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오후.서하가 이정훈의 가족들을 찾아가 진실을 묻던 순간에도, 도윤은 그 곳에 있었다. 빌라 앞 주차장에 세워진 검은 세단 안, 도윤은 서하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그리고 그녀의 문 앞에서 이정훈의 가족들이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밀어내듯 문을 닫는 것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 서하가 힘없이 돌아서는 것을 보며 도윤의 눈동자도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녀의 그런 뒷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 원인을 만든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 역시.서하의 차가 골목을 빠져나가는 것을 한참 동안 바라본 뒤에야, 도윤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땅거미가 질 무렵, 작은 이삿짐 트럭 한 대가 빌라 앞에 도착했다. 이정훈의 가족들은 가방 몇 개를 들고 건물에서 나와 서둘러 싣기 시작했다. 그 모든 과정을 도윤은 짙게 선팅된 창문 너머로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트럭이 조용히 빌라 주차장을 빠져나갔다."..."그의 손끝이 천천히 움직였다.운전석에 앉아 백미러로 눈치를 살피던 부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따라붙을까요?"도윤은 잠시 침묵했다."..."천천히 입을 열었다.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당분간.""계속 지켜봐."부하가 고개를 숙였다."예."도윤은 창문에 기대어 조용히 눈을 감았다.그들이 어떤 선택을 했든 혹은 앞으로 어떤 마음을 먹게 되든, 지금은 아직 안심할 수 없었다.철컥.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하지만 소리가 들린 곳은 서하의 옆이었다. 서하는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다.“밤중에 왜이렇게 시끄럽게 해요?”문을 열고 나온 중년의 여자가 말했다. 이웃집 여자였다.“무슨 일이에요?”이웃집 여자는 서하를 경계하듯 훑어보며 물었다.“...죄송합니다.”“그 집 사람들 찾아왔어요?”“아, 네. 볼 일이 좀..”“듣기론, 어제 집 내놨다던데.”여자가 집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네?”서하가 순간 벙찐 얼굴로 되물었다.“이사를..갔다구요?”“그렇다던데. 나도 얼굴도 못보고 부동산에 전해들었어요.”서
最後更新 : 2026-06-21 閱讀更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