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너무 집중해서 손에 힘이 빠졌네요. 교수님 말씀이 워낙... 인상 깊어서요."
지우의 시선이 은서의 붉은 입술에서, 목 끝까지 채워진 단추로, 그리고 골반의 선을 따라 내려가 다리 사이의 틈에 노골적으로 머물렀다.
그건 분명 학생이 교수를 향해 보낼 수 있는 시선이 아니었다.
옷을 벗겨내고 살갗을 핥아 올리는 듯한, 끈적하고 숨 막히는 수컷의 시선.
하지만 그녀는 수컷이 아니라 여자였다.
은서는 순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기분 나쁜 오한을 느꼈다.
평생 느껴본 적 없는 불쾌한 감각이었다.
마치 은밀한 곳을 날카로운 무언가에 꿰뚫린 듯한 착각에, 은서는 저도 모르게 교탁 뒤로 몸을 반보 물러서며 두 다리를 빈틈없이 모아 붙였다.
허벅지 안쪽이 맞닿으며 스타킹의 거친 나일론이 예민한 살결을 스치고 지나가는 마찰감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은서는 뱃속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알 수 없는 당혹감을 차가운 이성으로 짓눌렀다.
그녀는 다시 완벽한 통제력을 쥔 '정은서 교수'의 가면을 뒤집어썼다.
"본인의 감상 따위는 묻지 않았습니다."
은서의 눈빛이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번뜩였다.
"대학은 기본적인 예의를 갖춘 지성인들이 학문을 논하는 자리입니다. 볼펜 하나 쥘 집중력도, 타인의 강의를 경청할 최소한의 매너도 갖추지 못했다면 당장 이 강의실에서 나가세요. 내 수업에 기본적인 통제력조차 없는 학생은 예외 없이 결석 처리합니다."
숨 막히는 정적.
학생들은 교수의 서릿발 같은 경고에 행여나 불똥이 튈까 고개를 푹 숙였다.
저 안하무인의 재벌 3세가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조마조마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그러나 지우는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기이한 희열이 일렁였다.
'통제력.'
지우는 입안에서 그 단어를 느릿하게 굴려보았다.
고상하고 완벽해 보이는 당신이, 훗날 내 밑에서 그 '통제력'을 모두 잃은 채 무너져 다리를 벌리게 된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지우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큰 키가 만들어내는 서늘한 그림자가 주변을 압도했다.
그녀는 책상 위의 가방을 대충 어깨에 걸치더니, 은서를 향해 픽 웃으며 고개를 까딱였다.
"주의하겠습니다, 교수님."
비아냥거리는 듯한 짧은 대답을 남기고, 지우는 앞문을 향해 여유롭게 걸어 내려갔다.
지우가 계단을 내려와 교탁 앞을 지나쳐 가는 찰나의 순간, 짙고 무거운 머스크 향이 은서의 코끝을 확 찌르고 지나갔다.
젊고 뜨거운 살결의 체취가 뒤섞인, 어지러울 만큼 짙고 농밀한 향기였다.
쾅.
강의실 뒷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팽팽했던 긴장감이 그제야 탁 풀렸다.
은서는 굳은 표정으로 마이크를 다시 고쳐 잡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강의를 재개하려 입을 열었지만, 교탁을 짚고 있는 하얀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어디선가 스며든 지우의 지독한 머스크 향이 교탁 주변을 떠나지 않고 은서의 폐부를 끈적하게 맴돌고 있었다.
그 불쾌하고도 강렬한 향기에, 은서는 하복부 가장 깊은 곳에서 원인 모를 미세한 열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무의식적으로 아랫입술을 짓깨물었다.
그것은 완벽했던 그녀의 유리성에 처음으로 돌이킬 수 없는 금이 가는 소리였다.
단정함의 붕괴는, 그렇게 소리 없이 시작되고 있었다.
며칠 후.
챙, 채앵.
투명한 크리스털 와인잔이 가볍게 부딪히며 맑은 파열음을 냈다.
청담동에 위치한 최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의 프라이빗 룸.
완벽하게 방음 처리된 공간 안에는 오직 낮고 건조한 남자의 목소리와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만이 일정한 간격으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번 학회 결과가 좋아서, 다음 달이면 부원장 자리가 확실하게 내정될 것 같아."
명망 있는 대학병원의 흉부외과 전문의이자, 은서의 남편인 최민호였다.
그는 미디엄 레어로 잘 구워진 스테이크를 정교하게 썰어 입에 넣으며 테이블 너머의 아내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오늘 입은 그 남색 원피스가 참 잘 어울려. 피부가 하얘서 그런지 단정해 보이군."
칭찬의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일말의 애정이나 온도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오직 자신이 소유한 값비싼 트로피의 광택을 확인하고 만족스러워하는 감정사의 건조한 시선에 불과했다.
은서는 나이프를 쥔 손에 가볍게 힘을 주며 입꼬리를 우아하게 끌어올렸다.
"고마워요. 당신도 오늘 넥타이가 잘 어울려요."
"병원장님이 다음 주 주말에 부부 동반 골프를 제안하시더군. 일정 비워둬."
기계적인 미소와, 기계적인 대답. 민호는 아내의 안부나 대학에서의 일과 따위는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화제를 병원의 정치 싸움과 자신의 성공 가도로 돌렸고, 은서는 적당한 타이밍에 고개를 끄덕이며 완벽한 '현모양처'의 껍데기를 연기했다.
타인의 눈에 비친 그들은 흠잡을 데 없는 엘리트 부부였다.
젊고 아름다운 교수 아내와, 전도유망한 차기 부원장 남편.
하지만 은서는 입안에서 씹히는 최고급 한우의 육즙이 마치 젖은 골판지처럼 퍽퍽하게 느껴졌다.
테이블 아래, 꼿꼿하게 세운 은서의 발끝이 스틸레토 힐 안에서 미세하게 곱은 채 굳어 있었다.
결혼 3년 차. 부부의 침실은 얼어붙은 지 오래였다.
민호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혹은 내일의 중요한 수술을 핑계로 은서의 몸에 손끝 하나 대지 않았다.
한 침대에 누워 서로의 체온이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도, 그는 벽을 바라본 채 규칙적인 숨소리만 내뱉을 뿐이었다.
은서는 남편의 그 무미건조한 등짝을 바라보며 수많은 밤을 하얗게 지새워야 했다.
피부 밑에서부터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원초적인 갈증, 여느 평범한 여자들처럼 안기고 짓눌리며 짐승처럼 헐떡이고 싶다는 그 질척한 욕정을, 은서는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으로 억누르며 차가운 이성의 벽장 속에 가두고 살아왔다.
남편이라는 단어가 귓가에 꽂히는 순간 은서의 심장이 비틀렸다.남편을 속이고 자신을 유린하는 어린 제자의 품에 안기기 위해 난생처음으로 야한 속옷을 샀다.은서는 백화점 문을 나서자마자 택시를 잡아타고 지우가 알려준 최고급 펜트하우스로 향했다.택시가 강남의 화려한 도로를 가로지르는 동안 은서는 창밖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차체가 미세하게 흔들릴 때마다 처음 입어본 거친 레이스 원단이 예민한 점막을 쉴 새 없이 마찰했다.익숙하지 않은 속옷이 주는 극도의 긴장감과 곧 지우를 대면한다는 배덕한 기대감이 뒤섞여 은서의 하복부를 끝없이 괴롭히고 있었다.마침내 목적지인 최고급 레지던스의 육중한 회전문 앞에 도착했다.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프라이빗한 공간이었다.로비의 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4501호를 방문한다고 말하자 직원은 이미 지시를 받았다는 듯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며 전용 엘리베이터로 은서를 안내했다.엘리베이터가 최고층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상승했다.귀가 먹먹해지는 감각과 함께 은서의 심장 박동도 통제할 수 없이 가팔라졌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고요한 복도 끝에 자리한 거대한 문이 위압적인 모습을 드러냈다.4501호.은서는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 도어벨을 눌렀다.기다렸다는 듯 잠금장치가 해제되는 기계음이 울렸다.무거운 철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선 은서는 순간적으로 숨을 멈췄다.통유리창 너머로 서울의 전경이 발아래로 까마득하게 펼쳐진 넓고 화려한 거실.지우의 시선이 현관에 선 은서를 향해 느릿하게 꽂혔다.은서는 그 치명적인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등 뒤로 손을 뻗어 스스로 현관문을 밀어 닫았다.찰칵.현관문이 완전히 잠기는 소리가 은서의 퇴로를 영원히 차단하는 선고처럼 펜트하우스의 적막을 갈랐다.스스로 목줄을 차고 사자 굴에 들어간 형국이었다.찰칵.현관문이 완전히 잠기는 소리가 넓은 펜트하우스의 적막을 갈랐다.은서는 문손잡이를 쥔 채 그 자리에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숨길 곳조차 보이지 않는 이 압
주말의 거실은 무겁고 건조한 적막으로 가득했다.남편은 골프 약속을 핑계로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은서는 거실 소파에 웅크린 채 유리 테이블 위에 놓인 스마트폰 화면만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검게 죽어버린 액정은 도무지 켜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노래방 화장실에서 그 끔찍한 조롱을 듣고 헤어진 지 꼬박 이틀이 지났다.그날 밤 은서는 수치심과 자기혐오에 빠져 밤새 소리 없이 오열했다.지우에게 자신은 그저 섹스 못해서 발정 난 장난감에 불과하다는 잔인한 정의가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당연히 지우를 증오하고 수치스러워하며 어떻게든 그 끔찍한 굴레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쳐야 마땅했다.하지만 은서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모욕감이 아니었다.지우의 부재가 만들어낸 지독한 금단현상이었다.은서의 숨통을 조여오던 그 통제가 일순간에 뚝 끊어지자 은서의 일상은 방향을 잃고 표류하기 시작했다.하복부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곳에서는 지우의 기다란 손가락과 뜨거운 혀가 남긴 강렬한 쾌락의 기억이 맥박처럼 펄떡거리고 있었다.머리로는 지우의 잔혹한 모욕을 되새기며 분노하려 애썼지만 이미 철저하게 타락해버린 육체는 주인의 손길을 구걸하며 시도 때도 없이 애액을 흘려보냈다.결국 은서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말았다.화면을 켜고 지우의 인스타그램을 검색하기 시작했다.이미 연결되어 있는 조교들과 과대표를 서치하자 금방 연결되었다.DM을 보내기 위해 창을 켜자 아무런 대화도 이어지지 않은 빈 화면 위로 텍스트 커서가 깜빡였다.먼저 연락을 한다는 것은 철저한 항복 선언이었다.스스로 다리를 벌리고 제발 나를 유린해 달라는 노골적인 구걸이나 다름없었다.하지만 알량한 이성의 통제력은 이미 노래방 화장실 바닥에서 박살 난 지 오래였다.은서는 어떻게든 구차한 변명거리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이번 전공 과제물 관련해서 면담이 필요할 것 같은데. 시간 언제 괜찮니.]자신이 생각해도 너무나 얄팍하고 속보이는 뻔한 핑계였다.주말에 전공 과제를 명목
방금 전까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입을 맞추던 지우가 지금은 화장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은 채 체액을 삼키고 있다.이 모순적인 배덕감이 주는 쾌락은 은서의 멱살을 쥐고 완벽한 절정으로 끌고 들어갔다.남편에게서도 받지 못했던 노골적인 애무.자신을 철저하게 부수고 짓밟는 맹수의 혀끝이 주는 그 파괴적인 황홀감.사자에게 목을 물어 뜯겨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사슴을 혀로 핥는 모습이 이와 같을까.은서는 세면대를 부여잡은 손끝이 하얗게 질리도록 허리를 비틀었다.밖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와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오히려 은서의 말초신경을 미친 듯이 팽창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하아앙... 흐읏... 아아!"손등을 깨문 입술 틈새로 은서의 콧소리가 끊임없이 새어 나왔다.지우의 혀가 내벽 안쪽까지 파고들어 뜨거운 속살을 휘저을 때마다 은서의 두 다리가 속절없이 뒤틀렸다.마침내 한계에 달한 은서의 내벽이 빠르게 수축하며 막대한 양의 애액을 지우의 입안으로 쏟아냈다.파들파들 떨리는 경련이 전신을 휩쓸고 지나갔다.은서는 세면대 위로 완전히 엎어진 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지우는 은서의 파들거리는 경련이 잦아들 때까지 허벅지를 붙잡은 채 그 끈적한 액체를 한 방울도 남김없이 핥아 삼켰다.천천히 고개를 든 지우의 입가에는 은서의 체액이 길게 늘어져 반짝이고 있었다.지우가 입가에 묻은 타액을 손등으로 무심하게 닦아냈다.은서는 수치심을 잊은 채 지독한 안도감을 느꼈다.지우가 도진의 품을 떠나 다시 자신에게 왔다.그녀의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우가 남자친구를 떠나 자신에게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은서의 마음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세면대 위로 엎어진 은서의 등줄기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밖에서 들려오던 사람들의 발소리와 불평 섞인 목소리는 이미 멀어진 지 오래였다.은서는 덜덜 떨리는 다리에 간신히 힘을 주며 상체를 일으켰다.거울 속에 비친 두 사람의 모습은 극명하게 대비되었다.은서는 쾌락과 수치심에
속옷의 보호막 없이 거친 나일론 원단이 예민한 맨살을 스치는 감각은 지독한 고문이었다.하지만 육체적인 찝찝함보다 은서를 미치게 만드는 것은 방금 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던 지우와 도진의 적나라한 스킨십이었다.남자 친구의 품에 안겨 부드럽게 춤을 추던 지우의 얼굴.자신을 바라보며 조소하던 그 눈빛이 뇌리에 끈질기게 달라붙어 은서의 질투심을 불러 일으켰다.두 세명이 들어가면 가득 찰 좁은 화장실 내부는 조용했다.노래방 스피커에서 울리는 저음만 쿵쿵 거릴 뿐.은서는 세면대 앞에 서서 떨리는 손으로 수도꼭지를 틀었다.차가운 물을 두 손에 받아 이마와 뺨에 톡톡 두들기며 정신을 차리기 위해 노력했다.거울 속에 비친 여자의 몰골은 비참함 그 자체였다.단정하게 묶었던 머리는 형편없이 헝클어져 있었고 화장은 번져 눈가가 붉게 짓물러 있었다.질투심에 눈이 멀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발정 난 하반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타락한 육체.지우의 명령과 손길이 없으면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는 완벽한 노예로 전락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은서는 헛웃음을 흘렸다.그때, 등 뒤로 화장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그리고 곧바로 문이 잠기는 소리가 텅 빈 공간을 가르며 울렸다.거울을 향해 있던 은서의 시선이 반사적으로 문 쪽을 향했다.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단정한 차림의 지우가 굳게 닫힌 문에 기대어 서서 은서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지우의 붉은 입술은 방금 전까지 도진과 혀를 섞은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그 사실이 은서의 위장을 다시 한번 뒤틀어놓았다.다른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감정, 질투심이었다.지우의 눈빛은 한없이 무심하면서도 짙은 지배욕을 품고 있었다."왜 나왔어요?"지우의 낮고 건조한 목소리가 타일 벽에 부딪혀 울렸다.은서는 지우의 말 한 마디에 움츠러들어 뒤로 물러섰다."내가 언제 도망쳤다고 그래. 그저 화장실에 온 것뿐이야."뻔한 거짓말을 내뱉는 은서의 목소리는 점점 기어 들어갔다.지우가 픽 웃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굽
교수들과 학생들이 버젓이 앉아있는 자리였다.아무리 재벌가의 아들이라도 스승 앞에서 대놓고 연인과 스킨십을 즐기는 것은 선을 넘는 무례함이었다.김 교수가 마이크를 쥔 채 힐끗 그쪽을 쳐다보았지만 헛기침만 한 번 내뱉고는 애써 모른 척 고개를 돌렸다.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은서는 무릎 위에 올려둔 두 손을 꽉 움켜쥐었다.도진이 지우의 뒷목을 강하게 쥐고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지우가 순순히 고개를 틀어 도진의 입술을 받아냈다.타인의 시선 따위는 완벽하게 배제된 질척하고 깊은 키스였다.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고 혀가 얽히며 노골적인 소리가 룸의 탁한 공기를 갈랐다.은서는 숨을 죽인 채 그 적나라한 입맞춤을 두 눈에 담아야만 했다.자신의 입술로 탐했던 지우의 붉은 입술을 다른 남자가 거칠게 탐하고 있었다.긴 키스가 끝나고 두 사람의 입술이 천천히 떨어졌다.타액이 실처럼 늘어지다 끊어졌다.도진이 지우의 허리를 꽉 끌어안은 채 지우의 눈동자를 깊게 응시했다.지우 역시 시선을 피하지 않고 도진의 눈을 나른하게 마주 보았다.그들만의 은밀한 언어가 오가는 듯한 끈적한 눈맞춤이었다.도진이 고개를 숙여 지우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붙였다.도진이 무언가를 낮게 속삭이자 지우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은서의 위장 한구석이 서늘하게 뒤틀렸다.자신에게는 한없이 잔인하던 지우가 다른 남자 앞에서는 저토록 순종적이고 매혹적인 표정을 짓고 있다는 사실이 은서의 질투심을 미친 듯이 긁어댔다.도진의 입술이 지우의 귓바퀴를 지나 하얀 목덜미로 미끄러져 내려갔다.도진이 지우의 셔츠 윗단추를 풀어헤쳤다.벌어진 옷깃 사이로 지우의 쇄골이 드러났다.도진의 뜨거운 입술과 혀가 지우의 쇄골 위를 진득하게 핥고 빨아들이며 붉은 자국을 새겨 넣었다.지우가 눈을 반쯤 감은 채 도진의 어깨에 고개를 기댔다.교수들과 학생들이 버젓이 앉아있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그 노골적인 애무에 은서의 하복부가 터질 듯이 달아올랐다.지우의 맨살을 탐하는 도진의 손길이 마치
고급 한정식집의 프라이빗 룸 안에는 숨 막히는 정적이 감돌았다.대학 본부 보직 교수들과 각 단과대 학생회장들이 마주 앉은 공식적인 간담회 자리였다.하지만 이 공간의 실질적인 권력 구조는 직함이나 나이와는 전혀 무관하게 철저히 비틀려 있었다.상석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은 남학생 하나가 이 숨 막히는 분위기의 진원지였다.경영학과 학생회장이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 후계자인 강도진.그의 아버지는 이 대학의 재단을 쥐고 흔드는 막강한 후원회장이었다.대학의 예산 편성부터 굵직한 산학협력 프로젝트까지 모든 것이 강 회장의 결재 서류 하나에 달려 있었다.그 거대한 자본과 권력의 그림자를 등에 업은 도진은 교수들 앞에서도 일말의 긴장감이나 예의를 보이지 않았다.도진의 곁에는 지우가 그림자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다.두 사람은 대학 내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진 완벽한 로열패밀리 커플이었다.은서는 테이블 가장자리에 꼿꼿하게 허리를 세우고 앉아 애써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았다.며칠 전 자신의 개인 연구실에서 벌어졌던 파괴적인 정사의 여운이 여전히 하복부를 뻐근하게 짓누르고 있었다.남편과 통화하며 제자의 손가락에 속수무책으로 유린당했던 그 황홀한 배덕감은 은서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다.단정한 정장 스커트 안쪽의 맨살이 속옷 원단과 스칠 때마다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김 교수님 이번 학기 시설 확충 예산안 말입니다."도진이 손에 든 유리잔을 빙글빙글 돌리며 나른하게 입을 열었다."아버지께서 결재를 망설이시더군요. 제가 보기에도 산학협력관 리모델링 건은 시기상조인 것 같고요."학생이 교수에게 던지는 말이라기엔 지나치게 오만하고 건방진 어투였다.하지만 그 자리에 앉은 그 어떤 교수도 도진의 태도를 지적하지 못했다.오히려 김 교수는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손수건으로 황급히 닦아내며 굽신거렸다."아이고, 강 회장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당연히 저희가 다시 검토를 해야지요. 도진 학생이 중간에서 신경을 좀 써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지성의 전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