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도착하자마자, 태하는 의료진들에게 둘러싸인 채 수술실로 향했다. 스트레쳐에 달린 바퀴가 복도를 가로지르며 요란한 소리를 냈고, 뒤따르던 경찰관 몇 명이 급히 상황을 정리했다.은하는 그 모든 소음 속에서도 멍한 표정으로 서 있다가 수술실 문이 닫히자마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맨발은 긁힌 자국과 작은 상처들로 얼룩져 있었다.하지만 어떤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물은 고여 있지도 못한 채 뺨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다 나 때문이야… 다 나 때문에 이렇게 됐어…’죄책감과 공포, 그리고 태하의 모습이 머릿속을 뒤덮었다.손등으로 거칠게 눈물을 닦아냈지만, 닦아낼 때마다 손가락에 묻은 피가 얼굴을 얼룩지게 만들었다.그때, 복도 끝에서 무겁게 울리는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강은하!”어딘가 절박하게 갈라진 목소리, 이현이었다.은하를 발견한 이현은 숨조차 돌리지 못한 채 곧장 달렸다. 넥타이조차 느슨하게 풀려 있었고 그의 이마에선 식은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강은하, 괜찮아? 응? 태하는?”“흐흑… 태하 수술실 들어 갔어. 어떡해 태하… 흐흑… 다 나 때문이야.”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수술이라니, 대체 얼마나 다쳤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은하를 챙겨야했다.자세를 낮춰 떨리는 몸을 와락 끌어안았다. 핏자국이고, 먼지고, 맨발이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괜찮아. 너 몰라? 정태하 강한 녀석이잖아.”목소리는 단단했다. 하지만 마음은 아니었다. 은하의 울음에 함께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을 꾸역꾸역 부여잡았다. “박 비서님, 신발 하나만 좀 부탁 드릴게요.”박비서는 한눈에 상황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잠시 후 돌아온 그의 손에는 슬리퍼와 수건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이현은 수건에 따뜻한 물을 적셔온 뒤, 은하의 얼굴과 손, 발을 정성스레 닦아준 뒤 슬리퍼를 신겨주었다. 상처로 엉망이 된 발을 바라보는데, 마음속 깊은 곳이 미어졌다.은하는 이현의 손길을 느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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