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아린의 허벅지가 순식간에 오므려졌다. 한순간에 호흡이 끊기듯 막혀버렸고 어찌나 부끄럽고 창피한지, 얼굴마저 달아올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아, 민망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촬영하다 보면 자주 있는 일이라서요.”태연한 말투와 달리 허벅지 사이에 머물러있는 그 시선이 압박처럼 가슴을 죄었다. 내 팬티가 젖었다니, 심지어 그걸 다 들켜버렸다니.“작가님, 잠.. 잠깐만 쉬었다가 가면 안 될까요?”“네, 그러죠.”수혁이 카메라를 내려놓고 차가운 물병을 건네주었다. “감사합니다.”“지금까지 찍은 컷들, 한번 보실래요?”“네.”모니터 안에는 방금 전까지 포즈를 취하던 자신의 모습이 고스란히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새하얀 란제리와 가터벨트, 그리고 색색의 성기 모양 제품들까지. 한 컷, 또 한 컷. 화면이 넘어갈 때마다 여전히 신기함 투성이었다.그러다 화면 속 자신의 다리가 살짝 벌어진 순간, 얇은 레이스 위로 둥그렇게 젖은 자국이 화면에 드러났다.“아...”민망함이 한꺼번에 몰려오며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차마 바라볼 수 없었다.“물이 많으신 분들은 패드를 대기도 해요. 제가 미리 알려드렸어야 했는데.”“몰, 몰랐어요... 죄송합니다.”“남자친구분은 엄청 좋으시겠어요.”“네?”수혁의 시선이 목덜미, 쇄골을 지나 가슴골에 꽂혔다. 분명한 정사의 흔적을 마치 한 번 더 확인 시켜주 듯, 그 노골적인 눈길에 손가락이 점점 꼬였다.“아린 씨, 저는 프로입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제품이 아린 씨 안에 들어간 생생한 장면을 찍고 싶어요. 어차피 팬티도 젖어버려서 더 이상 예쁜 컷이 안 나올 것 같기도 하고요.”가슴이 요동쳤다. 지금, 성기 모양의 제품을 구멍 안에 넣으라는 말이잖아. 이런 게 광고 촬영이 될 수가 있는 거야? “작가님, 그건 좀...”“대신, 페이는 두 배로 드리죠.”안 된다고, 싫다고 해야 하는데.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다그쳐도, 두 배라는 페이와 그 강렬한 눈빛의 무게에 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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