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은 H시 외곽의 한적한 곳, 하천 제방 아래 낮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었다.넓고 평평한 잔디밭을 중심으로 울창한 나무들이 빙 둘러서 있었다.밤이 되자 잔디밭 한가운데 모닥불이 타오르고, 나무마다 걸린 알록달록한 조명이 반짝이며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진구는 미리 캠핑장 한가운데 있는 대형 텐트 자리를 예약해 두었다. 캠핑장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였다.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야외 테이블과 의자가 이미 준비돼 있었고, 식탁에는 각종 꼬치구이와 과일 모둠, 음료와 맥주, 간단한 안주까지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자리에 앉자 진구는 직원 한 명을 불러 직접 바비큐를 구워 달라고 부탁했다.마리는 캠핑장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마침 스피커에서는 평소 좋아하던 신나는 댄스 음악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마리는 신이 나서 벌떡 일어나더니 텐트 앞으로 나갔다.“자, 여러분! 오늘 이렇게 통 크게 쏘신 진구 선배님께 감사하는 의미로 제가 먼저 춤 한 곡 보여 드리겠습니다. 분위기 좀 띄워 볼 테니까 이따가는 다들 한 명씩 장기 자랑하셔야 해요!”진구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좋아! 우리 꼬맹이, 배짱 좋은데!”하지만 시유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아니, 윤마리! 너 지금 나보고도 장기 자랑하라는 거야?’‘마지막으로 사람들 앞에서 공연한 게 언제였더라?’대학생 때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불렀던 게 마지막이었다. 그마저도 벌써 몇 년 전 일이었다.워낙 밝고 거리낌 없는 성격인 마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걸치고 있던 캐주얼 셔츠를 벗어 시유에게 휙 던지더니 곧장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금세 리듬을 타며 골반을 가볍게 흔들자 시선이 절로 쏠렸다.사방이 탁 트인 야외인 데다 마리의 춤까지 제법 눈길을 끌어,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 호응하기 시작했다.순식간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오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그때 근처 텐트에 앉아 있던 여자가 고개를 들어 시유 일행을 바라봤다.한동안 묘한 눈빛으로 그쪽을 지켜보던 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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