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선우현을 마주했던 시간은 고작 10분 남짓이었으나, 그의 기세에 눌려 한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차준호가 사람을 시켜 호화로운 도시락까지 보내주었건만, 나는 제대로 된 감사 답신조차 보내지 못한 채 멍하니 선우현이 주고 간 명함 끝자락만 만지작거렸다.차진철 회장은 물론, 차준호조차 모르게 내 앞에 나타난 선우현.그가 사라진 뒤에도 여운처럼 남은 긴장감에 한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신 과장님, 점심 안 드세요?”옆에서 나정아가 물어올 때까지도 깊은 시름에 빠져 있던 나는, 그제야 번쩍 정신을 차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아······, 먹어야죠.” “오늘도 혹시······ 대표님이랑 드세요?” “아뇨, 오늘은 도시락 먹으려고요.”점심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와중에도 영양가 없는 고민으로 시간만 흘려보낸 꼴이었다.뒤늦게 확인한 사내 메신저 창에는 수많은 알림이 깜빡이고 있었다. 보고서를 잘 전달받았다는 최기범의 메시지, 그리고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차준호의 푸념까지.[신하늘, 감히 아침도 같이 안 먹고 사라지다니. 괘씸하네.]일개 직원과 달리 한가한 대표님은 더 쉬라는 의미였다고 가벼운 답장을 뒤늦게 보낸 뒤, 가슴 한구석의 찜찜함을 꾹 눌러 덮었다.파티션 너머로 나정아의 시선이 내 책상 옆에 놓인 고급 보온 백으로 향해 있었다. 연일 배달되는 정갈한 디저트와 요리에 내심 기대를 품은 눈치였다.“우리 어서 식사하러 가요.”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정아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얏호! 매일 보신하는 기분이에요. 카페테리아로 가요!”아이처럼 밝게 웃는 그녀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나는 나도 모르게 머리 위층에 있을 차준호를 떠올리며 천장을 흘끗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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