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식품관에서 최고급 식재료들과 온갖 간식 그리고 셰프급 주방 도구들을 두 손 가득 무겁게 사 들고 유정과 유진은 에구치의 임대 아파트로 향했다.텅 비어있는 좁은 주방.그곳이 새로 산 각종 조리도구들로 가득 채워졌다.그리고 쾅쾅거리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유정이 번개처럼 주문한 4인용 최고급 세라믹 식탁 세트와 번쩍이는 최신 주방 가전들이 집 안으로 배달되어 들어왔다.“와… 이렇게 가구까지 들어오니까 꼭 어렸을 때 너랑 나 소꿉놀이 주방세트에서 엄마놀이 하는 것 같다. 여기 부엌 사이즈가 딱 그때랑 비슷한 것 같지?”“여기 공용 공간인데… 우리 맘대로 이렇게 짐들 채워도 되나? 집주인한테 미리 말은 해야 하지 않을까?”“딱 보면 몰라? 진짜 컵라면 밖에 안 먹은 부엌이야. 아무 것도 없잖아. 심지어 접시도 수저세트도 컵도 딱 2개씩. 그리고 나 혼자 쓰자고 이래? 다 같이 쓸 거고 거기다 이렇게 텅 빈 주방을 꽉꽉 채워준다는데 감사해야지 무슨?”유정은 새로운 장난감을 가진 아이처럼 온통 신이 나 있었다.반면에 유진은 남의 영역을 강제로 침범한 것 같은 기분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계속 불편했다.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불도저 같은 유정의 말대로 상황은 종료되었다.마블링이 예술인 최고급 한우 등심을 듬뿍 넣은 불고기 오일 파스타…은은한 레몬 소스를 곁들인 그릴 납작복숭아 샐러드…그리고 달콤하게 토치로 그을린 크렘 브륄레까지.유진은 고등학교 시절 스위스 요리학교에서 배운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역시! 우리 유진… 결혼 수업 한다고 배운 솜씨라고 하기에는 너무 아까워. 너 아예 이쪽으로 커리어를 잡아도 될 듯! 사실 파리에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보다 네가 해 준 음식이 더 그리웠어”새 식탁테이블을 가득 채운 음식들을 보며 유정이 만족스러운 듯 얼굴에 미소를 가득 채웠다.언니의 미소에 잠시 불편했던 유진의 마음도 스르르 풀어졌다.“음식 식는데… 언제 오신다고 했어?”유진이 은근슬쩍 현관문을 흘낏 바라보며 묻자 유정이 포크를 쥐며 쾌활하
Huling Na-update : 2026-05-27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