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의 탄생 소식은 삽시간에 온 나라에 퍼졌다.전국에서 축하 인사와 선물이 궁궐로 끊임없이 밀려들었다.그 과정에서 겸은 또다시 외면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었다.폭풍전야의 이 잠깐의 평화가 영원하면 좋으련만…“세자저하, 중궁전에서 찾으십니다.”“중궁전에서 나를? 해산하신 지 닷새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아직 몸이 온전치 않으실 텐데, 중궁전으로 오라 하셨다고?”“예, 소인도 놀랐습니다.”예상치 못한 소환에 겸은 당황했지만, 곧바로 나설 채비를 했다.중궁전으로 향하는 길, 겸은 중전의 심중을 가늠해 보았다.정신없는 와중에도 세자를 부른 이유는 뻔했다.'왕자를 앞에 둔 나의 반응을 살피려는 것이겠지.'중전을 만나는 길은 늘 그렇듯 비장함이 필요했다.겸이 도착했다는 말에 중전은 전에 없이 환한 미소로 겸을 맞이했다.“어서 오세요, 세자.”겸은 고개 숙여 예를 갖춰 인사하면서, 유모의 품에 안긴 아기를 흘긋 바라봤다.“아마 마마, 경하드리옵니다. 혹여 불편하신 곳은 없으십니까?”“아주 좋습니다. 세자, 어서 가까이 와 아우를 보세요.”중전 곁에 앉은 유모가 조심스레 왕자를 겸에게 보여주었다.왕자는 생각보다도 훨씬 작았다.감긴 눈을 꿈틀거리며 쌔근쌔근 잠든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이 작디작은 아이가... 자신을 위협할 존재라니, 이 평화를 깨려는 것 무엇을 위한 것이란 말인가?겸은 순간, 이 어린 생명을 견제해야만 하는 자신에게 자괴감을 느꼈다.“참으로 귀엽고 어여쁩니다.”겸이 조심스레 말했다.그러나 중전은 웃음을 거두고 서늘한 눈빛으로 겸을 바라보았다.“귀엽다니요! 세자의 눈에는 우리 왕자의 기개가 보이지 않습니까? 왕실의 대들보로, 큰일을 할 인물로 성장할 것입니다.”그를 향한 중전의 표정은 단호했다.다시금 왕자를 바라보는 눈빛은 금세 부드러워졌지만, 그 말속엔 뚜렷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겸은 웃을 수 없었다.왕위 계승권자가 아닌 왕손은 궐 안팎에서 조용히 살아야 했다.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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