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의 역습훈련장의 아침은 여느 때보다 소란스러웠다. 개막전 승리와 이사회의 압박을 이겨낸 레이븐스의 기세는 무서운 속도로 달아오르고 있었다.서윤은 완장을 고쳐 차며 그라운드 중앙에 섰다. 스물다섯, 축구 선수로서 가장 뜨겁게 타올라야 할 이 시기에 그녀는 생애 처음으로 '팀'이라는 거대한 유기체의 심장이 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아름아, 왼쪽으로 더 벌려! 혜진아, 공 받으러 내려올 때 상대 수비수 위치 확인하고!"서윤의 지시는 이제 팀원들에게 잔소리가 아닌 승리의 공식으로 들렸다. 지혜진과 민아름은 서윤의 지휘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였고, 레이븐스의 패스 워크는 강도욱 감독이 원하던 정교함을 갖춰가고 있었다.하지만 그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도 서윤의 시선은 자꾸만 터치라인 너머,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도욱에게 향했다.젊은 감독 강도욱. 그는 평소에도 독종이라 불릴 만큼 냉정했지만, 오늘따라 그의 주변을 감도는 공기는 유난히 시리고 날카로웠다. 그의 시선은 훈련장이 아닌, 구단 건물 입구에 세워진 낯선 검은색 승용차에 고정되어 있었다.훈련이 잠시 멈춘 사이, 그 차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잘 재단된 수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남자는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도욱에게 다가갔다. 도욱의 미간이 깊게 파였다. 서윤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저 남자가 도욱의 평정심을 뒤흔드는 '과거'의 조각이라는 것을."오랜만이네, 강도욱. 여전히 이런 진흙탕에서 구르고 있을 줄은 몰랐어."남자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벼려진 칼날 같은 조롱이 섞여 있었다. 도욱은 대답 대신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쏘아보았다."최현성,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닐 텐데.""왜 이래, 옛 동료끼리. 내가 이번에 「블랙 발키리」 감독으로 부임했거든. 인사도 할 겸, 우리 구단주님이 레이븐스와 연습 경기를 제안하셔서 말이야. 꼴찌 팀한테 자선 사업 좀 하라는 뜻이지."블랙 발키리. 리그 부동의 1위이자,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명문 구단이었다. 최현성은 도욱과 같은 시기에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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