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이게 뭐예요?"
"...그, 게... 말입니다..."진짜 좆됐다. 기찬은 주하가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도 못 하고 우물쭈물했다. 그녀의 앞에서 서류를 떨어트린 것까진 그래도 괜찮았다. 기찬이 귀신 보듯이 놀라지만 않았어도 주하는 평소처럼 무심
"저..."기찬은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잠시 우물쭈물했다. 주하가 말한 3일이 지났다. 그 사이에 미리 말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오늘은 말해야 했는데 생각처럼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돌아오겠다는 단순한 내용이 아니라, 집합을 시키라는 내용이니까."무슨 일인데."도혁의 눈이 흉흉하게 빛났다. 몇 주간 기찬은 단 한 번도 보고하러 오지 않았기에. 그건 주하에게 위험한 일이 없었다는 뜻이었다. 그러니까 반대로, 보고를 하러 왔다는 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뜻. 그는 당장이라도 뛰어나갈 기세로 기찬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아니, 그게, 아니라, 저기, 누님이, 집합...! 하시랍니다... 그... 전원..."살다살다 전원 집합하라는 말을 자기 입으로 전하게 될 줄 몰랐던 기찬은 말을 더듬으며 겨우 말했다. 아무리 주하가 전하는 말이라고 해도,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태연하게 말이 나가질 않았다. 도혁 또한 잠시 그 말을 이해하느라 멈춰있는 듯했다."...뭐?""오늘,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이따, 모시러 가려고 하는데... 제가...""몇시에... 아니, 너는 가 봐 그럼."기찬이 겨우 눈치를 보며 하는 말에 도혁이 손을 저어 쫓아냈다. 그리곤 지금까지 다 죽어가는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몸짓으로 어디론가 떠났다. 아무래도 모두에게 모이라고 말할 생각인 듯했다. 기찬은 짧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차고로 향했다.-주하는 왜 전부 다 부르라고 했을까. 기찬은 그걸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하기에는 조용히 도혁과 대화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결국 그녀가 시킨 일이었다. 할 수밖에 없는 일. 주하는 아무렇지도 않게 기찬이 운전하는 차의 보조석에 올라탔다. 손엔 나갈 때처럼 아무것도 없었다. 들어올 때와 같은 차림새였지만
"말하지 마세요.""네?""내가 돌아갈 것 같다고, 보고하지 말라고요."돌아오시는 건가? 기찬은 가장 먼저 그렇게 생각했다. 이건 너무 좋은 소식이라, 말을 안 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이 소식을 들으면 도혁이 뭐라도 먹을 테니까. 하지만 기찬은 주하의 말을 절대 거역할 수 없을 터였다."아, 그러니까... 그게...""어떻게 될지, 아시죠?"기찬을 협박하는 얼굴이 웃고 있었다. 이건 일종의 경고였다. 입을 잘못 놀렸다간 도혁이 더 힘들어질 뿐이라는 그런 경고. 돌아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지배자의 명령이었다. 한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보스는 지금 시들어가고 있었다. 기찬은 그런 사람의 말을 거스를 수가 없는 상태였다."알겠습니다...""방에서 아예 안 나와요?""아뇨, 새벽에 잠시 나와보시는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돌아오실까봐...""이 신발, 가지고 가세요."기찬은 주하가 내미는 쇼핑백을 얼른 받아서 들었다. 신발이라기에 들여다보니 그녀가 집에서 나올 때 신고 나온 신발인 것 같았다. 이걸 왜, 기찬은 그렇게 물어보기 전에 그녀를 한 번 바라보았다."본채 마루에 두고, 백도혁이 어떻게 하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하세요."어쩌다 도혁이 아니라 주하에게 보고하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기찬은 얌전히 알겠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잘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이 그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래야, 주하가 조금이라도 빨리 돌아올 것 같았기에."근데, 내가 산 생일 선물은 어떻게 했어요?""아, 그거, 대표님이... 가지고 가셨습니다.""열어봤겠네요?""그건, 모르겠습니다."주하는 또 잠시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기찬도 며칠 전을 회상했다. 주하가 집을 나간 바로 다음 날은, 도혁의 생일이었다. 도혁의 생일에는 매년 조직원끼리 회식
언젠가는 주하가 오는 거라면, 그게 아무리 긴 시간이어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기약이 없으니 며칠 내내 속이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도 한 번도 손대본 적 없던 담배가 자꾸만 생각이 나는 걸 보니. 하지만 그마저 주하가 싫어할까 봐, 입에 물지는 못했다. 그는 깨어 있는 시간 내내 밖만 내다보았다. 아주 가끔은 사랑채에 가서 그녀의 흔적들을 보기도 했다. 그것들을 보고 있으면 주하가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만 같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서 심장이 조여왔다.지금까지 미처 몰랐는데, 그의 하루는 죄다 주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녀가 오늘은 뭘 할지 생각하고, 밥은 뭘 먹을지 궁금해하고, 일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그녀의 작업 공간에 들르고. 그러나 지금은 그런 그녀가 없었다. 중심이 사라지니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갈피가 잡히질 않았다.그는 그녀를 만나기 전의 자신이 무엇을 하면서 살았는지조차 다 잊어버렸다. 고작 몇 달의 시간이었는데도, 그랬다.며칠이 지나는 동안 기찬은 한 번의 보고도 하지 않았다. 주하가 위험할 때만 보고하라고 했기 때문에, 그것은 다행인 일이면서도 불행한 일이었다. 물론 그녀가 위험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아무런 보고도 없는 게 차라리 나았다. 어디서 지내는지, 뭘 먹고 지내는지, 학교엔 잘 가는지, 아직도 많이 화났는지. 궁금한 건 많았지만 도혁은 끝내 기찬에게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그게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복종이었기에.-어두운 골목길이었다. 기찬은 오늘도 어김없이 주하의 뒤를 밟았다. 그녀는 며칠 동안 찜질방, 모텔, 친구 집을 전전하며 지냈다. 부동산도 가보는 것 같았지만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은 눈치였다. 그래도 밥은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크게 화나거나 슬퍼 보이지 않았다. 그 긴 담벼락을 걸어서 떠날 때도 한순간도 씩씩거리지 않았던 사람
"너희는, 씨발, 왜, 주인님 오셨다고 보고를 안 해!"주하가 집에 들어올 땐, 언제나 가장 먼저 도혁에게 보고가 들어왔다. 그래서 그는 절대로 그 미친 대화들을 주하가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들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생각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말들이었다.쾅. 도혁이 제 분에 못 이겨 의자를 발로 차버렸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핏발 선 눈으로 부하들을 노려보았지만, 정작 부하들은 억울한 얼굴들이었다."아니, 누님이 보고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항상 보스 명령보다 우선시하라고 하셨잖습니까.""......"그랬다. 애초부터 자신이 만들어낸 규칙이었다. 주하가 그렇게 명령했다면, 그의 부하들은 따를 수밖에 없을 터였다. 결국 그 말을 지껄인 건 전부 자신의 입이었고, 제 손으로 제 무덤을 팔았으니 이건 다 제 업보였다. 그러니까 전부 다 화풀이에 불과한 거였다. 그는 마른세수를 하다가 숨을 골랐다."누님은 내일 대표님 생일이라 서프라이즈 한다고, 나가서 선물 사오셨는데..."기찬은 손에 덩그러니 들린 쇼핑백을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꽉 쥐었다. 도혁 몰래 숨겨놔달라며 기찬에게 맡기고 간 물건은, 아마도 내일 꺼내놓을 심산이었을 것이었다.선물. 그 단어가 도혁의 심장을 잔인하게 난도질했다. 도혁의 시선이 기찬의 손에 들린 쇼핑백으로 향했다. 그는 빼앗듯 가로챈 쇼핑백 안을 확인하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포장된 작은 상자가 그 안에 들어있었다. 자신은 제 생일이 내일인지도 모르고 있었는데.하. 씨발... 진짜...... 백도혁 개 병신 새끼...그는 속으로 자신을 욕했다. 자신을 위해서 나간 것도 모르고, 신나 있었을 주하에게 고작 그런 거나 돌려줬다는 게 너무 멍청해서 자책 말고는 할 것이 없었다."이건 보스
"그런 거 아니에요... ""아까부터 뭐가 그렇게 다 아니신데요? 다 직접 들었는데. 내 귀가 이상해졌나."주하는 오늘따라 변명 한 마디 못 하는 남자가 싫었다. 항상 그렇게 능글맞게 웃으면서 잘만 얘기하는 사람이, 벌벌 떨면서 아무 말도 못 하는 게 기분이 나빴다. 평소였다면 그저 웃으면서 '이런 건 다 농담이죠. 저는 주인님이 제일 좋아요.' 같은 말을 했을 사람이니까. 그래서, 그 모든 말들이 진심인 게 들킨 사람같이 보여서 그녀의 심장이 차가워졌다.능글맞게 웃던 얼굴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자신은 한마디 한마디에 심장이 떨려 어쩔 줄 몰랐는데, 상대방은 그냥 다 장난이었다는 게. 웃으면서 여유롭게 그녀를 관찰하고 있었다는 게. 사실 다른 건 다 상관없었다. 좋아한다는 말에 부정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기분이 들진 않았을 터였다."...죄송, 죄송해요. 제가-"도혁은 조잡한 변명 대신 사과를 꺼냈다. 일단은 어떻게든 이 서늘한 분노를 가라앉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잘못했을 때는 언제나 이쪽이 더 잘 먹혔으니까. 그런데 주하의 얼굴은 조금도 펴질 기미가 없었다."웃기지 않아요? 손으로 몇 대 맞아줬다고, 나는 진짜 백 도혁 씨가 내 손안에 있는 줄 알았나 봐요. 그게 순진한 게 아니고 뭐겠어요?"비꼬는 목소리가 차라리 나을 정도로 눈빛이 차가워서 도혁은 어쩔 줄을 몰랐다. 도혁은 손끝부터 발끝까지 피가 식는 기분이었다."맞아요... 저, 주인님 손에 있는 거 맞아요... 주인님이 제일, 제일 잘 알고 계시잖아요..."도저히 그녀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야 할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는 그저 간절한 목소리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정신을 차리니 무릎을 꿇고 있었지만, 그런 건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애초부터 그 정도의 자존심이었는데 뭘 지키겠다고 그랬는지.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라 세상이 통째로 가
"그게 아니라 신기한 거지. 이 좆을 보고도 안 넘어온 여자는 오주하가 처음이었으니까."정작 본인에게는 좋아한다고 고백 한마디 못 했는데, 이런 자리에서 자신의 진심을 낱낱이 까발릴 수는 없었다. 도혁은 그런 걸 입 밖으로 말해야 한다면, 적어도 본인에게 제일 먼저 하고 싶었다. 방금 깨달은 마음을 부하들 앞에서 인정하는 건, 도혁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그런 도혁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주하는, 지금까지 굳어가면서도 '이것 봐라.'하는 표정을 짓다가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었다. 마치 상처받은 것 같기도 한 표정에, 그들의 심장이 뚝 소리를 내며 멈췄다. 그런 말은 당연히 아무도 안 믿는데 주하가 믿는 얼굴이라 이 상황이 도저히 감당이 되지를 않았다. "아이참, 마음에도 없는 소릴... 하시네...!""보스, 누가 봐도... 그! 예?!"그는 어느새 허둥지둥거리는 부하들에게는 관심도 주지 않았다. 이런 얘기를 하다 보니 처음 만났던 날이 계속 생각이 났다. 언제부터 좋아진 건지는 잘 모르겠기에, 자꾸만 과거를 곱씹게 되었다. 첫눈에 반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좋아져 버린 것 같다. 이유도 모르는 채로."처음엔 언제 넘어오나 하는 그런 마음이었거든 그냥. 근데 생각보다 재미가 있어서 장난처럼 했던 거고."솔직히 말하면 한번 잘 생각 정도로 시작했던 게 맞았다. 자신을 위험인물이라고 판단해서 피하면서도, 박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던 그녀가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 그 이상의 것이 있었다. 그걸, 부하들에게 말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누가 나한테 그렇게 대하겠어? 안 그러냐? 그래도 가만히 보면 순진해. 어쩔 땐 진짜 날 애기 취급하는 거. 저번엔 손으로 몇 대 맞아줬다고..."부하들은 더 이상 차가워질 수도 없는 주하의 얼굴을 보며 포기해 버렸다. 도혁은 마치 폭주하듯
"노예야, 그렇게 불러도 좋을지도? 근데 그런 말 들으면 좆이 터지는 거 아닌지 몰라.""그, 혹시, 마조예요?""지금까진 아니었는데, 주인님한텐 그럴지도 몰라.""왜 나한테만 그래.""주인님한테만 반응하는걸요."주하는 짧게 한숨을 쉬고 손을 저었다. 이런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계속 이런 결론만 내고 있었다."일단, 밖에서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왜? 그럼, 뭐라고 불러요? 주하님?""부르지 마요."
주하는 그날의 일을 떠올리려다가 시무룩해하는 도혁을 보며 회상을 멈추었다. 솔직히 차단까지 했는데 다른 번호로 연락할 정도로 집요할 것이라곤 생각해 보지도 않았다. 적당히 바쁘다고 무시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기어코 여기까지 찾아온 걸 보니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더 단호하게 거절해야만 했다."글쎄, 아저씨랑 더 만날 일 없다니까요.""어떻게 사람을 한 번 먹고 버릴 수가 있어!"이 아저씨가 진짜 미쳤나.주하는 주변을 휙 휙 둘러보았다. 다행스럽게도 아무도 여기에 관
"......이게 말이 돼요?" "보고 있잖아? 나 진짜 주인님만 봐도 쌀 것 같아. 싸도 돼, 이제?"영상을 통해서 본 성기는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시들시들했는데 어느새 다시 이렇게 커진 건지, 도혁이 힘찬 성기를 흔들며 물었다. 주하는 손을 들어 그에게 짧게 명령했다."안 돼요. 멈추고 좀 나와봐요. 그 영상통화도 끊고."도혁은 아쉬워 입맛을 다시면서도 그녀의 말대로 했다. 두 사람은 다시 모텔방에서 아까와 같은 구도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얼마나 참아야 해?""뭘 참아요? 나 아니면 못 싼다며. 계속해요. 지칠 때까지. 그래도 안 싸면 주인님인지 뭔지 해줄게요.""그러다 내 좆 닳으면 어떡해? 주인님이 책임져줄 거야?""닳기 직전까지만 하면 되겠네요. 시끄러우니까 빨리 시작이나 해요."주하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도혁은 우선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변명은 이미 생각해 뒀고, 이 상황을 즐기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솔직히 주하의 얼굴만 상상해도 발기하는 상황에서 얼굴을 보며 자위를 하는데 안 싸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