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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성북구

last update Veröffentlichungsdatum: 01.06.2026 23:18:10

서하와 팀원들이 성북구 폐창고에 도착했다. 이게 마지막 남은 곳이었다. 샅샅이 뒤져봤지만 증거라고 할 만한 건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여기도 없습니다. 경위님.”

김민석이 헉헉 거리며 달려와 보고했다.

서하는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었다.

“기가 막히네...마치 우리 동선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팀원들도 작게 한숨을 내쉬며 아무 말이 없었다. 서하는 팀원들의 기운을 북돋아줄 겸 점심을 쏘겠다고 했다.

“야, 대신 먹고 힘내서 뭐라도 찾아내야 된다, 자식들아. 최 형사. 차고지 리스트 뽑아왔지?”

최 형사는 기다렸다는 듯 리스트를 서하에게 건넸다. 삼겹살 집에 도착해서도 서하는 식사 대신 차고지 위치와 그동안 사건들이 발생했던 장소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도박장.

폐창고.

유흥업소.

차고지.

성북구.

성북구.

또 성북구.

서하의 시선이 리스트 한 곳에 멈췄다.

"...잠깐."

최근 발생한 사건들의 위치를 머릿속에 그려보자 이상할 정도로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원이 그려졌다.

마치 누군가 그 주변을 근거지로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순간, 섬광처럼 하나의 가능성이 머리를 스쳤다.

서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팀원들이 모두 다 놀라서 쳐다보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민석을 다그쳤다.

"민석아, 키."

"네?"

"차 키!"

허둥지둥 열쇠를 건네받은 서하는 그대로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경위님!"

"다 먹고 성북구 ○○동 차고지로 와!"

"왜요?"

서하가 차 문을 열며 씩 웃었다.

"찾은 것 같으니까."

서하가 차고지 문을 열자 끼익- 하는 소음과 함께 안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흘러나왔다. 서하는 악취에 저도 모르게 코를 틀어막았다. 그러다 곧 정신을 차리고 옆구리에 있던 총을 꺼내들었다. 조심, 조심 발걸음을 죽이며 한걸음씩 안으로 들어갔다.

질척,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발에서 느껴지는 끈적한 액체의 느낌에 직감했다. 피다. 여기다. 다음 사건 발생지.

후레쉬를 켜고 말했다.

“숨어있다면 나와. 경찰이다.”

하지만 안은 비어있는 듯 서하의 목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바닥을 비춰보자 역시나 피가 흥건했다. 시체는 없었다. 이미 시체는 처리한 뒤였다. 하지만 아직 흔적까지는 지우지 못했다.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안됐다는 소리다. 곧바로 팀원들에게 연락했다.

“찾았다. 당장 튀어와.”

곧이어 팀원들이 도착했다. 폴리스 라인이 쳐지고 감식반도 도착해서 현장 감식이 진행됐다.

그 시각,

도윤은 설거지를 끝내자마자 다시 걸려온 전화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급한 일 아니면 낮엔 연락하지 말라고 했을텐데. 무슨 일이지.”

전화기 너머의 남자가 당황한 듯 조금 다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지금...여자 형사 하나가 창고에 도착햬서...어떻게 할까요?”

도윤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여자 형사?”

남자가 대답했다.

“예. 신원 파악 결과 윤서하 경위라는 형사라고 합니다.”

순간,

도윤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짧은 침묵 후, 전화기 너머의 남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계속 지켜볼까요?"

"......"

"아니면.."

남자가 말을 흐렸다.

더 말을 잇기도 전에, 도윤이 낮게 말했다.

“건들지 마.”

그의 목소리가 으르렁거리듯 낮게 울렸다.

“...예?”

“건들지 말라고. 그 여자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리면 그 손가락 하나하나 부러뜨릴 줄 알아.”

도윤의 살벌한 협박에 남자가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예, 알겠습니다. 창고에 피는 아직 처리를 못했는데..”

“냅둬, 어차피 그런 걸로 경찰들이 알아낼 수 있는 건 없으니까.”

단호하게 말을 자르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를 끊은 도윤은 한동안 검게 꺼진 휴대전화를 바라보았다.

머릿속이 복잡하게 얽혔다.

윤서하.

도윤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하필이면."

낮게 새어 나온 목소리가 텅 빈 집 안으로 흩어졌다.

서하는 팀원들과 현장을 조사하며 단서를 한 개라도 더 찾아낼 수 있을까 눈에 불을 켰다. 떨어진 담배꽁초, 머리카락, 남은 발자국까지. 절박한 심정이었다.

녹초가 되어 돌아온 서하는 서로 돌아와 증거품 목록을 작성하고 감식반에 넘겨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도윤은 그녀의 퇴근 시간에 맞춰 저녁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일찍 온다는 약속, 지켰네.”

도윤이 그녀를 안아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귓가를 간질였다.

서하는 그의 품에서 비로소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응..오늘 난리도 아니었어. 그래도 드디어 꼬리를 잡은 것 같아.”

그녀의 말에 도윤은 그녀를 안은 팔에 아주 조금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티를 내지 않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다.

“꼬리? 아, 당신이 쫓던 그 조직인가, 거기?”

서하는 조금의 의심도 없이 그에게 말해주었다.

“응. 흑룡파. 오늘 새로운 현장을 잡았거든. 거기서 혈흔도 발견됐고..아마 곧 피해자 신분도 특정될 것 같아.”

도윤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달래듯 말했다.

“고생했네. 위험했던 거 아니야? 당신이 너무 위험한 일에 엮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 말은 도윤의 진심이기도 했고, 경고이기도 했다. 서하는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그가 자신을 염려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지만.

“걱정 마. 내가 현장 일, 이년 뛰어? 베테랑 형사야, 나.”

피식 웃으며 서하가 그의 품에서 살짝 얼굴을 떼어냈다.

“밥 차려놓고 기다리는 남편 두고 어디 안가니까, 걱정 붙들어 매. 억울해서라도 못 죽지.”

도윤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당연하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당신은 조금도 다치게 두지 않아."

"절대로."

서하는 그 말을 사랑의 맹세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도윤은 진심이었다.

설령 세상 전체를 적으로 돌리더라도.

윤서하만큼은 지킬 생각이었다.

서하가 씻으러 들어간 뒤, 도윤은 식탁에 남아 있던 그녀의 수첩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열려 있는 페이지.

거기에는 그녀가 오늘 현장에 대해 남긴 짧은 메모가 있었다.

‘성북구 OO동 차고지’

‘혈흔 발견’

‘피해자 신원 확인 필요’

도윤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

그 순간,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보스.]

[혈흔 확보된 것 같습니다.]

폰을 내려다보던 도윤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예상보다 빨랐다.

그리고.

예상보다 가까웠다.

그녀가 씻고 나올 동안 도윤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찌개를 데우고 밥을 퍼서 그녀가 나오자마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다.

그녀가 씻고 나오자 맞은편에 앉아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서하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반찬들로 준비해둔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물었다.

“당신은 어쩜 이렇게 요리도 잘해? 집안일도 매일같이 완벽하게 해놓고..이렇게까지 안해도 된다니까. 가끔은 좀 편하게 쉬고 있어.”

도윤은 그녀의 밥 위에 그녀가 좋아하는 나물을 얹어주며 말했다.

“당신이 나가서 힘들게 돈 벌어오는데, 난 집안일이라도 열심히 해놓고 기다려야지. 그래야 당신한테 이쁨받지 않겠어?”

서하가 피식 웃었다.

"누가 보면 내가 당신 먹여 살리는 줄 알겠다."

"아니야?"

"그건 맞네."

둘 다 웃음이 터졌다.

잠시 후,

도윤이 아무렇지 않게 찌개를 퍼주며 물었다.

"근데 오늘 누구랑 나갔어?"

"응?"

"현장."

"민석이랑 최 형사."

"아."

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네."

"뭐가?"

"남자 둘이라서."

서하가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그게 왜 다행인데."

"몰라?"

도윤이 턱을 괴고 그녀를 바라봤다.

"당신 예쁘잖아."

도윤이 그녀의 손을 슬쩍 가져와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난 아직도 이해가 안 가."

"뭐가?"

"당신 같은 사람이 왜 나랑 결혼했는지."

"또 그 소리."

"진짜 궁금해서."

도윤이 웃었다.

"당신 주변엔 좋은 사람 많았잖아."

"없었거든."

"있었어."

그 순간.

도윤의 미소가 아주 잠깐 사라졌다.

"그래서 다 치웠잖아."

"...뭐?"

"농담."

그의 능청스러운 말투와 눈짓에 서하는 푸흐,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 왜 이래, 나 꼬시는 거야?”

서하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럼 오늘 우리 닮은 예쁜 아이 가질까?”

그리고 그 순간,

화기애애했던 식탁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

“...”

도윤의 손이 멈췄다.

국을 뜨던 국자가 허공에서 그대로 멈춰 있었다.

서하는 뒤늦게 그의 표정을 확인했다.

“...왜 대답이 없어?”

도윤은 시선을 내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윤아?"

그제야 그가 천천히 웃었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의 다정한 미소와는 어딘가 달랐다.

"우리 아직 젊잖아."

또 그 말이었다.

서하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 말 작년에도 했어."

"......"

"재작년에도 했고."

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

서하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당신은 아이 싫어?"

"아니."

즉답이었다.

오히려 너무 빠를 정도로.

"...근데 왜?"

도윤의 눈빛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마치 무언가를 떠올린 사람처럼.

그리고 곧 고개를 숙였다.

"그냥."

"......"

"당신이 힘든 거 싫어서."

“난 괜찮다고. 내가 원한다잖아.”

도윤은 그런 서하를 보며 복잡한 표정으로 말을 흐렸다.

“아직 내가 제대로 자리 잡지도 못했고....”

"그건 핑계잖아."

서하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날카로워졌다.

"언제까지 미룰 건데?"

"......"

"나도 나이가 있고, 우리 결혼한 지 벌써 3년이야."

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납득할 만한 이유를 말해줘."

"서하야."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달라고."

“....”

도윤은 잠시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아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아직."

겨우 입을 열었다.

"내가 아빠가 될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

도윤의 말에 서하의 표정이 실망으로 일그러졌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는 순간, 도윤은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

왜 아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숨이 막히는지.

왜 미래를 상상할 때마다 두려워지는지.

왜 자신은 늘 지금 이 순간에만 머물러 있으려 하는지.

서하가 알면 분명 화를 낼 것이다.

아니.

어쩌면 떠나갈지도 모른다.

도윤은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애써 희미하게 웃어보였다.

폭풍같은 저녁 식사가 끝나고 서하는 피곤한 듯 일찍 잠에 들었다.

도윤은 잠든 서하를 바라봤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미안."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그 순간.

서하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화면에는 김민석 세 글자가 떠있었다.

많이 들은 이름이었다. 서하의 팀원 중 막내라고 했던가. 도윤은 잠시 전화를 끊어버릴까 고민하다 그녀를 살짝 흔들어 깨우며 속삭였다.

“서하야, 전화 왔어.”

계속되는 진동 소리와 그의 속삭임에 서하가 눈을 떴다.

서하는 급히 전화를 받았다.

"왜."

목소리가 잠겨있었다.

하지만 김민석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

"경위님."

"왜."

"신원 나왔습니다."

순간 잠이 달아났다.

서하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누군데."

잠시 침묵이 흐르고,

김민석이 말했다.

"최준혁."

"누구?"

"전직 흑룡회 조직원입니다."

서하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민석의 다음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

"통화 내역 확인했습니다."

"..."

"사망 전 마지막 통화 상대."

민석이 낮게 말했다.

"경찰청 정보과 이정훈 경감입니다."

순간.

아주 찰나였지만, 도윤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러나 서하가 돌아보았을 때는 이미 평소와 같은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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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아침.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조직범죄수사팀.서하는 출근하자마자 책상 위에 펼쳐진 서류철에는 시선을 주지 않고 머리를 짚은 채, 먼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어젯밤 만났던 남자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그런 쓸데없는 얘기는 하지 말라더군요.""이정훈이라는 경찰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김민석이 커피를 내려오며 물었다."어제 만난 사람 말대로라면..""...응.""이거 뭔가 큰 게 숨겨진 냄새가 나는데요."서하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정훈은 단순히 사건을 맡았던 형사가 아니었다.누군가의 입을 막고 사건을 덮는 데 직접 관여한 사람이 된다.서하는 천천히 사건철을 내려다보았다."...그래서 살해당한건가.""근데 이상하지 않습니까?"민석이 사건철을 휙휙 넘기며 말했다."응?""만약 그 사람이 진술했다면,"민석이 낡은 서류 하나를 꺼냈다. 서류를 살짝 흔들며 말했다."기록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근데 없습니다."그 말에 서하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없다고?”“예, 없어요. 다 뒤져봤는데.”“누락된 건 아니고?”“아뇨.”민석이 고개를 저었다."누락이면 흔적이라도 남는데.""...""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민석이 서류를 다시 자리에 놓으며 책상을 짚었다.“당시 수사팀 감식 요청도 거절하고.”“진술서 자체도 남아있질 않고.”“...”서하와 민석은 눈을 마주쳤다."경위님.""응.""이건 경찰 선에서 끝난 게 아닌 것 같습니다."“그래. 그런 것 같네.”서울지방검찰청.차에서 내린 서하는 검찰청 건물을 올려다봤다.그 때, 검은 세단 한 대가 천천히 정문 앞으로 지나갔다. 무심코 시선을 돌리자, 그 뒷자석에 앉은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순간 서하의 걸음이 멈췄다. 짙게 선팅된 창문 너머로도 옆모습이 아주 잠깐이었지만 스치듯 보였다. 너무 익숙한 실루엣이었다.“경위님, 왜 그러십니까?”민석의 목소리에 서하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 가장 사랑하는 용의자   제6화. 균열

    서하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그 말을 들은 순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아니.""그냥..."말끝이 흐려졌다.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오히려 더 불편했다.서하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미안.""내가 요즘 예민해서 그래.""...""사건 때문에 신경이 너무 곤두서 있었나 봐."한숨 같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말도 안 되잖아."도윤은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천천히 침대로 돌아왔다."안 나갈게.""...어?"“옆에 있을게. 얼른 누워.”그는 말없이 서하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익숙한 체온.익숙한 품.도윤의 손이 천천히 그녀의 등을 쓸어내렸다."그만 생각하고 자.""...""당신 요즘 너무 무리해."서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괜한 말을 한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미안해..”서하가 작게 말했다.“됐어. 피곤해서 그런거 알아.”도윤은 나직이 말하며 그녀를 품 속으로 더 끌어당겼다.서하는 등을 쓸어내리는 그의 손길과 다정한 목소리에 조금 안심이 됐다. 죄책감과 동시에 안도감이 들었다. 천천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서하의 숨소리가 다시 고르게 변했다.도윤은 말없이 잠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손길은 여전히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고 있었다.다음 날.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조직범죄수사팀.서하는 진하게 탄 믹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머릿속에선 새벽의 장면을 떠올리고 있었다.검은 셔츠.손목시계.처음 보는 모습의 도윤."..."서하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곧 고개를 저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도윤 말대로 피곤해서 그렇겠지.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자료를 펼쳤다.그때 김민석이 다가왔다."경위님.""응.""15년 전 사건 관련자 정리 끝났습니다."서하가 곧바로 자료를 받아들었다.최준혁은 사망.이정훈도 사망.남은 사람들.당시 참고인.관계자.현장 목격자.그리고 사건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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