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진은 이유라의 위치가 확인되자 마자 사람을 시켜 이유라를 자신의 앞에 데려오라고 명령했다띵동- 쾅, 쾅, 쾅!얼마 지나지 않아 유라의 집 현관문 너머로 거친 초인종 소리와 함께 문을 부술 듯한 두드림이 시작되었다.“이유라 씨! 안에 있는 거 다 압니다. 문 여세요!”사나운 사내들의 목소리가 복도를 울렸지만, 집 안은 죽은 듯 고요했다. 유라는 거실 한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양손으로 귀를 터질 듯 틀어막고 있었다. 문을 열어줄 생각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아무하고도 만나고 싶지 않았고, 그 누구의 목소리도 듣고 싶지 않았다. 유라는 먼지처럼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절망감 속에서, 문이 부서져라 울리는 소음을 외면하며 더 깊이 웅크려 떨 뿐이었다.터벅, 터벅…….현관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던 사내들의 거친 기척과 발소리가 서서히 멀어졌다. 집 안을 집어삼킬 듯했던 소음이 잦아들고, 사방은 다시 숨 막히는 고요함 속에 잠겼다. 낯선 남자들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 후에야 유라는 겨우 틀어막았던 손을 내리고 참았던 숨을 토해냈다. 온몸의 긴장이 풀려 유라는 제자리에 스러지듯 누워버렸다.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캄캄해진 밤늦은 시간, 또다시 차가운 정적을 깨고 날카로운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띵동- 띵동-“유라야. 유라야, 안에 있지?”이도현이었다. 병원 일을 마치자마자 곧장 달려온 듯, 도현의 목소리에는 초조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유라가 휴대폰을 아예 꺼버린 탓에 온종일 연락할 방법이 없어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던 그였다. 문 너머에서 들리는 도현의 목소리는 낮으면서도 집요했다.“유라 문 열어. 안에 있는 거 알아. 휴대폰은 왜 꺼놓은 거야?”그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유라는 반사적으로 다시 두 귀를 막고 몸을 잔뜩 웅크렸다. 아침에 전신거울 앞에서 제 뒷목을 억세게 움켜쥐던 도현의 폭력적인 손길이, 그리고 귓가에 뱀처럼 속삭이던 잔인한 목소리가 생생하게 떠올라 소름이 돋았다. 도진에게 어젯밤의 일을 들려주었다며 비틀린 미소를 짓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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