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자가 허둥지둥 방에서 뛰쳐나오며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지진이에요? 지금 지진 난 거예요?”장순영은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를 안고 있다가, 요란한 소리에 놀라 맨발로 가방부터 움켜쥐고 현관 쪽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심지어 신발을 신을 겨를도 없었다.유민자와 장순영이 거실로 뛰어들었을 때, 두 사람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늘 차분하고 이성적이던 시유가 미친 사람처럼, 한때 그토록 아끼던 장식품들을 하나씩 바닥에 내던지고 있었다.유민자는 다급히 시유에게 달려가 말렸다.“사모님, 그만하세요! 제발 그만하세요! 무슨 일이든 차분히 말로 하셔야죠, 사모님!”장순영은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 아기를 흔들어 달래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사모님, 얼른 멈추세요. 아기가 너무 놀랐어요!”아기의 찢어질 듯한 울음소리가 귀에 꽂히자, 시유는 온몸의 힘이 풀려나가는 것 같았다.시유는 손에 들고 있던 청자 화병을 내려놓고 앞으로 다가가, 아기를 품 안에 꼭 끌어안았다.아기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울고 있었고, 작은 두 주먹은 꽉 쥐어져 있었다.장순영이 가까이 다가와 다급하게 재촉했다.“아마 배고픈 것 같아요. 제가 분유를 타 봤는데 젖병은 입에도 안 대요. 모유만 찾는 것 같아요. 사모님, 얼른 수유하셔야 할 것 같아요.”시유는 거의 망설이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윗옷 자락을 올리려 했다.하지만 바로 다음, 시유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멈칫했다.고개를 들자, 아니나 다를까 여준의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시선과 마주쳤다.여준은 지난 몇 년 동안 시유의 빈틈없는 모습만 보아 왔다. 일할 때의 시유는 늘 단정했고, 화장은 정교했으며, 판단은 빠르고 행동은 거침없었다. 그런 여준이 시유가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서 옷을 걷어 올리고 젖을 물리려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리 없었다.이 자리에서 여준은 물론이고, 시유 자신도 견디기 힘든 수치심을 느꼈다.하지만 아이의 울음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시유는 더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여준에게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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