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 - Chapitre 10

10

1화

또각. 또각.규칙적이고 서늘한 마찰음이 백색 소음으로 가득하던 대형 강의실의 공기를 단숨에 가르고 들어왔다.이백여 명의 학생들이 내뿜는 미지근한 열기와 웅성거림은, 앞문이 열리고 그녀가 등장하는 순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경영정보학 전공필수. 정은서 교수.은서는 단상 위로 올라서며 손에 든 두꺼운 전공 서적과 태블릿을 교탁 위에 반듯하게 내려놓았다.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물건의 모서리와 교탁의 끝선이 정확히 일치했다."출석은 전자 출결로 대체합니다. 화면에 띄운 QR 코드를 인식하세요."마이크를 타지 않은 육성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낮고 선명했다.군더더기 없이 차가운 음성이 넓은 계단식 강의실의 맨 뒷좌석까지 정확하게 꽂혔다.학생들은 숨을 죽인 채 황급히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은서는 교탁 앞에 서서 무표정한 얼굴로 강의실 전체를 느릿하게 훑었다.목 끝까지 빈틈없이 채워진 살구색 실크 블라우스.구김 하나 없이 매끈하게 떨어지는 검은색 H라인 스커트.그리고 발목을 단단히 옭아맨 7센티미터 높이의 무광 스틸레토 힐까지.그녀의 외양은 '단정함'이라는 단어를 인간의 형태로 빚어놓은 것만 같았다.서른둘.명망 있는 대학병원의 흉부외과 전문의와 결혼한 지 3년 차.젊은 나이에 전임 교수를 코앞에 둔 완벽한 엘리트.타인의 시선 속에 전시된 정은서의 삶은 티끌 하나 없이 투명하고 견고한 유리성석과도 같았다.하지만 그 완벽한 껍데기를 유지하기 위해 은서가 스스로를 얼마나 지독하게 옭아매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남편과 살을 맞대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메마른 밤들, 피부 밑에서부터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원초적이고 끈적한 갈증들을 그녀는 이 얼음장 같은 이성과 통제력으로 억누르며 살아가고 있었다."첫 수업이니 오리엔테이션으로 끝날 거란 기대는 버리는 게 좋습니다. 1주 차 강의 계획서에 명시된 대로, 오늘은 기업 데이터베이스의 구조적 결함에 대해 진도를 나가겠습니다."은서가 스크린을 향해 몸을 돌렸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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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너무 집중해서 손에 힘이 빠졌네요. 교수님 말씀이 워낙... 인상 깊어서요."지우의 시선이 은서의 붉은 입술에서, 목 끝까지 채워진 단추로, 그리고 골반의 선을 따라 내려가 다리 사이의 틈에 노골적으로 머물렀다.그건 분명 학생이 교수를 향해 보낼 수 있는 시선이 아니었다.옷을 벗겨내고 살갗을 핥아 올리는 듯한, 끈적하고 숨 막히는 수컷의 시선.하지만 그녀는 수컷이 아니라 여자였다. 은서는 순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기분 나쁜 오한을 느꼈다.평생 느껴본 적 없는 불쾌한 감각이었다.마치 은밀한 곳을 날카로운 무언가에 꿰뚫린 듯한 착각에, 은서는 저도 모르게 교탁 뒤로 몸을 반보 물러서며 두 다리를 빈틈없이 모아 붙였다.허벅지 안쪽이 맞닿으며 스타킹의 거친 나일론이 예민한 살결을 스치고 지나가는 마찰감이 생생하게 느껴졌다.은서는 뱃속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알 수 없는 당혹감을 차가운 이성으로 짓눌렀다.그녀는 다시 완벽한 통제력을 쥔 '정은서 교수'의 가면을 뒤집어썼다."본인의 감상 따위는 묻지 않았습니다."은서의 눈빛이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번뜩였다."대학은 기본적인 예의를 갖춘 지성인들이 학문을 논하는 자리입니다. 볼펜 하나 쥘 집중력도, 타인의 강의를 경청할 최소한의 매너도 갖추지 못했다면 당장 이 강의실에서 나가세요. 내 수업에 기본적인 통제력조차 없는 학생은 예외 없이 결석 처리합니다."숨 막히는 정적.학생들은 교수의 서릿발 같은 경고에 행여나 불똥이 튈까 고개를 푹 숙였다.저 안하무인의 재벌 3세가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조마조마한 분위기가 맴돌았다.그러나 지우는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기이한 희열이 일렁였다.'통제력.'지우는 입안에서 그 단어를 느릿하게 굴려보았다.고상하고 완벽해 보이는 당신이, 훗날 내 밑에서 그 '통제력'을 모두 잃은 채 무너져 다리를 벌리게 된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지우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큰 키가 만들어내는 서늘한 그림자가 주변을 압도했다.그녀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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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데이터의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문득, 낮에 있었던 강의실의 풍경이 망막 위로 오버랩되었다.은서는 와인잔을 들어 올려 차가운 액체로 목을 축였다.그러나 혀끝에 감도는 쌉싸름한 타닌의 풍미 대신, 어지러울 만큼 짙고 무거운 머스크 향이 다시금 코끝을 훅 끼치고 들어오는 듯한 환각에 사로잡혔다.강의실 뒷문을 빠져나가던 그 오만하고 서늘했던 뒷모습.은서의 시선이 흔들리며 테이블보의 미세한 자수 패턴 위로 떨어졌다.머릿속에서 그 건방진 제자의 모습이 슬로 모션처럼 재생되었다.검은색 가죽 재킷 아래로 엿보이던, 예상외로 선이 가늘고 매끄러웠던 어깨.넓게 파인 U넥 하얀색 티셔츠 위로 아슬아슬하게 드러났던 둥글고 부드러운 가슴선과 깊은 쇄골. 매끈하게 떨어지는 하얀 목덜미 위로, 머리끈으로 아무렇게나 묶어 올린 긴 머리카락이 위태롭게 흔들리던 잔상.볼펜을 쥐고 있던 손은 또 어땠던가.길고 유려하게 뻗은 하얀 손가락과 매니큐어 하나 없이 짧고 단정하게 깎인 손톱, 움직일 때마다 티셔츠 넥라인 밖으로 살짝 삐져나오던 검은색 브라의 얇은 끈조차도 묘하게 위태로운 느낌을 주었다.그러나 그 모든 부드럽고 매끄러운 선들을 압도하는 것은, 그녀의 눈동자에 깃든 지독하게 끈적하고 불순한 텐션이었다.교탁 앞에 선 자신을 위에서 아래로, 입술에서 다리 사이로 집요하게 핥아 내리던 그 맹수 같은 시선.'저 꼿꼿한 허리를 짓누르면 어떤 소리를 낼까.'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은서는 지우의 눈빛이 그렇게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단정하게 포장된 자신의 속살을 억지로 끄집어내어 엉망으로 훼손하고 싶다는, 날것 그대로의 지배욕."은서야, 듣고 있어?""……네. 듣고 있어요."은서는 갑자기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끼며 테이블 아래에서 두 다리를 꽉 꼬았다.스르륵.허벅지 안쪽이 맞물리며 얇은 스타킹이 서로 비벼지는 마찰음이 테이블 아래의 은밀한 공기를 갈랐다.두꺼운 리넨 테이블보에 가려져 남편에게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 아주 미세한 소리. 하지만 은서에게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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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머릿속에는 그 건방지고 서늘했던 눈동자가 브라의 끈이 보일 만큼 헐렁했던 티셔츠의 넥라인이, 그리고 그 밑에 숨겨져 있던 짐승 같은 체취가 미친 듯이 소용돌이쳤다.자신의 손가락이 좁고 뜨거운 내벽을 문지를 때마다 은서는 그것이 제 손이 아니라 그 긴 손가락이기를 바라는 모순적인 갈증에 몸부림쳤다."흐읏, 하아앙…."뜨거운 물줄기 아래서 스스로의 쾌락에 무너져 내리는 은서.그녀는 아직 알지 못했다. 이 비참한 자기위로는 앞으로 다가올 완벽한 파멸에 비하면 아주 가벼운 전조 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은서는 거울 앞에 서서 블라우스의 맨 위 단추를 채웠다.숨이 막힐 듯 답답한 느낌이 목을 조여왔지만 오히려 그 통제감이 그녀에게는 위안이었다.샤워실 바닥에 주저앉아 스스로의 몸을 위로했던 며칠 전의 비참한 기억을 지워내려는 듯 그녀는 평소보다 더 짙고 붉은 립스틱을 입술에 짓이겨 발랐다.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짙은 회색의 H라인 스커트는 골반의 선을 빈틈없이 조여주었다.완벽하게 무장한 그녀는 서류 가방을 챙겨 들고 연구실을 나섰다.대형 강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특유의 서늘한 공기가 뺨에 닿았다.학생들의 웅성거림은 교수가 교탁 앞에 서자마자 일순간에 가라앉았다.은서는 출석부 대신 태블릿의 화면을 두드리며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강의의 시작을 알렸다.대형 전자 칠판에 데이터 구조도를 띄우고 그녀는 전용 터치 펜을 집어 들었다.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어야 했다.하지만 은서의 신경은 교실 안의 특정 공간을 향해 곤두서 있었다.맨 앞자리였다.언제나 교실의 가장 뒷자리에 삐딱하게 앉아있던 그 서늘한 눈동자가 오늘은 교탁과 가장 가까운 중앙 좌석으로 자리를 옮겨 앉아 있었다.한지우.그녀는 크고 헐렁한 오프숄더 니트를 입고 있었다.한쪽 어깨가 비스듬히 흘러내린 자리에는 화려한 장미 넝쿨 자수가 수놓아진 검은색 레이스 속옷의 끈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퇴폐적이고 매혹적인 차림새였다.새하얗고 매끄러운 목덜미부터 쇄골로 이어지는 선 위에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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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서둘러 교실을 빠져나가는 은서의 쫓기는 듯한 뒷모습을 여유롭게 감상했다.덫에 걸린 먹잇감을 지켜보는 듯한 서늘하고도 끈적한 눈빛.지우의 주변으로 그녀 특유의 무겁고 짙은 머스크 향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교실의 공기를 장악하고 있었다.연구실로 돌아온 은서는 문을 닫자마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다리에 힘이 풀려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었다.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녀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스타킹에 싸인 두 다리를 꽉 끌어안고 얼굴을 무릎에 묻었다.자신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그저 어린 학생의 불량한 태도일 뿐이라고 무시하면 그만인데 왜 몸이 먼저 반응하여 스스로를 이렇게 천박하게 만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은서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스커트의 단을 꽉 틀어쥐었다.손끝에 닿는 차가운 원단의 촉감 아래로 뜨겁게 젖어버린 자신의 하반신이 너무도 혐오스러웠다.하지만 그 혐오감의 이면에는 그 짙은 머스크 향을 다시 한번 깊게 들이마시고 싶다는 기이한 갈증이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었다.그녀의 완벽했던 일상은 이미 산산조각 나기 시작했다.보이지 않는 끈적한 시선이 그녀의 목을 조여오고 있었다.며칠 뒤 조교들과 시간 강사들이 바쁘게 오가는 경영학과 사무실.은서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학과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다.탕비실 곁에 모여 선 사람들의 위선적인 미소와 형식적인 대화들이 오늘따라 유독 귀에 거슬렸다.보수적인 학내 분위기 속에서 젊고 유능한 여교수라는 타이틀은 언제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었다.은서는 그들의 은근한 시선을 특유의 얼음장 같은 태도로 튕겨내며 버텨왔다.하지만 최근 며칠 동안 극도로 예민해진 신경 탓에 겉으로 평정을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웠다.자신의 우편함 앞에 선 은서는 결재 서류들을 신경질적으로 넘겼다.머릿속이 온통 엉망이었다.서류의 글씨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자꾸만 그 화려한 레이스 속옷의 끈과 서늘한 눈빛이 활자 위로 겹쳐 보였다.은서는 마른세수를 하며 크게 심호흡을 했다.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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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오후 내내 이어진 전공 학과 회의는 숨이 막힐 듯 지루하고 고압적이었다.은서는 회의실 테이블 끝자리에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반듯하게 앉아 있었다.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중년의 남자 교수들은 은서를 향해 교묘한 견제와 시기를 쏟아냈다.젊고 예쁜 여교수라는 타이틀은 그들의 알량한 자존심을 긁는 훌륭한 먹잇감이었다.학문적 성과를 칭찬하는 척하며 은근슬쩍 외모를 평가하거나 사적인 농담을 던지는 일은 비일비재했다.은서는 테이블 아래로 두 손을 꽉 맞잡은 채 완벽한 무표정을 유지했다.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그들의 천박한 호기심에 먹이를 던져주는 꼴이 될 터였다.얼음장처럼 차갑고 단호한 대답으로 그들의 불쾌한 농담을 쳐냈지만 속은 이미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었다.극도의 스트레스가 뒷목을 뻣뻣하게 만들고 관자놀이를 지그시 짓눌렀다.회의가 끝나고 개인 연구실로 돌아온 은서는 문을 잠그자마자 소파에 깊숙이 몸을 기댔다.답답한 정장 재킷을 벗어 던지고 블라우스의 단추를 거칠게 풀어헤쳤다.하얀 쇄골이 드러나며 꽉 막혔던 숨이 조금 트이는 듯했다.하지만 육체적인 피로보다 그녀를 더욱 괴롭히는 것은 따로 있었다.눈을 감을 때마다 망막 위로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 서늘한 눈동자.학과 사무실에서 자신의 손등을 스치고 지나갔던 그 희고 긴 손가락의 감촉이 환상통처럼 피부에 맴돌았다.화려한 붉은색 자수가 놓인 레이스 란제리와 그 위로 떨어지던 짙은 머스크 향이 은서의 후각을 마비시키는 것 같았다.은서는 그 불순한 잔상들을 털어내려 애썼다.하지만 억누르려 할수록 하복부 깊은 곳에서부터 원초적인 열기가 스멀스멀 기어오르며 속옷을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늦은 밤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거실은 칠흑처럼 어둡고 고요했다.남편 민호는 오늘 밤 응급 수술이 잡혀 들어오지 못한다는 메시지 하나만 남겨두었다.텅 빈 넓은 아파트의 차가운 공기가 은서의 피부에 닿았다.완벽하게 세팅된 가구들과 티끌 하나 없는 대리석 바닥은 그녀의 삶처럼 차갑고 건조했다.은서는 비틀거리는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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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하지만 절정을 향해 치달을수록 채워지지 않는 거대한 공허함이 그녀를 덮쳤다.이 차가운 기구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짙고 뜨거운 체온이 미치도록 그리웠다.지우의 그 서늘한 눈동자가 나를 내려다보며 이 짓을 지켜본다면.그 희고 긴 손가락이 이 기구 대신 내 안을 찢을 듯이 파고든다면.상상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듯한 흥분이 밀려왔다.은서는 눈물이 맺힌 눈을 꽉 감은 채 기구를 더 깊이 밀어 넣으며 허리를 튕겼다."하앙 흣 지우야 아앗."무의식중에 터져 나온 이름.은서는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세 글자에 경악하며 숨을 멈췄다.하지만 쾌락은 멈추지 않고 그녀의 온몸을 강타했다.수치심과 배덕감 그리고 미칠 듯한 갈망이 뒤섞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완벽했던 정은서 교수의 이성은 이미 산산조각 나 회복할 수 없는 지옥으로 타락해 가고 있었다.은서는 눈을 뜨자마자 지독한 자기혐오에 시달려야 했다.넓은 아파트의 천장을 올려다보며 그녀는 밤새 자신이 저지른 짓을 낱낱이 복기했다.침대 시트 위에는 어젯밤의 비참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자신의 입술을 비집고 터져 나왔던 그 서늘하고 건방진 이름 석 자가 환청처럼 귓가를 맴돌았다.은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짐짓 숨을 죽였다.스스로를 위로하며 제자의 이름을 부르짖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은서는 서둘러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몸에 남은 끈적한 흔적과 수치심을 씻어내기 위해 피부가 붉어질 정도로 거칠게 타월을 문질렀다.오늘은 평소보다 더욱 단정하고 완벽하게 무장해야만 했다.아주 작은 틈조차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이 그녀의 온몸을 지배하고 있었다.그녀는 목 끝까지 단추를 빈틈없이 채우는 하얀색 실크 블라우스를 꺼내 입었다.골반을 꽉 조이는 검은색 H라인 스커트를 입고 매끄러운 얇은 스타킹을 발끝부터 다리 위로 팽팽하게 끌어올렸다.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완벽한 정은서 교수 그 자체였다.이 견고한 껍데기만이 그녀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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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지우의 서늘하고 긴 손가락이 얇은 스타킹으로 감싸인 은서의 종아리를 꽉 쥐고 있었다.직조된 나일론을 투과하여 맨살로 직접 전해지는 그 낯선 체온에 은서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워졌다."이거 놔요 당장."은서가 떨리는 목소리로 경고했지만 지우는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오히려 지우의 손은 얇은 발목을 지나 종아리를 타고 아주 느리게 위로 미끄러져 올라왔다.피부 결을 음미하듯 집요하고 관능적인 손길이었다.무릎의 오금을 지나 스커트의 밑단이 끝나는 허벅지 아래쪽 맨살까지 닿은 손길에 은서의 척추를 타고 아찔한 전율이 솟구쳤다.책상 아래 좁은 틈새에서 은서를 올려다보는 지우의 눈동자는 서늘하면서도 짙은 욕망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그 불순한 시선과 살갗을 어루만지는 손길에 은서의 하복부가 터질 듯이 달아올랐다.어젯밤 차가운 기구로 쑤셔대며 상상했던 바로 그 하얀 손가락이 실제로 자신의 은밀한 살결을 향해 기어오르고 있다는 사실이 은서를 미치게 만들었다.은서의 허리가 속절없이 뒤로 꺾였다.하복부에서 왈칵 쏟아져 내린 액체 탓에 축축해진 속옷이 여린 살결에 들러붙는 불쾌하고도 짜릿한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졌다.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이 끔찍한 신체적 반응에 은서는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질 것만 같았다."스타킹 촉감이 참 좋네요 교수님."지우가 책상 아래에서 은밀하고 낮게 속삭였다.그녀의 붉은 입술에서 뿜어져 나오는 더운 숨결이 은서의 덜덜 떨리는 허벅지 맨살에 닿을 듯 말 듯 스치고 지나갔다.은서는 두 다리를 오므리려 발버둥 쳤지만 지우의 악력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다리가 왜 이렇게 떨려요."지우의 엄지손가락이 스커트 안쪽의 은밀한 허벅지 살을 지그시 짓눌렀다 돌렸다.은서는 결국 두 눈을 질끈 감고 터져 나오려는 교성을 억누르려 제 손등을 입으로 꽉 깨물었다.누군가 갑자기 밖에서 노크를 하거나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당장 교수의 지위고 뭐고 모든 것이 끝장날 상황이었다.하지만 그 위험천만한 상황이 주는 공포감조차 은서에게는 끔찍한 기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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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구김 하나 없던 고급 원단이 속절없이 구겨지며 허리춤까지 단숨에 밀려 올라갔다.그 아래로 얇은 스타킹에 감싸인 하얀 허벅지와 흠뻑 젖어버린 축축해진 속옷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은서는 떨리는 손으로 속옷의 얇은 천을 옆으로 젖혔다.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투명한 애액이 허벅지 안쪽을 타고 번들거리며 흘러내리고 있었다.딸깍.기구의 전원을 켜자 묵직하고 서늘한 진동음이 빗소리를 뚫고 연구실의 공기를 진동시켰다.지잉거리는 기계음은 마치 그녀의 타락을 비웃는 것처럼 텅 빈 공간을 가득 채웠다.은서는 눈을 질끈 감고 그 거대한 기구를 예민하게 부풀어 오른 붉은 속살 사이로 단숨에 밀어 넣었다."흣 아앗."차가운 실리콘이 가장 뜨거운 점막을 긁으며 가차 없이 파고들었다.연구실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질척이는 마찰음과 기계의 진동음이 기괴하게 얽혀들었다.은서는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막기 위해 자신의 얇은 손가락을 입에 물고 핏기가 가시도록 꽉 깨물었다.비릿한 피 맛이 혀끝을 맴돌았지만 하복부를 강타하는 압도적인 쾌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책상 모서리에 걸터앉은 은서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졌다.구겨진 치마 아래로 얇은 스타킹을 신은 두 다리가 허공을 향해 속절없이 벌어졌다.단정한 블라우스는 어깨 아래로 흘러내려 처참하게 망가져 있었다.가장 완벽했던 엘리트 교수의 단정함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맹목적인 갈증에 굴복해 허리를 튕기는 타락한 육체만이 남아 있었다.뜨겁게 달아오른 내벽 안으로 단단한 기구가 빈틈없이 파고들어 여린 살결을 긁어댈 때마다 허공을 향해 벌어진 은서의 발끝이 곱게 곱아들며 파르르 떨렸다.꿀럭이는 적나라한 소음이 빗소리보다 더 선명하게 귓가를 때렸다.질척이는 애액이 기구를 타고 흘러내려 책상 위로 뚝뚝 떨어졌다.하지만 은서는 멈출 수 없었다.기계의 진동 단계를 가장 높은 곳까지 끌어올리며 스스로의 몸을 더욱 가혹하게 몰아붙였다.머릿속에는 오직 자신을 꿰뚫어 보던 한지우의 서늘한 눈동자만이 선명하게 점멸하고 있었다.그 건방진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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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거대하고 흉흉하게 생긴 검은색 기구가 은서의 다리 사이에서 맹렬하게 진동하고 있었다.차가운 실리콘이 흠뻑 젖은 점막을 긁어내리며 가장 깊고 예민한 속살을 짓누를 때마다 붉고 여린 내벽이 기구를 집어삼킬 듯 벌렁거렸다.질척이는 마찰음이 투명한 애액과 뒤섞여 적나라하게 울려 퍼졌다.은서의 얇은 손가락이 핏기가 가시도록 자신의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고통과 쾌락이 뒤섞인 표정으로 허리를 거칠게 쳐올릴 때마다 허벅지 안쪽은 번들거리는 액체로 엉망이 되어갔다.발끝이 아찔한 쾌감에 애처롭게 휘어지며 파르르 떨렸다.지우는 눈조차 깜빡이지 않고 그 적나라하고 천박한 광경을 눈에 담았다."하앙...! 흣... 흐으읏... 지우야..."입술을 비집고 터져 나온 은서의 억눌린 신음이 좁은 틈새를 타고 지우의 귓가에 고스란히 닿았다.자신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스스로의 몸을 위로하는 은서의 모습은 지우의 이성을 순식간에 휘발시켰다.뱃속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뭉근하고 뜨거운 열기가 왈칵 쏟아져 내렸다.지우는 턱에 잔뜩 힘을 준 채 마른침을 삼켰다.하복부로 미친 듯이 피가 쏠리며 그 아래를 감싸고 있던 속옷이 순식간에 축축하게 젖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지우의 몸에서도 짙고 무거운 머스크 향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차가운 복도의 공기를 집어삼키고 있었다.저 창백하고 얇은 살결을 내 손으로 직접 짓이기고 싶다.저 진동기 따위가 아니라 내 손가락으로 저 좁고 뜨거운 내벽을 끝까지 파헤쳐서 나 없이는 숨도 쉬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가학적이고 서늘한 소유욕이 지우의 전신을 지배했다.지우는 축축해진 속옷이 허벅지 안쪽에 들러붙는 질척한 감각을 느끼며 주머니에서 천천히 스마트폰을 꺼냈다.카메라 앱을 실행하고 화면의 렌즈를 블라인드의 틈새로 정확하게 맞췄다.화면 안에는 은서가 절정을 향해 치달으며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모습이 완벽하게 담기고 있었다.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며 기구를 더 깊이 쑤셔 넣는 교수의 붉게 달아오른 나신.녹화 버튼을 누르는 지우의 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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