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평민은 중국 재벌이 되어 돌아왔다》全部章節:第 11 章 - 第 20 章

53 章節

11화. 흔들리는 마음

다음 날.강도현은 평소보다 일찍 도서관에 도착했다.하지만 공부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어젯밤 통화가 계속 떠올랐다.'보고 싶어요.'윤서연이 했던 말.짧은 한마디였지만 쉽게 잊히지 않았다.도현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그때."혼자 웃고 있네요?"익숙한 목소리.고개를 들자 윤서연이 서 있었다.도현은 순간 놀랐다."언제 오셨습니까?""방금요."서연은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무슨 좋은 일 있어요?""없는데요.""거짓말.""왜 그렇게 생각합니까?"서연은 빙긋 웃었다."제가 알거든요."그 말에 도현은 괜히 시선을 피했다.* 점심 무렵.둘은 도서관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창가 자리.평범한 커피.평범한 대화.하지만 둘에게는 특별했다."도현 씨.""예.""만약."서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정말로 신분 같은 게 없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요?"도현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그리고 웃었다."지금보다 훨씬 솔직했겠죠.""솔직하게?""좋아한다고 말했을 겁니다."순간.서연의 눈이 커졌다.도현 역시 자신이 한 말을 깨달았다.하지만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았다."......""......"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심장 소리만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서연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붉어진 얼굴이 숨겨지지 않았다."그런 말."작은 목소리."함부로 하는 거 아니에요.""함부로 한 게 아닙니다."도현의 대답은 진지했다.순간 서연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그녀는 처음으로 확신했다.자신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같은 시각.윤가 저택.집무실.윤태성은 보고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오늘도 만났군."비서실장이 고개를 숙였다."예.""사진은?"잠시 후.탁자 위에 사진 몇 장이 놓였다.카페에서 마주 앉아 웃고 있는 두 사람.윤태성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예상보다 빠르군."그는 낮게 중얼거렸다.비서실장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어떻게 하시겠습니까?"잠시 침묵.그리고 윤태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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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귀족들의 시선

윤가 저택.아침부터 저택은 분주했다.오늘은 윤가 친척들이 방문하는 날이었다.* 집무실.윤태성은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그때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훤칠한 키.단정한 정장.차분한 눈빛.윤준호였다.윤태성의 조카이자 윤서연의 사촌오빠."삼촌.""왔나."윤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윤준호는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았다."서연이 이야기 때문입니까?"윤태성이 피식 웃었다."벌써 들었군.""귀족 사회에 모르는 사람이 없더군요."윤준호는 솔직하게 말했다."평민 학생 이야기 말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나."윤태성이 물었다.윤준호는 잠시 생각했다."반대합니다."예상했던 답이었다.하지만 그는 말을 이었다."다만."윤태성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사람 자체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모른다고?""만나본 적이 없으니까요."윤준호는 미소를 지었다."직접 보기 전에는 판단하지 않는 편입니다."* 같은 시각.윤가 저택 정원."서연아."익숙한 목소리에 윤서연이 고개를 돌렸다.박성우였다.귀족 명문 박가의 차남.화려한 옷차림.능청스러운 표정.그리고 귀족 사회에서도 유명한 마당발."무슨 일이야?"서연이 귀찮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박성우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요즘 재미있게 산다며.""뭐가.""소문."순간.서연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박성우는 피식 웃었다."설마 진짜냐?""뭐가.""평민 학생."짧은 침묵."그걸 왜 네가 신경 써?"서연이 되물었다."신경 쓰이니까.""왜?"박성우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귀족 사회 최고 화제거리인데 안 궁금하겠냐?""별로.""난 궁금해."* 서연은 한숨을 내쉬었다.박성우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진짜 좋아하는 거냐?"평소보다 진지한 목소리였다.서연은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그 침묵만으로 충분했다.박성우의 눈이 커졌다."잠깐.""......""그 침묵 뭐야?"서연은 시선을 돌렸다."알아서 생각해."순간.박성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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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예정된 만남

며칠 후.윤가 저택.윤서연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이유는 간단했다."오늘 저녁 일정 기억하고 있겠지?"아버지의 한마디 때문이었다.윤태성은 신문을 읽으며 말했다."도준이가 온다."서연은 한숨을 내쉬었다.결국 올 것이 왔다."꼭 제가 참석해야 합니까?""당연하다."윤태성은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답했다."가벼운 식사 자리일 뿐이다."서연은 속으로만 씁쓸하게 웃었다.가벼운 식사 자리.귀족들이 가장 좋아하는 표현이었다.* 저녁.윤가 저택 별관.조선 전통 양식과 현대식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룬 고급 연회장이었다.윤서연은 마지못해 자리에 앉아 있었다.잠시 후.문이 열렸다.한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단정한 정장.깔끔한 외모.차분한 분위기.이가의 후계자.이도준이었다."오랜만입니다."도준이 미소를 지었다.윤태성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왔나.""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정중하고 예의 바른 태도.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모습이었다.* 도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서연에게 향했다."서연 씨.""오랜만이에요."짧은 인사.하지만 분위기는 어색했다.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이.그렇다고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더 예뻐지셨네요."도준이 말했다.서연은 형식적인 미소를 지었다."감사합니다."* 식사는 무난하게 진행됐다.사업 이야기.정치 이야기.귀족 사회 이야기.대부분 어른들의 대화였다.그러다.윤태성이 자연스럽게 화제를 꺼냈다."도준이는 요즘 어떠냐.""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곧 그룹 부회장으로 올라간다던데.""아직 배울 게 많습니다."겸손한 대답.윤태성은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반면.서연은 점점 숨이 막혀왔다.마치 상품을 평가하는 자리 같았다.* 잠시 후.윤태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잠시 통화가 있어서."그 말과 함께 자리를 비웠다.의도적이라는 걸 모를 정도로 눈치 없는 사람은 없었다.연회장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 잠시 침묵.먼저 입을 연 건 이도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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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인정할 수 없는 사람

며칠 후.도서관.강도현은 책을 읽고 있었지만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이유는 간단했다.최근 윤서연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었다.예전에는 우연히 마주치는 정도였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같이 공부하고.같이 식사하고.같이 걸었다.그리고 서로를 기다리게 됐다."무슨 생각해요?"익숙한 목소리에 도현이 고개를 들었다.윤서연이었다.오늘도 자연스럽게 맞은편에 앉았다.도현은 미소를 지었다."별거 아닙니다.""거짓말.""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도현 씨 얼굴 보면 알아요."그 말에 도현은 웃음을 터뜨렸다.언제부터인가.그녀는 자신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점심시간.두 사람은 학교 뒤편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햇살은 따뜻했고 바람은 부드러웠다."도현 씨.""예.""만약 우리가 평범하게 만났다면 어땠을까요?"도현은 걸음을 잠시 멈췄다."평범하게?""귀족도 아니고.""평민도 아니고.""그냥 같은 사람이었다면."잠시 침묵.도현은 씁쓸하게 웃었다."아마.""......""진작 고백했을 겁니다."순간.서연의 심장이 크게 뛰었다.도현은 앞을 바라본 채 말했다."처음 만났을 때부터 좋았습니다.""그래서 더 조심하려고 했습니다.""안 되는 걸 알았으니까요."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그런데 이제는 모르겠습니다."도현이 말했다."포기해야 하는 건지.""아니면 끝까지 가야 하는 건지."서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대신.잠시 망설이다가 그의 손등을 살짝 잡았다.짧은 순간.하지만 그 짧은 접촉만으로도 두 사람의 마음은 충분히 전해졌다.같은 시각.윤가그룹 본사.최상층 집무실.윤태성은 책상 위에 놓인 보고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표지에는 이름 하나가 적혀 있었다.강도현.윤태성은 첫 장을 넘겼다.강도현.○○대학교 경제학과 재학.성적 상위권.장학생.부친 강민수.조선중공업 생산직 근무.모친 김영희.한성시 소재 식당 근무.윤태성의 시선이 멈췄다."생산직 노동자의 아들."조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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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처음 마주한 벽

다음 날 오후.강도현은 강의를 마치고 캠퍼스를 걷고 있었다.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모르는 번호였다."여보세요."잠시 정적.그리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도현 학생?"도현의 표정이 굳어졌다.처음 듣는 목소리였지만.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예.""윤태성이다."순간.주변 소리가 모두 멀어진 것 같았다.윤태성.윤서연의 아버지.윤가의 가주.조선 최고 재벌 중 한 명."잠시 시간을 내줄 수 있겠나?"질문이었지만.거절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어디로 가면 되겠습니까?"윤태성은 짧게 장소를 말했다.그리고 통화는 끝났다.* 한 시간 후.한성 시내의 고급 전통 찻집.도현은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달랐다.평소 자신이 올 일이 없는 곳이었다.직원의 안내를 받아 안쪽 방으로 들어섰다.그곳에는 이미 윤태성이 앉아 있었다."왔나..."도현은 정중히 인사했다."안녕하십니까.""앉게."짧고 담담한 목소리.도현은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침묵.직원이 차를 내온 뒤 방을 나갔다.문이 닫히자.윤태성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긴장되나?"도현은 솔직하게 답했다."예."거짓말할 이유가 없었다.윤태성은 차를 한 모금 마셨다."솔직하군."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네 이야기는 많이 들었네."윤태성이 말했다."장학생이라고?""운이 좋았습니다.""아르바이트도 하고...""생활비가 필요해서요.""성적도 좋고....""열심히 했습니다."짧은 문답이 이어졌다.마치 면접 같았다.하지만 도현은 알고 있었다.오늘 이 자리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는 것을.* 잠시 후.윤태성이 찻잔을 내려놓았다."본론으로 가지."도현의 표정이 굳었다."자네는 우리 딸을 좋아하나?"직접적인 질문.도현은 잠시 침묵했다.하지만 피하지 않았다."예.""얼마나.""많이.....좋아합니다."윤태성은 처음으로 도현을 똑바로 바라봤다."망설이지 않는군.""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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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숨길 수 없는 마음

윤태성과의 만남이 있은 다음 날.강도현은 평소처럼 학교에 나왔다.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다.강의도 들었다.과제도 했다.아르바이트도 나갔다.하지만.머릿속은 전혀 평소 같지 않았다."그렇네."윤태성의 말이 계속 떠올랐다.처음부터 불가능.그 한마디가 이상할 정도로 무겁게 남아 있었다.* "도현 씨."익숙한 목소리.도현이 고개를 들자 윤서연이 서 있었다.환하게 웃고 있었지만.잠시 후 그 미소가 흐려졌다."무슨 일 있어요?"도현은 피식 웃었다."왜 그렇게 생각합니까?""오늘 이상해요.""제가요?""네."서연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뭔가 숨기고 있어요."* 도현은 순간 놀랐다.정말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별일 아닙니다.""거짓말.""......""도현 씨는 거짓말 못 하잖아요."그 말에 도현은 웃음을 터뜨렸다.이상하게.조금 전까지 무겁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점심시간.두 사람은 학교 뒤편 벤치에 앉아 있었다.잠시 침묵.그리고 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아버지 만났죠?"순간.도현의 움직임이 멈췄다."어떻게 알았습니까?""역시."서연은 한숨을 내쉬었다."어제부터 이상했어요."* 도현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걸 알았다."만났습니다.""뭐라고 하셨어요?"도현은 잠시 고민했다.그리고 솔직하게 말했다."생각보다 나쁜 말씀은 안 하셨습니다.""그게 끝이에요?""예."거짓말은 아니었다.전부 말하지 않았을 뿐.* 서연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가 조용히 말했다."미안해요."도현이 그녀를 바라봤다."왜 사과합니까.""저 때문에.""아닙니다."도현은 단호하게 말했다."서연 씨 때문이 아닙니다."그건 진심이었다.좋아하게 된 건 자신의 선택이었다.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었다.* 바람이 불었다.서연의 머리카락이 살짝 흩날렸다.도현은 무심코 손을 뻗었다.그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짧은 순간.두 사람 모두 움직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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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생각보다 괜찮은데?

"찾았다."강도현은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남자를 바라봤다.처음 보는 얼굴.하지만 옷차림과 분위기만 봐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도현은 천천히 다가갔다."저를 아십니까?"그러자 남자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안다기보단."씨익 웃으며."유명하시던데요."도현은 한숨을 삼켰다.이런 부류는 처음부터 상대하기 힘들다."누구십니까?""아."남자는 그제야 손을 내밀었다."박성우."도현은 순간 멈칫했다.박가.조선에서도 손꼽히는 귀족 가문이었다."박가의?""오. 아네?""모를 수가 없죠."성우는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역시.""유명하긴 유명하구나."도현은 진심으로 궁금했다.왜 저 사람이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지.*잠시 후.두 사람은 마주 앉았다.성우는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도현을 빤히 바라봤다.계속.정말 계속.너무 노골적으로.도현은 결국 참지 못했다."왜 그렇게 보십니까?""궁금해서.""뭐가요?""강도현."성우는 진지하게 말했다."생각보다 평범하게 생겼네.""...""아니.""잘생기긴 했는데.""엄청난 미남은 아니고.""...""키는 크네."도현은 순간 웃음이 나올 뻔했다.대체 이 사람은 뭔가.*"죄송한데."도현이 물었다."왜 절 찾아오신 겁니까?"성우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궁금해서.""그것뿐입니까?""응.""...""진짜."도현은 처음으로 말문이 막혔다.*성우는 빨대를 물고 말했다."윤서연."순간.도현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성우는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역시.""좋아하는구나.""......""그 표정이면 맞네."도현은 대답하지 않았다.*잠시 후.성우는 턱을 괴고 말했다."신기하다.""뭐가 말입니까?""윤서연."그는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어릴 때부터 귀족들이 엄청 따라다녔거든.""......""잘생긴 놈.""공부 잘하는 놈.""돈 많은 놈.""별별 놈 다 있었어."도현은 조용히 듣고 있었다.*"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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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처음으로 맞선 딸

윤가 저택.가주 집무실.윤서연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윤태성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창밖을 바라보던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계속 만나고 있더구나."짧은 한마디.하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서연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네.""숨길 생각도 없고?""없습니다."윤태성의 눈썹이 살짝 움직였다.예전의 딸이었다면 이런 대답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연아.""네.""왜 그 학생이지?"윤태성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세상에는 더 좋은 사람이 많다.""아버지 기준이겠죠."순간.방 안이 조용해졌다.윤태성의 시선이 딸에게 향했다.* "그게 무슨 뜻이지?""좋은 사람의 기준이요."서연은 천천히 말했다."가문.""재산.""신분.""그런 거 말씀이시잖아요."윤태성의 표정이 굳어졌다."틀린 말은 아니군.""전 아니에요.""......""전 그런 걸 보고 사람을 좋아하지 않아요."* 잠시 침묵.윤태성은 처음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어린 생각이다.""그럴 수도 있겠죠.""서연."목소리가 낮아졌다."사람은 자기 위치에 맞는 책임이 있다.""귀족으로 태어났으면 귀족의 의무도 있는 법이다."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들어온 말이었다.* "그럼."서연이 조용히 물었다."저는 누구를 사랑해야 하나요?"윤태성은 대답하지 않았다."아버지가 정해주는 사람?""가문에 도움이 되는 사람?""제가 좋아하지 않아도요?"* "좋아하게 될 수 있다."윤태성이 말했다."사랑은 책임 뒤에 오는 경우도 많다."서연은 씁쓸하게 웃었다."전 그렇게 못 할 것 같아요."* 처음이었다.딸이 자신의 뜻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은.윤태성은 천천히 의자에 등을 기댔다.그리고 물었다."그 학생이 그렇게 좋으냐."잠시 침묵.그리고."네."망설임 없는 대답.* 윤태성은 눈을 감았다.그 짧은 한마디가 이상하게 무겁게 들렸다."얼마나?"서연은 잠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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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처음 마주한 라이벌

며칠 후.학교 도서관.강도현은 중간고사 준비에 집중하고 있었다.경제학 원론.재무관리.국제무역론.책상 위에 교재가 가득 쌓여 있었다.그때."실례합니다."낯선 목소리가 들렸다.도현이 고개를 들었다.처음 보는 남자였다.정확히는.처음 보는 것이 맞는데도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깔끔한 정장.차분한 눈빛.그리고 자연스럽게 풍기는 여유.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강도현 씨 맞습니까?"도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예. 그런데..."남자는 정중하게 손을 내밀었다."이도준입니다."순간.도현의 표정이 굳었다.이가.귀족 사회 최고 명문가 중 하나.그리고.윤서연의 정략결혼 상대로 거론되는 사람.* 도현은 손을 마주 잡았다."처음 뵙겠습니다.""저도."이도준은 부드럽게 웃었다.하지만 이상하게 긴장이 됐다.도현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이 남자는 박성우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이라는 것을.* 잠시 후.두 사람은 학교 근처 조용한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이도준은 커피를 주문한 뒤 도현을 바라봤다."솔직히 말하겠습니다."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게 편하겠군요."* "강도현 씨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좋은 이야기는 아니었겠군요.""그건 아닙니다."도준은 담담하게 말했다."오히려 반대죠."도현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윤준호에게 들었습니다."도준이 말했다."괜찮은 사람이라고."순간.도현은 잠시 말을 잃었다.윤준호가 자신을 그렇게 평가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감사합니다.""하지만."역시 그 말이 나왔다.도준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그렇다고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도현은 조용히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서연 씨를 좋아합니까?"직접적인 질문.도현은 이제 이런 질문에 놀라지 않았다."예.""많이?""예."망설임 없는 대답.도준은 피식 웃었다."솔직하군요."* "그럼 저도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도준의 표정이 진지해졌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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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아버지의 어깨

주말.오랜만에 강도현은 집으로 향했다.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집에 들렀다.낡은 아파트.오래된 복도.어릴 적부터 익숙했던 풍경.하지만 이상하게 오늘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다녀왔습니다."문을 열자마자 음식 냄새가 퍼졌다.주방에서는 김영희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도현아!"반가운 목소리."왔어?""네.""밥 거의 다 됐다."도현은 웃으며 가방을 내려놓았다.* 거실 한쪽.작업복 차림의 강민수가 TV를 보고 있었다.거칠어진 손.햇볕에 그을린 얼굴.평생 현장에서 일해온 흔적이었다."왔냐."짧은 인사.하지만 도현은 안다.저 말 속에 얼마나 많은 반가움이 담겨 있는지."예, 아버지."* 잠시 후.세 사람은 함께 식탁에 앉았다.평범한 집밥.된장찌개.계란말이.제육볶음.비싼 음식은 아니었다.하지만 도현은 어떤 식당보다 맛있다고 생각했다.* "학교는 어떠냐?"강민수가 물었다."괜찮아요.""공부는?""잘하고 있습니다.""장학금은 계속 나오고?""예."그제야 강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말은 적었지만.아들의 성적만큼은 누구보다 신경 쓰고 있었다.* "너무 무리하지 마."김영희가 말했다."아르바이트도 하고 공부도 하고.""괜찮아요.""안 괜찮아."어머니는 단호했다."얼굴이 조금 야위었어."도현은 피식 웃었다.세상 모든 어머니는 비슷한 것 같았다.* 식사가 끝난 뒤.도현은 아버지와 함께 근처 공원을 걸었다.어릴 때부터 종종 그랬다.말은 많지 않았다.그냥 같이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도현아."강민수가 입을 열었다."예.""요즘 고민 있냐?"순간.도현은 놀랐다.티를 안 냈다고 생각했는데.역시 아버지였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아버지는 안다."짧은 대답.도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잠시 침묵.그리고."좋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처음으로 털어놓았다.강민수의 눈이 살짝 커졌다."여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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