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의사가 아르덴의 치료를 위해 다시 별장을 찾았다.묵직하고 낡은 가죽 가방을 탁자 위에 내려놓은 의사는 능숙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손길로 아르덴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붕대를 풀어내기 시작했다.서걱거리는 가위 소리와 함께 겹겹이 쌓인 하얀 천이 걷히자, 어제보다 가라앉은 상처가 모습을 드러냈다.의사는 핀셋으로 상처 부위를 꼼꼼히 살피며 소독솜으로 진물을 닦아냈다.아르덴은 턱근육을 잔뜩 비틀며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려는 짧은 신음을 이 악물고 삼켰다.그 곁을 지키던 라리엘의 손에도 하얗게 힘이 들어갔다. 치료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고역이었지만, 그녀는 피하지 않고 옆에 서서 꿋꿋이 그 광경을 눈에 담았다.치료를 마친 의사가 도구들을 정리하며 라리엘을 향해 돌아섰다.“상처 자체는 다행히 잘 아물고 있습니다만, 체온이 평소보다 조금 높군요. 아마 상처로 인한 미열인 듯 보입니다. 오늘 밤에는 열이 갑자기 오르지 않도록 잘 지켜보시고, 수건을 적셔 열을 식혀주셔야 합니다.”라리엘은 의사의 지시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내용을 경청했다.아르덴은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 앉은 채 그녀와 의사의 대화를 듣고있었다.“완전히 회복하는데는 얼마나 걸리나요?”“겉 상처가 붙고 살이 차오르는 건 앞으로 열흘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만, 겉이 붙었다고 해서 속까지 나은 것은 아니니 그 이후에도 절대 무리하지 않으셔야 합니다.”의사는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특히 힘을 주거나 상처 부위가 다시 벌어질 수 있는 행동은 피하셔야 합니다. 완전히 회복해서 문제 없이 일상 생활을 하시려면 최소 3주 정도는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라리엘은 그 말을 마음속에 몇 번이나 되뇌며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열흘, 그리고 삼 주.’ 숫자를 머릿속에 또렷이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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