민아름이 먼저 손을 들었다.  "나도 믿어. 감독님 없었으면 나 어제 골 못 넣었어." "나도.""나도 마찬가지야." 선수들의 마음이 다시 하나로 모이기 시작했다. 서윤은 그 기세를 몰아 훈련을 지휘했다. 감독이 부재한 훈련장이었지만, 레이븐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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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꼴찌팀의 독종 감독님이 나한테만

서윤은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공을 찼다. 그녀는 도욱이 설계한 전술의 흐름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공이 발끝에 닿을 때마다 그녀는 경기장 전체를 하나의 체스판처럼 읽어 내려갔다. "지금이야, 아름아!" 서윤의 발끝을 떠난 공이 수비수 두 명 사이의 바늘구멍 같은 틈을 뚫고 지나갔다. 민아름은 망설임 없이 질주하여 공을 낚아챘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나이스 패스, 서윤 언니!" 아름이 달려와 서윤을 껴안았다. 도욱은 그 광경을 지켜보며 아주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이 서윤과 마주쳤을 때, 서윤은 그의 눈동자 속에 담긴 깊은 신뢰와 뜨거운 열망을 읽어냈다. 그것은 감독이 선수를 바라보는 시선 그 이상의 것이었다.  오전 훈련이 끝나고 선수들이 식당으로 향했을 때, 도욱은 서윤을 따로 불렀다. "주장, 잠시 나 좀 보지." 서윤은 땀을 닦으며 도욱의 뒤를 따랐다. 그가 향한 곳은 구석진 장비 창고 옆,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한적한 벤치였다. 도욱은 벤치에 앉아 옆자리를 툭툭 쳤다.  "앉아. 발목 상태는 어때?" "괜찮아요. 감독님이 어제 직접 테이핑해주신 덕분에요." 서윤이 자리에 앉자 도욱은 무심한 척 그녀의 발목 쪽을 살피더니 이온 음료 하나를 내밀었다.  "아까 훈련 때, 지혜진이랑 민아름이 널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더군. 이제야 진짜 팀 같아." "네. 아이들이 절 주장으로 대해 줄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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