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렌스의 장미는 시들지 않는다의 모든 챕터: 챕터 81 - 챕터 82

82 챕터

81화. 진짜 이름

시선은 여전히 붉은 불꽃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그녀의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라리엘을 똑바로 보았다. 라리엘은 갑자기 진지해진 분위기에 궁금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이윽고 트리샤가 마른입술을 열어, 며칠 전부터 자꾸만 자신을 괴롭히던 이야기를 꺼냈다.“나는… 제이드 크로이츠의 딸이에요.”정적이 내려앉았다. 라리엘은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 큰 충격을 받은 얼굴로 트리샤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라리엘이 떨리는 입술을 간신히 열어 대답했다.“제이드에게 딸이 있다는 얘기는 못들었어요.”트리샤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차갑게 대꾸했다.“당연히 그랬겠죠. 꽁꽁 숨겨뒀으니까.”라리엘은 트리샤의 이목구비를 다시금 꼼꼼하게 뜯어보았다.비로소 그녀의 깊은 눈매와 날카로운 턱선 너머로, 과거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제이드 흔적이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의문 조각들이 하나씩 퍼즐처럼 맞춰지기 시작했다.“그렇다면 루이즈 씨, 당신이 여기에 있는건… 아르덴, 아니 공작님이 제이드의 행방을 찾는 것과 관련이 있나요?”예상치 못한 질문에 트리샤의 눈이 순간 가늘어졌다.“그걸 알고 있었어요?”라리엘은 복잡한 심경으로 고개를 슬며시 저었다. 아르덴이 숨기려 했던 그 비밀의 자락을 우연히 쥐게 되었던 순간의 떨림이 되살아났다.“아르덴이 말해준 게 아니에요. 나도 우연히 알게 된 것뿐이죠. 아르덴은 내가 이 사실을 눈치채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모를거에요.”라리엘은 숨을 고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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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별장의 밤(1)

해 질 무렵, 의사가 아르덴의 치료를 위해 다시 별장을 찾았다.묵직하고 낡은 가죽 가방을 탁자 위에 내려놓은 의사는 능숙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손길로 아르덴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붕대를 풀어내기 시작했다.서걱거리는 가위 소리와 함께 겹겹이 쌓인 하얀 천이 걷히자, 어제보다 가라앉은 상처가 모습을 드러냈다.의사는 핀셋으로 상처 부위를 꼼꼼히 살피며 소독솜으로 진물을 닦아냈다.아르덴은 턱근육을 잔뜩 비틀며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려는 짧은 신음을 이 악물고 삼켰다.그 곁을 지키던 라리엘의 손에도 하얗게 힘이 들어갔다. 치료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고역이었지만, 그녀는 피하지 않고 옆에 서서 꿋꿋이 그 광경을 눈에 담았다.치료를 마친 의사가 도구들을 정리하며 라리엘을 향해 돌아섰다.“상처 자체는 다행히 잘 아물고 있습니다만, 체온이 평소보다 조금 높군요. 아마 상처로 인한 미열인 듯 보입니다. 오늘 밤에는 열이 갑자기 오르지 않도록 잘 지켜보시고, 수건을 적셔 열을 식혀주셔야 합니다.”라리엘은 의사의 지시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내용을 경청했다.아르덴은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 앉은 채 그녀와 의사의 대화를 듣고있었다.“완전히 회복하는데는 얼마나 걸리나요?”​“겉 상처가 붙고 살이 차오르는 건 앞으로 열흘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만, 겉이 붙었다고 해서 속까지 나은 것은 아니니 그 이후에도 절대 무리하지 않으셔야 합니다.”의사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특히 힘을 주거나 상처 부위가 다시 벌어질 수 있는 행동은 피하셔야 합니다. 완전히 회복해서 문제 없이 일상 생활을 하시려면 최소 3주 정도는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라리엘은 그 말을 마음속에 몇 번이나 되뇌며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열흘, 그리고 삼 주.’ 숫자를 머릿속에 또렷이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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