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는 아무런 말없이 엘리의 손을 바라보았다.희고 작은 손.어릴 적의 기억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여전히 엘리는 다정하고, 또 부드러웠다.자그마치 15년이라는 세월동안, 나는 왜 아멜리아를 잊지 못했을까.“그대가 처음이었습니다.”“처음이요?”“제게 스피나 가문의 후계자로 대하지 않은 사람이 그대였습니다.”“그야당연하죠. 그땐 저는 공작가의 대공녀 였으니까요.”“그게 무엇이든 말입니다. 전 오만방자한 녀석이었습니다. 그대 덕에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할 수 있었으니까요.”레이먼드의 말에 엘리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고작 그런 것으로 날 찾아 다녔다니.이 사람의 기억에는 내가 어떻게 남아 있는 것일까.처음 만났던 날은 아직도 머리안에서 향수처럼 남아있었다.그리 좋은 만남은 아니었지만, 그는 당당하고 멋있는 사람이었으니까.그래서 더 나타날 수 없었다.나의 이런 모습을 그가 보면 무어라 할지, 아무 확신조차 없었으니까.“레이먼드, 저는…”“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이 실종되었다, 사망했다고 하는데 시체도 찾지 못했으니까요.”힘없이 웃으며 말하는 레이먼드에 엘리는 입을 다물었다.“당신이 살아있으리라 믿고, 몇 년을 그 근방을 뒤졌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말릴 정도로 찾아 헤맸었습니다.”“왜 그러신 건가요?”“그때는 당연히 당신이 내 약혼녀이니 찾아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돌이켜보면….”레이먼드는 시선을 돌려 엘리를 바라보았다.맑은 하늘과 같은 파란 눈.저 눈을 다시 보고싶었다.어디서도 볼 수 없던, 이제야 다시 바라보게 된.아멜리아의 순수한 하늘.“당신을 찾아야만 제가 살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요.”“레이먼드”“그 이후에는 이제 습관처럼, 그냥 무작정 당신을 찾았습니다.”“하지만 저는….”“그게 이제 저의 일상이 되었으니까요.”다시 시선을 피하는 레이먼드에 아멜리아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가족들도 포기하고, 버린 나를 찾아다닌 이유가 습관이자, 일상이라니.난 그런 취급을 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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