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교수님, 나의 교수님: Chapter 61 - Chapter 70

106 Chapters

61화. 파국전야. 행복으로?

학내를 덮칠 폭풍의 전야를 모른 채,성북동 본가, 지완의 침실은 묘하게 평화롭고 달달한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어느덧 임신 6개월 차에 접어들며 수아의 배는 쌍둥이 덕에단태아보다 훨씬 둥글고 묵직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지완은 여느 때처럼 침대 위에서 수아의 하얀 배와 허벅지에 튼살 방지 크림을 정성스럽게 펴 바르고 있었다.두둥. 둥.손끝으로 전해지는 두 아이의 태동을 느끼며,지완의 서늘하던 얼굴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애틋함과 온기가 서렸다.한 없이 따스한 파도가 그를 덮쳤다.지완은 경건하게 고개를 숙여 수아의 배 위에 몇 번이고 진하게 입을 맞춘 후,서서히 위로 올라와 그녀의 쇄골과 목덜미를 핥아 갔다."..........교수님, 매일 밤마다 이러시면서.. 왜 한 마디도 말씀을 안 하세요? 전 정말 계약 상대일 뿐인건가요?"용기를 낸 수아가 서움한이 섞인 눈빛으로 지완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만지며 묻자,지완은 그녀의 입술을 범하기 직전 머추어 서서 안경을 고쳐 쓰며 나직하게 속삭였다."자네가 내 눈 앞에서 사라지면 내가 미쳐버린다는 것. 그것보다 더 명확한 속마음을 대변한 말이 어디 있을까? 이름 붙이기 애매한 이 감정이 자네를 옥죄는 사슬이라면, 기꺼이 묶여 있어 줘."여전히 는 고백만은 아껴두었지만,서로를 향한 갈증은 이미 의무라는 껍데기를가차 없이 찢어버리고 있었다.지완은 수아의 이불을 덮어주며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추었다.하지만 두 사람은 알지 못했다.내일이면, 한국대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 윤셔희가 터뜨린 '사제간의 추잡한 임신 스캔들'. 그 폭로의 글로 인해 온 캠퍼스가 뒤집어질 것이란 걸.그리고 지완이 수아를 지키기 위헤 자신의 평생 꿈이었던 교수직과 가문의 명예까지 미련없이 내던지고 흑화 될 잔혹한 이야기, 그 파국의 막이 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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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흑화된 교수

한국대 본관 정문은 이른 아침부터 거대한 이파와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윤서희가 하커들과 함께 포섭한 반대파 교수들을 통해 터뜨린대자보와 학내 익명 게시판의 글은 삽시간ㅇ[ 전 교정에 퍼져 나갔다.'골드 노래광장'의 가짜 장부와 홀복을 입은 수아의 사진이무차벌적으로 복사되어 복도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학생들은 수아를 향해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무서운 야유를 퍼부었고,원로 교수들은 가문의 명예와 대학의 품위를 더럽혔다고 손가락질 했다."강수아, 내 뒤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말고 딱 붙어 있어."지완은 자신의 강의실 문앞에서수많은 학생들의 수군거림과 카메라 플래쉬 세례를 정면으로 마주했다.그의 은테 안경 너머로 가라앉은 눈동자는 이미 이성을 잃은 맹수의 눈빛이었다.지완은 겁에 질려 자신의 둥글게 올라온 배를 감싸안고 사시나무 떨듯 떠는 수아의 손을꽉 부여잡고 자신의 등 뒤로 완벽하게 가두듯 숨기었다."서지완 교수! 이게 무슨 추태인가! 자네가 권력을 이용해 어린 교환학생을 임신시키고 성북동 본가에 감금하듯 동거 중이라는 것이 사실인가?"학내 반대파이자 차기 총장 후보인 김교수가 징계위원회 위원들을 거느리고기다렸다는 듯이 복도를 가로막아 서 있었다.지완은 피가 터질 듯한 주먹을 꽉 쥔 채,김 교수를 사정없이 짓밟을 듯 내려다 노려보았다.평생 단 한 번도 흐트러진 적 없던 완벽한 학자의 가면이 처참하게 찢겨 나가고 있었다."추태..? 권략향 임신...?"지완이 픽 하고 뒤틀린 실소를 터뜨렸다.복도의 모든 소음이 그의 싸늘한 음성 속에 씻은 듯이 사라졌다. "김 교수. 당신이 윤서희의 뒷돈을 받고 내 약혼녀의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내 학자로서의 목숨을 끊으려고 작정을 한 모양인데... 번지수 잘 못 짚었어. 이 여자를 모함하고 내 아이들을 죄인으로 만든 대가가 어떤 것일지,내 직접 나의 손으로 당신 인생 전체를 공중분해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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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괴물탄생(사직서)

본관 4층에 위치한 총장실의 육중한 운먹 문이 거칠게 열렸다.지완은 품 안에서 하얀색 봉투 하나를 꺼내 총장의 대리석 책상위로가차 없이 던지듯 내팽겨쳤다.봉투 정면에는 깔끔하고 정갈하게, 하지만 칼날같은 필체로 라는 세 글자가 선명하게 적여 있었다.정교수 승인을 코 앞에 두고, 평생을 바쳐온 학자로서의 명예와 꿈을,미련없이 쓰레기통에 쳐박는 행동이었다."서 교수! 이게 지금 무슨 짓인가! 자네 지금 제정신이긴 한 것이야? 이 사직서가 수리되면 자네가 쌓아온 학계의 지위가 통째로 날아간단 말일세."총장이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지완은 깔끔한 정장 수트를 거칠게 풀어헤친 채 안경마저 벗어 던지며 무섭게 낮은 목소리로 나직하게 말했다."지극히 제 정신입니다만. 학자로서의 지위? 정교수 임용? 그 따위 것, 제 여자와 배속의 제 쌍둥이들의 털끝 하나보다도 가치 없는 것들입니다. 가문의 명예를 위해 기계처럼 살던 과거의 서지완은 오늘부로 없습니다. 죽었다고 생각 하시지요."지완은 총장실을 나와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던동생 서지우와 가문의 경호원 수십명을 향해 얼음처럼 차갑고도 완고한 명령을 내렸다."서지우. 지금 당장 김교수의 연구비 횡령 내역과 윤서희에게 받은 뇌물 추적 자료 , 법원에 제출해. 그리고... 대자보 붙이고 인터넷에 글 올린 해커들은 물론 선동한 학생들까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구속 수사 진행해. 빠져나가는 년,놈들 한 명도 있어선 안될거야. 합의나 선처는 일절 없다. 법이 모자라면 가문의 힘으로라도 평생 감옥 구석에서 써게 만들어 버려. 반드시.""오케이. 알았어, 형. 완전히 눈이 뒤집혔구만,우리 형님. 아주 마음에 드네. 내가 뼈도 못 추리게 해줄께. 걱정 마."지우가 환하게 그렇지만 잔인하게 미소 지으며 수화기를 들었다.지완은 주위의 모든 시선을 무시한 채.연구실 구석에서 떨거 있던 수아를 번쩍 안아 들었다."교수님.... 저 때문에 교수님 인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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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피의 숙청(적막)

지완의 사직서 투척과 함께 서씨 가문의 무시무시한 권력이한국대 캠퍼스를 통째로 집어삼키기 시작했다.단 반나절 만에 윤서희의 사주를 받아 대자보를 주도했던 김 교수는검찰청 수사관들에 의해 연구실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비명을 지르며 끌려 나갔다.학내 익명 게시판에 화류계 장부를 유포했던해커들과 선동 질을 하던 악플러 학생들 역시, 가문의 일류 로펌 변호사단에 의해 공중분해는 물론감옥도 피할 수 없는 피의 숙청의 희생제물이 되었다.비바람이 몰아치는 늦은 밤,불이 꺼진 교수 연구실 안에는 지완과 수아, 두 사람만이 남겨져 있었다.지완은 책상 위에 수아를 걸터 앉힌 채,그녀의 야윈 뺨을 자신의 커다란 손으로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왜.. 왜 그렇게 무모하게 행동하세요.. 교수직까지 버리시면 어떡해요. 그럴 것 까진 없었잖아요."수아의 걱정과 원망이 섞인 무거운 눈물에 지완은 상체를 완전히 숙여 수아의 입술을 더없이 깊숙하게 덮어왔다.학내에서의 피바람 같던 질투와 흑화됨이 밀폐된 연구실 속에서 짙은 애무로 변해가고 있었다.지완은 수아의 트위드 재킷을 거침없이 벗겨내며,얇은 블라우스 너머로 한층 민잠해진 그녀의 가슴 곡선을느릿하게 따라가다 살며시 쥐고는 탐닉했다."하아... 강수아. 내가 말했지. 너는 평생 내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다고. 교수직이 아니라 가문 전체를 내던져야 한대도 나는 너를 내 품안에 둘거야. 안전하게 가두어 둘거야."지완은 수아의 배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자신의 무게를 지탱하면서도,옷가지 너머로 드러난 하얀 살결 곳곳에 자신의 입으로,진하게 소유의 낙인을 새겨 넣었다."음.... 교수님...."수아는 밀어내던 손으로 어느새 지완의 단단한 어깨를 움켜 쥐고 있었다.자신의 전부를 버리면서까지 자기와 쌍둥이들을 지켜낸이 미친 아저씨의 가쁜 숨소리가 지독히도 달콤하게 가슴을 후비고 파고 들어왔다.서로의 감정을 여전히 나 으로 기만하고 있었지만,학내 파국의 불길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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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담장너머의 패배자

한우혁은 제정신이 아니었다.수아가 지완과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마친 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이후,그의 세게는 처참하게 부서졌다.가문의 힘에 억눌려 억지로 들이 밀어진 사슬이라 확신했기에,우혁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수아를 성북동의 그 저택에서 빼내 와야만 했다.비가 거세게 쏟아지는 밤.우혁은 삼엄한 경비망을 뚫고 성북동 서씨 가문의 대저택 뒷 담을정확히 정조준해서 사뿐히 뛰어 넘었다.진흙탕에 구르며 다치고 긁혔지만 통증조차 느껴지지 않았다.오직 2층 불이 켜진 침실 창문만을 바라보며 본채 외벽을 타고 올라가려던 그 순간."이봐요, 고향 선배님. 내가 스토커짓 하면 바로 험한 꼴 볼거라고 지난번에 분명히 경고했을 텐데요."어둠 속에서 서지우가 잔인하고 뒤틀린 미소를 지으며 가문의 경호원들과 함께우혁의 앞을 막아섰다.우혁이 주먹을 쥐고 달려들려고 했지만,훈련된 경호원드의 무자비한 손길에 순식간에 바닥으로 짓눌려 쳐박혔다.진흙 바닥에 얼굴리 박힌 채 버둥거리는 우혁의 위로,우산을 쓴 지완이 천천히 걸어왔다.수트 차림에 서늘하고 광기어린 눈빛을 뿜어내는 지완은,바닥에 짓밟혀 있는 우혁을 그야말로 벌레 보듯 내려다 보았다.10살이라 어린 남자, 그녀의 선배가..자기 안애의 영역을 끊임없이 침범하려는 것에 대한,날카롭고 처절한 서열 정리의 시간이었다."서지완 교수.....! 수아를 당장 내보내! 당신네들이 쌍둥이들, 그 핏줄 때문에수알르 씨받이로 가두어 둔거 내가 모를 줄 알아?"우혁이 피를 토하듯 절규하자,지완은 구두 굽으로 우혁이 짚고 있던 흙바닥을사정없이 짓밟으며 낮게 으르렁 거렸다.평생 교단에서 냉정함을 유지해 온 서지완 교수가,,오직 자신의 아내를 향한 소유욕 하나 때문에 완전한 포식자, 맹수이자 괴물로 변해 있었다."착각이 나주 심하군. 한우혁 학생. 내 가문이 강수아를 인질로 잡은 게 아니라, 내가 그 여자에게 버림받을까 봐 안달이 나서,, 법적 족쇄까지 채워 내 침실에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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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24시간

학교를 그만두고 교수직 사직서까지 던진 지완은,이제 24시간 내내 성북동 본가 침실에 머물며 수아를 밀착 마크하기 시작했다.가문의 명예나 학자로서의 지위 따윈 자기 아내와 배속의 쌍둥이들의 털 끝 하나보다가치 없다고 결론 내린 괴물의 행보였다.늦은 밤, 침실의 공기는 숨이 막힌 정도로 짙어져 있었다.어느덧 임신 7개월이 되어 만삭을 향해 가는 수아의 배는 쌍둥이들 덕에 이제는 터질 듯 부풀어 올라 예쁜 곳선을 그리고 있었다.다리가 부어올라 끙끙대는 수아의 침대 버리맡으로,샤워를 마친 가운 차림의 지완이 다가와 튜브 크림을 짰다.".........이제 서류상 뿐만 아니라 대내외적으로 합법적 내 아내니까, 다른 사내 품으로 도망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지완은 뻔뻔히게 유부남의 권력을 내세우며 수아의 하얀 발목을자신의 단단한 허벅지 위로 올려 두었다.그의 커다란 손바닥에 따뜻하 ㄴ온기가 돔려 수아의 발가락과 무어오른 발등,그리로 허벅지 안쪽 깊숙한 살결을 느릿하게 쓸어 올리며 마사지 하기 시작했다.스윽. 스윽.살과 살이 마찰하는 작은 소리들이 고요한 침실을 가득 채웠다."음.... 교수님. 오늘 손길이...좀... 거긴 마사지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이제 7개월이라 그런 마사지는....위험하다구요..."수아가 얼굴을 붉히며 몸을 비틀었지만, 지완은 거부하지 못하도록 수아의 두 손을 자신의 한 손으로 제압하고 침대 매트리스 위에 고정했다.안경을 벗은 그의 눈동자는 욕망으로 가득 차 터질 것만 같았다.지완은 고개를 숙여 수아의 발목위에 낙인을 찍듯 진하게 입을 맞추고 그 입맞춤은 서서히 위로 올라왔다.두 개의 심장이 뛰고 있는 둥근 배 위에 몇 이고 몇 번이고 키스를 퍼부었다.지완의 손이 이내 잠옥 위로 부풀어 오른 수아의 가슴 곡선을 따라 움직이자,"교수님...안돼요. 이젠...자궁수축이...."그 말에 한동안 수아를 바라보던 지완이 서서히 다가와 그녀의 얼굴앞몇 cm앞에서 멈추었다."이건 괜찮지?"지완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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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과도기

이젠 배가 많이 불러와 뒤뚱이며 걷는 수아.오늘은 수아의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지완이 수아를 데리고친구 도진이 의사로 있는 병원을 방문했다.집착으로 눈이 뒤집힌 지완에게 도준이 여전히 날카로운 말들을 날렸다."야 임마, 너 24시간 내내 제자이자 아내인 여자를 방에 가두고 뭐하는 짓이냐? 배속에 애들이 참 좋아라 하겠다. 제수씨 숨 좀 쉬게 해 드려.. 그리고... 그럴일은 없겠다만, 이제 성적 접촉은 위험한 시기인 건 알고 있지? 언제든 조산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쌍둥이라 더 조심해야 해.."매섭세 지완을 노려보던 것과 달리 부드러운 눈빛으로 수아에게"수아 씨, 특별히 불편한 곳은 없어요? 쌍둥이라 많이 힘들죠? 그리고...아무래도 쌍둥이라.. 수술이 안전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조금 일찍 분만해야 하는 할 것 같은데... 언제 수술하면 좋을지 이젠 슬슬 생각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저.. 자연분만은 힘들까요? 제가 잘 버텨 볼께요. 아이들을 위해서..""그 몸으론 버티기 힘들것 같은데...살이 너무 쪄서 임신중독증이나 당뇨가 와도 관란하지만,이렇게 살이 하나도 안 쪄도 곤란해요... 혹시 아직도 입덧을 하나요?""입덧은 아니고.. 식욕이 없어요...""출산때까지 입덧하는 산모들도 많아요. 괜찮아졌다가 만삭 입덧하는 산모들도 있고..." 다음 번 진료때는 산과 전문의와 상담을 해 보죠. "감옥 구석으로 몰린 윤서희는최후의 수단으로 지완의 아버지 서 대감의 서재로 찾아갔다.그녀의 손에는 위조 출생 증명서가 들려 있었다.강수아의 출생에 관한 또 다른 치명적 비밀이 있다며 음모의 씨앗을 서 대감에게 뿌렸다.서대감은 서희의 계획대고 위조 보고서를 보고 분노에 몸을 떨고 있었다.수아의 위조된 출생 보고서를 들고 서씨 가문의 내부전쟁을 일으키려는, 그래서 지완과 수아가 이 집에서 설 곳이 없게 만들려는윤서희의 계략이 서 대감에게 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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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안주인의 반격

"이 무슨 해괴하고 천박한 짓거리냐! 당장 저 상스런 계집을 내 집에서 끌어내지 않고 무엇하는 것이야!"윤서희가 서재에 들고 온 위조 출생 보고서에 눈이 뒤집힌 서 대감이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그는 당장 경호원들을 시켜 지완이 없는 사이에 수아를 본가에서 거칠게 끌어내려 했다.경호원들의 무거운 구두 굽 소리가 수아의 방 앞까지 다가왔을 때,그들의 앞은 가가로막은 것은 언제나 온화하고 우아한 미소만 짓던 안주인,한 여사였다."모두 멈추어라. 감히 이 집안에서 내 허락 없이 누구 몸에 손을 대겠다는 것이냐!"한 여사의 나지막하지만 서늘한 음성이 복도의 공기를 단숨에 얼려버렸다.그녀는 서재에서 씩씩대고 있는 서 대감과,승리감에 도취해 독사처럼 웃고 있는 윤서희를 향해 서서히 걸어갔다.한 여사는 서희가 들고 온 조작된 서류 뭉치를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은 채,그대로 서재 화로 안으로 던져버렸다.불길이 서류를 집어 삼키자 서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서 여사님! 지금 가문을 망치려는 저 계집애의 정체를 덮어주시는 겁니까?"서희가 악에 받쳐 대들자,한 여사는 가만히 서희를 내려다보며 피가 마를 듯한 차가운 냉소를 날렸다."윤 상무. 내 이년. 니년이 대기업 상무 자리를 달고 흥신소 양아치들과 어울리며 위조 서류나 만들어 돌리는 꼴이 참으로 보기가 애처롭구나. 내 아들의 결함을 품어주고 우리 서씨 가문의 대를 이을 귀한 쌍둥이를 품은 아이가 바로 내 며느리 강수아이다. 이 아이의 과거가 노래방이든 시궁창이든,내 아들을 기계에서 사람으로 만든 그 순간부터 저 아이는 내 목숨과 가문을 바꿔서라도 지켜야 할 내 딸이 되었다.천박한 것은 과거를 이겨내고 정직하게 살려는 저 아이가 아니라, 질투에 눈이 멀어 남의 집 핏줄을 난도질하려는 너 같은 불여우 계집이야."한 여사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독설에,서희는 단 하마디도 반박하지 못한 채 바들바들 떨었다.분노로 안면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던 서 대감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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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소외된 권력자

윤서희가 비참하게 끌려나간 직후, 한 여사는 단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하얗게 질린 수아의 손을 꼭 잡았다."지완아, 지우야. 짐 챙겨라. 가문의 명예니 품위니 하면서 정작 자기 자식의 피눈물은 보지 못하는 이 삭막한 저택에는 단 1초도 더 머물 가치가 없다. 오늘부로 우리 세 사람, 아니 수아와 배 속의 쌍둥이들까지 다섯 명 모두 이 성북동 본가에서 나간다.""........ 부인! 지금 제정신이오? 감히 문중의 어른들이 서슬 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데 가출이라도 하겠다는 것이오?"서 대감이 분노로 온 얼굴을 파르르 떨며 지팡이로 바닥을 쾅쾅 내리쳤다.평생 가문의 절대적인 수장으로 군림하며자신의 명령 하나에 온 집안이 숨을 죽이던 그 였다.하지만 지완은 차가운 냉소를 날리며 이미 수아를 자신의 품에 안아 들고 있었다."어머니 뜻대로 하겠습니다. 이 고리타분한 집구석에 혼자 남아 있어 봤자 재미도 없잖아."지우까지 차 키를 흔들며 유쾌하게 거들었다.경호원들과 법무팀, 그리고 본가의 안살림을 책임지던 메이드들까지한 여사의 손짓 하나에 일제히 짐을 싸서 저택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거대한 성북동 대저택의 가구들이 천으로 덮이고,화려했던 조명들이 하나둘 차갑게 꺼져갔다."이,이... 오만하고 방자한 놈들 같으니라고..........! 당장 돌아오지 못해!"서 대감이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텅 빈 저택의 공허한 메아리뿐이었다.지완의 세단이 빗속을 뚫고 굉음을 내며 대문을 빠져나갔다.단 반나절 만에 수십명의 인파로 북적이던 대저택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상석에 홀로 남겨진 서 대감은 웅장하지만 서늘한 거실 한가운데에 주저앉듯 앉았다.가문의 권력과 명예를 짘켯다고 생각했으나,정작 자신의 아내와 두 아들, 그리고 가문의 유일한 기적이었던 쌍둥이들을 가진 며느리에게 완벽하게 소외당한 노련한 권력자의 쓸쓸하고도 비참한 뒷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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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기적(흐르는 눈물)

모두가 떠나버린 성북동 저택의 밤은 지독하리만치 고요했다.서 대감은 불이 꺼진 차가운 서재 책상 앞에 홀로 앉아 있었다.평생을 바쳐 지켜온 가문의 규율이 자신의 가족들을 모두 밀어냈다는 사실에가슴 한 구석이 짓눌리듯 명치 끝이 아파왔다.담배 연기만이 자욱한 서재 안,서 대감의 시선이 문가 소파 옆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연분홍색 가방 하나에 머물렀다.수아가 평소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갈 때 들고 다니던 임산부용 가방이었다.사실은 한 여사가 남편에게 마지막으로 자식의 기적을 보라고,나가기 직전 은밀하게 일부로 흘려두고 간 마음의 덫이자 마지막 기회였다.서 대감은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가 그 가방을 집어 들었다.가방을 열자 몇 장의 두꺼운 종이와 함께 흰색 USB 하나가 떨어져서 굴러갔다."여기에 무엇이 있길래..."돋보기 안경을 쓰고 종이를 확인한 서 대감의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이란성 쌍둥이들의 3D 입체 초음파 사진이었다.지완을 닮아 날선 이마를 가진 아들과, 수아를 닮아 단아한 코끝을 한 딸..두 아기의 형상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선천적 불임 판정을 받고 평생 가문의 멸시와 후계에서 배제의 아픔을 겪었던 자신의 첫째 아들 지완.그 아이가 만들어낸 온전한 가문의 핏줄이자 위대한 기적의 증거들이었다.분노보다 더 큰 핏줄의 땡김을 느낀 서 대감..그가 다시 떨리는 손으로 USB를 책상 위 노트북에 꽂았다.지익징- 소리와 함께 산부인과 정밀 초음파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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