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마세요.""네?""내가 돌아갈 것 같다고, 보고하지 말라고요."돌아오시는 건가? 기찬은 가장 먼저 그렇게 생각했다. 이건 너무 좋은 소식이라, 말을 안 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이 소식을 들으면 도혁이 뭐라도 먹을 테니까. 하지만 기찬은 주하의 말을 절대 거역할 수 없을 터였다."아, 그러니까... 그게...""어떻게 될지, 아시죠?"기찬을 협박하는 얼굴이 웃고 있었다. 이건 일종의 경고였다. 입을 잘못 놀렸다간 도혁이 더 힘들어질 뿐이라는 그런 경고.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지배자의 명령이었다. 한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보스는 지금 시들어가고 있었다. 기찬은 그런 사람의 말을 거스를 수가 없는 상태였다."알겠습니다...""방에서 아예 안 나와요?""아뇨, 새벽에 잠시 나와보시는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돌아오실까봐...""이 신발, 가지고 가세요."기찬은 주하가 내미는 쇼핑백을 얼른 받아서 들었다. 신발이라기에 들여다보니 그녀가 집에서 나올 때 신고 나온 신발인 것 같았다. 이걸 왜, 기찬은 그렇게 물어보기 전에 그녀를 한 번 바라보았다."본채 마루에 두고, 백도혁이 어떻게 하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하세요."어쩌다 도혁이 아니라 주하에게 보고하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기찬은 얌전히 알겠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잘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이 그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래야, 주하가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올 것 같았기에."근데, 내가 산 생일 선물은 어떻게 했어요?""아, 그거, 대표님이... 가지고 가셨습니다.""열어봤겠네요?""그건, 모르겠습니다."주하는 또 잠시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기찬도 며칠 전을 회상했다. 주하가 집을 나간 바로 다음 날은, 도혁의 생일이었다. 도혁의 생일에는 매년 조직원끼리 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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