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에서의 숨 막히는 스포트라이트가 끝나고, 평창동 저택으로 돌아와 방에 들어서자마자, 유진은 허물을 벗듯 그대로 침대 위로 엎어졌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목과 팔목을 무겁게 조여매던 수억 원짜리 보석들을… 콘솔 위에 가차 없이 떼어내고, 12cm 킬힐을 어찌저찌 벗어 던지기는 했지만… 그게 한계였다. 여전히 숨통을 조여매는, 타이트한 연핑크색 디올 드레스를 벗어 던질 기운도, 거울 앞을 마주하고 얼굴의 두꺼운 메이크업을 지워낼 기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영혼을 짓누르는 지독한 피로감에, 속수무책으로 내리눌린 채… 유진은 그대로 암전 같은 깊고 무거운 수면 속으로 빠져들었다. 다음 날 새벽 5시. 불편한 드레스와 갑갑한 화장을 고스란히 얹은 채, 잠들어 버린 탓일까. 새벽 푸르스름한 미명 속에서, 번쩍 눈이 떠졌다. 유진은 잠시 멍한 정신으로, 침대 위에 걸터앉아 있다가, 온몸을 옥죄던 드레스부터, 신경질적으로 벗어 던졌다. 그리고 홀린 듯 욕실로 들어가, 수도꼭지를 돌려 뜨거운 샤워부터 시작했다. 뜨거운 물을 틀자, 순식간에 하얀 스팀으로 욕실이 가득 차, 지난 밤 잔뜩 긴장했던 근육을 이완시켰다. 유진은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에서… 어제의 불편함과 사람들의 오염된 시선들을 전부 씻어내려는 듯, 한참 동안 샤워를 했다. 그리고 촉촉한 수증기로 흐려진 거울을 손으로 슥 닦아내자, 지독한 가식의 화장기를 완전히 벗어던진… 티 없이 맑고 아기 같은 유진의 새하얀 맨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행히 어젯밤 그 두꺼운 화장을 지우지 못하고 잔 것치고는, 피부에 별다른 트러블은 생기지 않은 것 같았다. 유진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트러블 생겼다가… 세상 무너진 듯 유모에게 들들 볶일 텐데… 아… 오늘은 또 얼마나 시달리려나] 샤워를 끝냈지만, 여전한 피로감이 납덩이처럼 몸을 무겁게 짓누르며 괴롭혔다. 유진은 기본 스킨케어도 바르지 않은 채, 그대로 침대에 앉아 넋을 놓았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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