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자정을 넘긴 시각.신하늘이 터트린 충격적인 파장 덕분에 도국은 예정에 없던 일정이 백지화되며 간만에 유쾌한 여유를 얻게 되었다.그가 발길을 옮긴 곳은 잠실에 위치한 이아준의 레지던스였다.JW 대표실에서 보쌈으로 든든히 배를 채웠음에도, 도국은 문을 연 24시간 분식집에 들러 맥주와 떡볶이, 순대, 튀김 따위를 포장했다.벅차오르고 기분 좋은 일이 생길 때면 어째서 이런 투박한 음식들이 먼저 떠오르는 걸까. 어린 시절, 진심으로 행복했던 순간마다 늘 곁에 놓여 있던 음식들이라 그런지도 몰랐다.“나 어제도 최고의 하루였는데 오늘도 운수 좋은 날로 쳐야겠다. 도국이가 불쑥 찾아오다니, 하하!”도국이 이아준의 레지던스 경계를 넘어서자마자, 이아준은 그를 기꺼이 환대했다.거실 TV를 나지막이 틀어둔 채, 두 사람은 테이블 위에 맥주 캔과 떡볶이, 순대, 모둠 튀김 같은 서민적인 음식들을 펼쳐놓았다.“대표실에서 보쌈을 그렇게 먹고 왔는데, 이상하게 이게 또 당기더라고.”그 말에 이아준이 손가락을 튕기며 화답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나도 저녁에 스테이크를 썰긴 했는데, 떡볶이 들어갈 배는 따로 있지. 아무래도 나, L그룹을 생각보다 훨씬 빨리 집어삼키게 될 것 같다. 혼술이라도 할까 했어.”“잘됐네. 축하한다.”“지금 심정 같아선 팬티만 입고 잠실역 한복판에서 춤이라도 추고 싶다니까, 하하!”도국은 맥주 캔을 내밀며 이아준을 향해 넌지시 입꼬리를 올렸다. 이아준은 떡볶이 조각을 집어 먹으며 어린아이처럼 키득거리더니, 도국의 맥주 캔에 제 캔을 가볍게 부딪쳤다.“몸 관리 끝판왕인 주원형 대표가 너랑 보쌈을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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