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연예인을 만난 기분이 잠시 들긴 했지만, 호준은 자켓 안 주머니에서 명함 지갑을 꺼내들었다.차를 세워둔 곳은 유치원 주차장이다. 그렇다면, 이 여자 역시 유치원에 방문했다는 뜻."같은 학부모 같은데, 깔끔하게 보험으로 처리하죠."명함을 받으며, 이제야 호준의 얼굴을 올려다본 여자가 흠칫 놀랐다.여자의 정체는 홍아린이었고, 호준의 말대로 아이를 등원시키던 길에 접촉 사고를 냈던 것이다.아린은 호준의 얼굴을 모를리 없었다.'하필 여기서, 이렇게 만난다고? 왜...?'비록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강인아의 채널에 직접 댓글을 달고 스폰으로 몰아갔던 장본인이었으니까."저기요?""아 네, 연락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호준의 차가 그 자리를 떠나고 나서야, 아린은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날의 일을 얼마나 후회했던가. 그 강인아라는 여자도 어느날 갑자기 소리 소문 없이 채널을 정리하더니, 혹시 결혼까지 골인한 건가?여전히 미안한 감정은 남아있었고, 강인아도 도호준도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랐다. 왜냐면, 자신 역시 누구보다 행복하니까.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차에 올라탄 아린은, 수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응, 서율이는?""등원 잘 했지. 근데, 접촉사고가 조금 있었어.""뭐? 괜찮아? 안 다쳤어?""으응, 서율이 데려다주고 난 뒤에 난 사고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자기 말이야, 자기.""나도 멀쩡해요."수혁은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여전히 감독 일을 이어가고 있었고, 아린은 공백기를 가진 후 다시금 촬영에 복귀했다.결혼은 계획의 한 부분이었지만, 출산은 아니었다.피임 부작용이 생겨 잠깐 멈췄던 그 찰나에, 아이가 덜컥 들어서 버린 것.그때부터 인생에는 예기치 못한 큰 변화가 생겼지만, 이제 와서 엄마로만 살아가긴 죽어도 싫었다.여자로서의 삶이 완전히 끝나는 것 같아서."사고 접수하고 촬영장으로 갈게.""응, 서두를 필요 없어."***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호준은 인아에게 오늘 있던 일을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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