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는 그때 국가 차원의 기밀 설계 프로젝트를 맡고 있어서 아예 밖으로 나갈 틈도 없었어. 게다가 영우나 시유가 아무리 그래도 결혼한 상태에서 그런 짓을 할 사람들은...”새나는 답답하다는 듯 머리를 쥐어뜯었다.“세상에, 오빠! 이 지경이 됐는데도 아직 두 사람을 믿는 거야?”“둘이 거의 대놓고 붙어 다니는 수준이잖아. 시유는 라움디자인 지분까지 가지고 있고, 영우 씨는 바로 고급 차까지 사 줬어. 둘이 바람피우는 게 이렇게 뻔한데도 안 보여?”“그리고 들었는데, 라움디자인이 내일 대대적인 계약식을 연대. 세계 100대 부동산 개발사 세 곳과 장기 계약을 맺는데, 시유랑 영우 씨가 공동 파트너 자격으로 함께 참석한대.”새나는 자신 있게 말을 이어 갔다.“오빠도 알잖아. 영우 씨가 사람 사이에 선을 얼마나 확실하게 긋는 사람인지.”“시유한테 아무 마음도 없는데 후배 하나 밀어주겠다고 이렇게까지 발 벗고 나서겠어?”“솔직히 말해서 시유 설계 실력은 나보다도 못해!”새나의 뻔뻔한 말에 여준이 미간을 찌푸렸다.“시유의 설계 실력은 분명 너보다 위야. 적어도 시유의 설계안이 없었으면 세오름타워 프로젝트도 없었어.”더는 듣고 있을 수 없었던 유미가 책상을 세게 내리쳤다.“부여준, 이제 좀 정신 차려! 저 여자는 너한테 소송까지 걸어서 설계 저작권을 되찾아 가겠다는 거야. 그러면 세오름타워 프로젝트 자체가 그대로 멈춰 버릴 수도 있다고!”“너는 옛정 생각해서 계속 봐주고 있는데, 임시유는 한 걸음씩 몰아붙이면서 아예 끝장을 보려고 하잖아. 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겁쟁이처럼 웅크리고만 있을 거야!”유미는 잔뜩 실망한 얼굴로 여준을 바라봤다.“난 늘 내 동생이 자랑스러웠어. 그런데 요즘 너 정말 실망스러워.”“큰언니랑 엄마도 너 때문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작은언니도 해외에서 걱정하고 있어. 아빠 쪽은 터진 일들 수습하느라 정신없고.”“그런데도 계속 정신 못 차릴 거면, 부씨 집안을 이끌 자리까지 포기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야!”여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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