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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불륜해드립니다.: Kabanata 201 - Kabanata 210

260 Kabanata

199. 내가 나를 선택했기 때문이야

“그 남자 때문이야?”“아니.”이수는 고개를 저었다.“내가 나를 선택했기 때문이야.”그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이 두렵지 않았다. 과거를 들먹이며 흔들려 하지 않는 자신을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었다.민준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넌 아직도 네가 주도권 잡았다고 생각하네.”“아니. 난 그냥 안 돌아가.”그녀는 덧붙였다.“그리고 네가 묻어준다는 말, 필요 없어. 드러나도 내가 감당해.”그 말은 민준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이었다. 죄책감을 이용하려던 카드가 힘을 잃는 순간이었다.민준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갔다.“끝까지 가보자는 거야?”이수는 짧게 답했다.“그래.”그녀는 더 머물지 않았다. 문을 열고 나가면서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복도는 조용했고, 카펫 위로 발소리만 부드럽게 흡수되었다.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그녀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손끝이 약간 차가워져 있었지만, 흔들리지는 않았다.호텔 방 안에서, 민준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창가로 돌아가 도시를 내려다보던 그의 시선이 서서히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래.”그는 낮게 중얼거렸다.“그럼 다른 방법을 쓸 차례네.”회수는 실패했다.이제 그는 통제의 다음 단계를 계산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계산은, 더 이상 설득의 형태를 띠지 않을 것이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이수는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객실 복도의 정적과는 달리 로비는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고, 그 대비가 오히려 현실감을 선명하게 만들었다. 방금 전까지 마주 앉아 있던 민준의 얼굴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심장은 과하게 뛰지 않았다. 두려움보다는 확신이 먼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출입문을 나서자 건너편 카페 창가에 앉아 있던 하빈이 고개를 들었다. 둘은 눈을 마주쳤고, 그 짧은 시선 교환만으로도 대화의 절반은 끝난 셈이었다. 하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 말 없이 그녀 옆으로 걸어왔다.“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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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정적

민준을 만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메시지도, 사진도, 새로운 압박도 오지 않았다. 예상했던 충돌이 지연될수록 오히려 공기는 더 무거워졌다. 폭발 직전의 긴장이라기보다, 어딘가에서 이미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는 상태에 가까웠다.이수는 일부러 평소와 같은 일과를 유지했다. 오전 예약 손님을 맞이하고, 염색약을 섞고, 가위를 잡고, 계산을 정리했다. 손끝은 안정되어 있었고, 말투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정은 무감각이 아니라 의도적인 정렬이었다. 감정이 먼저 반응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일정한 리듬 안에 두고 있는 상태였다.하빈은 그런 그녀를 조용히 관찰했다. 그는 굳이 “괜찮아?” 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대신 CCTV 위치를 다시 확인하고, 출입문 센서 기록을 점검하고, 주변 골목의 주차 차량을 유심히 살폈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지만, 대비는 이미 시작된 상태였다.“오늘도 아무 일 없지?"저녁 무렵, 하빈이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올 거야.”이수가 담담하게 답했다.“근데 지금은 아니야.”“왜 그렇게 확신해.”“내가 안 흔들렸으니까.”그녀는 가위를 정리하며 말을 이었다.“오늘 객실에서 내가 무너지길 기다렸어. 죄책감이든, 두려움이든. 근데 그게 안 됐잖아. 그럼 다음은 더 정교하게 들어와.”그 말은 예측이 아니라 구조 분석에 가까웠다. 민준은 감정적 폭발형이 아니라 계산형이었다. 한 번 실패했다고 즉각적인 공격으로 전환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실패를 데이터로 저장하고, 더 정확한 각도로 들어온다.밤이 깊어갈수록 이상하게 평온했다. 휴대폰 화면은 조용했고, 외부에서 특별한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았다. 그 고요는 누군가의 의도처럼 느껴졌다. 기다리게 만드는 방식. 불안을 서서히 키우는 방식.이수는 소파에 앉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었다.“하빈.”“응.”“만약 어떤 일이 생겨도 이번에는 절대 도망 안 가.”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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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이제 나도 구조를 알았어

사진을 본 뒤에도 미용실은 예정대로 문을 열었다. 예약된 손님은 시간을 맞춰 들어왔고, 커피 머신은 평소처럼 소리를 냈으며, 바깥 골목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세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흘러가고 있었지만, 카운터 아래 서랍 안에 들어 있는 그 한 장의 사진은 공간의 온도를 미묘하게 낮추고 있었다.이수는 거울 앞에 선 손님의 머리를 정리하면서도 한 번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염색약을 섞는 비율도 정확했고, 가위질의 리듬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눈빛이 평소보다 조금 더 또렷하다는 걸, 그녀 스스로 알고 있었다.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한 사람의 눈이었다.하빈은 카운터 뒤에서 노트북을 켜 둔 채 조용히 기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봉투가 발견된 시간, CCTV 사각지대 여부, 문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장면의 각도까지 세세하게 체크했다. 민준이 직접 왔는지, 다른 사람을 쓴 건지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우연’은 아니라는 점만은 분명했다.점심 무렵 손님이 모두 빠져나간 뒤, 미용실 안은 잠시 조용해졌다. 이수는 장갑을 벗고 손을 씻은 뒤 카운터 쪽으로 걸어왔다.“두 번째는 언제일까.”그녀가 물었다.“바로는 아닐 거야.”하빈이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답했다.“이건 예고야. 반응을 보겠다는 거지.”이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첫 장은 비교적 모호했다. 산소호흡기 옆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이긴 했지만, 그 장면만으로는 법적 의미를 만들기 어렵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충분히 흔들 수 있다. ‘그날’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사람이 많으니까.“그는 내가 죄책감으로 무너질 거라 생각해.”이수가 낮게 말했다.“근데 넌 안 무너졌어.”하빈의 말은 단정이었다.“아직은.”이수는 솔직하게 덧붙였다. 완전히 무감각해진 건 아니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심장이 잠깐 내려앉았고, 그날의 냄새와 소리가 짧게 스쳐 지나갔다. 다만 이번에는 그 기억이 그녀를 끌고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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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역류

사진 두 장이 도착한 다음 날, 미용실은 평소보다 더 분주했다. 예약이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닌데, 유난히 손이 바빴다. 이수는 의자 사이를 오가며 손님의 머리를 정리했고, 말투는 평소보다 더 안정적이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지만, 몸을 움직이고 말을 이어가야 머릿속에서 같은 장면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카운터 뒤에서 하빈은 병원 관련 법령과 판례를 정리하고 있었다. 산소호흡기 제거와 관련된 의료 동의 절차, 보호자 권한 범위, CCTV 보관 기간과 열람 조건까지 하나씩 체크했다. 민준이 사진을 이용해 ‘서사’를 만들려 한다면, 그 서사를 부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사실관계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었다.점심 무렵, 손님이 모두 빠져나가자 미용실 안이 조용해졌다. 이수는 창가 쪽 의자에 앉아 잠시 눈을 감았다. 피곤해서가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병원부터 가자.”그녀가 조용히 말했다.하빈은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지금?”“웅.”이수는 고개를 들었다.“그날 기록, 내가 직접 확인해야 돼. 민준이 뭘 갖고 있는지 모르고 버티는 건 의미 없어.”그 말에는 조급함이 아니라 방향이 담겨 있었다. 상대가 던지는 조각을 받을 때마다 흔들리는 구조가 아니라, 판을 통째로 들여다보는 쪽으로 움직이겠다는 선택이었다.하빈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내가 절차 알아볼게.”그는 곧바로 병원 측에 연락해 열람 신청 절차를 확인했다. 보호자 기록, CCTV 보관 연장 여부, 의료진 서명 내역 등 필요한 자료 목록을 정리했다. 법적으로 접근 가능한 범위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이었다.이수는 그 모습을 보며 묘한 감정을 느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준비가 더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기록을 들여다본다는 건, 그날을 다시 마주하는 일이니까.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피하지 않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덜 무섭다는 걸, 민준 덕분에 깨닫고 있었다.그날 저녁,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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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자격을 증명하지 않는다

죄책감 속에 묶어 두면, 움직이지 못한다고 믿는 것이다. 사랑도, 새로운 삶도, 전부 자격 없는 선택으로 만들어버리려는 방식.하빈은 조용히 운전대를 잡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우리는.”“자격을 증명하지 않아.”이수는 차분히 말했다.“그 프레임을 깨.”그녀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같은 시간, 민준은 사무실에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병원 기록 접근 시도가 있었다는 알림을 확인한 순간, 그의 눈빛이 아주 미묘하게 변했다.“예상보다 빠르네.”그는 낮게 중얼거렸다.이수가 먼저 움직였다. 수동적으로 압박을 받는 쪽이 아니라, 판을 들여다보는 쪽으로.민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음 조각을 언제 던질지 계산이 다시 시작되었다. 너무 늦으면 긴장이 풀리고, 너무 빠르면 역으로 대비할 시간을 준다.그는 서랍에서 세 번째 사진을 꺼냈다.병원 밖. 하빈의 품에 안겨 있는 이수. 아직 보내지 않았다.대신 사진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한참 바라보았다.“이번엔.”그는 천천히 미소 지었다.“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전쟁은 조용히 깊어지고 있었다.그러나 이번에는, 이수도 준비된 상태였다.병원에서 돌아온 다음 날은 이상할 만큼 평온했다. 전날의 긴장과는 달리, 미용실 안은 평소의 소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드라이기 바람 소리와 손님의 웃음, 거울 앞에서 오가는 가벼운 대화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고, 그 평범함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이수는 일부러 예약을 조금 더 받아두었다. 빈 시간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생각이 길어지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끝은 정확했고, 고객의 취향을 짚어내는 감각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하빈은 알았다. 그녀의 시선이 거울 너머를 오래 바라볼 때마다, 무언가 계산이 이어지고 있다는 걸.오후 세 시가 조금 넘었을 무렵, 카운터 위에 놓여 있던 휴대폰이 진동했다. 모르는 번호였다. 이수는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가 받지 않았다. 대신 메시지가 도착하기를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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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네가 감당 못 하는 건 내가 아니다

그 말은 위험한 선택이었다. 민준의 압박을 기다리는 대신, 먼저 판을 열어버리는 전략. 하지만 그만큼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방식이기도 했다.하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언론까지 가는 건 신중해야 해. 하지만 대비는 할 수 있어.”그는 노트북을 열어 파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병원 열람 자료, 동의서 사본, CCTV 캡처 화면을 시간순으로 배열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잘라낸 이미지가 아니라, 전체 맥락을 보여주는 구조로.이수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걸 느꼈다. 이번에는 도망이 아니라 대응이었다.그때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이 남자, 네 과거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하빈의 표정이 굳었다. 이 문장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관계를 의심하게 만드는 질문이었다.이수는 잠시 화면을 바라보다가, 처음으로 답장을 보냈다.[네가 감당 못 하는 건, 내가 아니야.]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손이 떨리지는 않았다.몇 초 뒤, 답장은 오지 않았다.사무실 한켠에서 메시지를 확인한 민준은 입가를 비틀었다. 예상과 다른 반응이었다. 불안이나 사과, 혹은 회유를 기대했지만, 돌아온 건 거부였다. 게다가 그 거부는 이전보다 더 단단해 보였다.“좋아.”그는 낮게 중얼거렸다.“그럼 더 깊게 들어가야지.”그러나 그의 계산에는 아직 하나가 빠져 있었다. 이번 싸움은 더 이상 일방이 아니었다. 이수는 혼자가 아니었고, 하빈은 단순한 주변 인물이 아니었다.저녁이 내려앉은 뒤, 두 사람은 미용실 불을 끄고 밖으로 나왔다. 골목은 평소처럼 조용했지만, 공기의 밀도가 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후회 안 해?”하빈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뭐가.”“답장.”이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이제는 도망 안 가기로 했잖아.”그녀는 그의 손을 잡았다.“그리고.”잠시 멈췄다.“이번엔 네가 흔들리면 안 돼.”하빈은 웃지 않았다. 대신 손을 조금 더 단단히 맞잡았다.“안 흔들려.”전쟁은 이제 관계의 중심으로 옮겨오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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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누군가의 입을 통해 흘러가는 소문

민준은 지금까지도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진도, 메시지도, 전부 거리를 두고 전달되었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제3자를 이용하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았다. 기자, 병원 내부 인물, 혹은 누군가를 통해 이야기를 흘리는 식으로.이수는 창밖 골목을 바라보았다. 지나가는 사람들 중 누구도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가 판을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그럼 우리도 준비해야겠네.”그녀는 낮게 말했다.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시작했어.”그는 몇 개의 연락처를 화면에 띄웠다. 법률 상담, 의료 기록 전문가, 그리고 언론 대응 경험이 있는 지인의 번호였다.“우리가 먼저 공개할지, 아니면 대비만 할지.”하빈이 말을 이었다.“그건 아직 결정 안 해도 돼.”이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만약.”“응.”“이게 다 공개되면… 너 괜찮아?”그 질문은 단순한 걱정이 아니었다. 민준이 노리는 지점이 바로 거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빈의 이름이 사건과 연결되는 순간, 그의 삶도 영향을 받게 된다.하빈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창밖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했다.“이미 괜찮지 않은 쪽으로 왔어.”그는 다시 그녀를 바라봤다.“근데 그거 선택한 건 나야.”이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리고.”하빈이 덧붙였다.“지금 후회할 생각도 없어.”그 말은 조용했지만, 흔들림이 없었다.같은 시간, 도시 반대편의 사무실에서 민준은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수의 답장은 짧았지만 예상보다 단단했다. 그는 그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도망 안 치네.”그는 낮게 웃었다.“그럼 판을 더 넓혀야지.”책상 위에는 이미 다음 자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사진 몇 장, 병원 내부 자료 일부, 그리고 한 명의 이름이 적힌 메모.민준은 그 이름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이번에는 직접 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대신 누군가의 입을 통해 흘러가게 만들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이야기는 훨씬 빠르게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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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기사가 아니라 미끼다

[VVIP 병실 의혹… 보호자 판단 논란]이수의 손이 잠깐 멈췄다.기사 내용은 구체적이지 않았다. 특정 병원의 이름도, 환자의 이름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구조는 분명히 익숙했다. 말기 환자의 산소호흡기 제거 결정, 보호자의 판단, 병원 내부 기록.그리고 마지막 문장.“해당 보호자는 이후 신분을 숨긴 채 다른 지역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수는 화면을 천천히 내려놓았다.“생각보다 빠르네.”그녀가 낮게 말했다.하빈은 고개를 저었다.“이건 시작이야.”“알아.”기사는 아직 누구를 특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야기를 던져 놓으면, 누군가는 그 조각을 맞추기 시작한다. 민준이 노리는 것도 바로 그 지점이었다. 직접 공격하지 않고, 공기를 먼저 흔드는 방식.이수는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댓글 봤어?”하빈은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몇 개 달렸어.”“뭐래.”“대부분 비슷해.”그는 천천히 읽었다.“‘보호자 판단이라지만 결국 살인 아니냐’.”잠시 정적이 흘렀다.이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 문장을 듣는 순간, 예전 같았으면 숨이 막혔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상하게도 분노가 먼저 올라왔다.“역시.”그녀가 낮게 말했다.“이렇게 오는구나.”하빈은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괜찮아?”“응.”이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 정도는 예상했어.”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덧붙였다.“근데.”“응.”“이건 기사 아니라 미끼야.”그 말은 정확했다.이 기사는 누군가를 고발하기 위한 글이 아니라,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글이었다. 누가 움직이는지, 누가 불안해하는지, 어떤 이름이 떠오르는지 보기 위한.하빈은 노트북을 열었다.“우리가 먼저 기록 정리하자.”“응.”병원 CCTV, 의료 동의서, 상담 기록. 모든 자료를 시간 순서대로 다시 정리했다. 만약 상황이 더 커진다면,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저녁이 되자 미용실 불이 하나둘 꺼졌다.골목은 조용했지만, 인터넷에서는 작은 파장이 계속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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