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팀 직원이 조심스럽게 태블릿을 앞으로 내밀었다.화면 안에는 실시간 CCTV 영상이 분할되어 재생되고 있었다.사옥 정문 앞과 지하 주차장 진입로 부근을 서성이는 한 사내의 모습이 확대되어 잡혔다.물에 젖어 흙탕물이 튄 낡은 점퍼, 며칠 동안 깎지 않아 덥수룩하게 자란 턱수염, 그리고 퀭하게 파인 눈동자.강한결이었다.그는 쏟아지는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사옥의 사장실이 있는 창문 쪽을 핏발 선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어제저녁부터 계속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쫓아내면 잠시 물러났다가 다시 돌아오고, 실장님 이름을 부르며 들여보내 달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습니다.”보안팀 직원이 민아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덧붙였다.“행색이 너무 불량해서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도 방해가 되고 있는데… 어떻게 처리할까요?”민아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화면을 내려다보았다.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여관방 침대에서 함께 몸을 뉘었던 남편이었다.자신을 위해 청소부로 밑바닥을 기고, 목숨을 걸고 카르텔과 맞서 싸웠던 사내.하지만 지금 민아의 가슴속에 떠오른 것은 애틋함이나 죄책감이 아니었다.지긋지긋한 가난의 냄새, 곰팡이 핀 단칸방의 기억, 그리고 자신이 간신히 올라탄 이 화려한 세계에 위협이 될까 걱정스런 마음 뿐이었다. “더 이상 사옥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쫓아내세요.”민아의 입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다시 소란을 피우면 영업 방해로 경찰을 부르든, 경비 인력을 동원해 강제로 끌어내든 알아서 정리하세요. 회사 이미지에 먹칠하지 않게요.”“알겠습니다, 실장님. 바로 조치하겠습니다.”보안팀 직원이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민아가 몸을 돌리자, 책상 너머에서 서류를 정리하던 혜진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민아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혜진에게 눈길을 한번 던지고는 사장실 문을 열었다.사장실 안, 오태환은 의자에 깊이 앉은 채 시가를 피우고 있었다.책상 위에는 보안팀에서 이미 전송한 한결의 CCTV 캡처 사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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