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어두컴컴한 침실 안, 스탠드의 희미한 주황빛만이 방을 비추고 있었고 무거운 적막이 공간을 짓누르고 있었다.지우는 떨리는 걸음으로 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딛고 방 안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바닥 한구석, 은색 폴 곁에 웅크리고 있는 은서의 처참한 나신이 지우의 시야에 적나라하게 박혀 들었다.은서를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야위어 있었다. 게다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못한 채 바닥에 쓰러진 은서의 하얀 살결 위에는 붉은 피멍과 가죽 회초리 자국, 밧줄에 쓸린 상처들이 흉터처럼 얽혀 있었다.지우의 심장이 갈기갈기 찢겨나가는 듯한 고통에 숨이 턱 막혀왔다.“…언니.”지우가 무릎을 꿇으며 은서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하지만 지우의 목소리가 닿는 순간, 은서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더 둥글게 말아 구석으로 필사적으로 뒷걸음질 쳤다.“오, 오지 마… 제발 보지 마….”은서의 갈라진 목소리가 사시나무 떨듯 흔들렸다.은서는 더럽혀지고 망가진 제 몸을 더욱 웅크리며 필사적으로 숨기려 애썼다.도진이 수개월 동안 주입한 잔혹한 가스라이팅의 족쇄는 여전히 은서의 영혼을 묶 있었다.‘네가 내 밑에서 기어야 한지우가 산다.’‘그 애는 널 버리고 늙은 국회의원에게 몸을 팔아 호의호식하고 있어.’도진의 귓가에 맴돌던 악마 같은 음성이 여전히 은서의 뇌리를 찌르고 있었다.몸을 웅크리던 은서가 고개를 들지 않은 채로 조용하게 말헀다.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네가 한국으로 쫓겨났잖아….”은서의 눈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나 때문에 네가 그 늙은 남자한테 팔려 가서… 원치도 않는 결혼까지 하고 인생을 망쳤는데...”은서는 지우의 얼굴을 차마 쳐다보지도 못한 채 차가운 바닥에 이마를 처박았다.“나 같은 더러운 걸 보러 오면 안 돼… 내가 네 인생을 다 망친 거야… 지우야, 제발 날 보지 마…”자신이 도진 밑에서 온갖 치욕과 가학을 견디며 속죄해 왔다고 믿었건만, 눈앞에 나타난 지우를 보자 억눌려 있던 죄책감과 수치심이 거
시드니 하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특급 호텔의 그랜드 볼룸.대한민국 대통령 특사단을 환영하는 공식 리셉션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수백 명의 호주 정재계 인사들과 외교관들이 모인 화려한 홀 한가운데, 지우는 단정한 옥색 실크 드레스를 입고 서 있었다.그녀의 곁에서 남편은 샴페인 잔을 치켜들며 외교적 성과에 취해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지우는 가장 우아하고 결점 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러나 그녀의 시선은 연회장 벽에 걸린 앤티크 시계의 초침에 고정되어 있었다.남편이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환담을 나누는 사이, 지우의 스마트폰이 클러치 백 안에서 짧게 진동했다.화면에는 주시드니 총영사관에 파견된 법무협력관의 짧은 메시지가 떠 있었다.[호주 연방경찰과의 공조 영장 집행 승인 완료. 현장 대기 중입니다.]지우의 얼굴에 냉랭한 미소가 맺혔다. 지난 수개월간 남편 가문의 사법 라인과 검찰 특수부를 총동원해 확보한 강도진 일가의 불법 외환 유출 및 자금 세탁 증거가 마침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지우는 남편에게 잠시 피로를 핑계로 휴식을 취하겠다는 귓속말을 남긴 뒤, 소리 없이 연회장을 빠져나왔다.호텔 지하 주차장에는 사이렌을 끈 호주 연방경찰의 차량 세 대와 총영사관의 보안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특사 사모님, 신변 안전을 위해 현장 진입은 저희가 통제한 뒤에 하셔야 합니다.”차량에 탑승하자 한국 측 수사관이 낮게 주의를 주었다.“상관없습니다. 놈이 완전히 무너지는 걸 내 두 눈으로 확인하기만 하면 되니까요.”지우의 목소리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차량 행렬은 시드니 도심을 벗어나 교외 언덕에 위치한 도진의 저택을 향해 어둠을 가르며 질주했다.같은 시각, 저택 1층 서재.도진은 책상 위의 서류들을 미친 듯이 바닥으로 집어던지고 있었다.서울의 본가와는 몇 시간째 연결되지 않았고, 호주 내의 모든 법인 계좌마저 일제히 지급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특급 호텔 그랜드 볼룸.수천 송이의 순백색 생화와 눈부신 크리스털 샹들리에 아래로 수백 명의 정재계 거물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버진 로드 위로, 지우는 결점 하나 없이 완벽한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그녀의 곁에는 열 살이나 많고 가식적인 미소를 띤 국회의원 남편이 위풍당당하게 턱을 치켜들고 있었다.플래시 세례가 연거푸 터지며 카메라 셔터 소리가 귓가를 어지럽게 때렸다.언론은 두 거물 가문의 결합을 두고 '세기의 정략결혼'이라며 연일 찬사를 쏟아냈다.지우는 면사포 아래로 세상에서 가장 정숙하고 우아한 신부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러나 부케를 쥔 그녀의 손가락 끝은 피가 통하지 않을 만큼 하얗게 질려 있었다.속눈썹 아래 감춰진 눈동자는 축복의 환호 속에서도 차디찬 빙판처럼 굳어 있었다.‘영혼 따위, 얼마든지 팔아주겠어.’반지를 교환하고 남편과 형식적인 입맞춤을 나누는 순간에도, 지우의 뇌리에는 오직 시드니의 지옥 속에 홀로 남겨진 은서의 잔상만이 가득했다.이 가증스러운 가면극은 강도진의 숨통을 끊어놓을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한 가장 화려한 제단에 불과했다.호텔 최상층의 로열 스위트룸.화려했던 예식이 끝나고 단둘만 남겨진 방 안에는 숨 막힐 듯한 침묵이 감돌았다.남편은 넥타이를 거칠게 풀어헤치며, 침대 가장자리에 단정하게 앉아 있는 지우에게 욕망이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다가왔다.“오늘 정말 아름다웠어, 지우 씨.”남편의 무거운 손길이 지우의 어깨를 감싸 쥐고 실크 가운의 끈을 천천히 풀어 내렸다.옷자락이 흘러내리며 드러난 지우의 매끄러운 피부 위로 그의 축축한 입술과 손길이 닿았다.지우는 온몸의 솜털이 곤두서는 듯한 역겨움을 느꼈지만, 겉으로는 미세한 거부감조차 드러내지 않았다.그녀는 완벽하게 훈련된 인형처럼 남편의 손길을 온순하게 받아냈다.남편이 제 몸 위로 올라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탐해오는 동안, 지우는 천장의 무늬를 응시하며 감각을 완벽하
도진의 손가락이 은서의 항문 안쪽으로 조금씩 파고들자, 낯선 압박감과 함께 감각을 마비시키는 강렬한 자극이 그녀의 척추를 타고 번개처럼 내달렸다.질 안쪽을 가득 채운 도진의 단단한 페니스와 뒤쪽에서 파고드는 손가락의 이중적인 압박이 은서의 하체를 사정없이 헤집어놓았다.“아앙! 아흑! 도진 씨… 제발… 흣!”은서는 머리를 저으며 신음을 토해냈지만, 그녀의 질 내벽은 도진의 페니스를 부서질 듯 더욱 강하게 조여댔다.도진은 쾌감에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더욱 거칠게 쳐올렸다.오일과 땀, 그리고 쏟아져 나온 애액이 엉겨 붙어 두 사람의 살결이 부딪칠 때마다 질척이고 외설적인 마찰음이 침실 가득 울려 퍼졌다.도진의 귀두 끝이 자궁 경부를 잔인하게 짓누를 때마다, 은서의 입에서는 통증과 열락이 뒤섞인 비명이 터져 나왔다.“아아악! 도진 씨… 너무 깊어… 아흣! 몸이… 찢어질 것 같아요!”“더 조여 봐, 정은서. 네 음부가 내 자지를 이렇게 빨아들이고 있잖아.”도진은 손가락으로 은서의 가장 은밀한 곳을 희롱하듯 헤집으며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듯 무자비한 피스톤질을 퍼부었다.은서의 전신이 감전된 듯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하체 안쪽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른 뜨거운 분비물이 줄기차게 터져 나와 도진의 허벅지와 바닥을 흠뻑 적셨다.발가락 끝이 하얗게 오그라들고, 은서의 질벽이 도진의 기둥을 경련하듯 쥐어짜며 극한의 오가즘 속으로 곤두박질쳤다.도진 역시 으르렁거리는 짐승 같은 신음과 함께 은서의 가장 깊숙한 자궁 입구에 뜨거운 정액을 가득 뿜어냈다.정사가 끝난 후, 도진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은서의 몸에서 페니스를 천천히 빼냈다.결박이 풀린 은서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 위로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온몸은 붉은 피멍과 가죽 회초리 자국, 그리고 땀과 정액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완전히 탈진한 은서는 헐떡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도진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은서의 머리칼을 억세게 움켜잡고 그녀의 상체를 강제로 들어 올렸다.“아읏…!”은서
도진의 가학적인 지배는 밤마다 계속되었다. 밖에서 무슨 일을 꾸미고 다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오로지 은서를 탐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날 밤에도 도진은 은서에게 살갗이 비치는 음란한 란제리를 입혀놓고 애무를 받고 있었다. 은서의 목줄을 쥔 도진은 자신의 페니스를 빨도록 시키고 독한 양주를 마셨다.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선 도진은 은서의 목줄을 잡고 끌고가 침대 옆 폴대에 손을 묶었다. 그리고 은서의 하체를 붙잡고 골반을 뒤로 내밀게 한 후 다리 사이에 봉을 묶어 고정시켰다. 폴대에 손을 묶인채 몸을 기억자로 만들고 있는 은서의 몸은 아름답고 관능적이었다. 도진은 침대 옆에 놓인 서랍장에서 가느다란 가죽 회초리를 꺼냈다. 회초리를 공중에 휘두르자 바람을 가르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났다. 은서가 그 모습을 보라보며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몸을 떨기 시작헀다. "아아... 제발요... 살려주세요... 제발..."하지만 말만 그렇게 할 뿐 그녀의 눈빛 깊은 곳에는 피학적인 욕망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그를 증명하듯 털 하나 없는 매끈한 음부에서 애액이 맺혔다가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회초리를 공중에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공포에 질려 몸을 떠는, 아니 흥분에 젖어 애액을 흘리는 은서의 모습을 보자 도진은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냥 이렇게만 하면 재미가 없지."도진은 회초리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화장대에 놓인 오일 병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오일을 은서의 몸에 뿌리고 손바닥으로 펴 발랐다.차가운 오일이 피부에 닿자 그녀의 피부에 소름이 돋아났다. 하지만 곧 도진의 손바닥이 마찰하며 오일이 데워지자 기분좋은 느낌이 전신으로 퍼져나가며 곧 다가올 피학적인 쾌감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도진이 형광등을 끄고 오렌지색 스탠드 조명을 켰다. 빛과 그림자로 인해 은서의 굴곡진 관능적인 몸매가 더욱 노골적으로 보였다. 특히 잘록하게 들어간 허리선에서부터 매끈하게 이어지는 골반과 엉덩이 라인은
은서는 도진의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페니스를 향해 천천히 입술을 벌렸다.머리칼에 묶인 마 밧줄이 위로 팽팽하게 당겨지며 목덜미의 매끄러운 피부가 파르르 떨렸다.도진은 은서의 머리칼 손잡이를 거칠게 움켜잡은 채, 붉게 부어오른 귀두를 그녀의 축축한 입안 깊숙이 밀어 넣었다.“흡… 으읍!”도진의 뜨겁고 거대한 기둥이 목구멍 안쪽까지 단숨에 파고들자 은서의 눈가에서 참았던 눈물이 방울져 떨어졌다.비릿한 분비물의 냄새와 도진의 체향이 은서의 입안에 가득했다. 도진은 은서의 턱을 거칠게 움켜잡은 채 목구멍을 사정없이 찌르며 무자비한 피스톤질을 이어갔다.은서는 헛구역질을 하면서도 스스로 혀를 굴려 도진의 단단한 성기를 빨아댔다. 자신이 당하는 이 가학적인 모욕과 수치야말로, 무력하게 쫓겨난 지우에게 지은 죄를 씻는 유일한 속죄라 믿었기 때문이다.“그래, 그렇게 깊숙이 삼켜. 교수님이 내 밑에서 이렇게 바들거릴수록 지우는 한국에서 안전해지는 거야.”도진의 사악한 속삭임이 은서의 귓전을 차갑게 때렸다.도진은 잡고 있던 머리카락 줄을 툭 놓아주었다.은서의 어깨 아래로 매끄러운 긴 머리칼이 쏟아져 내렸다.이어 도진의 긴 손가락이 천장 도르래 장치와 연결된 두꺼운 가죽 줄을 단숨에 잡아당겼다.차가운 쇠 도르래가 삐걱거리는 마찰음을 내며 회전했다.양쪽 엄지손가락에 채워져 있던 차가운 쇠수갑과 연결된 끈이 위로 가파르게 팽팽해졌다.은서의 두 팔이 강제로 머리 위로 높게 끌려 올려졌다.발끝이 바닥에서 스르륵 떨어져 나가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그녀의 하얀 나신이 공중에 아슬아슬하게 떠올랐다.체중이 가느다란 엄지손가락 관절과 어깨로 쏠리자 은서의 입에서 가녀린 비명이 튀어나왔다.“아읏…!”천장에 설치된 강렬한 조명 빛이 공중에 매달린 은서의 몸 위로 쏟아져 내렸다.지난밤 도진이 집요하게 깨물어 만든 붉은 울혈과 검붉은 피멍 자국들이, 뽀얀 피부 위에서 외설스러운 문양을 그리며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공중에 매달린 채 바들바들 떠는 은서의 거친
오후 내내 이어진 전공 학과 회의는 숨이 막힐 듯 지루하고 고압적이었다.은서는 회의실 테이블 끝자리에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반듯하게 앉아 있었다.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중년의 남자 교수들은 은서를 향해 교묘한 견제와 시기를 쏟아냈다.젊고 예쁜 여교수라는 타이틀은 그들의 알량한 자존심을 긁는 훌륭한 먹잇감이었다.학문적 성과를 칭찬하는 척하며 은근슬쩍 외모를 평가하거나 사적인 농담을 던지는 일은 비일비재했다.은서는 테이블 아래로 두 손을 꽉 맞잡은 채 완벽한 무표정을 유지했다.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그들의 천박한 호기
그녀는 팔짱을 낀 채 서둘러 교실을 빠져나가는 은서의 쫓기는 듯한 뒷모습을 여유롭게 감상했다.덫에 걸린 먹잇감을 지켜보는 듯한 서늘하고도 끈적한 눈빛.지우의 주변으로 그녀 특유의 무겁고 짙은 머스크 향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교실의 공기를 장악하고 있었다.연구실로 돌아온 은서는 문을 닫자마자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다리에 힘이 풀려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었다.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녀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스타킹에 싸인 두 다리를 꽉 끌어안고 얼굴을 무릎에 묻었다.자신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그
머릿속에는 그 건방지고 서늘했던 눈동자가 브라의 끈이 보일 만큼 헐렁했던 티셔츠의 넥라인이, 그리고 그 밑에 숨겨져 있던 짐승 같은 체취가 미친 듯이 소용돌이쳤다.자신의 손가락이 좁고 뜨거운 내벽을 문지를 때마다 은서는 그것이 제 손이 아니라 그 긴 손가락이기를 바라는 모순적인 갈증에 몸부림쳤다."흐읏, 하아앙…."뜨거운 물줄기 아래서 스스로의 쾌락에 무너져 내리는 은서.그녀는 아직 알지 못했다. 이 비참한 자기위로는 앞으로 다가올 완벽한 파멸에 비하면 아주 가벼운 전조 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은서는 거울 앞에 서서 블라
'데이터의 무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문득, 낮에 있었던 강의실의 풍경이 망막 위로 오버랩되었다.은서는 와인잔을 들어 올려 차가운 액체로 목을 축였다.그러나 혀끝에 감도는 쌉싸름한 타닌의 풍미 대신, 어지러울 만큼 짙고 무거운 머스크 향이 다시금 코끝을 훅 끼치고 들어오는 듯한 환각에 사로잡혔다.강의실 뒷문을 빠져나가던 그 오만하고 서늘했던 뒷모습.은서의 시선이 흔들리며 테이블보의 미세한 자수 패턴 위로 떨어졌다.머릿속에서 그 건방진 제자의 모습이 슬로 모션처럼 재생되었다.검은색 가죽 재킷 아래로 엿보이던, 예상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