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VIP 룸의 묵직한 문이 열리며, 스산한 공기와 함께 의식을 잃은 여자가 야쿠자 조직원의 두꺼운 등에 업혀 들어왔다.검은 수트를 입은 거구의 사내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는 기계적인 몸짓으로 그녀를 마치 술집의 값비싼 안주거리를 대하듯 대리석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회장님, 지난 번 도와주신 것에 대한 선물입니다. 이미 아주 비싸고 좋은 약들로 한껏 취한 상태로 만들어 왔으니 아주 만족하실 겁니다. 좋은 시간 보내십시요.”사내의 비열하고 끈적한 웃음소리와 함께 문이 다시 무겁게 닫혔다.밀폐된 거대한 룸 안에는 숨소리조차 삼켜버릴 듯한 기괴한 정적이 찾아왔다.다량의 독한 약에 취해 이성과 의식이 혼미하게 흐려진 류의 시야 끝에 엉망으로 구겨지고 헝크러진 여자가 보였다.그는 들고 있던 잔에 남아 있던 싱글 몰트 위스키를 한번에 목구멍으로 때려넣었다.그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언제나처럼.그의 시선 끝에 유진이 보였다.지난 2년간, 매일 밤 자신을 난도질하던 잔인한 환각.분명 눈 앞에 있는 여자는 클럽에서 일하는 업소녀일 것이다.어쩌면 유진과 조금은 닮은……뇌리 속에서 서유진이라는 세 글자를 떠올리자마자, 류의 가슴 안쪽 심장이 미치도록 아려왔다.순식간에 제어할 수 없는 폭발적인 분노와 증오가 차올라 그의 숨통을 답답하게 짓눌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죽을 것처럼 그리웠다.[널 샀던 걸 후회해. 죽이고 싶을 만큼 널 증오해. 널 내 머리 속에서 지우고 싶어 미치겠어. 그런데 그런 널 난 여전히 멍청하게 이렇게 또 그리워 하고 이렇게 매일 너의 환영을 봐. 다시 네가 날 잡아주기를 바라면서…… 널 매일 이렇게 기다리면서…… 완전 Fucked up!]미치도록 지우고 싶었던 유진의 환영이 눈앞에 나타나자, 류의 안에서 억눌려 있던 비틀린 증오와 처절한 그리움이 한꺼번에 폭발했다.그는 대리석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환각 속 여인을 거칠게 끌어당겼다.그리고 거칠게 뒤로 돌려 눕히고, 구겨진 드레스 안쪽의 속읏을 거침없이 벗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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