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주황빛 무드등이 켜진 스위트룸 안에는 오랜만에 찾아온 고요한 온기만이 감돌고 있었다.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은서의 몸에는 하얀 거즈와 반창고들이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 지우는 욕실에서 손을 씻고 나온 뒤, 조용히 침대 곁으로 다가가 은서의 옆자리에 걸터앉았다. 인기척을 느낀 은서가 천천히 눈을 떴다. 초점 없던 은서의 눈동자에 지우의 단정한 얼굴이 비치자, 은서의 입술이 미세하게 파르르 떨렸다. “지우야….” “응, 언니. 나 여기 있어.” 지우는 침대 안쪽으로 몸을 뉘이며 은서를 조심스럽게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 실크 시트 사이로 지우의 따뜻한 체온이 닿자, 은서는 움찔하며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물리려 했다. “안 돼… 지우야, 닿지 마….” 은서는 제 몸에 남은 멍 자국과 상처들을 가리려는 듯 이불을 끌어올렸다. “나 더러워… 네가 만질 만한 몸이 아니야…” 도진의 잔혹한 손길이 남긴 오욕의 기억이 여전히 은서의 가슴을 난도질하고 있었다. 지우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졌지만, 그녀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하게 빛나고 있엇다. 지우는 은서의 떨리는 손목을 부드럽게 쥐어 제 가슴 위에 얹었다. “언니, 날 봐.” 지우는 은서의 젖은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속삭였다. “언니는 더럽혀지지 않았어. 흉터가 몇 개가 남았든, 내 눈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야.” 지우는 은서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주며, 파리하게 마른 입술 위에 제 입술을 깊게 겹쳤다. “흐읍…” 은서의 입술 사이로 가녀린 숨결이 새어 나왔다. 지우의 입술은 한없이 다정하고 조심스러웠다. 도진의 폭력적인 짓밟힘과는 전혀 다른, 오직 은서를 아끼고 숭배하는 듯한 부드러운 입맞춤이었다. 지우는 혀끝으로 은서의 마른 입술을 적시고, 조심스럽게 입안 깊숙한 곳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익숙하고 그리웠던 지우의 숨결과 향기가 밀려들자, 은서의 굳어 있던 근육들이 천천히 풀리기 시작했다. 지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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