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가 일을 시작한 7월이 어느새 끝나가고 있었다. 소라의 부탁으로 현준이 한 달간 모스 문의 평일을 맡아 일을 해왔었다. 이수의 적응을 위해서였다. 그 덕분에 현준과 이수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8월부터는 두 사람이 함께 일하는 날은 일주일에 단 한 번, 금요일로 변경되었다.모스 문 마감이 끝내면 현준은 어김없이 이수를 슈퍼 평상까지 바래다주었다."이제... 다음 주부터는 금요일만 같이 일하게 되겠다."옅은 한숨을 내쉬는 현준의 목소리에는 어딘가 묵직한 서운함이 묻어 있었다. "그러게."그가 데려다주는 날이면 항상 평상에 앉아 맥주 한 캔을 땄다. 시원한 보리 음료 한 모금에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오늘도 역시 두 사람은 평상에 자리를 잡았다."이수야, 잠깐만 있어 봐."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슈퍼에 들어가더니, 한 손에 김부각을 들고 돌아왔다."김부각?"현준은 씩 웃으며 메고 온 백팩에서 호주산 레드 와인 한 병을 꺼냈다."짠! 성준이 형이 입문용으로 추천한 건데, 과일향이 진하고 바디감이 강해서 김부각이랑 먹으면 완전 킥이래! 한 달 동안 일 배우고 적응하느라 수고했는데, 적응기 졸업주 마셔야지!""와, 좋아!"이수는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아이처럼 웃는 이수의 얼굴이 현준은 좋았다. 심장이 묵직하게 뛰기 시작했다. 오늘은 아침에 한 결심을 꼭 이룰 것이다.현준이 잔에 와인을 따르고 이수 앞에 내려놨다. 와인과 김부각, 그리고 현준. 늘 보던 평범한 평상이 요즘 읽고 있는 로맨스 소설 속 배경처럼 느껴지는 것은, 순전히 그 때문이리라. 현준의 얼굴을 힐끔 쳐다봤다. 그의 수려한 얼굴은 언제나 진리이지만 달빛에 비치는 그의 외모는 오늘따라 더욱 매혹적이었다. 이수는 와인 마시기 앞서 그의 눈, 코, 입에 취할 지경이었다. 또, 또 가슴이 간지럽다. "아, 보여줄 거 있어."그가 백팩 앞주머니에서 낡은 이어버드 케이스를 꺼내 보였다. 한 쪽이 분실된, 딱 봐도 사용감이 느껴지는 꽤 오래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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