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을 만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메시지도, 사진도, 새로운 압박도 오지 않았다. 예상했던 충돌이 지연될수록 오히려 공기는 더 무거워졌다. 폭발 직전의 긴장이라기보다, 어딘가에서 이미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상태에 가까웠다.이수는 일부러 평소와 같은 일과를 유지했다. 오전 예약 손님을 맞이하고, 염색약을 섞고, 가위를 잡고, 계산을 정리했다. 손끝은 안정되어 있었고, 말투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정은 무감각이 아니라 의도적인 정렬이었다. 감정이 먼저 반응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일정한 리듬 안에 두고 있는 상태였다.하빈은 그런 그녀를 조용히 관찰했다. 그는 굳이 “괜찮아?”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대신 CCTV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출입문 센서 기록을 점검하고, 주변 골목의 주차 차량을 유심히 살폈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대비는 이미 시작된 상태였다.“오늘도 아무 일 없지?"저녁 무렵, 하빈이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올 거야.”이수가 담담하게 답했다.“근데 지금은 아니야.”“왜 그렇게 확신해.”“내가 안 흔들렸으니까.”그녀는 가위를 정리하며 말을 이었다.“오늘 객실에서 내가 무너지길 기다렸어. 죄책감이든, 두려움이든. 근데 그게 안 됐잖아. 그럼 다음은 더 정교하게 들어와.”그 말은 예측이 아니라 구조 분석에 가까웠다. 민준은 감정적 폭발형이 아니라 계산형이었다. 한 번 실패했다고 즉각적인 공격으로 전환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데이터로 저장하고, 더 정확한 각도로 들어온다.밤이 깊어갈수록 이상하게 평온했다. 휴대폰 화면은 조용했고, 외부에서 특별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았다. 그 고요는 누군가의 의도처럼 느껴졌다. 기다리게 만드는 방식. 불안을 서서히 키우는 방식.이수는 소파에 앉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다.“하빈.”“응.”“만약 어떤 일이 생겨도 이번에는 절대 도망 안 가.”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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