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랑하는 용의자》全部章節:第 1 章 - 第 10 章

11 章節

제1화. 빈자리

새벽 3시.잠에서 깬 윤서하는 습관처럼 옆자리를 더듬었다.차가운 이불. 남편이 누워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있었다.익숙한 일이다."또 나갔네."새벽이 되면 종종 사라지는 남편.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중얼거리며 다시 잠에 들었다.다음 날.도윤은 아침상을 차려놓고 태연하게 침실에서 나오는 서하를 돌아보며 미소지었다."잘 잤어?""응."서하는 대답했다.그리고 도윤은 늘 그랬듯 자연스럽게 서하의 머리를 헝클이며 의자를 빼주었다.서하가 하품하며 자리에 앉았다. 오늘도 먹음직스럽게 차려진 아침상. 그는 매일 밤 자리를 비우면서도 한번도 아침을 뺴놓은 적은 없다.뜨끈한 국물을 한 숟갈 퍼먹자 속이 데워지며 어젯밤까지 야근으로 피로한 몸이 풀리는 듯 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도윤이다.그의 눈빛을 보면 더 이상 어떤 의심도 할 수가 없다. 저런 눈빛으로 보는 남자가 날 두고 딴 짓을 할 리도 없다는 생각을 하며 서하는 밥을 먹는데 집중한다.도윤도 자연스럽게 맞은편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며 묻는다.“오늘도 야근이야?”서하는 한숨을 푹 내쉬며 답했다.“응..하....이 사건 언제쯤 끝나려나. 도무지 단서가 안 잡히네. 꼬리가 잡힐 듯 하면 빠져나가고..마치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박 팀장님 말처럼 정보가 새어나가기라도 하고 있는건가.”도윤은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로 그녀를 보며 어루듯 말한다.“곧 잡히겠지. 당신 능력이면, 못 잡을 범인이 있겠어? 그보다 당신 몸부터 좀 챙겨. 요즘 매일 야근이라 얼굴 보기도 힘든 거 알아?”서하는 피식, 웃으며 투덜대듯 대꾸한다.“몸 챙길 새가 있어야 말이지. 얼굴 보기도 힘들다는 사람이 새벽에는 어딜 그렇게 나가?”도윤이 숟가락을 들던 숟가락을 잠시 멈칫했다. 얼굴 표정에 미세하게 균열이 갔다. 하지만 곧 표정을 갈무리하더니 원래의 여유롭고 다정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서하는 그 미묘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오랜 형사 경력으로 인해 타인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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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성북구

서하와 팀원들이 성북구 폐창고에 도착했다. 이게 마지막 남은 곳이었다. 샅샅이 뒤져봤지만 증거라고 할 만한 건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여기도 없습니다. 경위님.”김민석이 헉헉 거리며 달려와 보고했다.서하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었다.“기가 막히네...마치 우리 동선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팀원들도 작게 한숨을 내쉬며 아무 말이 없었다. 서하는 팀원들의 기운을 북돋아줄 겸 점심을 쏘겠다고 했다.“야, 대신 먹고 힘내서 뭐라도 찾아내야 된다, 자식들아. 최 형사. 차고지 리스트 뽑아왔지?”최 형사는 기다렸다는 듯 리스트를 서하에게 건넸다. 삼겹살 집에 도착해서도 서하는 식사 대신 차고지 위치와 그동안 사건들이 발생했던 장소들을 떠올리고 있었다.도박장.폐창고.유흥업소.차고지.성북구.성북구.또 성북구.서하의 시선이 리스트 한 곳에 멈췄다."...잠깐."최근 발생한 사건들의 위치를 머릿속에 그려보자 이상할 정도로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원이 그려졌다.마치 누군가 그 주변을 근거지로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순간, 섬광처럼 하나의 가능성이 머리를 스쳤다.서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팀원들이 모두 다 놀라서 쳐다보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민석을 다그쳤다."민석아, 키.""네?""차 키!"허둥지둥 열쇠를 건네받은 서하는 그대로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경위님!""다 먹고 성북구 ○○동 차고지로 와!""왜요?"서하가 차 문을 열며 씩 웃었다."찾은 것 같으니까."서하가 차고지 문을 열자 끼익- 하는 소음과 함께 안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흘러나왔다. 서하는 악취에 저도 모르게 코를 틀어막았다. 그러다 곧 정신을 차리고 옆구리에 있던 총을 꺼내들었다. 조심, 조심 발걸음을 죽이며 한걸음씩 안으로 들어갔다.질척,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발에서 느껴지는 끈적한 액체의 느낌에 직감했다. 피다. 여기다. 다음 사건 발생지.후레쉬를 켜고 말했다.“숨어있다면 나와. 경찰이다.”하지만 안은 비어있는 듯 서하의 목소리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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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오래된 이름

새벽 2시.서하는 다시 잠들어 있었다.도윤은 침실 창가에 서 있었다. 손에는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경찰청 정보과.이정훈 경감.도윤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예상보다 빨랐다.너무 빨랐다.성북구 차고지는 원래 흔적 하나 남지 않았어야 했다.그런데 경찰이 혈흔을 확보했다.그리고 그 혈흔이 최준혁까지 이어졌다.이제 이정훈의 이름까지 나왔다.도윤의 시선이 침대 위로 향했다.곤히 잠든 서하.그녀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진실에 가까워졌는지.짧은 통화음이 울리고."보스.""계획 앞당긴다."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이정훈부터 처리한다."“...네, 보스.”그 말을 끝으로 통화는 끊어졌다.도윤은 침대로 다가가 잠시 서하를 바라보았다. 머리카락 한 올이 서하의 얼굴 위로 흘러내려 있었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넘겨주며 아주 작게 말했다.“그만...그만 와. 내가 끝낼 때까지만...그 때까지만 기다려줘, 서하야.”도윤은 잠든 서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다음날 아침.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조직범죄수사팀.김민석이 밤새 정리한 자료를 들고 서하에게 다가왔다."경위님.""응.""이정훈 경감 일정 확인했습니다."서하가 고개를 들었다."어디 계시는데?""오늘 오전 10시.""경찰청 본청입니다."서하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민석아.""네.""같이 가자."서하는 곧바로 겉옷을 챙겨입고 김민석과 함께 본청으로 출발했다.이정훈 경감은 믹스 커피를 뽑아 마시며 동료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었다.“안녕하십니까, 이정훈 경감님.”이정훈은 서하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의아한 듯한 표정으로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무슨 일로...? 날 아나?”서하는 자신을 소개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짧게 설명했다.“피해자의 사망 전 마지막 통화 기록이 경감님이셔서 몇 가지 물어볼게 있어 왔습니다. 시간 괜찮으십니까?”이정훈의 눈썹이 미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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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묻힌 진실

어느 새 시계가 8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대부분의 팀원들이 퇴근한 뒤라 사무실은 텅 비어있었다.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서하는 자리에서 꼼짝도 않은채 모니터 화면만 노려보고 있었다. 화면에 떠있는 피해자 최준혁. 그리고 책상 위에 놓여진 두꺼운 서류뭉치 속 『회계사 김성철 사망 사건』.서하는 펜 끝으로 책상을 톡, 톡 치며 생각에 잠겨있었다.뭔가 있다.분명 있다.15년 전 사건과 지금 사건이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이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그때."아직 안 가셨어요?"김민석이 컵라면을 들고 다가왔다."너도 안 갔잖아.""경위님 안 가는데 제가 어떻게 갑니까."서하는 피식 웃었다.민석이 사건철을 내려다봤다."계속 그 사건 보고 계시네요.""...응.""15년 전 사건."김민석이 컵라면 하나를 그녀에게 건넸다.“알겠으니까, 이거라도 드십쇼.”“점심도 안드셨잖아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경위님 그러다 쓰러지십니다.”서하는 민석이 건네는 컵라면을 받아들고 가볍게 웃었다."내가 이 정도로 쓰러질 사람이었으면 진작 상 치렀지."“고맙다. 잘 먹을게.”민석과 컵라면을 먹으면서도 서하의 눈은 파일철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그러다 곧,"민석아.""예.""당시 수사기록 전부 확인해야겠다.""전부요?""응.""폐기된 자료까지."김민석의 표정이 굳었다."그 정도면...""그 사건...아무래도 뭔가 있어. 이번 사건이랑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민석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저희 또 밤새야합니다.”서하가 민석의 등을 툭, 치며 웃었다.“소고기 사줄게.”그 말에 민석도 허탈한 웃음을 터뜨리며 일어섰다.“약속 하신겁니다.”김민석이 자료보관실로 향하자, 서하는 다시 사건철을 펼쳤다.서울경찰청 본청 인근.검은 세단 안.도윤은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시선 끝에는 본청을 나서는 이정훈의 모습이 있었다."보스.""이정훈 경감 이동 시작합니다."도윤은 짧게 대답했다."계속 붙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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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끊어진 고리

도윤이 정훈의 입에 물려있던 재갈을 거칠게 풀어냈다."...설마."이정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너."도윤은 웃었다."기억은 하시네요."그러나 금새 웃음기를 지우고 조용히 물었다.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누구 지시였습니까.""...""김성철 사건.""...""누가 덮으라고 했습니까."이정훈은 이를 악물었다."난 모른다."도윤이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모른다.""그래.""그럼 당신이 출세한 이유도 모르겠네요."순간.이정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도윤은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경장에서 경감까지.""참 빠르더군요.""...""사람 하나 죽이고 받은 대가치고는."“...”도윤은 정훈의 앞에 사진 하나를 내려놓았다.활짝 웃고 있는 아이와 그 옆의 아이를 사랑스럽게 내려다보는 여자.이정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가 입술까지 새파래졌다. 그의 동공이 지진이 난 듯 떨리기 시작했다."제발...""그 애들은 건드리지 마."도윤은 잠시 사진을 바라보다가 낮게 웃었다."걱정 마십시오.""난 당신이랑 다릅니다."그리고 사진을 손가락으로 툭 건드린다."다만.""당신 가족들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이정훈의 눈이 흔들린다."무, 무슨...""당신이 어떤 인간인지.""당신 아들.""경찰 준비한다면서요."순간 이정훈이 굳는다."...""아버지처럼 훌륭한 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다던데."“그만..그만해. 난 정말 몰라.”도윤은 말없이 그를 내려다보았다.정훈이 천천히 눈을 감으며 말했다."...우리가 결정한 게 아니었어.""...위에서 내려온 일이었다."도윤의 눈빛이 가늘어졌다."누구."이정훈이 입술이 파들파들 떨리다 천천히 열렸다.다음 날 아침.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조직범죄수사팀.서하는 전날 정리한 자료를 다시 펼쳐보고 있었다.15년 전 회계사 김성철 사망 사건.그리고 최준혁.그리고 이정훈.분명 뭔가 있다. 둘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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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균열

서하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아니.""그냥..."말끝이 흐려졌다.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오히려 더 불편했다.서하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미안.""내가 요즘 예민해서 그래.""...""사건 때문에 신경이 너무 곤두서 있었나 봐."한숨 같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말도 안 되잖아."도윤은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천천히 침대로 돌아왔다."안 나갈게.""...어?"“옆에 있을게. 얼른 누워.”그는 말없이 서하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익숙한 체온.익숙한 품.도윤의 손이 천천히 그녀의 등을 쓸어내렸다."그만 생각하고 자.""...""당신 요즘 너무 무리해."서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괜한 말을 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미안해..”서하가 작게 말했다.“됐어. 피곤해서 그런거 알아.”도윤은 나직이 말하며 그녀를 품 속으로 더 끌어당겼다.서하는 등을 쓸어내리는 그의 손길과 다정한 목소리에 조금 안심이 됐다. 죄책감과 동시에 안도감이 들었다. 천천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서하의 숨소리가 다시 고르게 변했다.도윤은 말없이 잠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손길은 여전히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고 있었다.다음 날.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조직범죄수사팀.서하는 진하게 탄 믹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머릿속에선 새벽의 장면을 떠올리고 있었다.검은 셔츠.손목시계.처음 보는 모습의 도윤."..."서하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곧 고개를 저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도윤 말대로 피곤해서 그렇겠지.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자료를 펼쳤다.그때 김민석이 다가왔다."경위님.""응.""15년 전 사건 관련자 정리 끝났습니다."서하가 곧바로 자료를 받아들었다.최준혁은 사망.이정훈도 사망.남은 사람들.당시 참고인.관계자.현장 목격자.그리고 사건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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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불씨

다음 날 아침.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조직범죄수사팀.서하는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에 펼쳐진 서류철에는 시선을 주지 않고 머리를 짚은 채, 먼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어젯밤 만났던 남자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그런 쓸데없는 얘기는 하지 말라더군요.""이정훈이라는 경찰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김민석이 커피를 내려오며 물었다."어제 만난 사람 말대로라면..""...응.""이거 뭔가 큰 게 숨겨진 냄새가 나는데요."서하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정훈은 단순히 사건을 맡았던 형사가 아니었다.누군가의 입을 막고 사건을 덮는 데 직접 관여한 사람이 된다.서하는 천천히 사건철을 내려다보았다."...그래서 살해당한건가.""근데 이상하지 않습니까?"민석이 사건철을 휙휙 넘기며 말했다."응?""만약 그 사람이 진술했다면,"민석이 낡은 서류 하나를 꺼냈다. 서류를 살짝 흔들며 말했다."기록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근데 없습니다."그 말에 서하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없다고?”“예, 없어요. 다 뒤져봤는데.”“누락된 건 아니고?”“아뇨.”민석이 고개를 저었다."누락이면 흔적이라도 남는데.""...""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민석이 서류를 다시 자리에 놓으며 책상을 짚었다.“당시 수사팀 감식 요청도 거절하고.”“진술서 자체도 남아있질 않고.”“...”서하와 민석은 눈을 마주쳤다."경위님.""응.""이건 경찰 선에서 끝난 게 아닌 것 같습니다."“그래. 그런 것 같네.”서울지방검찰청.차에서 내린 서하는 검찰청 건물을 올려다봤다.그 때, 검은 세단 한 대가 천천히 정문 앞으로 지나갔다. 무심코 시선을 돌리자, 그 뒷자석에 앉은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순간 서하의 걸음이 멈췄다. 짙게 선팅된 창문 너머로도 옆모습이 아주 잠깐이었지만 스치듯 보였다. 너무 익숙한 실루엣이었다.“경위님, 왜 그러십니까?”민석의 목소리에 서하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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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침묵

"...미안해."서하는 조금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도윤이 먼저 사과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아냐.""...""그냥."서하가 작게 웃었다."내가 너에 대해 모르는 게 생기는 게 싫어서 그랬어.""...""별 뜻은 없었어."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그래서 더 미안했다. 서하가 모르는 김도윤은 너무 많았다. 그녀가 사랑하는 남편은 도윤의 일부분일 뿐이었다. 그녀에게 보여주는 모습만큼은 진심이었지만, 그녀가 보지 못하는 부분 또한 그의 일부였다. 그의 과거와 그녀가 평생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자신.도윤은 잠시 아픈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서하야.""...?""당신한텐."잠시 말이 끊겼다."다 말할게.""...""꼭."서하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웃었다."뭘 또 그렇게 진지하게 말해."도윤도 따라 웃었지만 그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식사가 끝난 뒤, 서하는 일찍 잠에 들었다.잠든 서하의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쓸어내리며 그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지금은 아니더라도.''언젠가는.''전부 다 말해줄게, 서하야.'그는 그렇게 다짐하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다음날.서하는 이정훈의 유가족들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직접 가서 들어야 했다. 어째서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서둘러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한 거냐고. 가족이면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서하는 유가족들의 집 현관문 앞에서 심호흡을 한 번 한 후에 초인종을 눌렀다.안에서 “누구세요.”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조금 열렸다. 문틈으로 중년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이정훈의 부인인 듯 했다.서하는 경찰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잠시 이정훈 씨 관련해서 여쭤볼게 있어 왔습니다.”하지만 신분증을 보자마자 여자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서하는 순간적으로 이상함을 느꼈다. 경찰 와이프가 경찰 신분증을 보고 저렇게까지 얼굴을 굳힌다는건 분명 무언가 있다는 강력한 직감이 들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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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가족이니까

서하가 도윤의 눈을 바라보며 나직이 물었다.“혹시 요즘..무슨 일 있어?”도윤은 그녀의 걱정스러운 말투에 잠시 눈빛이 흔들렸다.“...”“아니, 요즘 뭔가...달라진 것 같아서.”도윤이 가까스로 입꼬리를 올렸다. 목소리가 갈라져 나올 것 같았다.“아니. 아무 일도 없어.”“..그래?”서하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힘든 일 있는 건 아닌가 해서.”“내가 요즘 사건 때문에 너무 신경을 못 쓴 것 같기도 하고.”여전히 도윤을 향한 눈빛을 거두지 않은 채로 말했다.“그래서 무슨 일 있는데 나한테 말 못 하는 건 아닌가...걱정돼서 물어봤어.”도윤은 희미하게 웃어보였다.“무슨 일 있으면 말할게.”“걱정 말고..당신은 일에 집중해.”일부러 가볍게 한마디를 덧붙였다.“난 우리집 가장 열심히 내조해야지.”서하가 그제야 안심이 된 듯 웃어보였다.“가장은 무슨.”“그럼 아냐?”“...푸흐, 맞긴 하지.”“거봐.”도윤은 웃으며 그녀를 안았다. 손가락이 부드럽게 머리카락 사이를 헤집고 지나갔다. 품 안에서 서하가 안심한 듯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도윤의 눈빛은 천천히 가라앉았다. 품에 안긴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은 도윤에게 안심이 되기보다 오히려 심장을 아프게 찔렀다.다음날,조직범죄수사팀 본부는 조용했다. 이정훈 사건이 덮인 이후로 침울한 분위기가 사무실 안을 채웠다. 팀원들의 표정에도 피곤함이 묻어났다. 서하는 분위기를 환기하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짝, 하고 쳤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팀장도 모니터에서 잠시 시선을 떼고 서하를 바라보았다.“다들 왜이렇게 죽상이야?”팀원들은 저들끼리 눈치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사건 끝났어?”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우리가 쫓는 놈들은 아직 안 잡혔잖아.”서하는 책상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탁 짚었다.“그럼 끝난 거 아니야.”서하의 단호한 목소리에 김민석이 고개를 들었다.“한 눈 파는 사이에 그 놈들은 멀어진다. 정신 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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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남겨진 사람들

전날 오후.서하가 이정훈의 가족들을 찾아가 진실을 묻던 순간에도, 도윤은 그 곳에 있었다. 빌라 앞 주차장에 세워진 검은 세단 안, 도윤은 서하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그리고 그녀의 문 앞에서 이정훈의 가족들이 굳은 얼굴로 그녀를 밀어내듯 문을 닫는 것도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 서하가 힘없이 돌아서는 것을 보며 도윤의 눈동자도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녀의 그런 뒷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 원인을 만든 사람이 자신이라는 사실 역시.서하의 차가 골목을 빠져나가는 것을 한참 동안 바라본 뒤에야, 도윤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땅거미가 질 무렵, 작은 이삿짐 트럭 한 대가 빌라 앞에 도착했다. 이정훈의 가족들은 가방 몇 개를 들고 건물에서 나와 서둘러 싣기 시작했다. 그 모든 과정을 도윤은 짙게 선팅된 창문 너머로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트럭이 조용히 빌라 주차장을 빠져나갔다."..."그의 손끝이 천천히 움직였다.운전석에 앉아 백미러로 눈치를 살피던 부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따라붙을까요?"도윤은 잠시 침묵했다."..."천천히 입을 열었다.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당분간.""계속 지켜봐."부하가 고개를 숙였다."예."도윤은 창문에 기대어 조용히 눈을 감았다.그들이 어떤 선택을 했든 혹은 앞으로 어떤 마음을 먹게 되든, 지금은 아직 안심할 수 없었다.철컥.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하지만 소리가 들린 곳은 서하의 옆이었다. 서하는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다.“밤중에 왜이렇게 시끄럽게 해요?”문을 열고 나온 중년의 여자가 말했다. 이웃집 여자였다.“무슨 일이에요?”이웃집 여자는 서하를 경계하듯 훑어보며 물었다.“...죄송합니다.”“그 집 사람들 찾아왔어요?”“아, 네. 볼 일이 좀..”“듣기론, 어제 집 내놨다던데.”여자가 집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네?”서하가 순간 벙찐 얼굴로 되물었다.“이사를..갔다구요?”“그렇다던데. 나도 얼굴도 못보고 부동산에 전해들었어요.”서
last update最後更新 : 202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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